UPDATE 2024-12-11 17:31 (수)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기획 chevron_right 나눔 그리고 희망

나눔의 새바람, 재능 기부 3) 전기봉사 이끄는 전주비전대 오성근·문명룡 교수

나눔 또는 기부. 돈만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자신이 가진 재능과 능력을 나누고 기부하는 새로운 기부문화가 유행을 타고 있다. 전주비전대 전기과 학생들의 나눔문화를 견인하고 있는 쌍두마차, 오성근 교수(53)와 문명룡 교수(59)가 요즘 주목받는 이유다."단순히 우리들이 가진 재능을 다른 이들에게 나눠주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보다 알차고 의미 있는 학창시설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것이었는데, 매년 연례행사로 되풀이되고 있고, 무려 10년째 이어지는 것이죠. ". 오 교수의 말이다.이들이 이 대학 전기과 학생들과 함께 전기 봉사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2년. 각각 '전기분야 베테랑'이지만 학생들에게 공부만 잘 가르키는 것만으론 자신들이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다. 이 대학에 오기전 오 교수는 삼성그룹, 문 교수는 조선대에서 근무했다.오 교수와 문 교수는 이후 학생들을 설득하기 시작해갔다. 전기과 학생이면 반드시 가야하는 통과의례처럼 윽박도 질렀다. 때론 달랬지만 다그치기도 했다. 사실상 반 강제적으로 자신들의 승용차에 태워 진안, 장수, 무주, 임실 등으로 떠나면서 전기봉사는 시작됐다."일부 반항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따라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라 난감했었죠. 하지만 계속해서 학생들을 이해시키려 노력했습니다. 당연히 우리부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줬고요." 문 교수는 당시를 회상해냈다.현장으로 끌려온 학생들은 한번에 3040집을 돌며 낡고 부서 진 형광등과 백열등 등 등기구와 누전차단기, 전선 등을 수리하거나 교체했다. 콘센트도 새로 달아줬다. 망가질대로 망가진 전기기구를 그냥 놔뒀다간 주민 생활불편은 물론 화재 발생이 우려됐기 때문이다.시간이 흐르면서 학생들은 변하기 시작했다. 전기시설이 고장나 깜깜한 어둠 속에서만 살던 산간오지 외딴집에 새로 불이 들어오거나, 새로 설치해준 전기시설을 이용해 밥을 지으며 행복해하는 노부부 등을 직접 보면서 봉사의 참 뜻을 알았고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것.오 교수는 "학생들이 우리가 가진 재능(전기분야)을 가지고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고 고마운 일인지 깨우치면서 적극적으로 변한것 같습니다. 그럼으로써 지난 연말까지 총 10여 차례에 걸쳐 300400여 집을 방문,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라고 흐뭇해했다.전기과 학생들의 변화는 주변까지 움직였다. 우선 미용예술과, 영상방송과, 태권도학과, 유아복지과 등 이 대학 다른 학과도 참여했다. 지난 2005과 2010년에는 이들과 함께 중국 길림성 도울시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2006년부터는 한국전기안전공사 전북지사도 참여하고 있다.그러나 봉사활동이 쉬웠던 것만은 아니다. 매년 빠지지 않고 그것도 추운 겨울날에 산간오지를 찾아간다는 게 쉽지 않다. 인건비는 자신들의 노역으로 충당한다지만, 한번에 100만원 정도 소요되는 비용도 문제다. 실제 이들은 등기구와 콘센트 등을 직접 구입하고 있다.문 교수는 "요즘에는 재학생은 물론 전기과를 졸업한 선배들까지 당연히 가야하는 줄 알고 연말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이 같은 나눔(기부)활동이 우리사회 전반으로 확대됨으로써 보다 살기좋은 전라북도, 나아가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나타냈다.

  • 기획
  • 구대식
  • 2012.01.30 23:02

나눔의 새바람, 재능 기부 - 2) 익산 만남의 교회 이해석 목사

"사회에 숨어 있는 재능을 찾아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배우고 싶지만 가정형편 등의 사정으로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들은 대부분 차상위계층, 기초수급자 가정, 한 부모가정, 조손가정 등 소외계층 가정의 아이들이다. 이들은 학교 이외의 학원 등에서 수업을 받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한다.본보가 기획한 '2012 나눔 그리고 희망'에서는 재능 나눔의 두 번째 대상자로 소외계층의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익산 만남의 교회 이해석 목사(57)를 선정했다.이 목사는 현재 익산지역의 초중고교 퇴직교사 45명을 '교육 도우미'로 모집해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소외계층의 아이들에게 배움의 장을 마련해 주고 있다.지역아동센터 등에서 필요로 하는 선생님을 파견, 평생을 교직에 몸담아 쌓아 온 노하우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함으로서 아동센터와 아이들 모두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05년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다 퇴직한 이 목사의 이모부가 광주의 한 주민센터에서 공부방을 열고 소외계층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가르치는 모습을 보고 이를 벤치마킹 했다는 것.이 목사는 "퇴직한 교사들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노하우는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며 "퇴직교사들은 아이들을 계속 가르칠 수 있다는 기쁨을 느끼고 아이들도 배울 수 있다는 즐거움에 1석2조의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이 퇴직한 교사들을 할아버지, 할머니로 생각하고 학교 선생님에게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쉽게 꺼낼 수 있다"며 "퇴직교사들은 선생님뿐만 아니라 사회인생선배로서 길라잡이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이처럼 재능기부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 목사는 군산과 김제지역의 퇴직교사를 모집해 지역아동센터 등과 연계, 소외계층의 아이들을 가르치겠다는 계획이다.그는 "재능기부가 활성화되면 그만큼 사회적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서 "우리 사회에 숨어있는 재능을 찾아서 나눔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이외에도 이 목사는 우리 사회에서 나눔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지난 2003년 4억원의 개인재산으로 '전라북도 희귀난치성 질환자 지원센터'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난치성 질환자 후원사업을 시작한 이 목사는 지금까지 1000명이 넘는 환자를 돌봐왔다. 교회 재정 중 절반이상을 환자들을 위해 쓰고, 100여명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아 난치성 질환자 지원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20여 년간 묵묵히 희귀난치성 질환자 후원사업을 펼쳐온 이 목사는 지난해 보건의 날을 맞아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기도 했다.

  • 기획
  • 강정원
  • 2012.01.16 23:02

전례 있나요? "기업 유치에 써달라" 시민 익명 기부

불우이웃을 위해 11년째 성금을 놓고 가는 전주시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에 이어 이번에는 (주)효성 탄소 공장 착공을 바라는 익명의 기부가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특히 기업 유치를 위해 주민이 성금을 내놓는 것은 전례가 거의 없는 일이어서 이번 기부행위가 몰고 올 파급이 주목된다. 식당을 운영하는 전주시민이라고만 밝힌 한 남성은 12일 오전 11시 20분께 공중전화로 전주시 중화산2동주민센터에 "인근 H아파트 입구 공중전화 부스에 돈이 담긴 박스가 있으니 가져가라"고 말했다고 한다.전화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간 주민센터 직원은 그 곳에서 편지와 1만원권 지폐 2013장이 담긴 A4용지 상자를 발견했다.기부자는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효성 전주 공장 착공이 토지주들의 반발로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전주에 공장을 짓기로 한 고마운 효성과 삶의 터전을 내줘야 하는 토지주들을 위해 써달라"고 취지를 밝혔다.그는 특히 "토지주들이 좀 흔쾌하게 동의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며 "하지만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니 토지주들의 아픔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토지주들의 저항을 전주발전을 방해하는 일로 해석하면 안될 것"이라며 "토지주들도 공장 입주를 환영한다고 말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전주 발전에 대한 생각은 토지주나 시민 모두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식당에 오는 시민들 덕택으로 음식 팔아 모은 돈"이라며 "큰돈은 아니지만 공장이 빨리 착공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효성측 관계자는 "전주시민의 기업 유치 노력에 매우 감사한다"며 "최근의 토지 문제가 원만히 잘 해결되면 좋겠다"고 환영의 표시를 나타냈다.한 토지주는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고, 토지 보상 문제가 조속히 매듭지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한편 도내에서 주민들이 기업을 위해 성금을 낸 적은 지난 2003년 5월 익산의 하림 본공장에 4000억원 피해 규모의 화재가 났을 때로 도민들이 모금운동을 벌여 6억여원을 공장 재건비용으로 전달한 바 있다.■ (주)효성 탄소 공장 착공을 바라는 익명의 기부자의 글늘 감사한 전주시민 여러분. 또 불철주야 일하는 전주시 공무원 여러분.전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전주시민입니다.저는 최근 지방신문을 보면서 효성이라는 회사가 전주에 탄소 공장을 지으려고 하는 데 토지주들의 반발이 매우 커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이 때문에 송하진 전주시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밤낮으로 토지주를 만나 설득에 나서고 심지어 전북도와 이 지역의 정치인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고 하더군요.처음에는 주민이 뽑아준 대표들이 전주 발전을 위해, 전북의 발전을 위해 뛰는 모습을 보니 아! 전주의 미래는 밝구나라는 기대와 감동을 받았습니다. 토지주들이 흔쾌하게 동의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그러나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니 토지주들의 아픔도 작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토지주라면 어떻게 했을까도 생각했는 데, 모르긴 해도 저 또한 법적으로 더 많은 보상을 받으려고 했을 것입니다.또 돈도 돈이지만 터전을 옮겨야 하는 아픔도 매우 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토지주들의 그런 아픔에 공감하는 시민입니다.따라서 토지주들의 저항을 마치 전주 발전을 방해하려는 일도 해석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토지주들도 효성의 탄소 공장 입주를 환영한다고 말하지 않습니까?전주의 발전을 생각하고 고대하는 마음은 토지주나 일반 시민이나 모두 같을 것입니다.그래서 저는 전주 발전을 위해 땅을 내놓아야 하는 토지주들을 위해 해드릴 수 있는 일이 없는지를 생각해봤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전주시 노송동에 나타난 얼굴없는 천사가 떠올랐습니다.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써달라고 11년째 기부를 해온 바로 그 천사 말입니다.불우이웃을 돕는 성금과 전주시 발전을 위한 기업 유치기부금은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업이 들어오면 우리 아이들 취직자리도 그만큼 늘어나고 조금은 경제가 나아질 수 있기 때문이죠.일자리가 늘면 불우이웃도 또한 줄어들겠죠. 그렇게 되면 제 식당에 오는 손님도 늘어날 지 모르겠습니다.식당에 오시는 전주 시민들 덕택으로 음식 팔아 모은 돈입니다. 이 기회를 빌어 시민들께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아드리고, 탄소공장이 빨리 착공되기를 바라면서 공장 착공 지연으로 속을 태우는 전주시에게 돈을 보냅니다.큰돈은 아니지만 전주에 공장을 짓기로 한 고마운 효성과 삶의 터전을 내어줘야 하는 토지주들을 위해 써 주십시오.토지주들과 전주시민들, 그리고 효성이 모두 함께 환하게 웃는 얼굴을 하루빨리 보고 싶습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2012.1.12 전주를 사랑하는 시민 올림

  • 기획
  • 김성중
  • 2012.01.13 23:02

먼저 간 아들이 '사회안전 전도사' 만들었죠

무한경쟁, 왕따, 학교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 10대들. 학교 안팎에서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최근의 경우처럼 학교 폭력을 이기지 못해 자살로 이어지면서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사회 시스템이 망가진 상태라고까지 진단하고 있다. 본보가 기획한 '2012 나눔 그리고 희망'에서는 재능 나눔의 첫번째 대상자로 (사)청소년 안전을 생각하는 의사 모임(이하 '청의')를 주목한 것도 그 때문이다. '청의'는 의사들을 주축으로 진료실 밖에서 청소년 안전사고의 실태와 제도에 관한 의식조사 등을 해온 시민단체. 현재 직간접적으로 후원해오는 병원이 80여 곳을 훌쩍 넘는다. 상임이사로 '청의'를 이끌어오고 있는 이형구(56중앙마취통증의학과 대표)씨가 1997년 지인들과 '청의'를 만든 것은 스키장 안전사고로 큰 아들을 잃게 되면서부터. "아들이 나를 가르쳐주고 간 거죠. 안전사고로 인한 수많은 억울한 죽음이 한 개인의 잘못으로만 귀결되고 있단 걸 깨닫게 됐습니다." '청의'는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도위생 조사 등을 촉구하는 공청회와 세미나로 시작해 청소년 정신건강 아카데미와 강연, 청소년 안전 보호단 구성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2007년 사단법인으로 등록했다. "애당초 정치적인 시민단체 보다는 자체 예산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조그만 일부터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갈수록 오지랖이 넓어졌어요.(웃음) 학생이 교내 안전사고로 피해를 입을 경우 치료비 제공 등을 해주는 학교안전공제회가 생기면서 저희 입지가 좀 줄었고 활동도 뜸해진 면이 있지만, 여전히 고민해야 할 일은 많습니다."그는 특히 학생이 사고로 안전공제회에 피해 보상을 신청해도 개인 과실과 학교와의 관련성을 입증해야 하는 심사 기준이 높아 실제 지급되는 보상액도 적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지난 10년 간 당시 전북도의 청소년상담지원센터에서 의료지원으로 자원봉사를 해오면서 느낀 소회도 밝혔다. "시험 등수가 어떤 가치보다 우선되는 풍토에서는 아이들이 숨 쉴 수가 없다"는 그는 "상담을 지켜보면서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곧 부모의 문제이고, 사회의 문제라는 걸 깨닫게 됐다"고 했다. 스러져가는 농촌 풍광을 사진으로 담아온 그는 우리가 잊고 살아온 생명의 근원인 자연의 소중함, 마구잡이식 개발에 대한 경계심 등에도 관심이 많다. "마취과 의사로 시골에 출장갈 일이 많아 운좋게 배운 것"이라고 했지만, 정신적 호적이 없어진 농촌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사진이라는 점에서 그의 작업은 값지다. "시골장에 가면 파리만 날리고 손님이 없어 카메라 들이대기가 정말 죄스러워요. 하지만 이게 농촌의 일이라고 치부해버리고 각자가 위치한 자기들만의 사회를 만드는 게 문제 같습니다. 우리 대부분이 이 사회에 제대로 속해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데, 사진을 보면 그게 보이거든요. 그래서 사진학은 인문학입니다." 그의 새해 소망은 소박하다. 우리 사회가 공감 능력을 키워갔으면 한다는 것. 그는 "남을 배려하는 태도를 배우게 하지 않고 경쟁으로 내몰게 되면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다"면서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공유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 풀 수 있는 감수성을 부여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노력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기획
  • 이화정
  • 2012.01.09 23:02

"나 보다 우리, 함께 사는 전북"

▶ 관련기사 3면나눔과 봉사. 우리 사회를 지속시킬 이 시대의 화두다. 2011년 지구촌을 휩쓴 불평등과 사회적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또 경기불황이 심화되면서 사회적 약자층이 더욱 두껍게 형성되고 있으며, 우리사회의 큰 불안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한해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일자리와 무상복지 문제도 따지고 보면 양극화 심화에 따른 결과물이다.특히 복지확충의 기대는 높고, 국가재정은 한계가 있는 시대에서 우리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찾아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에게 나눔, 봉사, 소통과 공감 같은 새로운 사회문화가 절실한 이유가 되는 것이다. 사실 요즘 정치권에서 내세우는 선택적 복지 또는 보편적 복지 개념도 나눔(기부)문화의 제도적 정착 개념이다. 올해는 4월 국회의원 선거, 12월 대통령 선거가 연달아 치러진다. 가히 '정치의 해'다. 큰 선거가 연중 치러지면 정 ㅀ姸─ㅋ英 등 전반에 걸쳐 숱한 정책과 쟁점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중에는 당장 유권자의 표심을 잡아끌기 위한 선심성 정책이 쏟아질 것으로 관측된다.전북일보는 '정치의 해' 2012년을 출발하면서 '나눔, 그리고 희망'을 기치로 내걸고 뛴다. '나의 가치' 가 강한 선거판이 벌어지는 올 대한민국 사회에서 자칫 소홀해질 수 있는 '우리와 나눔의 가치'를 지키고 확산, 독자들이 더 큰 희망을 안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지난 해 전북사회를 뒤돌아보면 아쉬움이 많다. 시내버스와 시외버스의 파업이 1년 가까이 지속됐고, 시외버스 파업으로 인한 노사갈등은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또 자치단체장 선거를 치르면서 선거법을 위반한 남원시장과 순창군수의 당선이 무효돼 재선거가 치러지는 등 다사다난했다.이 같은 현상은 우리 사회에 만연된 이기주의 때문이다. 양극화된 사회는 서로 자기이익을 쫓는 심리를 자극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기주의에 빠지면서 사회 혼란이 커지는 사회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는 것.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자기 중심적인 것은 아니다. 유명인에서 서민층까지 많은 사람들이 현금 기부를 넘어 유산기부, 재능기부, 문화기부, 식품기부, 사진기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랑을 나누고 있다. 나눔 문화는 지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전북일보가 지난 연말부터 펼치고 있는 연탄 나눔 운동에 많은 개인과 기업, 단체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도 얼마 전 어김없이 찾아와 주민들을 감동시켰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는 사랑의 온도탑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이재호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회장은 "우리 사회 곳곳에는 아직도 따뜻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그늘진 곳이 너무 많다"라며 "어렵고 힘든 일상생활 속에서도 소외된 이웃을 잊지 않고 기부의 실천, 그런 문화의 확산이야말로 계층간 격차를 없애고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획
  • 구대식
  • 2012.01.03 23:02

감동하는 가슴은 따뜻하다이재호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회장

'다사다난' 이라는 말은 퍽 진부하다. 연말이 되면 지겨울 만큼 이 말을 듣는 일이 이번에도 바뀌지 않았다. 한 해를 결산하는데 그 보다 더 적절한 어휘를 찾지 못해서 일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번에도 지난해를 '감동'이라는 단어로 정리할 수 있었다. '사랑의 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몸담은 이래 시작된 변화이다.사랑의 열매 사무실은 일 년 내내 감동의 물결이 구비치는 특별한 곳이다. 유치원 꼬마부터 아르바이트 학생, 저임금의 근로자에서 노점상 할머니까지. 오히려 남의 도움을 받아야 마땅할 사람들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성금을 맡기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지난 해 9월에는 교통사고로 숨진 '철가방 천사' 김우수씨의 사연이 한반도를 눈물로 적셨다. 지난 12월, 우리 고장의 91살 할머니는 평생 모은 재산을 다털어 3억여 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았다. 그래서 이제는 가진 게 없으니 남을 돕기가 어려워 마음이 아프다는 TV 인터뷰로 우리를 울렸다.전주 노송동의 '얼굴없는 천사'는 이번 성탄절 직전에 산타클로스처럼 어김없이 오셔서 전국을 감동으로 떨게 만들었다. 그 이름 없는 천사가 지난 12년 동안 세상에 기부한 것이 단지 2억4천여만 원이라는 금액으로 표시되는 화폐에 불과할까?12월1일 사랑의 열매가 전주시 오거리에 설치한 사랑의 온도계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눈금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사랑의 열매 봉사단원들의 눈물겨운 헌신과 언론. 행정기관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 한파를 이겨내고 있다.기업과 기관의 직장인들은 매월 급여의 일부를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매출의 일정액을 자동적으로 기부함으로써 연중기부의 시스템화가 확산되고 있다.이 같은 기부의 일상화 추세에 힘입어 전북사랑의 열매에는 지난 해 모두 65억여 원의 성금이 모아졌다. 이 모금액에 중앙지원금 40억 원을 보태 모두 105억여 원이 전북지역에 지원되었다. 3만 가구의 어려운 이웃과 1천 군데의 복지시설, 수많은 저소득 아동, 청소년과 독거노인, 장애인들이 온정의 손길을 맞잡을 수 있었다.그러나 이것으로 충분치는 않다. 아직도 따뜻한 도움이 필요한 그늘진 곳은 너무도 많아 안타깝다. 기부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나 물품을 어려운 이웃에게 직접 전달할 수도 있고 사랑의 열매를 통해 지원을 위임하거나 수혜자를 지정할 수도 있다. 또 금품이 아닌 노동이나 재능을 기부할 수도 있다. 대기업까지도 금품이나 기능을 활용해 사회공헌활동에 다투어 나서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사랑의 열매가 벌이는 이번 모금캠페인의 슬로건은 '나눔! 행복으로 되돌아옵니다'이다. 이제 더 이상 나눔과 기부는 선택적 문제가 아니다. '기부는 의무다' 지금 세계의 시대적 요구는 양극화 해소와 분배의 정의구현, 동반성장에서 더 나아가 공존민주주의 지향이다. 누구나 감동을 받으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모두가 뜨거운 가슴이 되어 다함께 훈훈한 겨울나기에 동행하기를 소망한다.

  • 기획
  • 구대식
  • 2012.01.03 23:02

재능·문화·개미 기부, 2012년 '나눔 바이러스' 퍼뜨린다

"부자는 자기 자식을 유능하게 만들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남기고, 무능하게 만들 만큼의 돈을 남기지 않는다". 그동안 390억 달러(약 42조원)를 사회에 환원했거나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또한 "재산을 가지고 죽는 건 수치다". 전 재산을 기부하기로 한 중국의 부호 천광뱌오에서 "자식에게 능력이 있으면 아버지의 돈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 전 재산 4000억원을 기부키로 한 국제적인 기부활동의 선구자 성룡까지 이들에게 있어 공통분모는 나눔이다, 그리고 사랑이다. 상하위 개념도 성립되지 않는다. 다만 사랑을 찾아가는 나눔의 방법만 다를 뿐이다.본보는 올 한해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나눔의 새바람, 재능 기부 △객석도 나눠요, 문화 기부 △나눔이 곧 행복, 개미 기부 등 세가지 방향에서 제2의 워런 버핏과 천광뱌오, 성룡을 찾아내고, 적극 소개하려 한다.△돈과 시간, 사랑 나눔나눔의 한 축인 기부의 사전적 뜻을 보면 자선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해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음이다. 요즘은 기부를 실천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물질적 기부뿐 아니라 봉사하거나 멘토링 후원, 재능 기부처럼 개인의 역량에 따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아직 정착단계는 아니지만 헌혈, 장기기증, 재능기부, 자원봉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 중이다. 그동안 나눔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어려운 형편에도 한푼 두푼 모은 것을 고스란히 내놓는 특별한 소수가 하는 일로 인식돼 있다. 이는 한국인 기부 수준이 전 세계 153개국 가운데 57위라는 것에서 뒷받침한다. 최근 나눔 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미약하다.반면 외국 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레주는 우리를 숙연케 한다. 빌게이츠 등이 출범시킨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iedg)'에 따르면 마이클 블롬버그 뉴욕시장, CNN창업자인 테드 터너 등 40여명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키로 약속했다. 단순 비교로만 따져도 1500억달러(약 175조원)에 달한다.△갈수록 커져가는 나눔 바이러스최근 나눔 바람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 대학원장과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이명박 대통령 등 정치인에서 박찬호 선수,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등 스포츠 스타, 가수 김장훈과 방송인 김제동, 정혜영-션 부부 등 연예인이 주도했다. 안 원장은 지난해 본인 보유 회사지분 주식(당시 주가 기준 1740억원)을 사회에 환원키로 했다.방법도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유엔식량계획(WFP)과 함께 전 세계 기아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쌀을 기부할 수 있는 게임인 '프리라이스' 한국어 버전을 출시했다. 포스코는 월급 1%씩을 모아 다문화자녀 교육을 돕고 있다. 총 830명 임직원들이 참여, 연간 8억7000만원이 모아질 전망이다.공공기관도 빠지지 않는다. 경기도는 건축사와 손잡고 소규모 건축물을 무료 감리해주는 방법으로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는 선물 대신 축하받을 사람 이름으로 기부하는 축하 기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인천시는 식품기부활동을 한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식품 기부에 나섰다. 개인 또는 단체의 나눔 활동도 눈부시다. 대전에서 활동하는 음악인들은 매 연말 'YWCA 성탄축하 재능기부 음악회'를 연다. 서울 종로구 음식점들은 '딱! 하루매출 기부운동'을 벌이고 있다. △아직도 갈 길 먼 도내 나눔 문화도내 나눔 문화의 아이콘은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다.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째 익명으로 2억4700만원을 보내왔다. 얼굴 없는 천사는 남원 산동면에도 3년째 찾아오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매 연말마다 300만원씩 보내온다. 이처럼 나눔 바이러스는 도내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얼굴 없는 천사의 원조 겪인 전주 노송동의 주민으로 구성된 노송동애향회는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달라며 50만원 어치의 쌀을 전주시에 보내왔다. 천주교 전주교구를 비롯한 종교계에서도 1100여 만원 어치의 쌀과 라면, 김치를 전달해왔다.도내 자치단체도 발 벗었다. 정읍시는 지역 내 23개 읍면동 출입구에 쌀뒤주를 설치해 사랑의 쌀뒤주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는 취약계층 중 결식우려가 있는 대상자들이 언제든 읍면동을 방문, 쌀을 가져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전북도도 사랑온정 나눔 연탄배달 행사에 나서는 등 나눔문화 확산에 뛰어들었다.그러나 갈 길이 멀다. 고액기부의 기준인 '아너 소사이어티' 멤버 67명 가운데 도내는 단 한명도 없다. 사랑의 열매에 따르면 도내 올 1월부터 11월까지 2만3993명이 52억9500만원을 기부, 전년 동기 2만4638명이 45억5200억원을 기부한 것보다 액수는 늘었으나 기부자는 줄었다. '얼굴 없는 천사'의 본류라고 떠들어대는 전주시마저 자랑할 만한 나눔 활동이 없다. 구대식이화정

  • 기획
  • 구대식
  • 2012.01.03 23:02
기획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