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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2018 시민기자가 뛴다] 연극 '군산 8월의 크리스마스' - "시민과 함께 놀면서 시민이 먼저 행복한 연극 구상"

▲ 김형태 연출가 8월의 크리스마스는 1998년 개봉한 영화로 작은 도시에서 초원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정원(한석규)과 주차단속원인 다림(심은하)과의 사랑을 절제된 감정으로 잔잔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영화평이 좋았고 그래서인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영화의 주 배경이 되는 군산 초원사진관을 보기 위해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군산을 사랑하는 연극인들이 군산 문화살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영화를 모티브로 한 연극, 군산 8월의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있다. 군산 문화살리기 프로젝트가 벌써 다섯 번째를 맞이했는데요, 올해 가장 포인트를 둔 점은 바로 놀자입니다. 우리가 연극을 영어로 play라고 하는데 그대로 해석하면 노는 거죠. 그런데 그냥 놀지 않고 거기에 재미와 감동을 더하게 된다면 노는 것이 훨씬 재미있지 않을까요? 시민과 함께 놀면서 시민과 함께 하는 예술, 시민이 먼저 행복한 연극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작품이 바로 우리에게 친숙한 8월의 크리스마스였습니다. 이번 연극을 연출하고 있는 김형태 연출가가 말한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연극으로 직접 각색하면서 군산에 대해서 잘 알게 됐다고 말한 김형택 연출가는 문화예술에서 절대 낙후되지 않은 군산, 그래서 군산 시민들이 좀더 많은 자부심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도 전했다. 이렇게 시민과 함께, 그리고 행복한 작품을 만들고 싶은 간절함 때문인지 연극으로 탄생한 8월의 크리스마스는 몇 가지 재미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철저하게 군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자료를 모으다 보니, 배경은 군산의 초원사진관이었지만 실제 촬영지는 서울의 변두리더라고요. 그래서 연극으로 각색하면서는 작품 전체를 군산을 배경으로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래서 군산에서 활동했던 극단(적토마), 살고 있는 사람들, 추억을 자극하는 가게 등을 소개하는 장면을 넣게 되었습니다. 거기다 이 작품을 본 관객들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찾아 볼 수 있게 된다면 관광과 예술이 함께 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연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분 좋은 상상도 해봤습니다. 실제 공연을 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던 몇 장면이 기억 나는데 무대 배경으로 사용한 공간의 이름 때문이다. 한일옥, 빈해원, cafe 8월의 정원. 관객들에게 친숙한 느낌과 함께 마음 속에 간직해 뒀던 추억이 소환되는 느낌이다. 특히 영화와 달리 새로운 인물(강맹숙, 마성용)은 실제 대학 연극 동아리 적토마에 소속이 되어서 활동을 했던 인물들로 극의 재미를 더해주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거기다가 김형태 연출가의 바람이 이루어지기라도 한 듯, 실제 극단 적토마 선배였던 사람들이 서로 연락이 닿아 공연을 관람하러 오고, 근처에 여행을 온 여행객들이 연극을 보고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을 직접 찾게 되는 일이 생겼다고 한다. 역승무원 복장을 한 스태프가 직접 열차표로 된 티켓을 끊어주는 장면은 신선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작품 곳곳에 숨어 있는 지역에 대한 사랑과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장치는 연극으로 보게 되는 8월의 크리스마스에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영화와 다른 또다른 특징은 배우들이다.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 중에는 이 영화가 개봉된 1998년에 태어난 배우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20년 이라는 세월의 간격, 조금은 답답하고 느린 시대인 1998년의 사랑과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2018년의 사랑에 대한 간격을 어떻게 좁히고 공감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 그들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다. 이 작품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어떤 단어로 표현 할 수 있을까요? 여운이라는 단어가 떠올라요. 역할을 맡고 연습하면서 다림이라는 역할을 통해서 느꼈던 다양한 감정에 대한 여운이요.(문선아 배우) 필름입니다. 사진을 찍으면 그 사진 안에 있는 기억, 추억들이 필름에 남잖아요. 물론 지금은 필름을 잘 사용하지 않지만 이 작품을 통해서 필름이라는 것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습니다.(정지훈 배우) 음정이 아닐까요? 그런데 1998년은 약간 딱풀 같은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강력본드 같은 느낌의 정이요!(김하늘 배우) 사진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옛 추억과 과거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 시켜 주는 연결고리가 사진이니까요.(백종민 배우) 추억이요. 추억에 대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에요.(박다혜 배우) 가족이요. 사실 아버지가 사진사세요. 그래서 이 작품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는 가운데 아버지의 직업에 대한 공감대로 형성되었거든요. 그래서 가족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서무영 배우) 아련함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90년대 이야기를 2018년 현재에 공연하면서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니깐요.(임채은 배우) 그리움입니다.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요, 현재에 살고 있는 제가 과거를 생각한다는 것은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안태현 배우)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배우들의 표정은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이었다. 자신이 맡은 역할에 충분히 공감하고 뭔지 모를 자신감을 품고 있는 배우들에게 있어서 20년 이라는 세월의 간격은 충분히 뛰어 넘을 수 있었던 것이다. ▲ 한유경 연극연출가 공연을 보는 내내 무대 위의 배우들에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행복이었다. 이것은 1998년의 사랑을 절제된 감정으로 잔잔하게 풀어낸 영화를 20년 후 연극으로 공연 되면서배우와 관객 모두에게 재미와 감동을 품은 행복이라는 단어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이 행복이라는 단어는 그냥 만들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20년이라는 세월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집중했고, 집중하는 가운데 역할을 이해하게 됐으며 이해를 통해서 배우와 역할간의 행복한 소통이 만들어 낸 결과이리라. 시민들이 행복한 play, 이 작품을 보게 되는 시민들 또한 배우들이 공감했던 여운, 필름, 정, 사진, 추억, 가족, 아련함, 그리움이라는 다양한 단어로 해석되어지는 행복을 충분히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 기획
  • 기고
  • 2018.05.16 21:13

[문화&공감 2018 시민기자가 뛴다] 남원 '청년문화협동조합 놀자' - 남원 사는 청년들 "우린 문화로 놀아요"

바야흐로 청년공화국 시대이다. (많은 기관에서 청년의 나이를 만 39세 미만으로 정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기조(基調)에 따라 모든 지자체에서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어떠한 유무형의 지원이라도 아끼지 않을 태세이다. 선거를 앞두고는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갖가지 청년 정책을 내놓으며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필자는 청년의 나이가 지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사실 서울이라는 거대한 인구 집합소에서 거주할 때에는 스스로가 청년이라는 인식이 없었다. 죽마고우들이 같이 나이를 먹고, 또래 집단들의 모임이 무수히 많다보니 딱히 청년 문제나 일자리 등에 큰 관심이 없었던 듯하다. 하지만 인구 3만의 소읍인 순창에 정착해 살아가다 보니 주변에 이야기를 나눌만한 또래들이 드물다. 재미난 일을 기획하려 해도 도와줄 친구가 전무하다시피 하고 농사나 공무원 이외에는 비슷한 일을 하는 친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직업의 다양성이 빈약하다. 2016년에 순창에 정착해 지역으로의 공정여행과 청년 모임을 만들어 가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아 문득 비슷한 여건의 다른 지역 청년들의 삶과 네트워크가 궁금해졌다. 남원에서 재미난 일을 기획하는 청년문화협동조합 놀자 를 만났다. 과연 남원에도 청년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어요. 만약에 있다면 그 친구들은 무엇을 하며 지내고 노는지 궁금해서 2016년 5월부터 네트워킹을 위한 정기적인 모임을 만들었어요. 남원 청년문화협동조합의 대표인 서진희씨는 청년을 모으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알음알음 몇몇의 청년들은 그렇게 모여 네트워킹을 만들어 갔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혼밥파티도 하고 혼술파티도 하면서 친목을 다지던 그들은 남원 구도심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구도심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기록하고 공유하면서 콘텐츠를 만들어 가던 그들은 남원문화도시 문화예술전문인력 양성프로그램 꾼 사업에 '구도심 시간을 걷다'로 참여했다. 남원시민 누구에게나 열려있던 영상박물관 남원 구도심 시간을 걷다 프로그램은 2017년 4월 24일부터 3개월간 14회차의 교육으로 남원 잊혀져 가는 것들을 아카이빙하며 구도심으로의 소풍을 유도했다. 청년들은 많은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조직적인 운영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남원 청년문화협동조합 놀자는 <건축공간연구소 랄라>의 서진희씨가 대표로 조직을 이끌고 <롤링필름>의 영화감독 함경록씨, 디자인을 담당하는 <추냔이네>의 김민화씨, 여행과 사진은 <슈백의 사진일기>의 김다운씨가 이사를 맡는다. 또한 <밀알농장>의 이강영씨가 조합원으로 참여하며 협동조합의 면모를 갖췄다. 2018년 2월 설립된 남원 청년문화협동조합 놀자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청년들을 연결하고 세대 간의 교류를 통해 청년을 이해하도록 하며 지역에 청년이 정착할 수 있도록 일하고 즐기고 놀 수 있는 청년문화 창출을 목적으로 한다. 조합이 만들어지고 처음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남원철도 999이다. 구 남원역 옆에 90여 년간 자리를 지켜왔던 역무원 합숙소가 철거 된다는 소식에 건물 철거 전, 마지막을 기억하고 새로운 기억으로 기록하는 철거 전(展) 을 기획했다. 서진희 씨는 일제강점기부터 한 자리에 서있던 합숙소 철거가 안타까웠는데 정작 남원시민들은 건물의 존재조차 알지 못하고 남원시도 관심을 보이지 않던 것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단 하루만이라도 남원시민들과 이 공간의 기억을 공유하고 싶어 지역의 예술가들을 모았다. 11명의 참여 작가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만들고 그리고 찍고 표현하며 합숙소의 구석구석을 미술관으로 만들었다. 지난 3월 30일 금요일 하루만 열기로 했던 본 행사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고 연장 요청까지 이어져 일요일이 돼서야 끝이 났다. 건물을 매입했던 건물주도 덕분에 전시를 관람 후 철거를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 중이라 한다. 존폐여부를 지켜 볼 따름이다. 철거전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놀자에서는 남원시 청년문화기획자 아카데미 사업을 진행한다. 대부분의 청년지원 정책은 대상화된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아 다양한 개성을 가진 청년들의 이야기에 부합되지 않는 측면이 많고 외부 전문 강사들의 주입적인 교육 보다는 지역의 문제는 스스로 찾아 해결하는 남원만의 청년 문화를 만들어 가자는 게 핵심이다. ▲ 장재영 세계여행가순창 방랑싸롱 대표 올해 말까지 진행되는 본 아카데미는 협업 활동을 함께 할 다양한 청년 자원을 모집하고 인터뷰하는 찾아보고서, 목적을 공유하고 협업 팀도 구축하며 팀별 맞춤 교육이 진행되는 만나보고서, 최종적인 팀별 결과물과 시제품 시연이 목적인 만들어보고서로 나누어져 있다. 활력 넘치게 남원에서 청년 문화를 만들어 가는 서진희 씨는 인터뷰를 하는 내내 바빴다. 대화를 나누던 춘향골시장 내의 2층 사무실은 남원 신협에서 진행했던 공유오피스에 자문을 해주다가 덜컥 운영을 맡아 버렸단다. 청년들을 끌어 들이고 진짜 공유가 이루어지려면 카페와 복합 문화 공간의 필요성을 느껴 공사가 한창인 그곳은 5월에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청년들의 날개를 활짝 펴게 될 다양한 남원 청춘 브랜드들이 기대된다. /장재영 세계여행가순창 방랑싸롱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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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09 20:15

[문화&공감 2018 시민기자가 뛴다] 예술가 완주 한 달 살기 - 마을엔 활력을, 예술가에겐 영감을…'충전'하는 농촌생활

완주군 전역, 마을 곳곳에서 진행될 예술가 완주 한 달 살기가 5월부터 본격 가동된다. 지난해 완주형 레지던시로 주목받았던 파일럿 사업을 수정보완해 올해는 더 많은 예술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규모를 키웠다. 거주기간을 한 달뿐 아니라 백 일, 열 달로 다양화하고 참가 자격도 크게 완화해 나이 제한을 없애고 인원도 12명에서 올해는 22명 내외로 대폭 확대했다. 지난해 참여했던 작가 대부분은 태어나 완주를 처음 방문했거나, 심지어 완주라는 지명을 들어본 적 없는, 완도가 완주인 줄 아는 작가도 있었다. 그만큼 예술가들에게 완주라는 곳은 관심 밖의 지역이었을 터. 그러나 올해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다. 작년의 성과가 입소문 나면서 참여 작가들의 층위가 다양해졌고 미리 거주하고 싶은 마을을 조사해 신청하는 열혈 지원자들도 생겼다. 대한민국 예술지도 안에서 변방 중의 변방인 완주로 예술가들의 눈길과 발길을 이끌고 있는 건 무엇일까? 충전과 영감 두 개의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참여 작가들의 지원 신청서에는 힐링, 쉼, 영감, 창작, 자극, 집중 등의 단어가 중첩되어 나타난다. 이는 오랜 창작활동과 생업활동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켜줄 충전과 낯선 곳에 나를 던짐으로써 새롭게 자극받는 예술적 영감을 위해 완주 한 달 살기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1990년대 후반 들어 시작된 국내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예술가들이 특정 공간에 거주하며 초청기관 및 단체로부터 일정 부분 창작 비용을 지원받고, 창작활동과 예술가 교류, 오픈 스튜디오, 비평가 매칭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거주기간 동안 작업의 결과물을 전시하는 방식으로 대부분 진행되어 왔다. 그에 비해 완주 한 달 살기는 기존의 레지던시와는 확연히 다른 방식으로 완주군 마을 내 빈 집, 빈 방, 빈 창고 등 유휴공간을 주민들로부터 확보해 작가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완주는 농촌형과 도시형 주거양식이 혼재된 도농복합지역이다. 인구의 50%가 완주군의 면적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촌형 마을에 넓게 분포되어 있고, 또 다른 인구 50%는 이서혁신도시 및 봉동읍 둔산리 등 일부 도시형 주거지역에 밀집해 있다. 군 단위 지자체로는 드물게 인구가 줄지 않고 있는, 아니 되려 인구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의 여파는 완주군 역시 피해 갈 수 없는 직격탄일 수밖에 없다. 농촌 지역으로 깊이 들어가면 비어있는 집들과 기능을 멈춘 공동 작업장들, 노인 1인 가구 증가로 늘어나는 빈 방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도시는 원도심 공동화가 고민이듯 농촌은 마을의 공동화가 점점 큰 숙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완주 한 달 살기는 레지던시 사업을 위해 새로운 건물을 짓지 않고 농촌마을에 넘쳐나는 빈 집과 빈 방, 빈 창고들을 활용해 예술가의 방과 예술가의 작업실로 제공함으로써 주민은 예술을 통한 마을활력과 마을재생의 불씨를 키우고, 예술가는 아름다운 완주의 자연환경과 마을 읽기를 통해 충전과 창작의 영감을 얻는 것을 사업의 목적으로 하고 있다. ▲ 송은정 문화기획가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이제 2년째에 불과하지만, 그 목적은 충실하게 달성해가고 있는 것 같다. 지난해 처음 이 사업을 경험한 마을들이 올해도 참여 신청을 하고 있고, 한걸음 더 나가 마을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예술 장르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참여 작가들도 회화, 사진, 음악, 연극, 무용, 문학, 영상, 공예, 설치미술, 문화기획 등 10개 분야로 다양해짐에 따라 지난해 용진, 봉동을 포함해 8개 읍면(13곳)으로 시작한 마을 거주 공간을 올해는 14개 읍면으로 확대하고, 입주기간이 한 달, 백 일, 열 달로 다양해진 만큼 주민들과의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마을별 실정에 맞게 세심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완주 한 달 살기에 참여한 작가들이 사업 중 또는 사업 이후 지역과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으로 연결되고 그렇게 축적된 역량이 지역 예술계를 풍성하게 만드는 자양분이 될 수 있도록 구조화하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지역 예술인들과의 교류와 비평가 매칭 프로그램 등을 보완하고 복합문화지구 누에와 연계해 열 달 살기 참여 작가들은 창작 결과물을 올 10월 예정된 누에홀 개관전에 전시할 수 있도록 기획 중이다. 또한 완주로 문화귀향하는 예술인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지원정책과 조례 등을 제정해 지속성을 확보하는 일도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협의해 추진할 계획이다. "마을 주민들 앞 연주따뜻한 박수 기억해" ▲ 운주면 용계원마을 음악인 임자연 씨 - 운주면 용계원마을 음악인 임자연 씨 곡을 쓰고 피아노를 연주하고 공연을 만들기도 한다. 지난해 벌려놓은 이런저런 작업들로 지쳐가고 있을 때, 완주 한 달 살기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당시 미술관에서 기획 일까지 함께 하고 있을 때라 참여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완주에서의 한 달이 누구보다도 절실했던 터라 양해를 구하고 신청하게 되었다. 운 좋게 아름다운 고산면 안남마을 빨간 대문 집에 머무르게 되었고 마을 입구 가득 서있는 느티나무들, 설레는 공기 내음, 집 외벽에 붙어있는 마을 주민들의 사진까지 그림같이 다정한 동네였다. 마을 주민들 앞에서 연주했을 때의 따뜻하고 누구보다도 큰 박수의 힘으로 남은 시간을 달려갈 수 있는 힘을 얻었고 그 따뜻한 기억을 가지고 올해 다시 참여하게 되었다. 새로운 마을에서 또 다른 예술적 에너지를 주고받는 멋진 경험을 기대하고 있다. "숨어있는 세계를 끄집어내는 아지트 기대" ▲ 동상면 황조리마을 시인 송과니 씨 - 동상면 황조리마을 시인 송과니 씨 예술은 현장 속에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낯선 곳을 찾아다니는 것이다. 예술이란 것, 창작이란 행위는 숨어있는 세계를 끄집어내는 작업이고, 완주가 그런 아지트가 되어 줄 것이라 기대하고 이렇게 승차했다. 내가 머무는 마을의 풍경과 주민들 삶의 모습들이 창작활동에 좋은 영감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얼마 전 마을 주민들이 마을에 예술가가 들어왔다며 환영의 자리를 마련해주셨다. 나를 포함해 8명이 함께했다. 푸짐한 안주와 막걸리, 색소폰 연주까지 곁들인 부러울 것 없는 자리였다. 근자에 이렇게 많은, 8명이나 되는, 주민들이 모인건 오랜만이라며 다들 고무되어 있었다. 입주한지 2주 남짓한 시간이 흘렀고 3편의 시를 썼다. 편안한 어느 때쯤, 마을 어르신들에게 농사만 짓지 마시고 인자 시(詩)도 함께 지어보자고 청해 볼 요량이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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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02 19:24

[문화&공감 2018 시민기자가 뛴다] 전주 팔복예술공장 - 회색빛 공업단지에 화사한 예술꽃 활짝

이거, 쓰레기더미예요? 아니예요. 이거 작품이에요. 이것도 작품이에요? 이니요. 그건 쓰레기더미예요. 전주 팔복동에 살고 있는 김민구 씨는 요즘 한창 신이 나 있다. 2016년부터 팔복예술공장 도슨트(docent)로 일하게 되면서부터다. 황량한 공단에서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오래간만에 신기한 놀잇감 하나를 얻은 것마냥 즐거워한다. 살면서 단 한 번도 예술가와 접할 기회가 없던 김민구 씨. 이 곳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생활하고, 숨을 쉬고, 말을 섞는다. 예술가와의 대화 내용이란 다소 엉뚱하기도 하다. 그 엉뚱함에서 김민구 씨는 한없이 매력을 느낀다. 팔복동은 공단지구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규격봉투마냥 각이 져 딱딱한 느낌의 건물들이 즐비하다. 황량하고, 삭막한 기운이 감돈다. 이 건물들은 사람들에게 네모난 생각과 네모난 세계를 환경으로 제공해주는 것만 같다. 네모 외에 둥글고, 세모나고, 마름모진 생각 같은 건 어울리지 않을 법한 풍경. 하늘빛도 공단지구를 닮은 것 같고, 길과 사람들과 꽃들도 그런 팔복동을 닮아 있다. 그러나, 변화는 아주 엉뚱한 곳에서 온다. 무려 25년 동안이나 밖으로 향하는 문을 닫아건 채 시대에서 잊혀진 비일상의 공간이 문화예술교육센터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카세트 테이프 공장의 혁신적인 변모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많다. 낡은 테이프 잡음만 음산히 남아 있던 육중한 폐건물을 저들은 과연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특히 공단지역이라 늘 바쁘고, 도태된 삶의 쳇바퀴를 돌리던 팔복동 주민들에게는 더더욱 믿기지 않는 광경이다. 하지만 예술이 쓰레기더미를 작품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음을, 주민들은 몰랐다. 그리고 그 어떤 난관도 뚫고 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것이 예술이라는 것을 말이다. 예술창작공간과 문화예술교육센터로 또 한 번 변모의 진통을 시작한 팔복예술공장. 이 곳의 터박이로 있는 한민욱 기획팀장은, 굳이 교육이라기보다는 예술을 통한 놀이 중심의 공간을 만들어가고자 온 힘을 쏟아 붓고 있다. 산업단지 특성에 따른 예술, 과학과 인문이 결합된 상상예술놀이터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예술교육 시설이 부족한 전주 서북권의 예술교육 거점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직히 해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전주는 오랫동안 예향의 도시로 자리매김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예술교육 면에서는 아주 취약한 상황입니다. 하여 예술의 힘을 통해 전통과 현대 문화예술이 실험적으로 만나고 있는 문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 것입니다. 예술교육은 삶의 질과의 관계입니다. 굳이 다른 많은 예술 공간들과의 차별성을 둔다면, 활용한 공간의 다름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예술공간은 일상적인 공간으로서의 폐교 활용이었지만, 이 곳은 일상적 공간을 넘어선 생산 현장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만큼 생활문화와 예술과의 차이 규정을 정확히 해서 운영자 중심이 아닌 참여자 중심으로 운영해 가고자 합니다. 팔복예술공장 상주예술가들과 시민, 학생이 함께 만드는 예술놀이터. 무엇이든 살리려고 안간힘 쓰는 사람은 눈빛부터 다르다. 전주시 교육 관련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앞으로 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기대하는 한민욱 팀장의 그것처럼. 열의가 뿜어져 나오는 건, 이곳을 찾는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예술 공간이라는 것이 중심가도 아닌 도외지 공단에 생긴 것부터가 거리감이 느껴지던 이들. 저는 팔복초등학교 졸업생입니다. 지금껏 공단 논두렁 사이에 있는 학교를 볼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후배들에게 물려준 것이 고작 황량하고 메마른 환경뿐이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직간접적으로 예술을 체험하고,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이것은 기적입니다. 저부터도 예술가들과 접하게 되면서부터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점이 달라졌는걸요? 이것의 답은 이것이다,라는 일반적인 관점의 틀에서 벗어나게 된 거니까요. 그러다보니 무슨 일에서든 융통성이 생기고, 생각의 폭까지 넓어졌다는 김민구 씨. 평소 예술가라고 하면,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무엇을 보든 간에 이것도 작품이 될까?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지곤 한다. 마치 내가 예술가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는 민구 씨는, 이제는 제법 예술가들의 마음도 헤아릴 줄 알게 되었다. 회화를 전공한 한 작가가 밤샘 작업하는 것을 보며, 처음엔 그저 측은지심이 일었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완성된 작품을 보았을 때는 달랐다. 세상에, 하룻밤 사이에 어둡고 칙칙한 공간이 눈앞에서 완전히 달라져 있던 것이다. 그 때부터 저마다의 개성으로 작업을 하는 예술가들이 위대해보이기 시작했다고. 볼 때마다 감동을 하게 되는 것도 그 때부터다. 별다를 게 없는 사물에도 스토리를 넣어 생명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예술가라고 말이다. 꼭 그 마음으로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작가들의 작품을, 팔복예술공장 내 공간의 내력을 안내해주는 베테랑 주민 해설사가 되어가고 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많이 생각하게 하는 예술가들. 그들의 눈높이로 민구 씨 자신 스스로 올라진 듯해 한없이 기쁘다는 말도 한다. 현재 팔복예술공장에 들어와 일하는 주민 중에는 카페 운영자도 있다. 맨 처음 예술공장이 들어서면서부터 주민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묻자, 카페 운영이라는 대답이 있었다고 한다. 해서 지금은 4명의 동네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운영하는 카페 <써니>가 들어서게 되었다. 공간이 넓고, 예술작품들이 많아 분위기가 남다르다. 창밖으로는 공단을 가로지르는 기찻길이며, 이팝나무가 늘어서 있다. 이곳이 공단지구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공간이다. 설령 공단이면 어떤가. 오뉴월 길가 이팝꽃이 흐드러지면, 이전의 흉물스러웠던 카세트 공장의 기억도 저 멀리 멀어 있을 텐데. ▲ 김형미 시인전북작가회의 사무처장 밤에는 캄캄해서 다니지도 못했던 길이 환하게 밝아져서는, 매일 아침 눈 뜨는 일이 기다려진다는 팔복동 주민들. 젊은 사람은 다들 떠나고 노인들만 남아 삭막했던, 매연 많은 공단이었다. 이제는 숨을 쉬는, 진짜 살아 있는 사람들의 마을이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차츰 팔복동 금학천까지 두루 깨끗해지고, 길이 넓어졌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보라, 이것이 바로 진짜 꿈꾸는 예술놀이터이자, 예술과 더불어 사는 최고의 삶의 현장이 아닌가. 기적은 신만이 주는 것이 아니다. 변화를 불러오는 작은 생각이, 그 생각을 들고 찾아온 사람이 기적이다. 또한 기적을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이 또 다른 기적을 불러온다. 팔복예술공장과, 이곳을 드나드는 이들은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이미 변화되었고, 변화되어가고 있는 개개인들 모두가 전주 팔복동의 큰 기적임을. 그 기적이 거시적인 흐름을 지금, 태풍처럼 몰아오고 있음을 말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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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25 19:13

[문화&공감 2018 시민기자가 뛴다] 제34회 전북연극제 - 철저하게 '과정' 중심의 예술 사람의 성장도 '연극'의 하나

이제 드디어 얼마 안 남았네! 배우들 입에서 터져 나오는 한숨 비슷한 탄성의 소리. 정말 이제 얼마 안 남았다는 말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아직은 추웠던 2월부터 시작했던 연습, 2월의 강추위에 극장 물이 얼어버려 어쩔 수 없이 근처의 커피숍에 모여 연습을 시작해야 했던 일이 어제 일 같은데 벌써 벚꽃이 만연하게 피어나는 4월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준비한 공연 날짜 또한 어느새 다가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극하면 공연을 떠올리게 되고 공연은 결과물이기 때문에 연극을 결과중심의 예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랜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은 연극은 너무도 철저하게 과정중심의 예술이라는 점이다. 한 채의 집을 지을 때 맨 땅 위에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가장 기초가 되는 터 파기부터 시작해야 하듯이 연극은 매번 공연하게 되는 작품마다 항상 터 파기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이번 경우처럼 대한민국 연극제에 나갈 도 대표 작품을 정하는 경우가 그렇다. 이번 제34회 전북연극제는 극단 까치동 흐르는 물과 같이, 극단 작은소리와 동작 할머니의 레시피라는 두 편의 창작초연 작품과 극단 둥지 기억을 담그다, 총 3편의 작품이 경연대회를 치렀다. 극단 까치동 흐르는 물과 같이 조선후기 명필 창암의 예술세계 극단 까치동의 흐르는 물과 같이는 조선 후기 3대 명필인 창암 이삼만 선생의 필체인 유수체가 만들어진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정경선 연출가는 그 시절 전업 예술가로 치열하게 살았던 창암 이삼만 선생과 그 옆에서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며 오로지 예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왔던 부인, 그리고 예도의 동반자였던 판소리명창 심녀와의 예술적 교류를 통해 진정한 예인으로서의 삶과 예술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극단 작은소리와 동작 할머니의 레시피 시골할머니서울 손녀의 생활기 두 번째 작품인 극단 작은소리와 동작의 할머니의 레시피는 시골 할머니와 서울 손녀와의 시골 생활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손맛 좋은 할머니의 음식솜씨로 할머니와 손녀가 진짜 가족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인자하고 자상한 모습의 할머니가 아니라 뭔가 다른 할머니의 모습 속에서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더욱더 깊은 할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극단 둥지 기억을 담그다 조선간장의 기억, 순박의 참 의미 세 번째 작품인 극단 둥지의 기억을 담그다는 조선간장의 기억에서부터 시작되는 작품이다. 문광수 연출가는 순박이라는 단어가 어리숙함으로 순수의 의미가 어리석음으로 퇴색되어 가는 현실 속에서 순박, 순수, 그리고 사랑의 본질적 의미를 알고 그 기억 속에 삶의 향기를 불어넣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각 극단 마다 준비된 개성 있는 작품은 작가가 글을 쓰는 작업부터 공연이 끝나고 객석이 비워지는 순간까지 과정과 과정의 다양성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이번 연극제에 참여한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역할을 위해서 어떤 과정을 준비하고 연습했을까. 흐르는 물과 같이에서 창암 이삼만 역할을 맡은 백호영 (극단 까치동)씨는 창암 이삼만은 조선 후기 서예가로서 추사 김정희, 눌인 조광진과 함께 조선 후기 3대 명필 중 한 분이다. 역사적인 인물인 창암에 대한 기록들이 그리 많지 않아 기본 자료를 바탕으로 마인드맵을 활용한 인물을 만들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독창적인 유수체를 만든 창암의 성격적 표현을 위해 중점을 둔 부분은 창암 이삼만선생님의 아이와 같은 천진난만함과 자유로움 그리고, 그 내면에 있는 예술가로서의 외로움과 연민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처음 대본을 받을 때는 항상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울리는 떨림이 있어요. 하지만 이내 연습에 들어가게 되면 온갖 걱정거리가 떨림을 앞지르게 돼죠. 특히 이해력이나 순발력이 떨어지는 내게 있어서 대사 암기는 큰 숙제와 같았어요. 그래서 습관처럼 대본을 들고 다니고 습관처럼 연출의 요구나 지시 사항, 배우들의 의견을 적었어요. 이런 습관은 나만의 대사 외우기 필살기를 만들어 냈고 대본에 소품 그림을 그려 넣으면서 연상법을 활용해 대사를 암기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극단 작은소리와 동작의 엄미리 씨의 말이다. 엄 씨는 할머니의 레시피에서 김춘생 할매 역. 그는 할머니의 역할을 잘 만들어 내기 위해 지나가는 할머니들의 모양새를 지켜보기도 했고 경상도 사투리에 익숙해지기 위해 경상도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경상도 사투리가 나오는 방송을 찾아 시청하면서 따라해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극단 둥지의 김강옥 씨는 어렸을 적 부모님이 바쁘셔서 외할머니댁에서 외할머니랑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 이번 기억을 담그다 노모역이 어렸을 적 외할머니와 많이 비슷했다. 늘 부지런하시고 자식들 일에는 헌신적이시며 어떤 속상한 일에도 큰소리 한번 안내시던 외할머니가 많이 생각나기도 하고 외할머니의 온화함과 따뜻함을 기본으로 캐릭터를 표현하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 한유경 연극연출가 인생은 연극이고 연극은 인생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건 분명 연극이 가진 특징 중 하나인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는 예술이기에 가능할 것이다. 그렇기에 인간의 성장과정을 벗어나서 연극을 이야기할 수 없다. 인간의 성장이 태내기-영아기-유아기-아동기-청소년기-청년기-중년기-노년기에 이르러 마무리 된다면 과정 안에 녹아 있는 연극 또한 이런 다양한 과정을 통해서 이해되고 마무리 되어질 것이다. 이번 연극제를 이런 과정으로 바라보고 싶다. 희생-사랑-기억.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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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18 20:42

[문화&공감 2018 시민기자가 뛴다] 완주군 문화이장 - 문화로 색칠하는 529개의 '이토록 멋진 마을' 기대해요

몇 년 전 일본을 충격에 빠뜨리며 떠들썩하게 했던 책 한 권이 있다. 2040년이면 일본의 절반, 896개 지방자치단체가 소멸할 것이라고 예측한 마스다 히로야의 <지방소멸>이다. 국내는 또 어떤가.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도시 살생부>라는 저서를 통해 2040년엔 전국 지자체 중 30%는 인구감소로 사실상 도시기능을 상실한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2016년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228개 시군구 기초단체 중 85곳이 소멸위험 수준에 있다고 한다. 심지어 의성군, 고흥군은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향후 30년 내 사라질 위험이 가장 높은 지자체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쯤 되니 내가 몸담고 있는 완주군은 어디쯤 서 있나 궁금해진다. 다행히 완주군은 전라북도 14개 시군 중 군 단위 지자체로는 유일하게 위험군이 아닌 주의단계에 포함돼 있다. 농촌에 기반을 둔 도농 복합지역으로는 드물게 꾸준히 증가해 온 인구지표가 긍정적 영향을 끼쳤으리라 짐작해본다. 더불어 지난 수년간 완주군이 집중해온 귀농귀촌지원, 마을공동체활성화, 생활문화확산 등의 정책과 사업들이 조용히 뿌리내리고 싹을 틔우며 맺어온 작은 결실들 덕분이지 않을까 싶다. 최근엔 지방소멸을 연착륙시키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들이 지역창생, 지역재생이라는 이름으로 중앙정부와 자치단체들로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각기 다른 배경과 목표를 외치고 있지만 결국 사람이 답이고, 지역재생은 곧 지역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으로 모아지는 것 같다. 우리가 완주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완주의 가장 큰 자산은 지난 10여 년간 축적해온 공동체의 역량이다. 2008년부터 시작한 공동체사업은 2015년 기준 마을공동체 61곳과 지역공동체 45곳을 발굴육성했고, 20여 명의 마을사무장을 배출해냈다. 그리고 그 축적된 역량이 토양이 되어 지난해 문화이장이라는 완주형 민간 거버넌스가 첫걸음을 뗐다. 전주의 4배, 서울의 약 1.4배에 달하는 완주의 넓은 땅덩어리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풍부한 문화자산을 안겨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만큼 정책과 사업이 군민 한 명 한 명, 마을 구석구석 스며들기 어려운 지리적 한계 또한 숙제로 남겼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사업이 있은 들, 알려지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 반대로 군민들에게는 가까이에서 그들의 문화적 수요를 들어주고 일상 속에서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자가 필요했다. 완주문화재단은 그런 현장의 니즈를 발견하고 그 수요에 가장 적합한 해답을 고민했으며 그 결과 발족한 것이 문화이장이다. 지난해 11개 읍면, 13명의 문화이장으로 시작해 올해는 13개 읍면, 26명으로 확대됐다. 참가자들의 나이도, 살아온 이야기도, 현재 업으로 삼고 있는 일들도 제각각이다. 20대부터 60대까지, 청년 미디어 스타트업 창업가부터 귀촌 5년 차의 전업주부, 귀농귀촌멘토, 문화해설사, 만경강 지킴이, 색소폰 연주가 등 완주가 제2의 고향이 된 이주민과 평생을 완주군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까지 다양한 층위의 군민들로 구성돼있다. ▲ 송은정 문화기획가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문화이장의 주요한 활동은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수요와 생활밀착형 문화정책 의제를 발굴하기 위한 문화반상회를 개최하고 예술가와 함께 미적 체험 및 문화적 역량을 키우는 예술워크숍 참여, 그리고 축제공연전시마을 소식 등 완주군 내 문화 소식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문화예술통신사로서 활동하는 것이다. 지난해 7월 활동을 시작한 문화이장은 총 46회의 문화반상회와 6차에 걸친 예술워크숍을 진행했으며, 완주문화재단 페어플레이 주민평가단, 지원사업 선정위원, 문화포럼 발제, 기록자, 예술인실태 조사원 등 재단 사업 전반에 전방위적으로 참여했다. 문화이장이 사업의 수혜자로서뿐 아니라 숙의와 토론과 연대, 협치의 책임 있는 문화 거버넌스로 성장하고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 구조가 완주문화재단 내에 구축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지방소멸이 과장된 공포이고 예측이었다는 주장들도 있다. 공감을 얻기도,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지나친 비관도 근거 없는 낙관도 위험한 일이겠으나, 얼마 전 매우 즐겁게 읽었던 책의 서문에 쓰인 첫 문장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할까 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행복동네 후쿠이 리포트라는 부제가 붙은 이토록 멋진 마을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결국은 사람이고 지역공동체의 회복이 다가올 미래를 변화시킬 가장 강력한 동력이자 희망이 아닐까 싶다. 완주군에는 약 529개의 자연유래마을이 있다. 지금은 26명의 문화이장이 26곳의 마을을 찾고 싶고 머무르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씨앗을 뿌리고 있다. 그 씨앗들은 매년 싹을 틔울 것이고 머지않은 미래에 529개의 마을에는 529명의 문화이장이 이토록 멋진 마을을 위해 뿌린 결실들을 수확하는 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 김옥자 구이면 문화이장 "선주민-이주민 잇는 가교 되고파" ▲ 김옥자 구이면 문화이장 2009년 오랜 전원생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완주군 구이면 하학마을로 들어올 때 마을 어르신들에게 동네에 해가 되지 않게 살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어르신들은 이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거요라고 화답해주셨고 그 말씀은 이웃들의 따뜻한 배려로 현실이 되었다. 어느덧 귀향 10년 차를 맞는 완주군민으로 도시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새벽 산책과 구이저수지 둑길의 물안개며, 미술관 뒤편 벚꽃 터널 길들을 내 것인양 마음껏 호사를 누리고 있다.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싶은 개인의 바람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장 자연스러운 매개로서 예술을 마을에서 펼쳐보고 싶었던 희망이 합해져 완주문화재단 문화이장 문을 두드렸다. 운 좋게 문화이장으로 활동하게 되었고 어느 멋진 가을날, 작은 뜨락음악회를 열어보기도 하고, 완주군 예술인 현황조사의 마을 조사원으로 참여해 우리 지역에 어떤 예술인들이 거주하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기회도 얻게 됐다. 찾아가는 예술산타 프로그램도 유치해 완주에 이주한 노부부만을 위한 맞춤형 판소리 공연도 선사했다. 올해로 문화이장 2년째를 맞는다. 구이면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풍부한 문화자산들로 귀향해오는 이주민들이 많다. 문화로 선주민과 이주민을 따뜻하게 보듬고 마음을 잇는 가교 구실을 열심히 해나가겠다. ● 전별 봉동읍 문화이장 "동네가 희망이다사람이 답이다!" ▲ 전별 봉동읍 문화이장 봉동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미디어제작과 관련해 지난해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문화이장을 하기 전에는 완주의 문화예술 현황에 대해 전혀 몰랐다. 문화이장님들의 문화반상회와 활동들을 영상으로 기록하기 위해 찾아다니면서 비로소 완주군 곳곳에서 펼쳐지는 많은 문화행사와 묵묵히 헌신하고 열정을 쏟는 문화현장의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해 문화이장으로 활동하며 예술농부의 영상기록자로도 참여하고, 지역문화전문인력 우수 수강생으로 선정돼 홍콩 해외연수를 다녀오는 행운도 누렸다. 지역민을 직접 찾아가는 완주문화포럼 생강의 봉동편을 협력해 진행하며 주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실질적인 수요와 지역에 대한 애착심을 느낀 건 큰 수확이었다. 문제도 해결도 답은 현장과 사람에 있다는 것을 글이 아닌 마음으로 깨달았다고 할까. 올해도 나의 카메라는 소소하지만 소중한 이웃들의 일상을 담아내고 기록하기 위해 더 낮은 곳으로 향할 것 같다. 왜냐고? 동네가 희망이고, 역시 사람에게 답이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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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04 19:02

[문화&공감 2018 시민기자가 뛴다] 문화·예술 입고 찾아온, 부안 '첫사람' - 정원문화도시 계획 앞당길 수 있는 변화의 조짐

2018 시민기자가 뛴다- 문화&공감은 전북지역 문화예술계 전문가들이 지역 문화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담론을 만들어내는 공간입니다. 올해는 김형미 시인(전북작가회의 사무처장)과 송은정 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장재영 세계여행가(순창 문화카페방랑싸롱대표), 한유경 연극연출가가 참여해 도내 곳곳에서 일어나는 특색있는 문화예술 활동과 단체, 공간 등을 조명합니다. 문화&공감은 오는 10월까지 매주 목요일자에 게재됩니다.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복숭아꽃이 피고, 꾀꼬리가 울며, 제비가 날아온다는 춘분절. 정원문화도시를 꿈꾸는 부안에는 알 밴 주꾸미가 올라오고, 지장암 월인지에 개구리가 알을 슬며, 솔섬 머리 위에 뜬 달 색이 붉어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절기에 어느 손이 와 계시다는 전언을 듣고 동진강 다리 건너 부안으로 든다. 부안 IC에서 내려서는 길목 입구, 씨앗을 심고 있는 첫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퇴적된 흙과 시간의 흔적을 나타내기라도 하듯 진갈색의 그을린 피부색을 띤, 부안에서 만난 첫사람. 600년 동안 농지였던 이 땅의 주인공인 농부의 모습이라고 한다. 현 전남조각가협회 김숙빈 이사와 전남대학교 윤종호 강사, 신광훈 조형물 제작자에 의해 탄생한 사람. 사람이 올 때는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구름이 비를 몰아오듯 시절은 계절을 불러오고, 사람은 때를 몰고 온다. 부안군은 군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도시재생사업에 올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 뜻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미로, 식물의 뿌리를 보호하고 생명의 토대가 되는 토양의 상징인 진갈색 사람을 앞세운 것이다. 오복을 누리고, 오감을 느끼는 축복의 땅 부안에, 도시재생과 더불어 문화예술이라는 때를 입고 나타난 사람. 내가 바라는 손님인가. 고마제 농촌테마공원 조성지역에서 제일 먼저 반겨준 이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노후화된 기존 시가지의 인프라를 재정비하자는 것이 도시재생이다. 공간적, 환경적으로 쇠퇴한 지역을 물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고마지구 농촌테마공원은 변산반도와 새만금 등 해안 관광명소로 치중한 관광객을 침체된 부안읍내권역으로 유입하기 위한 방안이다. 또한 부안군에 부족한 지역 주민 휴양시설을 제공하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부안군은 이런 도시재생 사업의 차별화를 문화와 예술에 접목을 두고자 한 것이다. 예술은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는 물론 평가가 돋보인다. 아름다움에 관한 미적 감성과 사상이 영혼의 완성도를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막심 고리끼는, 인간은 그 본성에서부터 예술가이다. 그는 어디서든 어떤 모습으로든 자신의 생활에 미를 도입하려고 한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고마제 농촌테마공원의 가장 큰 특징은, 부안의 랜드마크가 될 다양한 예술조형물에 있다. 첫사람을 비롯해 앞으로도 물고기솟대, 못줄다리 등 부안만의 색채를 지닌 조형물들이 더 들어설 예정이다. 생태체험장과 제작쉼터, 볍씨전망대, 뽕체험장, 제방길, 솟대다리와 못줄다리에 이어 방죽쉼터, 취수탑 전망대, 고마광장 등 다양한 시설로 조성될 고마제 농촌테마공원. 고마제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는 농업용수 저수지이다. 인근에 축사와 돈사 및 레미콘공장이 자리하고 있어 수질이 5급수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조형물 예산만 3억 원 이상이 소요되어 첫사람이 최초의 인류인 아담을 지칭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따른다. 마지막 아담인 예수 그리스도와 대비되어 죄로 인해 죽을 운명에 놓인 존재가 첫사람 아담 아니었던가. ▲ 김형미 시인전북작가회의 사무처장 그러나 계절의 변화라거나, 한 나라의 흥망성쇠, 만물이 나고 죽는 것 등에는 모두 일정한 법칙이 있다. 그리고 그 법칙 속을 들여다보면 어느 것 하나도 간과할 수 없는 깊은 의미가 따른다. 하물며 사람이 나는 것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자연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부안에 오면 오복을 가득 받을 수 있는 부래만복(扶來萬福)의 고장이 될 수 있기를 지역민들은 희망한다. 부안의 첫사람이 진실로 부안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친근감 있고, 다정하며, 부안의 문화예술을 한 단계 높여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바람소리가 짓드는 춘분절 부안. 가만히 첫사람을 보고 있다. 때를 몰고 온 저 사람은, 분명 부안 정원문화도시로의 계획을 앞당길 수 있는 변화의 조짐이리라. 씨앗 심은 자리에 어떤 싹이 나올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부안지역의 관광활성화는 물론, 지역주민들의 소득증대 기여에 큰 힘이 실리리라고 확신해본다. 도심과 연접한 쾌적한 생활환경의 개선과 편익시설의 확대로 주변지역 중심상권 활성화를 가져옴으로써, 지역 간 균형 발전에도 기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것이 문화예술을 활용한 데 대한 진정한 가치이고, 도시재생의 본의 아니겠는가. 내가 바라는 손님일지 아닐지 모두가 지켜볼 일이다. <김형미 시인전북작가회의 사무처장> ● 조형물 첫사람 제작한 윤종호 전남대 강사 - "600년 지켜온 부안사람 정신 대변해줬으면" ▲ 윤종호 전남대 강사 이 조형물을 통해 오늘날 부안을 지켜온 부안 사람들이 자부심과 행복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안토니 곰리의 말을 빌려 이야기 하자면, 오늘날 미술은 머리로 구사하는 수사학이 지극히 발달했지만, 몸과 몸의 인간적 관계는 사라지고 있다. 새로운 미술에서 요구되는 것은 친밀성의 소통이다. 부안 첫사람도 그러한 작품이 되길 원하는 마음으로 제작했다. 부안군의 관문과도 같은 위치에 세워진 이 조형물이, 수만 번의 계절을 지나 6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성실하게 부안을 지켜온 부안사람의 정신을 대변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배금주의 안토니 곰리의 말처럼 당신과 내가 연결되는 친절한 조형 언어, 부안의 인격과 얼굴을 갖춘 친밀한 조형 언어가 되어 부안사람과 부안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관광자원이 되어주길 바란다. ● 도시재생 추진하는 임택명 부안군 건설교통과장 - "살고 싶은 공간 만들기 다 같이 참여하길" ▲ 임택명 부안군 건설교통과장 첫사람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다. 부안에서 새로이 맞아들이는 문화예술이며, 반가운 소식이다. 첫사람이 세워져 있는 곳은 고마저수지 입구이다. 과거 빈농이었으나 부농으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어준, 동진벼의 원산지인 동진면 일대에 농업용수를 공급해주고 있는 고마저수지를 테마로 첫사람이 서 있는 것이다. 이 땅의 주인공이었던 태초의 농부가 씨앗을 심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세월이 흘러서도 신성한 노동의 가치를 지니고, 부안의 역사이며 부안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로 저렇게 서 있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바람이 구석구석 미로(美路)가 되어 더욱 아름다운 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보다 나은 환경으로 고마제 농촌테마공원을 정비하는 데 온 힘을 다하고자 한다. 인구 감소에 고령화로 시달림이 있기는 하지만, 지역주민들이 정말 살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데 다 같이 참여하여 갈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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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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