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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만 되면 헬스장은 평소보다 팔운동에 열중하는 회원들이 가득하다.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옷차림이 팔뚝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반팔티로 바뀌면서, 반팔을 꽉 채운 우람한 팔뚝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저 덤벨을 잡고 들어올리기만 하면 되는 쉬운 팔운동 동작에 비해, 생각보다 팔근육은 쉽게 커지지 않는 근육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무리한 운동으로 관절만 다치고 운동을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에 지금부터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팔근육을 우람하고 멋지게 만들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팔운동 루틴을 소개한다. △ 팔운동의 시작은 삼두근부터 팔운동은 말발굽처럼 생긴 삼두근부터 해주는 것이 좋다. 이두근부터 선행하면 삼두근을 운동할 때 펌핑된 이두 근육이 동작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반면, 삼두근은 견갑골에 붙어있는 근육이기에 이두근 수행에 무리가 없다. 게다가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두꺼운 팔뚝을 위해선 이두근보단 삼두근이 효과적이다. 애초에 근육의 크기부터 삼두근이 이두근보다 훨씬 크다. 우선 첫 번째 삼두근 운동은 '케이블 푸시다운'이다. 케이블의 장력을 이용해 위에서 아래로 삼두근을 수축시키는 이번 운동은 로프 그립을 통해 가볍게 15회 정도 워밍업을 해준 뒤 'ㅅ'자 바를 사용해 5회 겨우 가능한 무게로 2세트 수행한다. 아무래도 삼두근은 순간적으로 힘을 내는 '속근'이 지속적으로 힘을 내는 '지근'보다 많기에, 자신이 3∼5회 정도 가능한 무거운 중량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 마무리는 무게를 낮춰 10∼12회가 가능한 무게로 2세트 더 수행해 총 4세트로 마무리해준다. 케이블 푸시다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깨가 위로 뜨지 않게 잘 고정해주는 것이다. 무게 탓에 어깨가 위로 들린다면, 케이블의 무게가 삼두근이 아닌 어깨쪽으로 빠져 자칫하면 부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수행하는 과정에서 어깨가 자꾸 들린다면, 무게가 지나친 것이니 가볍게 줄여주도록 하자. 이후 케이블 익스텐션을 3세트 수행해준 뒤, '클로즈 그립 벤치프레스'를 해준다. 이번 운동은 일반적인 벤치프레스보다 바벨을 좁게 잡아 가슴 근육이 아닌 삼두근을 목적으로 수행하는 운동이다. 마찬가지로 속근을 자극하기 위해 자신이 3∼5회 겨우 가능한 무게로 시작해 점차 12회 무게까지 떨어져 총 3세트 수행한다. △ 이두근은 수축보다 이완이 생명 삼두근 운동을 마무리했다면, 이제 '알통'이라 불리는 이두근을 건드려 줄 차례다. 이두근 운동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축'보단 '이완'에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두근 운동에서 근육을 둥글게 수축시킬 때 느낌이 좋기에, 반대로 근육을 늘리는 이완보다 수축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외로 이두근에 가장 큰 자극을 먹이는 순간은 수축보다는 이완할 때다. 항상 빠르게 수축시킨 뒤, 천천히 자극을 느끼며 이완에 집중해주자. 이두근도 삼두근처럼 무게가 생명이다. 속근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에 20회 이상 할 수 있는 가벼운 무게가 아니라 젖먹던 힘까지 겨우 3회 정도가 가능한 무게를 다뤄야 한다. 이두근 운동에서 가장 적합하며 우선시돼야 할 운동은 '바벨컬'이다. 바벨을 잡고 위로 들어올리는 간단한 기본 운동이다. 바벨컬은 자신이 들어올릴 때 테이블이나 의자와 같은 가구를 나르고 옮길 때를 떠올려보자. 가구를 들 때, 몸통을 가만히 두고 팔만 움직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슴을 열고 몸과 팔 전체를 사용해 들어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바벨컬도 마찬가지다. 가슴을 열어주고 몸통을 사용해 팔과 함께 바벨을 들어 올린다. 단, 팔꿈치가 지나치게 몸통 앞으로 오는 것은 주의하자. 팔꿈치가 몸통 앞으로 말려 올라가는 순간, 자신이 다룰 수 있는 무게가 반토막이 되기 때문이다.이처럼 바벨컬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을 만큼 이두근 운동 중 가장 간단하면서 제일 무거운 무게를 다룰 수 있다. 총 4세트 수행하며, 3∼5회 무게에서 12회 무게까지 무게를 낮춰가며 진행한다. 바벨컬을 통해 중량을 다뤘다면, 이제 덤벨을 사용한 '덤벨컬'을 수행한다. 바벨컬과 마찬가지로 그냥 들어올리기만 하면 된다. 대상이 바벨에서 덤벨로 바뀌었을 뿐이다. 덤벨컬은 앞서 바벨컬에서 힘이 다 빠졌기 때문에 12회 무게로 상대적으로 가볍게 진행한다. 간단하게 바벨컬로 이두근의 크기를 키우고, 덤벨컬로 이두근을 멋있게 조각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팔꿈치가 앞으로 빠지는 것을 주의하며 이두근의 수축보다는 이완에 신경써서 진행해준다.
안 그래도 하기 싫은 운동. 그 중에서도 가장 하기 싫은 운동이 있다. 운동 선수나 일반인을 가리지 않고 공평한 고통을 안겨주는 '하체운동'이다. 하체운동은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은 근육을 차지하는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 등을 사용하는 만큼, 소모하는 에너지가 다른 운동과는 차원이 다르다. 하체운동을 제대로 1시간 이상 수행했다면, 처음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로 돌아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만큼 고통스러운 운동이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하체운동은 멋있는 자신의 몸매뿐만 아니라 내면의 건강까지 잡아주는 현대인의 필수 운동이기 때문이다. △ 나이들수록 감퇴하는 성 호르몬…유독 하체 근육 감소 폭 커 일반적으로 40세 이후에는 근육이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상체보다는 특히 하체 근육의 감소 폭이 크다. 따라서 70세에 이르면, 젊은 시절에 비해 하체 근육이 40%밖에 안 남는다. 사실상 한쪽 다리로만 걷는 셈이다. 노인층이 무릎 등 여러 관절염에 시달리는 이유다. 수십년 째 신체를 지탱해 온 관절을 보호하는 하체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은 필수다. 그러기 위해선, 걷기나 계단오르기 등 유산소 운동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웨이트 운동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근육은 웨이트 운동을 통한 무산소 환경에서 대사했을 때 크기가 커지고 수축력이 향상되는데, 유산소 운동으론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까운 헬스장에서 빈 봉이나 가벼운 덤벨을 동반한 스쿼트나 런지 등을 통해 하체에 강한 부하를 걸어줘야 한다. 관절에 무리가지 않게 인체 역학적인 움직임을 잡아주는 헬스 머신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 고통에 비례하는 확실한 효과…각종 질병 예방 하체운동은 허벅지가 타들어가는 듯한 격한 고통을 안겨주지만, 그만큼 신체 건강에 더할 나위 없이 효과적이다. 꾸준한 하체운동을 통해 강력한 허벅지 근육을 만든다면, 심부전증 등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일본 기타사토대 의대 연구팀은 올해 유럽심장학회(ESC) 학술회는 '2023 심부전' 포럼에서 2007~2020년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입원한 환자 932명(평균 연령 66세, 여성 179명/남성 753명)을 평균 4.5년 동안 추적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허벅지 근육인 대퇴사두근이 튼튼하면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사망 위험이 상당히 낮아진다는 것을 밝혔다. 또한, 대퇴사두근 근육량이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에 비해 심부전을 일으킬 위험이 41%나 낮았고, 대퇴사두근 근력이 증가할 때마다 심부전 위험도 11% 낮아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퇴사두근이 다리 아래쪽의 혈관을 짜줘서 심장으로 혈액 순환을 돕는 제 2의 심장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심부전 예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졌다.
때는 오전 8시30분. 평소 같음 회사 사무실에 다다랐을 그 시간에, 초록 수림이 우거진 산 입구에 왔다. 편한 운동화에 꽉 달라붙는 탄력 반팔티를 입은 차림으로. 가방 안엔 카페인 음료와 닭가슴살이 즐비했고, 노트북과 수첩은 없었다. 입구 근처 민가에서 키우는 귀여운 강아지가 기자를 반겼다. 본인에겐 생명줄과도 같은 닭가슴살을 나눠주며 오늘 운동에 대한 밑그림을 대충 그린다. 그렇게 들뜬 마음으로 상쾌한 아침 바람을 맞으며, 산 정상에 있다는 의문의 공간으로 향했다. △ 산에서 맞이한 아침은 따스했다 산을 올랐다. 하늘은 파랗고, 잎사귀는 푸르스름했다. 어느새 여름이 찾아왔다. 아침 등산은 오랜만이었다. 군대에서 매일 3km 구보로 산을 오를때가 생각났다. 그땐 이유없이 항상 활기가 가득했던 것 같다. 산속에서 맞이한 아침 햇살은 따스했다. 매일 아침 출근해서 사무실에 박혀 있다 점심에 맞이하는 햇살과는 분명 달랐다. 건강 전문가가 아침마다 산에 올라 운동하라고 매체에 나올 때마다 외치는 말이 헛말은 아닌 듯하다. 20분 남짓 올랐을까. 익숙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어제 저녁에 봤던 풍경이다. 거친 숨소리와 활력을 더해주는 신나는 음악이 들려왔고, 중독성 강한 쇠 냄새가 진동했다. 아무리 봐도 헬스장이었다. 그것도 산 정상에 있는. △ 이 모든 것이 무료입니다 '산 속 헬스장'이란 뜻에서 흔히 '산스장'이라 불리는 이곳은 완산칠봉의 정상 장군봉(해발 200m) 바로 밑에 있었다. 보통 철봉과 평행봉만을 갖춘 일반적인 산스장과 달리, 완산칠봉 산스장은 무게를 조절할 수 있는 헬스 머신 4대가 설치돼 있었다. 바벨과 덤벨, 완력기 등 운동에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져 있었다. 일반적인 동네 헬스장과 비견될 정도였다. 어떻게 산 정상에 이런 완벽한 공간이 생긴 것일까. 한창 가슴운동에 정진하던 한 어르신에게 물었다. 운이 좋았다. 그분이 산스장의 역사와 함께한 산증인이었다. 60년 째 완산칠봉에 올라 운동을 해왔다는 시민 김종선 씨(70)에 따르면, 이곳은 1960년대부터 운동을 좋아한 몇몇 시민에 의해 시작됐다. 산속 맑은 공기를 마시며 근력 운동도 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처음에 철봉 등 몇가지 맨몸운동 기구만을 갖췄던 이곳을 애용하는 시민은 점차 늘었다. 그러면서 이들이 기증한 운동 기구는 점차 늘었고, 지난 2014년엔 공단의 지원을 받아 4대의 헬스 머신이 들어와 그럴싸한 헬스장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오늘날에는 산스장에서 매일 운동을 즐기는 동호회 회원 몇몇이 매달 성금을 모아 시민들에게 제공할 물과 음료 등도 구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을 누리는 데 비용은 일절 들지 않는다. 그저 15분 정도 완산칠봉을 오르기만 하면 된다. 운동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된다. 당신이 여기서 원판을 깔짝거리기만 해도, 60년 내공의 은둔 고수들이 알아서 운동을 알려줄 것이다.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 가능하다. 무릎이 아파 산을 오르는 것이 어려운 어르신이나 밀폐된 공간의 탁한 공기에 민감한 사람들도 문제없다. 이곳은 완만한 경사로에 해발 200m에 불과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고, 탁 트인 산 정상의 맑은 공기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운동에 있어 완벽한 요건을 갖췄기에 완산칠봉 산스장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실제 이곳을 찾아 운동을 즐기는 시민이 하루 평균 2000여 명에 달할 정도라고 한다. △ 웬만한 헬스장보다 좋았다 그래도 야외에 갖춰진 운동 시설은 습한 날씨와 비로 인해 쉽게 부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개인 사업 공간도 아니기에 체계적인 관리도 어렵다. 산이 70%인 우리나라에서 유독 산스장이 드문 이유다. 이곳은 어떨까. 카페인 음료를 섭취한 후, 직접 운동해봤다. 가볍게 턱걸이를 해준 뒤, 등 운동을 할 수 있는 랫 풀 다운 머신에 앉았다. 놀라웠다. 케이블이 상당히 매끄럽게 유지돼있어 무게 날림이 없었다. 상당히 무거웠다. 나머지 가슴 운동 머신 2종과 어깨 운동 머신 1종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외관으로 봤을 때 어느정도 녹슨 흔적이 있었지만, 운동감은 웬만한 고가 헬스 머신과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관리가 무척 잘 돼 있었다. 매일 아침마다 운동 기구를 관리하는 동호회 회원들의 덕이었다. 맑은 공기와 수려한 자연 경관을 즐기며 만족스런 운동을 마친 뒤, 창고에 붙어있는 거울에서 펌핑된 몸을 한껏 뽐냈다. 거울 속엔 감출 수 없는 활기를 온몸에 가득 내뿜은 건강한 청년이 담겨있었다. 밀폐된 공간에 다닥다닥 붙은 운동 기구, 사방에 가득한 먼지로 가득한 실내 헬스장에서 담은 거울 속 모습과는 달랐다. △ 노병은 죽지 않는다 산을 오를 때 느낀 것이 하나 있다. 근처 어르신들이 하나같이 몸짱이라는 점이다. 의문은 산스장에 도착해서 해결됐다. 흰 머리가 지긋한 어르신 한 분이 거친 숨소리를 내쉬며 양쪽에 30kg이 넘는 원판의 바벨을 밀어 올리고 있었다. 운동을 마친 어르신의 가슴 근육은 기자의 것보다 더 우람했다. 자존심이 상했지만, 인정하기로 했다. 산 속에서 세월을 이겨내고 홀로 단련을 거듭해온 '노병'을 정크 푸드로 찌든 햇병아리가 어찌 당해낸단 말인가. 이곳의 어르신들은 운동을 통해 과거의 자신을 만나고 있었다. 다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과 호기심에 가득 찬 젊은이의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매일 아침 죽은 눈으로 커피를 마시며 한숨을 푹 내쉬던 20대 기자 본인보다 분명 젊어 보였다. 그렇게 운동을 마치고 하산했다. 기분이 썩 괜찮았다.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있다. 운동은 누구나,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이다. 기존 실내 헬스장만을 다닐 땐, 운동 중에서도 특히 근력 운동은 젊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만이 제대로 향유할 수 있는 분야라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헬스장을 찾는 연령은 대부분 20∼30대의 젊은 층이 대부분이었다.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기자에게 어르신은 공원에서 힘없이 앉아 조용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일반적이었다. 그게 아녔다. 이번 경험을 통해 새로운 면면을 봤다. 이른 아침부터 산에 올라 자신을 가꾸는 어르신의 모습은 분명 기자보다 젊었고, 활기찼다. 운동에 정답은 없다라고 했던가. 마음만 먹으면 나이가 어떻든, 무슨 상황이든지 간에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운동이었다. 삶이 지치고, 무료해질 때. 산에 올라 이곳에서 운동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아마 어느순간 더 젊어진 과거의 자신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100세 시대' 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 얼마 되지 않는 휴식 시간을 쪼개 운동에 투자하는 일명 '운동하는 직장인'이 점차 늘고 있다. '이 기자의 슬기로운 보디빌딩' 기획을 통해 그들의 삶을 체험하고 소개하고자 한다. 고단한 일상에 지친 직장인 모두가 재밌게 운동하며 건강한 몸을 가질 수 있도록 현장 그대로를 담아본다. 군 입대 직전 가슴 아픈 실연을 당한 적이 있다. 당시 바닥까지 떨어진 자존감을 올리기 위해 몸뚱이(?)라도 바꿔 보잔 생각에 홀로 헬스를 시작했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니 점점 운동과 거리가 멀어졌다. 많은 직장 선배들이 '너도 조만간 배가 나올거다'고 자신 있게 예언했다. 그런 위기속에서 문득 '출근 전 운동을 하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 한 두시간 덜 잔다고 죽기야 할까. 16일 오전 6시, 굳은 몸을 애써 일으키며 프로틴 한 잔을 들이켰다. 평소라면 곯아떨어질 시간, 내면의 또 다른 자아가 속삭인다. '헛짓거리 말고 잠이나 자라'. 달콤한 수면의 유혹을 이겨내고 헬스장으로 향한 보상은 만족스러웠다. 시끌벅적한 평소와 달리 인적이 드문 고요한 헬스장의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어린 시절 서울의 유명 놀이동산을 처음 방문했을 때와 같은 설렘이 느껴졌다. 운동에 앞서 고카페인 260mg이 가득 담겨 있는 음료를 입에 붓는다. 아침에 일어난 직후, 공복 상태에 카페인을 섭취하면 몸 안의 혈류를 끌어와 더 큰 힘을 낼 수 있게 도운단다. 잡지에서 봤다. 그닥 눈에 띄는 효과는 없는 것 같지만 운동 직전 반드시 카페인을 섭취하는 편이다. '오늘 운동 잘 되게 해주세요'를 비는 일종의 의식이다. △ 이미 출근 전 운동하는 직장인은 많았다 오늘 운동할 부위는 가슴. '대흉근'이라 불리는 근육이다. 80년대 미국을 주름잡았던 보디빌더이자 영화배우 아놀드 슈왈츠 제네거의 태평양처럼 넓은 대흉근을 떠올리며 탈의실을 나선다. 기자는 운동할 때마다 일종의 '자기 세뇌'를 한다. 자신이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올림픽 결승전에 참가한 '국가 대표 선수'라고 암시한다. 온 힘을 다해 모든 체력을 쏟아 부어 덤벨을 밀어 올린다. 오전 7시30분부터 약 한 시간가량 처절한 가슴운동을 했다. 아직 몸이 덜 풀려서인지 평소보다 낮은 무게로 운동했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활성화되고 활기가 돌았다. 뭔가 '자기 계발에 철저한 부지런한 직장인'이 된 것만 같았다.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후, 첫 아침운동을 진행하며 한 가지 놀라운 점이 있었다. 이른 시간임에도 생각보다 헬스장을 찾은 30∼40대 직장인과 60대 이상 어르신이 많았다. 그동안 아침에 조금이라도 더 자기 위해 알람을 출근 직전까지 촉박하게 맞춰온 과거의 기자 자신에게 회의감이 들었다. △ 운동 후 탄·단·지 섭취는 필수 운동을 마친 뒤, 출근 시간인 9시에 맞춰 서둘러 사무실로 향했다. 유산소 운동을 대체하기 위해 걸어갔다. 졸린 눈으로 애써 하품을 참으며 일터로 향하는 다른 직장인과 과거의 기자 모습이 겹쳐 보였다. 활기차게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휴게실에서 닭가슴살과 바나나, 초코바를 섭취했다. 단백질과 탄수화물, 지방의 적절한 조화를 갖춘 가벼운 식단이다. 운동 직후 1시간∼2시간 내외로 적절한 영양소를 갖춘 식사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운동과 식단, 휴식이라는 3박자가 갖춰져야 더욱 강하고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다. 운동은 열심히 하면서 영양소를 고루 갖춘 식사는 소홀히 하는 것은 그저 단순 '노동'을 하는 것과 같다고 다수의 헬스 관련 전문가는 말한다. 운동으로 근육에 손상을 입혀놓고 더 크고 강한 근육을 위해 회복하는 과정에 영양소를 넣어주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운동하지 않는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장순옥 수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지난 2011년 발표한 '단백질 섭취기준: 단백질 필요량과 추정 방법 및 단백질에너지 적정비율' 논문에 따르면, 가장 건강한 영양소 섭취 비율은 '탄수화물 5, 지방 3, 단백질 2'로 나타났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 식사량의 15∼20% 정도는 단백질을 섭취해야 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 출근 전 운동하자…자신감이 차올랐다. 퇴근한 뒤, 불어난 두꺼운 지방층을 보며 '운동해야겠다'란 생각이 들어도, 밀린 약속이 잡혀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았다. 직장을 다니면서 운동을 하기 위해선 출근 전, 아침에 하는 것이 제격이었다. 그러나 아침운동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원래 많은 에너지를 쓰는 운동을 출근 전에 선행하면, 쉽게 무기력해져 직장 생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사실 오전에 1시간 더 잠을 청한다고 해서 얼마나 피로가 풀리겠느냐만은, 단지 더 자고 싶었다. 이번 도전을 통해 장벽을 완벽히 허물었다. 오히려 아침운동으로 더 건강하고 잔뜩 커진 기자 자신의 몸을 보니 활기가 돌았다. 공작새가 경쟁 상대를 향해 날개를 힘껏 펼치듯, 나 자신은 대단한 사람이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차올랐다. 아침운동의 좋은 점은 또 있었다. 오전부터 몸을 활성화하자, 두뇌 회전이 빨라졌달까. 점심을 먹고 나서야 제대로 일을 시작했던 과거와 달리 오전부터 바쁘게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사이쇼 히로시 작가가 자신의 저서 '아침형인간'에서 시종일관 주장한 '일어나자마자 아침운동 등을 통해 뇌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말이 근거 없는 낭설이 아니었다. 운동이 직장 생활을 방해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실타래처럼 얽히고 섥혀 시도조차 못했던 여러 문제를 다양한 각도로 접근하는 등 이전보다 높은 업무 효율을 보였다. 김갑수 단국대학교 체육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지난 2001년 발표한 '출근 전 아침운동이 직장인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서 "아침 운동에 참여한 직장인이 그러지 않은 직장인보다 대부분 정신건강지수가 높게 나타났고, 우울증 예방에도 효과를 보였다"며 "퇴근 후 저녁운동보다 기상 후 1시간 이내의 근력 운동을 주 3∼4회 진행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곽영길 회장 "전북과 동반자적 협력 관계...실질적 협력 모델 만들어 나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