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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할 수 있다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여름 폭염의 기세도 어느새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온 선선한 가을바람에 자리를 내어주는 결실의 계절 9월이 왔다.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 많은 국민들은 밤잠을 설치며 우리 대표선수들을 응원하면서 짜릿한 승리에 기뻐하고 안타까운 패전 소식에 탄식하며 올림픽 기간을 보냈을 것이다. 이렇게 월드컵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인 제31회 하계올림픽이 지난 8월 22일 폐막식을 끝으로 보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 지었다.이번 브라질 리우올림픽은 대회 시작 전부터 지카바이러스, 치안불안,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정상적 개최에 대한 상당한 우려를 안고 시작한 바 있다.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세계인의 많은 우려를 불식하고 리우올림픽은 큰 사건사고 없이 나름의 긍정적 평가와 함께 막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참가한 205명의 국가대표 선수들 또한 4년 동안 흘린 땀방울의 보람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나름의 선전을 펼쳤다. 양궁과 펜싱, 사격, 태권도, 골프 등 여러 종목에서 세계가 주목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 명장면들을 만들어 냈다. 또한, 메달 획득 여부나 등수와 상관없이 국가를 대표한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4년의 노력을 헛되게 하지 않겠다는 불굴의 의지로 최선을 다한 선수들 모두가 진정한 올림픽의 승자라 할 것이다.언론과 국민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건 받지 못했건 모든 국가대표 선수들의 땀과 눈물의 가치는 충분히 아름다웠고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유난히 눈에 띄었던 점은 세계랭킹 1위 선수들의 부진에 따른 초반 탈락과 랭킹 하위권 선수들의 분전과 메달 획득이 많았다는 것이다. 스포츠의 세계에 영원한 승자와 패자는 없다명제가 증명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스포츠의 영역을 넘어서서 우리네 일상의 삶에서도 현재 일등이고 앞서고 있다는 것이 최후의 승리를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생각을 해 본다.앞서고 있는 사람은 그 자리를 유지하고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해야 하며, 지금 뒤처져 있는 사람도 포기하고 좌절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지금보다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우리 전라북도는 전국 8개 광역도 지자체 중 면적과 인구수는 여섯 번째이고, 경제규모나 소득순위 등 여러 분야에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펜싱 세계랭킹 21위 박상영 선수의 할 수 있다라는 자기 확신과 믿기지 않는 결승전의 대역전극을 보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희망을 품어도 좋을 것이다.이제 리우올림픽은 끝이 났고 국가대표 선수들은 다시 다음 올림픽의 영광과 성취를 위해 4년의 세월을 담금질해야 한다. 또한 우리들 역시 뜨거웠던 여름을 보내며 흘린 땀과 노력들이 헛되지 않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가을의 풍성한 결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때이다.다시 한 번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다소 기대에 모자란 결과에 실망한 선수들에게는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또한, 전북도를 비롯한 지자체와 전북도민 모두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믿음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최선의 노력으로 탁월한 성과를 거두어, 조그맣고 조용한 지역이라는 시선을 뛰어넘어 역동적인 일등 전북의 기치를 높이 날릴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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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08 23:02

선물과 더치페이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선물 및 음식물 비용 기준을 두고 논란이 많다. 음식물비용을 3만 원으로 할 것인지 5만 원으로 할 것인지, 선물비용을 5만 원으로 할 것인지 10만 원으로 할 것인지 서로 다른 입장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어떤 결론이 나서 시행되든지 간에 이 김영란법은 우리 사회와 국민의 사고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을 혁신적인 개혁법안이다. 이 법의 시행에 따라 우리 사회가 선진국형 사고방식으로 변해 갈 것으로 본다.그간 우리 사회에서는 선물하면 좋은 이미지보다는 비싸고 좋은 선물, 상대방의 환심을 살만한 선물,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주는 선물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일본인들한테 수시로 마음과 정성이 담긴 작은 선물들을 많이 받아 본 사람으로서 김영란법 시행을 계기로 선물에 대한 인식과 사고가 바뀌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쓴다.일본에 도착하여 오래된 아파트에 입주하게 되었는데, 일본인들의 관습이 아파트의 위, 아래, 옆 등 이웃한 주민들에게 일본 떡이나 과자 등을 돌려서 새로 이사 왔음을 알리는 관습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자그마한 과자 선물 4개를 사서 옆집 등을 찾아가 새로 이사 왔음을 알리니 매우 반갑게 맞아 주면서 쓰레기 버리는 날 및 방법 등 함께 생활하는 데 필요한 정보 등을 알려 주었다. 그 이후 이웃과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나누면서 쉽게 친해지고 외국 생활에도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작은 과자 한 상자가 이웃 간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 셈이다.예를 하나 더 들면, 35~36도를 넘나드는 여름 백중날 여러 일본인 지인들로부터 소면 등 먹거리를 선물로 받았다. 동봉한 편지에는 이 더운 여름 소면을 드시면서 건강하게 잘 지내시라는 정성 어린 글이 적혀 있었다.일본인들은 남의 집을 방문하거나, 서로 헤어지거나, 축하할 일이 있거나, 위로할 일이 있거나 할 때 수시로 과자, 나무젓가락, 컵, 펜, 손수건 같은 작은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이러한 작은 선물을 주고받는 일이 나에게는 생활의 윤활유와 같이 느껴져 이로 인하여 많은 사람을 사귈 수 있고, 외국 생활임에도 나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이 많이 있음에 감사하며 외롭지 않게 지낼 수 있었다.김영란법이 시행되면 부정부패와 사회를 왜곡시키는 잘못된 선물문화를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로 인하여 고래로 내려온 우리의 미풍양속이 사라지거나 삭막하고 무미건조한 사회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오히려 이웃 간에 작은 정성이 오가고 소외되고 외롭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작은 선물이라도 나누어 가지는 풍습은 더욱 장려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된다.음식물비용의 제한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더치페이 풍조가 퍼질 것 같다. 자기가 먹은 음식비용은 자기가 지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렇게 될 경우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고르게 되고 또한 비용을 생각해서 적당한 가격과 적당량의 음식을 주문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더치페이 확산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고 적당량의 음식만을 주문하는 습관을 몸에 익혔던 것 같다.김영란법 시행을 계기로 그동안 잘못 형성된 선물문화 및 음식 문화가 건전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시정되어, 웃음과 인정이 넘치는 건강한 사회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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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01 23:02

고향 사람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다 죽는다. 인간관계란 사람과 사람사이 이루어지는 인격적인 관계를 말한다. 인간관계에 따라 그 사람의 성공 또는 실패까지 가져오고 주위 사람들까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모든 사람들은 공적이던 사적이던 헤아릴 수 없는 인간관계에서 살아간다. 복잡한 사회활동 속에 많은 사람들과 희로애락으로 공생하면서 고향 사람들 간에 인간관계를 생각하여 보았다.고향엔 조상을 모시고 부모, 일가친척, 어른, 은사, 선배, 동료, 후배, 죽마고우 등 고향사람들이 살고 있다. 고향하면 자연의 고향산천과 추억의 고향 사람들이 생각난다. 그러기에 생각나는 사람들이 고향 사람들이다.전라북도는 후백제의 후예로 독립운동가 민족대표 33인 중 한 분인 박준승(임실출신) 선생을 비롯한 많은 선열들의 혼과 얼이 살아 숨 쉬는 충효열예의 고장이다. 전통 문화유산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서해의 중심지역으로 무한한 발전의 보고지역이다.재경전북도민회(회장 송현섭)는 지난 6월 말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제20대 국회에 등원한 전북 출신 당선자 정세균 국회의장 등 31명과 전북이 시댁인 추미애 국회의원 등 4명과 35명의 당선자들을 축하하는 축하연이 있었다. 한승헌 전 감사원장은 입신하였으니 헌신하라는 말을 전했다. 이 말은 이심전심으로 고향사랑과 나라사랑에 큰 역할을 하라는 주문이다. 정당과 지역구를 초월한 자랑스러운 전북의 국회의원들과 고향 사람들이 한자리를 했다. 실명은 거론치 않아도 고향 사람들은 정치계, 법조계, 교육계, 언론계, 종교계, 예술계, 체육계, 기업계 등 각계각층에서 고향을 빛내고 있다. 고향에서 지방행정을 수행하는 도지사를 비롯한 공무원들과 지방의회에서 의정활동을 하는 지방의원들은 고향을 변화시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고향 사람들은 용광로 같은 애향심으로 고향발전에 중심적 역할을 한다.내 고향 자랑 중 하나만 소개하겠다. 임실군 삼계면 소재 박사골마을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박사가 가장 많이 탄생된 마을이다. 한 개 면 단위에서 현재까지 200여 명의 박사가 배출되어 유능한 석학들이 각처에서 고향을 빛내고 있어 고향 사람들이 자랑스럽다.객지 고향 사람들에게 바라는 마음이 있다. 휴가철이면 가족단위 등 휴가를 다녀온다. 매년 찾아오는 여름철 휴가는 고향으로 다녀오라고 부탁한다. 고향마다 유명한 산, 바다, 계곡, 사찰, 휴양림 등 피서지와 관광지가 많다.고향으로 휴가를 다녀오면 고향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향 사람들을 만나보는 좋은 계기가 되어 양득이 아닐까? 고향여행은 가족사랑이자 고향사랑이고 국내여행은 나라사랑이다. 라는 정신으로 고향에서 휴가도 보내고 고향 사람들과 소통하는 추억의 국내여행을 권장한다.중국의 당나라 시인 두보의 한별 시에 간운보월이라는 말이 있다.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고향의 가족과 집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낮에는 구름을 쳐다보고 밤에는 달을 바라보면서 고향에 가고픈 심정을 말했듯이 지금 고향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무엇이 다르랴! 고향 사람들과 타향에 사는 향우들은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상호 많은 소식을 주고받는다. 고향발전과 성공담과 미담을 들으면 자랑스럽지만 유명을 달리한 소식이 오면 가장 슬프고 가슴 아프다.고향 사람들은 지위, 빈부, 연령, 학력 등 높낮음에 상관없이 동등한 인간관계로 이웃사촌이다. 고향 사람들은 상부상조하고 유무상통하는 미덕의 삶이 있어 행복하다. 이 시대에 사는 전북인들은 어느 곳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백제 후예의 자부심과 고향사랑 정신으로 사는 고향 사람들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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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8.25 23:02

리우 올림픽

요즈음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마지막 열기가 정말 뜨겁다. 스포츠 경기를 좋아하는 필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축구가 열리는 동안 밤잠을 설치기가 일쑤다.월드컵 축구대회는 축구 한 종목만 경기해서 좀 나은 편인데, 올림픽 대회는 우리 선수들이 여러 종목에 출전하기 때문에 리모컨을 돌려보다 보면 어떤 날은 밤을 꼬박 새우기도 한다.우리나라 선수가 승리한다고 하여도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응원을 하느냐는 핀잔을 주위사람들로부터 듣기도 하지만 나 자신이 애국심이 남다르기 때문이라고 강변하고 있다.실제 밤잠을 설쳐 가면서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즐거움인 것만은 사실이다. 응원하는 선수나 팀이 승리할 경우 손에 잡히는 이익은 없지만 왠지 기분이 좋아지고 삶의 활력이 생기고 마치 내가 승리한 것 같아서 그 울림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특히,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실수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할 수 있다는 최면을 걸면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선수들이 벅찬 감동을 주고 있다.어린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고향인 전라북도 소속의 운동팀이나 선수가 좋은 성적을 기록했던 기억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전라북도가 타시도보다 인구도 적고, 변변한 산업 시설도 없는 등으로 도세가 빈약하였기에 그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다만, 역전의 명수로 잘 알려진 군산상고 야구팀이 그나마 가끔 통쾌한 승리를 해 지역도민이 큰 위안으로 삼았던 기억이 난다.그런데 최근에 큰 변화가 생겼다. 전북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전국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브랜드가 3개 늘어난 것이다.전북대학교, 전북은행, 프로축구 전북 현대팀이 그 주인공이다.전북대학교는 교수의 연구실적, 학생 취업률 등을 포함한 다양한 평가지표에서 전국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전북은행은 덩치가 더 큰 광주은행을 인수할 정도로 아주 우량한 은행으로 성장했다.프로축구 전북 현대팀은 잘 아시다시피 최강희 감독의 이른바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로 우리나라 프로 축구의 정상권에 있는 팀이다. 내 고향에서 각고의 노력으로 전국 브랜드로 자리 잡기 시작한 기업과 대학, 스포츠 팀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마치 내가 큰 성과를 이룬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고 술자리마다 자랑하는 횟수가 늘어나 삶의 쏠쏠한 재미가 더해지고 있다.아무튼 타향살이에 지친 사람들은 가끔 들려오는 고향 연고팀들의 선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잔잔한 삶의 탄력을 받곤한다.다시 생각해 보자. 리우 올림픽에서 선전하는 우리 팀을 밤잠을 설치면서 응원하는 것도 우울한 일상생활과 팍팍한 삶을 벗어나려는 나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나아가 복잡한 사드 배치와 북핵 문제, 각종 게이트 등 세상을 어지럽히는 복잡한 스트레스를 벗어나 명쾌하고 정정당당한 리우 올림픽 스포츠 현장에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는 게 당연한 것 같다.뜨거운 여름 열기보다 더 달아오른 선수들의 땀의 결실들, 메달을 향한 그들의 거친 호흡과 심장 뛰는 소리, 그 동안 흘렸을 땀방울과 값진 노력을 보면서 조금씩 나태해지는 자신을 채찍질하는 의미도 있다.전북 연고팀이나 기업, 학교가 선전하면 기분이 살아나듯 리우 올림픽에서 값진 메달을 따내는 우리 선수들의 파이팅을 보면서 내 삶의 좌표와 기울기를 다시 조율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그래서 리우 올림픽이 열리는 이 여름이 마냥 덥게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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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8.18 23:02

"나 하나 쯤이야?"

고구려의 연개소문은 죽기 전 자신의 세 아들에게 너희 형제는 물과 고기처럼 화목해야 한다. 절대 다투지 마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러나 세 형제는 반목했고, 만주 대륙을 호령했던 고구려의 역사도 그렇게 끝이 났다. 제아무리 강대한 국가라 하더라도 내분이 생기면 쉽게 무너질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미국의 만년꼴지 미식축구팀 세인트루이스 램스를 슈퍼볼 우승으로 이끈 명감독 딕 버메일은 조직을 승리로 이끄는 힘의 25%는 실력이고 나머지 75%는 팀워크라는 말을 남겼다. 스포츠의 세계에서도 소수 스타플레이어의 반짝 활약보다는 팀워크가 더욱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또한 주역에 이르기를이인동심(二人同心) 기리단금(基利斷金) 이라 하였다. 즉 두사람이 합심하면 그 날카로움이 단단한 쇠라도 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처럼 어떠한 조직이건 그 구성원간의 협동과 화합은 시대와 지역을 넘어 인류의 역사를 지탱해 온 중요한 화두로 기능해 온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오랫동안 한국 사회는 이러한 전통을 삶의 방식 곳곳에서 이어왔다. 나 하나의 이익보다는 조직과 공동체를 중요하게 여기며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길을 당연하게 택했다. 올해 초 인기리에 방영된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에서처럼 그 시절 우리는 남의 집에서 가족처럼 식사를 하고 이웃의 고민과 아픔 또한 함께 나누었다. 대문을 열어놓은 채로 서로 왕래했고, 아랫집이 음식을 하면 더 많은 양을 해서 윗집에 나누어 주곤 했다.그러나 한국 사회는 급격한 경제성장기를 거치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빽빽한 아파트가 숲을 이룬 도시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웃과의 친밀함과 협동의 가치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모습에서 고성장의 그늘을 보는 것 같아 때때로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된다.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의 주관적 가치만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나와 내 가족만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사회현상이라 할 것이다.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도를 지나쳐 너나 할 것 없이 남을 의식하지 않고 배려와 관용의 미덕을 잃어버린다면 그 혼란의 피해는 결국 우리 모두에게 부메랑처럼 되돌아 오지 않을까?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자존감을 지키는 것은 분명 옳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타인과 사회에 대한 관용과 배려가 없는 자기 중심적 사고와 행동으로 변질될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나 하나 쯤이야라는 사고는 우리 사회의 고유한 풍습인 협동과 화합의 문화를 해치고 여러 가지 부정적인 현상을 양산하고 있다.활력을 잃어가는 경제상황과 청년층의 실업난 가중, 사회 양극화 등으로 인해 삶이 팍팍해지면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마음에 불신과 피해의식이 자꾸만 쌓여가는 것만 같다. 층간소음이나 주차문제 등으로 이웃과의 심한 분쟁이 발생하고 심지어 목숨을 잃게 만드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세태는 과거의 시각으로 볼 때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일이 아니던가.필자는 이러한 사회구성원간의 갈등과 반목을 줄이고 협력과 화합의 길을 가기 위해 오랜 세월 우리의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는 협동의 정신을 다시금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서로의 마음과 힘을 합하여 모든 일을 함께해 나간다는 협동의 본질적 가치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아무쪼록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다양한 분야에서 나와 내 가족만을 생각하는 편협한 사고를 넘어 모두의 이익과 안전을 먼저 생각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관용과 배려로 하나가 되는 길이요, 진정한 협동의 의미를 찾는 질문에 응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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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8.11 23:02

칠레와 아르헨티나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다녀왔다.칠레의 남북길이는 4270㎞로 서울에서 싱가포르까지의 거리와 거의 비슷하며, 비행기로도 6시간 반이 걸리는 길쭉한 나라이다. 칠레는 동쪽으로는 3000~5000m의 안데스산맥이 가로막고 있고, 서남으로는 태평양이며, 페루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쪽은 아타카마(Atacama) 사막이 펼쳐져있어 칠레인들은 자기 나라를 섬 아닌 섬이라고 부르고 있다.잘 알고 있듯이 칠레는 우리나라가 FTA를 체결(2004년 4월 발효)한 첫 번째 나라이다. 자동차, 휴대폰, 컴퓨터 및 가전제품 등 산업이 발전한 우리와 농산물과 광물이 풍부한 칠레와는 산업구조가 서로 보완적이어서 양국이 윈-윈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FTA 체결 이후 12년이 흐른 지금 양국의 교역량은 4.5배 증가하고, 칠레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동차는 한국산 자동차이고, 가장 좋아하는 가전제품도 한국산이며, 한류 열풍 또한 강하게 불고 있다. 산티아고 시내를 질주하는 많은 자동차들이 한국산이며(시장 점유율 1위),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가장 비싼 값으로 팔리고 있다.칠레 또한 한국과의 FTA 체결을 통하여 큰 국가적 이익을 얻고 있다. 칠레로서는 한국이 제4위의 수출국이자 제6위의 수입대상국이다. 2014년을 기준으로 칠레가 24억불의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칠레는 2004년 한국과의 FTA체결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 태국, 싱가포르, 브루나이, 뉴질랜드 등 아시아지역과의 경제개방 정책을 확대해 나갔다.칠레는 강력한 개혁개방정책을 펼치며 중남미 각 국과의 연대 강화 및 남미 공동시장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으며, 미국, EU 등과도 FTA 체결 등을 통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중남미에서 가장 역동적인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아르헨티나하면 먼저 빈민층의 딸로 태어나 온갖 역경을 딛고 퍼스트레이디가 된 에바 페론과 그녀에 대한 뮤지컬 에비타의 대표곡 Don t cry for me Argentina가 떠오른다.아르헨티나는 1920년대만 하더라도 세계 5위권의 선진부국으로 엄마 찾아 삼만리의 배경이 된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아르헨티나를 찾아 이탈리아 스페인 등 많은 유럽인들이 몰려 들어간 그런 나라였다.아르헨티나는 키르츠네르 부부 대통령 시절(2003년~2015년) 과다한 무역규제 정책(사전수입신고제)과 외환사용 통제 정책 등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외국인 투자가 감소하여 저성장이 지속되고 물가는 상승하였다.아르헨티나는 남미 대서양연안 국가들의 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MERCOSUR: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베네수엘라)를 주도하고 있지만, FTA체결 등에 있어서는 5개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어 개혁개방이 지지부진 하고 있다.부에노스 아이레스 시내에서 한국 자동차는 간혹 한 대씩 눈에 띄는 정도로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 정부가 메르코수르와 FTA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메르코수르 측이 미온적이다.우리가 대원군의 쇄국정책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세계사를 돌아보면 개혁개방과 교류협력으로 나아간 국가는 성장번영하고, 반대로 쇄국과 폐쇄체제로 간 국가는 뒤쳐지고 쇠망으로 간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이에 비추어 우리도 열린 마음으로 자신을 개방하고 상대방과 좋은 관계 형성에 힘쓸 때 가정과 사회가 바로 서고 국가 번영의 기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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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8.04 23:02

애향(愛鄕)

타향은 고향과 반대되는 말이다. 타향은 고향이 아닌 다른 고장을 말하고 고향은 자기가 태어나 자란 지역과 조상들이 대대로 살아온 곳을 말한다. 고향은 고구 또는 고토라 부르고 타향은 이향이라 부른다. 고향을 사랑하고 고향을 지키면서 사는 삶을 고향살이라 하고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외로움을 달래며 사는 삶을 타향살이라 말한다. 그러나 지금은 고향살이보다 타향살이가 더 많다. 타향살이가 능숙하지만 고향을 잊어서는 안 된다.전라북도는 우리나라 서남부에 자리 잡고 있다. 동쪽으로 소백산맥이 장엄하게 뻗어 있고 서쪽으로 바다의 보고 황해가 흐른다. 남쪽으로 노령산맥이 구릉성 산지를 이루고 북으로 금강이 유유히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충효의 고향 임실을 비롯한 전라북도는 지난 60년대에서 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발전이 가장 낙후되고 빈궁한 지역으로 식생활을 해결하기 위해 너도나도 고향을 떠나야 했던 암울한 생각이 떠오른다. 지금은 국책사업인 새만금사업 준공으로 여의도 크기 약 140배 규모의 면적이 발생하여 우리나라 지도가 바뀌고 국운이 달려 있는 전라북도가 자랑스럽다. 자연 환경은 유년시절 그대로 오염되지 않고 노년이 된 지금도 청아하고 깨끗하다. 이 또한 전라북도가 자연을 보호하고 있어 자랑스럽다. 사람마다 탯자리가 있다. 내 탯자리는 성수산자락으로 앞산에 오봉산이 뒷산에 멍덕봉이 부부처럼 마주보고 작은 산들이 형제처럼 호위하고 왕방호수가 넘실대는 하늘만 보이는 평화의 작은 산골마을 중 벽촌이다.어깨에 책보를 둘러메고, 검은 고무신 신고 제기차고, 짚신신발 신고 새끼줄로 만든 공을 차고, 자치기와 패치기했던 어린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시냇가에서 발가벗고 멱 감고 물장구치며 산에 올라 산딸기, 산머루, 오두개로 허기진 배를 채웠던 철없던 청소년시절의 고향이 명상에 잠겨온다.수구초심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여우는 죽을 때가 되면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이 있는 언덕으로 향한다는 말이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말이다. 타향에서 살아도 노년이 되면 고향을 찾아 여생을 보내다 죽고 싶어 한다. 타향에서 죽음을 맞는 사람들도 몸만은 고향산천에 묻히고 싶어 한다.벌초, 성묘, 명절 때 교통체증으로 많은 고생과 오랜 시간을 소모하면서 고향을 찾는다. 고향에 가면 성묘 드리고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과 고향 어르신들과 죽마고우들을 만나보기 때문이다. 고향은 누구나 있다. 고향은 어머니 품안과 같아 타향살이하는 사람들은 금의환향은 못해도 고향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고향을 찾는다.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는 말이 있다. 타국에서 타향에서 고향처럼 살지만 고향을 찾지 못하고 향수병을 안고 살아가는 실향민들이 많아 가슴이 아프다. 지금은 향수가 잊혀가는 세태가 되어 안타까움이 많다. 그러나 시골 고향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타향에서 살지라도 고향을 잊지 못할 것이다.고국과 고향을 떠나 타국과 타향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다. 고국살이가 아니고 타국살이를 하는 사람들은 고국을 얼마나 그리워하랴! 천리만리 타향에서 고국과 고향이 그리우면 가수 고복수의 타향살이, 남진의 타향, 오기택의 고향무정 등 망향가를 부르며 살고 있지 않을까?타향에선 고향 까마귀만 보아도 반갑다. 는 말이 있다. 이는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사는 삶이 외롭다는 말이다. 객지에서 향우들을 만나면 반갑고 정감이 넘쳐흐른다. 타향살이 하는 사람들은 향우회를 구성하여 향우애로 이웃사촌처럼 살아간다. 고향사랑이 가족사랑이고 나라사랑이다. 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한민국 금수강산 고국에 살고 있으니 너무나 행복하다. 고향을 지키며 흙과 살고 있는 고향향우들이 가장 행복하고 멋있고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 고국과 고향에 살면서 여생을 보내는 행복한 삶이 영유되기 바란다.△홍춘표 회장은 제5대 서울 구로구의회 부의장과 의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문인협회 구로지부장, 구로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장, 한국경비지도사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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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7.28 23:02

개헌 논의를 바라보며

최근 제20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개헌론이 봇물 터지듯이 밀려 오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을 필두로 상당수의 정치인들이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언론에서도 심심찮게 개헌에 관한 글들을 게재하고 있다.필자는 개헌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사법시험 1차(객관식)시험 헌법 과목에 우리 헌정사에 관한 문제가 1문제 정도는 반드시 출제되는 경향이 있어서 이에 대한 준비를 하여야 하는데 헌법이 9차례나 개정이 되었던 관계로 공부할 분량이 많아서 헌법 개정이 되지 않았더라면 하지 않아도 될 공부를 하고 있다는 푸념을 마음 속으로 했던 기억이 난다.우리 헌법은 1948년 7월 12일 제헌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되고 같은 달 17일 공포되어 시행된 이래 9차례의 개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으나, 개헌의 대부분은 권력자들이 자신의 집권을 연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였으니 우리 개헌의 역사가 결코 자랑스럽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주지하다시피, 이승만 대통령 시절에 2차례의 헌법 개정이 있었는데 1차 개헌을 발췌(拔萃)개헌, 2차 개헌을 사사오입(四死五入)개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1차 개헌인 발췌개헌은 집권당인 자유당에 유리한 일부 내용 만을 뽑아서 개정안을 만들어서 발췌개헌이라고도 표현되는 것으로, 계엄령을 선포하고 일부 국회의원을 감금한 상태에서 표결을 하여 개헌안이 통과시켰고, 2차 개헌인 사사오입 개헌은 개헌안에 대하여 표결한 결과 찬성표가 1표가 부족하여 부결되었는데 하루가 지난 후에 반올림을 하면 소수점 이하 0.5 미만은 버려야 하니까 가결되었다고 하는 해괴한 논리를 동원하여 헌법 개정을 하여서 사사오입 개헌이라고 불리우는데, 이승만 대통령 시절의 2차례 헌법 개정 모두 민주적 정당성을 심각하게 결여한 것이라 할 것이다.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도 2차례의 헌법 개정이 있었는데 모두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비민주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969년의 6차 개헌은 대통령이 3번 이상 할 수 있도록 개정하여 3선개헌이라고 불리우고, 그후 개정된 유신헌법은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들이 대통령을 선출하도록 하여 대통령의 선출을 간선제로 바꾸어서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하였을 뿐 아니라 긴급조치 등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많은 내용들을 담고 있는 등 지극히 비민주적인 내용들로의 개정이었다.다만, 지금 시행중인 헌법은 비록 신군부와 3김으로 대표되는 기성 정치인들의 야합으로 만들어졌다고 폄하하는 의견이 있기는 하나, 1987년 6월의 민주화 항쟁을 통한 민주화와 대통령 직선제의 요구가 수용되어 만들어진 자랑스러운 것이라 할 것이다.헌법이 개정된지 30년이 지난 지금 개헌에 관한 논의가 시작되는 것은 시대 상황의 변화 등에 비추어 보면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헌법 개정을 논의함에 있어서는 헌법의 최고 가치인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헌안 대부분은 대통령 4년 중임제, 분권형 대통령제, 내각책임제 등 이른바 권력구조 개편에 관한 부분에만 집중되어 있는 듯하다. 일반 국민의 입장의 입장에서 보면 권력구조가 대통령제로 되든지 아니면 내각책임제로 되든지 별반 차이가 없고, 권력구조 개편에 관한 논의가 가열될 경우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국론이 분열되고 혼란만 가중되는 결과가 초래될 뿐 국익에도 별로 보탬이 되지 않는다.모쪼록, 헌법 개정을 논의함에 있어서 헌법이 가지는 숭고한 의미를 되새기고 변화된 시대 상황을 반영한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여 모든 국민이 더 행복해 질 수 있는 방향으로의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한동영 위원은 울산지검 차장검사,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장검사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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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7.21 23:02

농협의 미래 비전과 農道 전북의 미래 비전

필자가 2년 6개월간의 전북지역 농협 본부장직을 수행하고, 농협은행의 부행장직을 맡아 서울에 온 지 어느덧 반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그간 내가 소속된 농협 조직을 둘러싼 제반 환경과 경영여건이 녹록지 않다 보니 수구초심(首丘初心)의 향수(鄕愁)를 누릴 여유도 없었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하지만 다행히도 이렇게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신문의 지면을 통해 고향 분들을 만나고 다양한 소식과 정(情)을 나눌 기회를 얻게 된 점은 매우 감사한 일이라 하겠다.내가 30년을 훌쩍 넘겨 몸담은 농협은 지난 7월 1일 창립 55주년을 맞았다. 지난 반세기 동안 농협은 전국 300만 농업인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해 온 결과, 매출액 기준 세계 6위, 농업 분야 1위의 협동조합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었다. 또한, 농촌 지역 고리채 문제 해소, 농기계 사업을 통한 농업 생산성 향상,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등 굵직한 농업 관련 현안 해결에도 이바지하였다.이렇듯 농협은 농산물 생산과 유통지원, 금융편익 제공에 이르는 다양한 영역에서 국내 최대의 농업생산자단체로서 협동조합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반면에 이런 외형적 성장과 자긍심의 이면에는 피치 못할 부정적 측면이 숨어 있다는 점도 역시 부인할 수 없다. 농협이 이러한 성장 과정에서 농업인을 위한 조직이라는 본분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내외부의 우려 섞인 시선이 적지 않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사실 이러한 우려를 단순한 기우로 치부하기는 쉽지 않다.우리 농업·농촌은 인구감소와 고령화라는 내부의 적과 시장개방과 경제성장의 둔화에 따른 농업소득 감소라는 외부의 적을 맞이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시기에 농협이 농업인들의 신음하는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수고로움을 덜기 위한 진실한 노력을 해 왔는지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로 뛰어야 할 때라 할 것이다.창립 55주년을 계기로 농협은 농심(農心)이 살아 있는 농협다운 농협, 농업인에게 희망을 주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농협을 구현하고자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였다. 또한 이러한 미래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10만 임직원이 항상 깨어 농업인과 고객을 위해 무한 봉사하고 농업인 조합원의 소득 증대, 국가 경제 발전에 공헌하고자 하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우리 고장 전북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대표 농도(農道)’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전북도가 도정의 주요 지표로 삼아 추진하고 있는 ‘농민과 함께하는 삼락(三樂)농정’의 3가지 핵심과제인 보람 찾는 농민, 제값 받는 농업, 사람 찾는 농촌은 결국 앞서 강조한 농협의 미래비전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하고 우리 사회와 경제가 제아무리 복잡하게 변화를 거듭한다 해도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는 근본은 농업이고 우리네 마음의 고향은 언제나 농촌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지난 55년을 이어온 나의 직장 농협의 미래가 이번에 새롭게 제시된 비전 달성을 통해 밝게 빛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출범 120년 차 나의 고향 전북의 미래 역시 도정의 모든 지표가 차질 없이 달성되어 행복으로 가득하길 기원한다.농협의 밝은 미래와 전북의 희망찬 미래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내 마음속 다짐의 끈을 다시 한 번 힘껏 조여 보리라 다짐해 본다.△박태석 부행장은 부안 출신으로 농협대학교를 졸업하고 농협중앙회 전북지역본부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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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7.14 23:02

개화산 기슭에 사는 이유

고향!누구나 고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포근함과 그리움에 젖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나처럼 임실 산골 출신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눈을 감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고향모습은 첩첩이 쌓인 시골 산들의 모습이다.봄이 오면 온 산을 진달래가 붉게 수를 놓는다. 여름이면 짙게 녹음이 우거진 산에서 요란하게 울어대던 매미 소리가 지금도 귓전을 울리는 듯하다. 가을이 되면 온갖 형형색색으로 물든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듯한 고향 모습이 눈에 각인 되어있다. 겨울엔 토끼와 발을 맞춘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함박눈이 펑펑 내려 하얗게 쌓인 고향 산의 모습이 떠오른다.내가 22년 전 개화산 기슭에 지어진 낡은 아파트를 떠나지 못하고 사는 이유는 고향산천의 모습과 냄새를 조금이나마 느껴 보고픈 마음 때문이다.개화산은 내가 사는 아파트를 비롯한 방화택지개발지구를 거의 270정도 휘감고 있다. 그야말로 도심 속 시골이 바로 이곳 방화지구이다. 직장이 있는 여의도는 정치와 금융의 중심지답게 매일 여론의 주목을 받으며 사람이 넘쳐나는 혼란스러운 곳이다. 주간에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자동차로 17여분 떨어진 개화산 자락으로 돌아오면 시골 고향에 온 듯한 편한함이 느껴진다. 차를 몰고 한강을 따라 개화산으로 돌아가는 그 길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며, 그 순간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기도 하다. 처가는 목동에 있는데 여러 번 목동으로 이사를 오라고 했었다.그리고 실제로 목동으로 갈 수 있는 기회도 여러 번 있었다. 일본 동경 주재관으로 갈 때, 교토로 유학 갈 때 등 그러나 난 번번이 이 고향을 느낄 수 있는 개화산을 버릴 수 없었고 그때마다 고향 같은 개화산에 눌러앉았다.아이들도 학군이 좋은 목동으로 보내라고 여러 번 연락이 왔었지만, 그때마다 난 어린 시절 친구들과 산으로 들로 뛰어놀던 때를 생각하고, 아이들이 자연과 매일 접하고 대화하면서 자라주기를 바랐다.개화산은 나에게 정말 많은 것들을 가져 다 주고 있다. 개화산에 있기에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공기가 깨끗하다. 개화산이 불어 주는 시원한 바람 덕택에 에어컨 없이 살고 있다. 주말 등에도 별도로 등산 계획을 세울 필요가 없이 시간 날 때마다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어린 시절 고향에서 느꼈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손으로 만져 보며 살고 있다.UN이 발표한 2015세계행복보고서에서 우리나라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984점으로 158개 조사 대상국 중 47위였다. 더 잘살게 되고 생활이 윤택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외로움을 느끼거나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훨씬 더 늘어났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됨으로써 어렸을 때부터 산이나 강 같은 자연과는 동떨어진 곳에서 생활함으로써 정서가 메마르고 마음에 여유가 없는 생활을 지속함이 하나의 원인일 수도 있다.행복감은 거창한 것에서 느끼기보다는 얼굴에 스치는 한 줄기 바람, 석양에 지는 노을, 들판에 핀 노란 야생화 등 오히려 작은 것에서 느끼는 경우가 훨씬 많다.각박한 서울생활에서도 수시로 나를 낳고 길러준 고향 전북 임실 신덕 수천을 마음속에 그리면 부모형제와 마을 이웃들 그리고 고향산천이 영화의 화면처럼 펼쳐지면서 행복감을 느끼곤 한다. 22년여를 나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 준 개화산을 통해 언젠가는 돌아갈 고향을 그려본다.△이인섭 실장은 일본 동경 한국대사관 입법관, 국회 감사담당관, 법제실 경제법제심의관, 제주세계자연보전총회 추진기획단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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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7.07 23:02

블루오션으로 다시 도약하자

바다! 조용히 바다를 불러본다. 우리에게 바다는 무엇인가? 선사시대 인류는 해안가에 모여 살면서 어패류를 주식으로 삼았다. 인류의 시초부터 함께 한 바다는 수 세기 전만 해도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동양에서는 바다를 깊고 깊은 밤이라 하였고, 인도나 영국의 고대어에서 바다는 사막, 밤과 유사어 내지 동의어였다. 지금도 바다는 아득하고 거대한 미지의 공간이지만, 우리는 바다를 이용하면서 역사를 발전시켰고, 바다와 더불어 힘차게 살아가고 있다.세계 교역은 대부분 바다를 통해 이루어진다. 2012년 기준으로 세계 교역량 5억1100만TEU 중 해상운송이 95%를 차지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해상운송이 전체 교역량의 99%에 이른다. 또한, 바다는 우리에게 영양분을 공급해준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지난 50년 간 두 배 가까이 늘었다.바다를 개척하려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해양플랜트산업으로 바다 속 석유를 뽑아내기도 하며, 세계 주요국들은 바다 속 3000미터 깊이에 있는 심해저광물을 채취하기 위하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홍합에서 접착물질을 발견한 것처럼 해양생물자원에서 새로운 기술원천을 발굴해내기 위한 연구는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해양수산업의 부가가치가 2010년 약 1.5조 달러(세계 총부가가치의 약 2.5%)에서 2030년까지 약 3조 달러로 2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주요국도 해양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13년 현재 우리나라 GDP에서 해양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2%이며, 해양수산부는 수산업의 수출전략 사업화, 해양심층수 개발, 크루즈, 마리나 항만 개발 등을 통하여 2030년까지 GDP 기여도를 10%로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그렇다면, 서해를 둘러싼 해양수산업의 미래는 어떠한가? 서해는 평균 수심 40미터 정도의 얕은 바다로, 해류보다 조류가 훨씬 강하며, 세계 5대 갯벌인 서해 갯벌이 펼쳐져 있다. 역사 문화적으로 보면, 백제, 신라가 당나라와 교역할 때 황해를 중심으로 해상 무역이 성행하였고 통일신라와 고려시대 때에도 중국과 소통하는 바닷길이 이용되었다.전라북도는 서해를 배경으로 해양수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무수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우선, 군산항은 1990년대부터 중국, 러시아와의 교역량이 증가함에 따라, 군산신항만 개발을 적극 추진하여 서해중부권 관문항구로서 성장하고 있다. 또한, 새만금 신항만은 동북아 물류거점, 해양관광과 레저기능을 포함한 복합거점 항만을 목표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해양관광자원도 풍부한 편이다. 신시도, 선유도, 고군산군도 등 아름다운 섬들은 어디에서도 빠지지 않는 자랑거리이다. 아름다운 풍경과 먹거리로 유명한 변산해수욕장이나 신시도해수욕장과 같은 전북지역 해수욕장은 앞으로 전북의 해양관광의 중심지가 될 것이다.수산업 또한 발전 가능성이 크다. 전북 내수면 양식은 전국 양식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미꾸라지의 80%, 향어 78%, 금붕어 68% 등 전북은 전국 내수면 양식 생산량의 19.5%를 생산하고, 생산금액은 22.2%를 차지한다. 특히, 고창 풍천장어는 고창 복분자와 함께 고창 복분자장어 푸드 테라피 사업을 통하여 수산물에서 지역 내 관광자원으로까지 발전하였다.바다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우리는 수많은 선물을 주는 바다의 넓은 품 안에서 새로운 시대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하여야 한다. 이제 전북이 지닌 해양수산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중장기적인 비전과 계획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전북이 보다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길에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바다가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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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30 23:02

웃음

거리를 거닐 때마다 놀라는 일 중의 하나는 사람들의 표정에 웃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마치 세상의 번뇌를 다 짊어진 것처럼 인상을 쓰거나 성난 사람처럼 걷는 사람이 많다. 간혹 미소를 머금은 채 오가는 사람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웃음은 대인관계를 부드럽게 하고 삶을 즐겁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미소는 최고의 유니폼이라는 말도 있다. 부모가 미소를 머금고 밝은 얼굴로 살아가면 자녀들은 자신감이 넘치고 긍정적인 인생관을 갖게 된다. 미국의 한 교육학자는 부모가 자녀와 함께 한 번 웃는 웃음은 500만 원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보통 3초 안에 결정되는 첫인상은 웃는 얼굴과 웃음소리가 93%를 지배한다고 한다.우리 속담에 소문만복래, 일소일소일노일노(笑門萬福來, 一笑一少一怒一老)라는 말이 있다. 웃음이 있는 곳에 건강과 행복이 따른다는 말이다. 또 서양에도 웃음보다 더 좋은 명약은 없다는 격언이 있다. 이런 걸 보면 웃음이 신으로부터 받은 최고의 선물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된 수사는 아닌 듯하다요즘 과학자들은 웃음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웃음과 건강에 대한 연구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1930년대 척추암으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하버드대학 교수가 웃음 치료로 병이 완치되고 30년을 더 생존하게 된 이후 웃음에 대한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고 한다.웃으면 우리 몸의 군대 격인 백혈구와 면역글리불린이 많아지고, 면역을 억제하는 코르티졸과 에프네피린은 줄어들며, 뇌에서 엔돌핀과 엔케팔린 등의 물질이 나와 고통이 줄어들고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한다. 웃는 데 인색하면 심장마비, 뇌졸중에 잘 걸리고,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5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사람이 한번 크게 웃을 때는 몸 전체 650개 근육 중 231개의 근육이, 얼굴 근육 80개 중 15개가 움직여 에어로빅을 5분 동안 하는 효과를 내며, 윗몸 일으키기를 25번 정도 한 효과와 비슷하다고 한다.건강은 웃음의 양에 달려 있고, 하루에 15초를 웃으면 이틀 더 오래 산다는 주장도 있다. 이렇게 웃음의 효과가 계속 확인되자 병원들은 웃음을 질병 치료의 수단으로 쓰기 시작하였다. 하루 한 번 실컷 웃으면 의사를 멀리할 수 있다는 속담이 사실로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웃음을 통해 불치병인 강직성 척추염에서 회복한 뒤 웃음치료의 불을 지핀 UCLA 교수 노먼 커즌즈는 웃음은 우리 몸에 있는 완전한 약국이며, 질병의 방탄조끼라며 웃는 사람에게는 어떤 세균과 바이러스도 들어갈 수 없다고 역설하였다. 이후 구미 각국에서 웃음치료, 유머치료가 퍼졌으며, 현재 미국의 많은 병원이 유머도서실과 유머이동문고 등을 운영하고 있고, 코미디치료단을 운영하는 병원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유머치료를 도입한 병원은 없는 것 같다.웃음은 경영학 측면에서도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유머감각을 갖는 데는 돈이 들지 않지만 유머 감각을 갖지 못하면 많은 비용이 든다거나, 웃음은 최고의 전략이라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다. 어떤 주식 애널리스트는 사원들이 많이 웃는 회사의 주식을 사면 성공 확률이 아주 높다고 말한다.이러한 웃음의 효과를 높이려면 될수 있는 대로 크게 웃고, 10초 이상 길게 웃고, 배와 온몸으로 웃어야 한다고 한다.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하루 한 번은 거울을 보며 온몸으로 크게 웃는 것을 생활화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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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23 23:02

다시 새만금!

최근 새만금 사업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방조제 착공 이후 25년이 지난 현재까지 매립면적이 목표의 20%에도 못 미치고 삼성 등 대규모 민간투자 유치가 무산되었다고 한다. 작년 말 발표된 새만금 수질 중간평가 결과 2020년까지 농업용지는 목표수질(4등급)을 달성할 수 있으나 도시용지는 3등급 목표수질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었다. 4년 전 총리실 새만금추진기획단에서 근무했었고 현재 새만금 사업 일부 예산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처지에서 마음이 무겁다.새만금 사업은 국책사업이면서 전북도민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새만금 호수로 흘러드는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에 거주하는 인구비중이 전북 전체의 85%에 달하는 숫자상의 의미를 넘어 새만금 사업을 통해 오랜기간 지속한 전북의 경제침체를 반전시킬 수 있다고 인식됐기에 새만금 사업에 거는 도민들의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그런 만큼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한 데 대한 실망감과 중앙정부의 지원에 대한 서운함이 큰 것 같다.그러나 경제개발 초기 국가주도의 개발사업 때와는 여건이 많이 달라졌다는 점을 인정해야만 한다. 투자주체인 기업의 역할이 커졌으며 정부는 민간투자의 물길을 터주기 위한 제도 마련과 인프라 개발로 그 역할이 축소되었다. 정부는 지난 2011년 3월에 새만금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하여 10.9조 원의 재정을 인프라 개발 및 새만금 수질개선 등에 투자하기로 하였고, 2013년 9월에는 정부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새만금개발청을 출범시켰다.새만금사업을 둘러싼 여건변화는 정부와 시장 간 역할과 기능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제시되었듯이 현재 인류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맞이 하고 있다. 중후 장대형 산업과 대규모 고용창출형 일자리는 급격히 줄어들고 ICT를 기반으로 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 이를 대체할 것이다. 이에 따라 미래형 먹거리 산업을 발굴하고 이를 수용하기 위해 새만금 토지이용계획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할 것이다.새만금 사업의 성패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달려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정부도 2014년 7월 양국 정상 간 논의와 경제장관회의 등을 거쳐 새만금 지역을 우리나라 유일의 한중 FTA 산업협력단지로 선정하였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서해안의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한중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인천은 물론 황해경제자유구역의 포승과 현덕지구 역시 대중국 수출입 전진기지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중국은 대국굴기 차원에서 신실크로드 사업에 해당하는 일대일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의 이런 정책흐름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일대일로의 시작점을 한반도에서 정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실크로드는 신라시대 수도 경주에서 시작되었다는 주장도 있지 않은가? 익산-포항간 고속도로와 전주-김천간 철도를 통해 신실크로드의 중간 기착지로서 새만금의 위상을 재정립시키고 새만금 투자의 원천을 서쪽인 중국에서만 찾지말고 동쪽으로도 눈을 돌려야 한다.새만금 매립지를 남북교류의 장으로도 활용가능하다. 접경지역은 아니지만 해상교류를 통해 남북간 교류가 충분히 가능하고 북한의 비상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시대적 사명인 동서화합과 남북통합을 새만금사업을 통해 구현할 수 있다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새만금사업 추진에 임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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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16 23:02

수구초심

슬라브 무곡, 신세계 교향곡, 유모레스크 등으로 유명한 드보르작(1841~1904)은 체코의 국민 작곡가로 크게 추앙받고 있다. 그는 런던, 모스크바, 뉴욕 등 전 세계를 여행하며 새로운 세계에 크게 흥미를 가졌다. 뉴욕에서는 국립국악원장까지 지내며 안정된 생활을 영위했다. 그런 그도 만년에 들어서는 향수를 이기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볼타바 강변의 조그마한 시골 마을에서 생을 마감했다. 드보르작의 대표작은 고향인 보헤미아의 정서와 향수를 표현한 작품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네덜란드는 전 국토의 1/4 가량이 바다보다 낮은 땅이다. 전국을 돌아다녀봐야 변변한 산이나 하천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죽했으면 나라 이름도 낮은 땅이라는 뜻일까? 그래서인지 네덜란드인들은 일찍부터 신대륙을 찾아 나섰다.17세기 초반 허드슨강 유역을 탐험한 후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고 고향인 암스테르담을 본떠 뉴암스테르담이라 이름 지었다. 대항해 시대를 맞아 미지의 세계를 돌아다니며 식민지를 건설하면서도 고향에 돌아가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잊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도시를 만들면서 그 이름만이라도 고향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유럽을 여행하다보면 끝없는 평원과 구릉지대가 이어진 풍경에 금방 싫증이 나게 된다. 가도 가도 끝없는 평원은 도시의 발달에도 영향을 주어 모든 도시가 별다른 특징 없이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만 같다. 어디를 보아도 똑같은 모양의 집, 똑같은 모양의 도로, 똑같은 모양의 들판, 산지가 발달한 지역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이 보기에는 어디를 보아도 똑같은 풍경이어서 특별한 감흥을 느끼기 어렵다. 그런데, 그런 유럽인들조차 특별할 것 없는 자신의 고향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우리와 다를게 없는 것 같다. 드보르작이나 네덜란드인의 사례를 보면.강태공은 제나라의 높은 벼슬에 봉해져 5대에 걸쳐 제나라에 살았다. 그렇지만 그런 그도 죽음에 이르러서는 살아 생전 은혜를 입은 제나라가 아닌 태어난 곳 주나라로 돌아가 장례를 치렀다고 한다.수구초심(首丘初心). 여우가 죽을 때 자신이 태어난 굴이 있는 방향으로 머리를 두고 죽는다는 말이다. 자신의 근본을 잊지 않고 싶은 마음 혹은 죽어서라도 고향에 묻히고 싶어하는 사람의 마음을 여우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여우까지도 그러한데, 하물며 사람의 마음이야 오죽하겠냐는.고등학교를 마치고 떠난 지 18년 만에 돌아가 잠깐을 근무하고 1년 만에 다시 훌쩍 떠난 곳! 훌쩍 떠난 사람을 잊지 않고 찾아내 13년 만에 다시 지면을 통해서나마 찾아오게 하는 곳! 앞으로도 1년에 몇 차례 잠깐씩은 들르겠지만, 마음만은 항상 함께 있는 곳!고향이란 그런 곳이다. 누구에게나 마음의 안식처이고, 힘들 때면 꼭 한번 찾아가 보고 싶은 곳! 언제이건 어디에서건 응원하고 그리워하는 곳! 아무런 이유 없이 발길이, 눈길이 머무는 곳! 언젠가는 되돌아 갔으면 하고 바라는 곳! 젖 내음 가득한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곳!내 고향 전북을 떠나 있는 모든 사람의 마음이 그렇다. 언제이건 어디에 있건 내 고향 전북이 인정과 배려가 넘치는 살기 좋은 곳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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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09 23:02

해양레저스포츠를 즐겨보자

6월 초입임에도 30도를 웃도는 기온에 거리를 오가는 이들의 복장은 점점 시원해지고 있다. 올 여름 엘니뇨가 약화한 직후 라니냐가 바로 발생하면서 이상 고온 현상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며, 실제 인도, 태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 불볕더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당장에라도 바닷물에 풍덩 뛰어들고 싶은 생각이 든다. 바다가 우리를 부르는 해양레저스포츠의 계절, 여름이 왔다.해양레저스포츠는 일찍이 유럽,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생활 일부로 정착하였다. 점묘주의 화가 쇠라의 아스니에르에서의 물놀이등 미술 작품을 보더라도 유럽에서는 이미 19세기 후반 물놀이와 요트와 같은 해양레저스포츠를 즐겨온 것을 알 수 있다. 세계해양협회(ICOMIA)에 따르면 세계 레저 선박수는 2840만 척이며, 시장 규모는 445억 달러에 달한다. 이 중 북미와 유럽의 수요공급이 전 세계 시장의 8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우리나라도 1인당 소득이 3만 불에 가깝고, 주5일 근무제 정착으로 여가가 늘어나면서 해양레저에 대한 관심 또한 크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 기준 국내 등록된 레저 선박 수는 1만 2985척으로, 2013년보다 27% 증가한 수치다. 또한, 2005년 4만 2000여 명이던 요트보트 조종면허 취득자 수도 2014년 기준 15만 3559명으로, 연평균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해양레저스포츠가 발달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었으나, 아직 국민적으로 사랑받는 스포츠는 아닌 상황이다. 우선, 다이빙, 요트 등 해양레저를 즐기기 위해서는 고가의 장비를 갖추어야 하고 배우기도 어렵다는 인식이 있어, 시도조차 안 하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해양레저를 위한 기본 공간인 마리나 등 인프라도 아직 부족한 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마리나가 30여개로, 500개가 넘는 마리나를 갖춘 전국 어디서나 해양레저 스포츠 활동이 가능한 일본에 비하면 미미하다.해양레저스포츠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는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야 한다. 현재 전국 14개 시도에서 해양레저스포츠 체험교실 66개소를 운영 중이며, 올해는 내륙 지역 거주자를 위한 아라뱃길 등의 체험교실도 추가로 개설된다. 그리고 아시아 드래곤보트 대회를 비롯하여 카약, 카누, 서핑, 웨이크보드 대회 등 10개 시도에서 17개 해양스포츠대회를 개최하여 국민이 관심을 두고 즐길 기회를 마련할 예정이다.또한, 국민이 보다 손쉽게 해양레저를 접할 수 있도록 지난 2009년 마리나항만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제1차 마리나항만 기본계획을 마련, 보완하여 해양레저의 기본 인프라인 마리나를 확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전북 고군산군도 등과 같은 거점형 마리나 항만 개발의 신속한 추진을 위하여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 어항에도 레저 선박이 계류할 수 있도록 어촌 마리나역도 16개소를 선정하여 관련 시설을 조성 중이다.한편, 지난 5월 19일 수중레저법 제정안이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현재 증가하고 있는 수중레저산업의 기반을 확충할 수 있게 되었다. 스킨다이빙, 스쿠버 다이빙 등 수중레저활동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스노클링 등 수중레저 체험사업, 수중레저 활동자 운송사업 등의 근거 규정이 신설되는 등 해양레저스포츠 활성화의 길이 열린 것이다.이른 더위에 여름철 대표 피서지인 해수욕장이 6월 1일 해운대, 송도 해수욕장을 시작으로, 오는 7월 1일 선유도, 구시포 등 전북의 해수욕장도 개장한다고 한다. 바다로부터 먹거리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던 우리는 이제 즐길거리와 쉴거리도 만들어내고 있다. 해양레저스포츠는 즐길거리와 쉴거리이자,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서 우리에게 많은 일자리도 제공할 것으로 생각한다. 올 여름에 시원하고 아름다운 바다에서 해양레저스포츠를 배우고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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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02 23:02

칭찬

며칠 전 사소한 일로 칭찬을 하는 친구에게 초등학교 이후 처음 칭찬 받아본다고 농담으로 응수한 일이 있다. 그 말은 내게 칭찬받을 일이 별로 없다는 뜻이지만, 주위 사람들이 칭찬에 인색하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우리는 흔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칭찬에는 인색한 편이다. 사람은 칭찬과 격려를 받을 때 더욱 더 일을 잘하게 된다. 칭찬은 식물이나 짐승에게도 통하고, 인간의 뇌파에도 긍정적인 알파 파장을 일으킨다는 의학적 데이터도 있다고 한다.1950년대 미국 위스콘신 대학의 우수한 문학 지망생들은 각자가 쓴 소설이나 시의 결점들을 가차 없이 서로 비평하는 모임을 정기적으로 가진 반면, 여학생들 중심의 또 다른 모임에서는 서로 혹평은 일절 피하고 좋은 부분만 칭찬했다고 한다. 10년 후 그들을 추적해 보니 여학생들은 대부분 훌륭한 작가가 된 반면, 위스콘신 대학의 문학 지망생들 중에서는 단 한 명도 뛰어난 작가가 나오지 못했다고 한다.해마다 적자내는 회사와 흑자 내는 회사의 원인을 각각 조사해 보니, 간부가 직원들에게 늘 호통을 치는 회사와, 상하 간에 서로 칭찬을 아끼지 않는 회사의 차이였다고 한다.우리나라에서도 한때 기업들이 칭찬 타임칭찬택시칭찬 포인트제 등을 운용하고, 교육 현장에서도 칭찬 스티커칭찬 통장학생 전원 표창제를 시행하는 등 칭찬 열풍이 분 적이 있었다.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사그러진 것 같아 안타깝다.칭찬은 비용이 들지 않지만 큰 문제도 해결해 줄 수 있다. 쓰레기 문제로 골치를 앓던 도시에서 쓰레기 투기자에 대한 벌금 부과 대신, 쓰레기통 속에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칭찬의 말이 흘러나오게 했더니 깨끗한 도시로 변화되더라고 한다.칭찬 한 마디가 사람의 일생을 바꾼 사례는 수 없이 많다. 글씨를 잘 쓴다는 아버지 친구의 칭찬에 용기를 얻었던 작가 뒤마, 미래에 뉴욕 주지사가 될 거라는 교사의 칭찬에 고무되어 그 꿈을 이룬 빈민가 출신의 로저 롤스, 어렸을 적 열등생이 작가의 소질이 있다는 교사의 칭찬에 고무되어 그 꿈을 이룬 앙드레 지드, 어릴 때 동네 골칫덩이가 개성만 살리면 크게 될 거라는 할머니의 칭찬으로 인생이 바뀐 빌리 그레이엄, 어릴 적 사고투성이 골목대장이 군인 기질을 타고 났다는 할머니의 칭찬에 눈이 확 뜨여 위대한 군인이 된 맥아더, 위대한 인물이 될 거라는 아버지의 칭찬에 고무되어 세계적인 사업가가 된 손정의, 평발의 핸디캡으로 실의에 빠졌다가 히딩크의 칭찬을 듣고 세계적인 축구스타가 된 박지성 등이 있다.칭찬은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칭찬하는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자크 위즐이 자수성가한 100명의 백만장자들을 조사한 결과 사람들의 좋은 점만을 보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고 한다. 카네기 철강회사 잡부에서 US STEEL COMPANY의 사장이 된 챨스 슈와브는 격려와 칭찬이 성공 비결이었다고 밝혔다.칭찬에도 적절한 타이밍과 기술이 필요하다. 과장되지 않고, 형식적이지 않은 칭찬, 관찰과 관심을 바탕으로 한 칭찬, 상대방이 듣고 싶은 칭찬, 적절한 시점에 있는 칭찬, 결과보다 과정을 언급하며 구체적으로 하는 칭찬, 부족한 것을 돌아보게 하는 칭찬 등이 효과가 클 것이다.칭찬은 많이 할수록 좋다. 서로서로 좋은 점을 찾아 칭찬하고 격려하고 박수쳐 주며 살아가는 훈훈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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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26 23:02

새만금 국제공항

지난 5월 12일 전북일보와 전북연구원 공동으로 전북 SOC 구축, 미래비전을 그리다란 제목의 정책세미나가 개최되었다. 금년에 도로, 철도, 공항 등 국가 주요 SOC건설 중장기 계획이 속속 수립되고 있는 시점에서 시의적절했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과 국회의원 당선인,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 등 비중있는 인사들이 전북의 SOC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지역발전을 견인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뜻깊은 자리가 되었을 것이다.전북이 경제발전 과정에서 낙후된 원인을 SOC 부족에서만 쫓을 수는 없겠지만 SOC가 그간 지역개발을 이끌고 확산시켜온 점을 고려하면 SOC 건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역여론은 백번 타당하다고 본다.예로부터 선진문화의 유입이나 국제교류의 통로는 바닷길과 육로를 연결하는 항구였다. 그러다 1960년대 이후 우리나라가 수출주도형 경제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출입 통로로서 항만과 공항의 중요성이 커져 왔고, 특히 고부가 가치의 경량품목 수출이 늘어나면서 국제항공의 역할은 더욱 급증하고 있다.이러한 차원에서 최근 고시된 국토교통부의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2016-2020)에 새만금 국제공항 타당성 검토가 반영된 것을 반기는 지역민의 반응은 당연하다.동북아의 중심도시를 지향하는 새만금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관문 역할을 할 국제공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만금 개발사업에 대한 해외투자자 설명회 때마다 제일 먼저 나오는 질문이 인근에 국제공항이 있는가라는 것은 이제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우리나라에는 현재 국제공항 8개와 국내공항 7개 등 총 15개의 공항이 운영되고 있다. 이중 절반이 넘는 8개는 군공항을 겸하고 있다. 전북에는 국내공항인 군산공항이 유일한데 이마저도 미공군이 운용하는 군공항과 함께 사용하고 있다. 전북이 국제공항의 혜택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이다.그러나 국제공항이라고 국가정책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그간의 국내외 사례에서 쉽게 알 수 있다. 1997년부터 추진되어온 김제공항의 무산 원인이 수요부족 외에 일부 주민의 극심한 반대에도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수요부족 문제는 전반적인 항공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와 저가항공사(LCC)의 활약 등으로 해소될 수 있는 문제이나 지역갈등 문제는 여전히 커다란 변수로 남아 있다.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서는 전북의 국제공항과 관련하여 장래 새만금 개발 활성화 추이 등을 고려하여 새만금 지역 공항개발을 위한 수요입지규모사업시기 등 타당성을 검토하며 기존 김제공항 개발사업은 새만금 지역 공항개발 추진과 연계하여 타 공공사업으로의 전환하고, 군산공항은 현재의 운영형태로 계속 사용하되 새만금 지역 공항 개발 추진 상황에 따라 장래 활용계획을 검토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고시내용을 요약하면 새만금 지역 공항개발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되, 입지 후보지로서 기존 김제공항 사업부지는 제외하며 현재의 군산공항은 새로운 공항개발 추진상황에 따라 활용계획을 검토한다는 것이다.현 시점에서 새만금 국제공항 부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였기 때문에 입지결정에 관한 논란은 이제부터 본격화되었다고 보아야 한다.기초 지자체간 소지역주의에 매몰되어 모처럼 조성된 국제공항 개발기회를 놓치거나 개발시기를 늦추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 전북도민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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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19 23:02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사흘 간격인 이유

5월에는 사람과 가족을 주제로 한 기념일이 많다.가장 먼저 5월 5일은 어린이 날, 5월 8일은 어버이 날이다. 뒤이어 15일은 스승의 날, 16일은 성년의 날, 20일은 세계인의 날, 그리고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그 중에서도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은 사흘 간격을 두고 바로 이어져 있다. 직장인이건 자영업자건 경제적인 부담이 수반되는 날이 사흘을 사이에 두고 연이어 있다는 것은 매우 부담되는 일임에 틀림없다. 왜 이렇게 부담되는 날을 연이어 배치했을까?어린이 날은 1856년 미국의 한 목사가 6월 둘째 주 일요일에 어린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축복한 것을 시작으로 1883년부터 미국 전역에 퍼지게 된 데서 유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22년 5월 1일 소파 방정환 선생이 중심이 된 색동회가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도입했다. 그러던 중 일제의 탄압으로 1939년에 중단되었다가 해방 이후인 1946년에 다시 날짜를 5월 5일로 정했다.어버이 날은 어린이 날보다 56년이 늦은 1913년에 처음 시작되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사는 한 여성이 자신의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교인들에게 흰 카네이션을 나누어준 것에서 유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56년부터 5월 8일을 어머니 날로 지정했다가 1974년부터 어버이 날로 그 명칭이 변경되었다.연혁을 알고 보면 일부러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을 사흘 간격으로 배치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의 만남은 운명과도 같은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우리나라에서 처음 어머니 날을 지정했던 1956년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까지 모두 모여 살던 대가족 시대였다. 집집마다 아이들도 최소 5남매씩은 두었다. 그러던 것이 산업화 과정에서 핵가족화 되면서 자식들이 고향 집을 떠나 도회지로 이주를 했고, 아이들도 하나나 둘만 낳게 되었다.고향집을 떠나 살게 되다 보니 부모님을 찾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졌다. 명절이나 휴가 등 고작해야 일년에 서너 차례 방문하는 사례가 대다수인 듯하다. 게다가 하나나 둘만 낳은 아이들을 좀 더 잘 키워보기 위해 아이들에게 all in하는 것이 대세로 자리잡게 되었다. 학원 방학에 맞추어 여름 휴가를 잡는 일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심지어는 명절에도 쉬지 않는 학원 때문에 아이와 엄마는 남겨 놓은 채 아빠 혼자 명절 쇠러 고향집을 찾는 사례마저 생겼다.그런데, 여기에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이는 부모를 보고 배운다는 것을. 아버지, 어머니가 할아버지, 할머니댁을 자주 찾아뵙지 않는 것을 본 아이들이 나이가 들면 보고 배운 모습과 달리 행동할까? 내가 자식을 위해 all in을 하였으니, 내 자식도 나의 기대를 만족시켜 줄까?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다만, 내 자식은 절대 그렇지 않을 거야라는 허황된 믿음에 기대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어 보인다.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의 운명 같은 만남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과 3일 전 자식에게 해준 만큼 부모님에게 해드리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아니, 3일이라는 망각의 시간을 고려하더라도 최소한 1/3만큼이라도 생각해 달라는 뜻이 아닐까?새삼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의 만남은 운명적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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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12 23:02

'해양 문화의 힘'으로 해양강국 연다

문화는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흘러간다. 한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생활양식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서 영역을 넓히며 서서히 퍼져나간다. 지리적 확산뿐만 아니라 세대를 거듭하면서 하나의 문화는 후세대에까지 깊은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는 일단 확립되면 자체의 생명과 함께 힘을 갖게 된다.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던 그리스, 로마시대의 번영은 바로 문화의 힘이었다.그리스, 로마 시대의 부활을 꿈꾸며 14세기 이후 전개된 유럽의 르네상스 운동과 더불어 바다를 통해 유럽인들이 세계로 진출하던 대항해시대는 유럽의 번영을 가져왔다. 진취적인 해양문화를 열어가면서 유럽이 세계의 패권을 주도하게 된 것이다.우리 국민도 일찍이 해양 진출을 통해 경제와 문화의 번영을 도모하던 해양 민족의 DNA가 내재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면 해양문화의 융성이 국운과 맞닿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는 바다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을 치열하게 펼쳐왔으며, 해양 패권을 장악한 왕건은 이를 기반으로 고려를 세웠다. 해상왕 장보고는 국제 해상 무역을 통해 경제력, 군사력, 외교력을 키우고 해양실크로드를 완성하는 등 우리 해양사의 한 획을 그었다.그러나 우리나라가 찬란한 해양문화를 열어간 저력이 있는 국가라는 것을 아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해양수산부는 올해를 해양르네상스의 원년으로 삼아 해양강국을 실현시키고자 한다. 해양인물을 발굴하고 해양역사를 재조명하여 범국민적으로 해양문화를 확산시키고 바다의 무한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이를 위해 국민들이 친숙하게 바다를 알고 즐길 수 있도록 찾아가는 해양교실이나 해양레저체험교실 등을 더욱 확대하고, 해양박물관 등을 거점으로 해양문화교육을 확산해 나갈 방침이다. 해양수산 각 분야에서 묵묵히 자기 임무를 수행하는 선원이나, 극지인 등의 업적을 기려 해양수산인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온 국민이 만들어내는 해양문화의 힘이 곧 우리나라의 해양력이 될 것이다.전라북도도 해양문화가 크게 융성했던 때가 있다. 고군산군도는 선사시대부터 금강, 만경강, 동진강 물줄기가 한 데 모여 동북아 해양문물 교류 허브로 여겨졌으며, 백제와 후백제 고려 시대까지 최대 기항지로 번영을 누렸던 지역이다. 이러한 해양과 관련한 역사 문화 자원을 발굴해 전북의 힘으로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개방의 상징이자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해양문화가 우리 국민의 의식과 생활 속에 스며들고, 우리나라가 지향하는 보편적인 가치로 정착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백범 김구 선생은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며 문화의 힘이 국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말씀을 아로새겨 높은 해양문화의 힘으로 우리나라가 진정한 해양강국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해 본다.오는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바다의 날을 계기로 온 국민이 함께 대한민국의 해양문화를 꽃피워 가기를 희망한다. 바다를 품다, 미래를 담다라는 올해 바다의 날 슬로건처럼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가치가 있는 바다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담아 갈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들도 해양 르네상스를 열어가는 그 길에 함께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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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05 23:02

갈등의 치유

며칠 전 친구들과의 전주 모임 뒤 씁쓸한 마음을 안고 서울로 돌아왔다. 어린 시절 한 동네에서 살았던 초등학교 동기이며 동갑내기인 일곱 명의 친구들이 60여 년 동안 변함없이 깊은 우정을 나누며 살아오고 있는데 최근 두 친구가 사소한 다툼으로 반목하게 되고 그 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 한데서 발단이 되었고, 두 사람 모두 자기 잘못은 생각지 않고 상대방만을 탓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죽마고우 사이에서도 이럴진대 이해관계가 얽힌 사회적 갈등 해소는 얼마나 어려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어떤 사회든지 갈등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갈등의 감옥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처럼 피할 수 없는 게 갈등이라면 그 해결 문제가 예방 못지않게 중요할 것이다.최근 한국 사회는 이념, 지역, 빈부, 세대 간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확장되고 다양화되는 느낌이다.우리 사회의 갈등 수준은 OECD 27개국 중 종교 분쟁을 겪고 있는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심각한 수준이며,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2010년 기준 82조 원~246조 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거의 한 해 예산에 맞먹는 돈이 사회적 갈등으로 소비된다는 뜻이다.지난 2월 국민대통합위원회 의뢰로 고려대 산업협력단이 작성한 한국형 사회 갈등 실태 진단 보고서는 한국 사회가 각종 갈등의 심화로 인해 분노 사회를 넘어 원한 사회로 치닫고 있다는 섬뜩한 결론을 내리고, 가장 심각한 원인으로 빈부 격차를 꼽고 있다.이해당사자들 간의 대립을 원만히 해결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절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정치란 사회적 갈등을 예방하고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는 이런 갈등을 효과적으로 잘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다행히도 이번 413 총선에서는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으로, 파당만 챙기는 정치권에 준엄한 심판을 내리고, 오랜 병폐인 지역주의를 균열시키는 희망의 빛을 보여 주었다.최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세대 갈등의 치유를 위해서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젊은이들은 노인들의 피와 땀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음을 인정하고, 노인들은 젊은이들의 비판적 지성을 살펴보며 그 상처를 보듬는 애정을 가져야 한다. 런던비즈니스스쿨 테미 에릭슨 교수는 세대 간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서 한 단계 나아가 여러 세대가 융합될 수 있는 근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요즈음 치유(Healing)가 대세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그만큼 사회 각 부분에서 갈등으로 인해 상처를 입고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이다.인간관계의 갈등을 해소하려면 먼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일찍이 공자는 원만한 인간관계의 황금률로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들었으며 모든 관계의 갈등은 역지사지의 부족에서 생긴다고 설파했다.부부 갈등이 중요한 사회문제였던 고대 로마에서는 갈등 관계인 부부들이 비리플라카 여신상 앞에서 교대로 자신의 불만을 말하고 상대방이 듣는 과정을 통해 서로 오해를 풀었다고 한다.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조금씩 양보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갈등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반목 중인 두 친구의 조속한 화해와 우리 사회의 각종 갈등의 골이 메워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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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2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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