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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오아시스, 도시자연공원

등산이 취미인 필자가 최근 안양시 평촌 신도시에서 서울시내 공덕동으로 이사하면서 제일 아쉬웠던 것은 집 근처에 큰 산이 없다는 점이었다. 근처에 관악산, 청계산, 모락산 등 가볍게 등산하기에 좋은 산들이 포진해 있는 평촌과 달리 마포구 공덕동에서 제일 가까운 북한산에 가려 해도 시내 교통체증을 감수하거나 지하철에 시달리면서 40분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그런데 조금 눈을 돌려 보니 아파트와 고층건물 일색인 집 주변에 듬성듬성 녹색의 산자락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효창공원은 산등성이에 조성되어 있는데 백범기념관과 임정요인의 묘역이 있고 주위에 운동기구들이 설치되어 있는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매번 갈 때마다 많은 주민들이 산책이나 운동에 열중인 모습을 보게 된다. 광풍과도 같았던 6080년대 개발시기 서울에 산재한 산자락을 자르고 파헤쳐 길을 내고 집을 짓는 와중에 지금의 효창공원이 남아 있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늘 생각하게 된다.서울 고지도 중 하나인 경조오부도(京兆五部圖)를 보면 서울 서쪽에 위치한 안산(鞍山)에서 남쪽이나 남서쪽으로 여러 산자락이 연이어 흘러내려 간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의 효창공원 터는 정조의 첫째 아들인 문효세자의 묘가 있던 곳인데 여기를 기점으로 남동, 남서로 갈라졌던 산줄기는 현재 보이지 않고 산등성이까지 들어찬 건물이나 주택들만 있을 뿐이다.마찬가지로 안산을 기점으로 남서쪽으로 흐르던 산줄기 중 현재 남은 부분은 금화산, 와우산, 연희산(궁동공원), 성미산 정도이다. 이들 산들을 연결하던 산줄기는 서울의 도시화 과정에서 훼손되면서 서울수복을 위한 치열한 전투(1950년 9월 연희산과 금화산), 시민아파트 붕괴(1970년 4월 와우산), 시민공동체의 개발반대(2001년2003년. 성미산) 등 서울시의 도시계획사에 중요한 족적을 남겼다.지금은 자연환경을 훼손한데 대한 반성이라도 하듯 모두가 시민을 위한 근린공원이나 자연공원으로 잘 정비되고 관리되고 있어 다행이다. 가히 도심 속 오아시스요 보석과 같은 존재라 할만 하다. 자연의 녹지축을 가능한 보존하고자 하는 도시계획 사조와 주민의 생활복지를 최우선하는 지방자치제도의 순기능이 모아져 나타나는 현상으로 생각한다. 물론 더 이상의 무분별한 개발을 허용하지 않을 만큼 사회, 경제적 여건이 성숙되고 시민의식이 높아진 데도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전주시에서도 상황은 비슷하게 전개되었다. 전주의 동쪽을 호위하듯이 서있는 기린봉에 올라 시내 쪽을 바라보면 자그마한 산봉우리들이 섬처럼 고립되어 있어 애초 어느 산자락으로 이어졌던 것인지 조차 구분하기 어렵다. 동학혁명군이 전주성으로 입성할 때 진입했다는 용머리고개는 용머리로로 확장되면서 완산칠봉과 다가공원을 단절시켜 놓았고, 건지산에서 흘러나온 가련산 역시 기린대로로 잘라져 고립되어 있다.이제 더 이상의 녹지를 훼손해서는 안될 뿐더러 단절된 녹지축을 연결하고 각 산봉우리에 스며있는 역사와 전설을 스토리텔링으로 재구성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한옥마을 슬로시티를 지향하고 있는 전주시에서는 한옥마을 내부는 물론 한옥마을과 인근의 기린봉, 승암산(치명자산)과의 연결로와 등산로를 걷기 쉽게 정비하는 한편 시내 곳곳에 고립되어 있는 산봉우리들을 연결하는 것이 도시경쟁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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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21 23:02

스포츠를 즐기는 최고의 방법

프로농구가 6개월의 대장정을 마쳤다. 우리 고장을 연고로 한 KCC는 정규리그 막판 12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으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지난해 2할이 조금 넘는 승률로 9위에 그쳤던 점, 추승균 감독이 감독으로서의 첫 시즌이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매우 좋은 성적임에 틀림없으나,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농구는 구기 종목 중에서도 경기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몸싸움도 심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구 경기가 별 탈 없이 박진감 넘치게 진행되는 것은 방대한 양의 경기규칙을 가지고 이를 엄격하게 적용하기 때문이다.경기 규칙에는 곳곳에 배려의 정신이 숨어 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지난 시즌 프로농구에서 강화된 것 중의 하나가 유 파울(Unsportsman-Like Foul)이다. 다른 파울에는 상대 팀에게 자유투 2개를 주거나 공격권만을 주는 것과 달리 유 파울에는 자유투 2개에 다시 공격권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 후반 접전 상황에서의 유 파울은 그만큼 팀에 치명적일 수 있다. 접전 상황이 아니라고 해도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유 파울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운동선수답지 않은 파울을 한 경우에 적용된다. KBL 경기규칙 제37조에 의하면, 지나치거나 심한 접촉을 유발한 경우, 속공을 저지하기 위해 공격 선수와 상대 팀 바스켓 사이에 수비선수가 없을 때 수비선수가 상대방의 뒷면 또는 측면에서 접촉하는 경우 등이 그에 해당한다. 나아가 한 경기에서 2개의 유 파울을 범한 선수는 그 경기에서 자동으로 퇴장까지 당하게 된다. 한 마디로 상대 팀이나 선수를 배려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것이다.그렇다면, 스포츠가 무엇이기에 운동선수답지 않은 파울에 이처럼 가혹한 제재를 가하는 것일까? 스포츠의 기본 정신은 정정당당이다. 정정당당은 원래 군대의 진용이 정돈되고 기세가 성한 모양을 가리키는 군사용어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비겁한 짓을 하지 않는 바르고 떳떳한 태도를 가리키는 말로 그 뜻이 변했다. 즉, 승부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위를 비겁한 것으로 여겨 스포츠맨답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그렇다면, 정정당당은 선수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일까? 프로스포츠는 기본적으로 관중들과 선수들의 상호 작용 하에 발전해 나간다. 관중이 없는 프로스포츠는 존립 기반이 없는 것이고, 정정당당하지 않은 스포츠는 관중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법무부는 지난 3월 17일 프로농구연맹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근 승부조작, 불법도박 등으로 얼룩진 프로스포츠를 정정당당이라는 기본정신을 통해 되돌아봄으로써 클린 스포츠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취지다. 당시 선수들에게 바람직한 관전 문화에 대해서도 들어 보았다.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야유 대신 응원을 해달라는 것, 슈팅을 할 때 플래시를 터뜨리지 말아 달라는 것 등이 그것이었다. 아주 큰 것이 아닌 기본적인 것들에 불과했다.새봄이 되어 농구, 배구 등 실내 스포츠가 마무리되고, 축구, 야구와 같은 실외 스포츠 경기가 시작되었다. 우리 고장을 직접 연고로 한 야구팀이 없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축구에서는 정규리그 2연패에 빛나는 전북현대의 활약이 올해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같이 경기장에 가게 되면, 야유나 질책보다 성원과 격려를 통해 멋진 플레이를 기원해 보자. 그것이 기본을 지키는 정정당당한 것이고, 스포츠를 즐기는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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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14 23:02

수산업에 관광·레저를 더하다

긴 추위 끝에 찾아온 봄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본격적인 나들이 계절이 돌아오면서 봄바람을 타고 사람들은 가족끼리, 연인끼리 산으로 바다로 발걸음을 재촉하곤 한다. 그리고 이 봄바람은 그동안 수산업의 생산기지이자 어선의 피항시설로만 알려졌던 어항에도 불고 있다.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수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천혜 조건을 타고났다. 이러한 수산업이 시작되는 곳, 어선이 정박하고 출어준비와 어획물을 양륙하는 항구가 바로 어항이다. 그동안 어항의 주된 기능은 수산업 지원이었다. 여기에 관광레저문화 등 다양한 기능이 더해지면서 어항이 그 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우리나라는 전국에 총 109개의 국가어항이 있다. 각 어항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깔과 먹거리, 이야기를 한 데 엮으면 그 자체로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연안을 끼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총 74개이니 1개 연안 시군구마다 평균 1.5개의 특색 있는 해양관광자원을 보유한 셈이다.해양수산부는 어촌어항 고유의 특색을 살린 관광 자원의 개발을 목적으로 지난해 국가어항 레저관광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109개의 국가어항 중 레저관광개발 여건이 양호한 70개 어항을 선별해 복합관광형, 휴양문화형, 어촌레저형으로 구분하여 특화개발에 나설 예정이다.어항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아름다운 어항 4개소도 선정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 항별로 약 1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국가어항을 경관적생태적감성적문화적 가치를 더하여 방문객들이 심미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어촌어항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다.어항에 레저 선박이 계류할 수 있는 어촌 마리나역도 16개소 선정해 관련 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어촌 마리나역은 해양레저 활동이 공존하는 어업겸용 소규모 마리나 시설로서 어업활동 공간과 구분되어 해양레저 활동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연계하는 해상간이역이다. 어항과 연계한 어촌 마리나역은 요트 등 해양레저선박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해양레저 관광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어촌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전북 부안에는 아름다운 어항 4개소 중 하나인 격포항이 있다. 사랑과 낭만이 가득한 아름다운 어항을 테마로 올해 실시설계에 착수하면서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부안 격포항 외에도 주꾸미와 자하의 어항인 고창 구시포항, 홍길동전 율도국의 실제 모델인 위도에 위치한 부안 위도항, 멸치의 길목인 군산 연도항, 섬 전체가 바다낚시 포인트인 군산 어청도항 등 저마다의 특색과 스토리를 간직한 고유의 어항이 바다를 끼고 있는 지자체마다 있다는 것은 전북의 큰 자산이다.우수한 자연경관과 특색 있는 건축물을 자랑하는 그리스의 산토리니, 인구가 3000명에 불과한 쇠퇴하던 섬에 예술의 옷을 입혀 연간 관광객 50만명 이상이 찾는 나오시마 섬 등은 어촌어항에 관광과 레저를 접목하여 지역경제를 일으킨 대표적인 사례다.해양수산부의 국가어항 레저관광개발은 새로운 해양관광명소로서 어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역주민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미래지향적 레저관광모델이 될 것이다. 어촌과 어항이 많은 방문객들이 휴식과 체험을 위해 찾아오는 낭만과 활력이 넘치는 공간으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한다.도민 여러분들께 이번 주말에는 봄바람을 타고 가까운 어항을 찾아 탁 트인 바다와 따스한 햇살, 시원한 바람을 느껴보기를 추천해 본다. 덤으로 갓 잡은 신선한 수산물도 즐기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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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07 23:02

1초도 소중한 시간이다

병신년 새해를 맞은 지가 엊그제 같은 데 벌써 석 달이 지났다. 요즘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인지 무슨 유행가 가사처럼 고장도 없이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이 야속하게 생각될 때가 많다.시간에는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속도로 흐르는 객관적 물리적인 시간이 있고, 주체의 심리적 상태에 따라 완급이 변화되는 주관적인 심리적 시간이 있다.주관적 시간은 대개 나이가 들어갈수록 속도감이 빠르게 느껴지므로 어떤 사람은 삶의 속도를 계산할 때 나이에 2를 곱한다고 한다.옛말에도 10대에는 기어가듯 하고, 20대에는 걸어가듯 하고, 30대에는 뛰어가듯 하고, 40대에는 수레 타듯 하고, 50대에는 말 타듯 하고, 60대에는 날 듯 한다.고 했다.그러나 같은 햇수를 살아도 정작 당사자는 짧은 생애를 길게 느낄 수 있고, 길게 살아도 짧다고 느끼기도 한다. 삶의 길고 짧음은 그 사람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느끼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열심히 살수록 많은 일을 하고, 또 많은 체험도 하게 되므로 그런 사람에게 하루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그래서 오래 산 것처럼 느껴진다. 같은 시간대에 살면서도 서로 엄청나게 다른 속도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사람들은 흔히 모든 사람에게 시간이 동일하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하루는 누구에게나 주어진 24시간이지만, 사람마다 그 소중함이 달라진다. 부지런한 사람과 게으른 사람에게 주어지는 하루가 같은 24시간이 아닌 것이다.시간은 공짜지만,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중하다. 그러나 한번 잃어버리고 나면 절대 되찾을 수 없는 게 시간이다.1초는 아주 짧은 시간이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다.그러나 아찔한 사고를 순간적으로 피할 수 있었던 사람에게 1초나, 아깝게 은메달에 머문 육상선수에게 100분의 1초처럼 아주 짧은 시간도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1초는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가 16.26km를 날아가는 시간이고, 포털사이트에서 4만 8000여 건의 검색이 이루어지며, 239만3470통의 이메일이 오고 가는 시간이라고 한다.또 전 세계적으로 100번의 번개가 치며 16억톤의 물이 증발하는 시간이고, 야구에서 투수가 공을 던지고 타자가 쳐서 이 공이 투수에게 돌아오는 시간이라고 한다.1초도 이처럼 소중한 데, 우리는 시간의 소중함을 모른 채 마치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고 사는 것처럼 시간을 낭비하고 산다.돈을 쓸 때는 규모 있게 쓰려고 노력하며, 남에게 금전적인 신세를 지는 데는 매우 신경을 쓴다. 그러면서도 빈둥빈둥하는 일 없이 시간을 허비하고, 약속 시간에 늦거나 남의 일에 참견하는 등으로 타인의 시간을 뺏는 것에는 아주 무신경하다.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야 후회 없는 일생이 된다. 하우프트만은 매일을 마치 최초의 날인 동시에 최후의 날인 것처럼 살라. 고 말한다.오늘이 내 인생의 최초의 날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희망과 기대 속에서 진지한 계획을 세우고 정성을 다해 하루를 살 것이며, 오늘이 내 인생의 최후의 날이라고 생각한다면 절실한 감정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하루를 살아가게 될 것이다.우리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살고 싶어 하던 내일이다. 오늘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귀한 선물이다.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이 귀하고 특별한 선물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후회 없도록 충실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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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31 23:02

전북의 물줄기를 찾아서

물은 생명의 원천이다. 따라서 물길의 발원지를 찾아가는 길은 경건함과 신비감이 함께한다. 전북에는 우리나라 5대 국가하천 중 금강과 섬진강의 발원지가 있다. 도내 하천 중 금강과 섬진강 외에 만경강과 동진강이 국가하천에 해당한다.필자는 고등학교 졸업 후 30년만인 2014년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으로 발령받아 고향에서 근무하게 되었다.지방청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국가하천의 개보수와 정비이므로 4개의 국가하천을 업무로서 접하게 되었다. 직업적 관심이 개인적 호기심으로 이어져 주말이면 이들 국가하천의 발원지와 인근 산들을 탐방하곤 하였다.우리나라 강 중에서 3번째로 긴 금강의 발원지는 장수읍 수분리 신무산 자락에 있는 뜬봉샘이다. 명칭의 유래가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기도하던 곳 인근에서 봉황이 솟구쳐 비롯되었다니 임금의 출현을 예고한 것이 아니겠는가?여기서 시작된 물줄기가 북상하여 충청도를 휘감고 흐르다 다시 고향인 전북으로 회귀하여 군산 앞바다에서 서해로 접어든다. 충청도로 진입하기 전 용담댐에 의해 저장된 물을 전주를 비롯한 전북지역에 용수로 공급하기 위해 21km가 넘는 도수터널을 건설했으니 인간의 지혜와 자연의 혜택에 숙연해 진다. 새만금지역이 본격 개발될 경우 필요한 용수 역시 용담댐에서 공급될 예정이며, 현재도 고산정수장을 거친 용담댐 물의 일부가 만경강으로 유입되어 수질개선에 기여하고 있다.섬진강의 발원지는 진안군 백운면에 있는 데미샘이다. 봉우리를 뜻하는 지역 사투리 더미에서 유래했다는 데미샘까지 오르는 길은 산림휴양지의 모범을 보여준다. 등산로는 완만한데 울창한 나무들이 햇빛을 완벽하게 막아주고, 시원한 물길이 바로 옆에서 보인다.섬진강은 남서방향으로 흐르다 섬진강댐에 의해 옥정호에서 모아진 후 동진강과 수많은 수로를 통해 반대편 호남평야에 귀한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이후 남동쪽으로 방향을 돌려 전남과 경남을 가르는 역할을 한다.만경강과 동진강은 금강과 섬진강에 비해 길이가 짧지만 서쪽의 낮은 평야지대를 지나며 물을 적셔준 덕분에 그동안 농도의 중심지로서 전북을 있게 하였다. 지금은 새만금 방조제에 의해 새만금호에서 잠시 같이 머문 후 배수갑문을 통해 서해로 배출된다. 만경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밤샘은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에 있는데 샘물이 빈약하고 인근 도로에서 너무 가까이 있어 발원지로서 신비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새만금 개발활성화차원에서 밤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동진강의 발원지인 내장산 까치샘은 접근하기가 제일 힘들었다. 내장산 자체가 높이에 비해 등산하기 힘든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까치봉까지의 등산로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눈이 쌓이고 계곡물이 얼어붙은 한겨울에 까치봉을 찾았으니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쌓은 셈이다. 까치봉과 연지봉 꼭대기 사이에 위치한 까치샘에서 시작된 물길은 내장저수지에서 다른 계곡물과 합류하여 정읍천을 형성했다가 신태인 부근에서 동진강 본류와 합쳐져 새만금호로 접어든다.생각해 보면 인류문명은 물길에 의존하여 생성되었다가 점차 물길을 이용하는 수준을 넘어 물길의 자연적 한계를 극복하면서 발전해 왔다고 할 수 있다.전북의 물길도 문명의 이기로서 다양한 역할을 해 왔다. 현재 진행 중인 새만금사업이 전북의 앞날을 밝히는 촛불 역할을 한다면 그 심지는 당연히 금강, 섬진강, 만경강, 동진강의 물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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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24 23:02

난폭운전과 배려운전

지난달 12일부터 도로교통법에 난폭운전 처벌 조항이 신설되어 시행되었다.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과속, 횡단유턴후진 금지, 안전거리 미확보, 급차선 변경, 급제동, 앞지르기 방법 위반, 과도한 경음기 사용 등의 경우 기존에는 과태료(속칭 딱지)만 내면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과태료를 넘어 벌금을 내거나 심한 경우 징역형으로 처벌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즉, 위와 같은 행위를 둘 이상 연달아 하거나 하나의 행위를 지속 또는 반복해서 다른 사람에게 위협 또는 위해를 가한 경우 등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게 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잇따라 급차선 변경을 하면서 지그재그로 운전하는 행위, 앞차에 대해 지속적반복적으로 경적을 울리는 행위, 과속하면서 신호위반하는 행위 등이 그 예에 해당한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운전에 대해 난폭운전이라는 이름으로 형사처벌까지 하게 된 것이다.전문가들에 의하면 운전자는 자동차를 자신과 동일한 존재로 인식한다고 한다. 따라서 주변에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운전하는 차에 대해서는 그 차의 운전자가 자신을 함부로 대했다며 분노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은 그 사람의 운전태도만으로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도 있게 된다. 평소에는 얌전한데, 운전대만 잡으면 사람이 변한다.는 말이 핑계에 불과한 것이다. 운전대만 잡으면 사람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잠재되어 있던 성향이 운전대를 잡으면 비로소 표출된다고 평가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도시마다 특유한 운전습관이 있다. 어느 도시는 운전자들이 차선 변경을 할 때 대체로 방향지시등을 잘 켜는 반면, 다른 도시는 방향지시등을 잘 켜지 않은 채 차선을 변경한다. 또 어느 도시는 끼어들기 자체가 많지 않은 반면, 다른 도시는 끼어들기가 많은 곳도 있다. 심지어는 A라는 도시에 가면 차선을 변경할 때 방향지시등을 켜면 끼워주지 않고 앞차와의 간격을 더욱 좁히니 아예 방향지시등을 켜지 말라.는 웃지 못할 조언까지 듣는 경우도 있다.이처럼 운전문화가 다른 원인은 도시마다 도로의 폭, 교통량, 입체 교차로의 많고 적음 등 교통 환경적인 요인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가 경험해 본 바로는 환경적 요인 이외에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성향이나 타인을 대하는 태도 등도 특유의 운전문화를 형성하는데 크게 작용한다.대검찰청에서 발행한 2015 범죄분석에 의하면, 2014년에 발생한 전국 교통사고의 4% 가량이 전북 지역에서 발생했다. 전국 인구 대비 전북 지역 인구 비율은 3.6%. 전국 등록 차량 대비 전북 지역 등록 차량 비율은 3.9%. 인구 비율로 따져 보아도, 등록 차량 비율로 따져 보아도 우리 고장의 교통사고 발생률이 그리 낮은 편은 아닌 것 같다.올바른 운전문화의 기본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다. 나도 초보 시절이 있었고, 내 가족이 초보일 수도 있다. 내가 초보이던 시절 난폭운전으로 피해를 보았거나 초보인 내 가족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배려는 일방통행이 아니다. 내가 먼저 시작한 배려가 나에게 되돌아 올 수도 있고, 내 가족에게 되돌아 올 수도 있다. 나아가 다른 사람에게, 우리 고장에, 대한민국에 이로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다. 우리 고장 전북이 다른 운전자에 대한 배려를 통해 대한민국 선진 교통문화의 아이콘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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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17 23:02

어촌에서 제2의 인생을

지난해 말부터 백세인생이라는 노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기대수명이 100세에 이르면서 운 나쁘면 120세까지 산다는 우스갯소리도 등장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고령화 시대로 달음질 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직장인 평균 퇴직 연령은 52.6세로 젊어졌고 40대의 퇴직자도 늘고 있어 인생 이모작이 필수인 시대가 도래 했다. 이른바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반퇴세대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고 도시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금 제2의 인생을 어촌에서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귀어에 대해 문의하는 30대 젊은이들도 늘었다고 한다. 팍팍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어촌에 새롭게 둥지를 트는 귀어(歸漁)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실제로 지난 5년간 귀어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0년 이후 정부의 귀어귀촌 정책자금을 지원한 대상자는 676명으로 2011년 40명에서 지난해 266명으로 5년간 6.7배나 증가했다. 귀어까지 이어진 가구는 아직 미미하지만 2014년 10월 문을 연 귀어귀촌종합센터로 귀어귀촌 희망을 상담한 건수는 1년 만에 2000건을 훌쩍 넘어섰다.지난해 방영한 삼시세끼 어촌편이 도시민들의 귀어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는 평이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산업의 미래산업화 정책으로 전통산업으로 인식되던 수산업이 유통가공관광과 접목된 6차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도 젊은이들이 어촌으로 눈을 돌리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된다. 어촌에서 고소득을 올리는 사례들이 잇달아 소개되면서 귀어를 결심하는 사람들도 있다.귀어가 늘고 있는 원인을 한가지로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어촌으로 다시 사람들이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것은 참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도시민이 귀어 희망만으로 덜컥 어촌에 정착해 자리 잡는 것은 도시에서 창업을 하는 것보다 더 큰 용기와 준비가 필요하다.정부는 이러한 귀어 희망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귀어귀촌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4년 개소한 귀어귀촌종합센터가 그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귀어 희망자들은 센터를 방문하거나 전화 한통이면 귀어에 대한 준비 절차부터 정부의 지원정책, 귀어 교육 등에 대한 상세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해양수산부는 귀어귀촌 희망자에게 창업과 주택 마련에 필요한 자금을 최대 2억4000만원까지 융자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수산업 창업과정에 대한 실습과 교육을 수행하는 귀어학교도 개설하고, 어촌에서의 생활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귀어촌 홈스테이도 운영해 안정적인 어촌 정착을 지원할 계획이다.지방자치단체들도 다양한 귀어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전남 여수보성 등은 주택수리비 등을, 충남도는 정착자금과 교육훈련 지원한다. 경남 통영도 친환경 어업, 교육훈련 등 지원책을 내놨다. 이러한 지자체의 귀어에 대한 관심과 지원에 힘입어 전체 귀어촌 상담자의 21%가 전남으로 귀어하기를 희망했으며, 경남이 18%, 충남이 11%로 그 뒤를 이었다.반면 전북으로 귀어를 희망하는 상담자는 전체의 3%에 불과하다. 전북과 위아래로 경계를 맞대고 있는 충남이나 전남과 비교하면 미미한 숫자다. 전북도 긴 해안선과 섬, 갯벌 등 수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활용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우리 어촌은 고령화와 인구유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촌의 미래는 사람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귀어귀촌은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도시민들과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촌사회 양쪽 모두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해양수산부는 가고 싶고, 살고 싶은 어촌을 만들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우리 어촌이 활력을 찾고 수산업이 희망찬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리며 어촌에서 제2의 인생을 열어가고 있는 귀어촌인들의 성공적인 정착을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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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10 23:02

건강십진법

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무병장수의 비법이 많은 관심을 끌어 왔다.그런데 우리가 원하는 건강한 사람 이란 육체적으로 병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그래서 사회적으로 건전하게 사는 사람(1947년 WHO의 정의)일 것이다.이렇게 건강한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 중 一善 十面 百書 千讀 萬步라는 건강십진법이 재미있어 이를 살펴보고자 한다.첫째는 1선(善)으로, 매일 한 번 이상 좋은 일을 하라는 것이다.하버드 대학 실험결과 봉사 활동에 참여한 의대생들의 체내 면역 기능이 크게 증강되었고, 테레사 수녀의 일대기를 영상물로 보기만 해도 나쁜 병균, 나쁜 세포를 물리치는 항생체가 50% 이상 증가하였다고 한다.54세에 불치병 진단을 받은 록펠러가 사회적 약자를 돕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한 후 55세에 건강이 회복되고 98세까지 장수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화이다.둘째는 10면(面)으로, 하루에 10명 정도의 사람들과 접촉하여 덕담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미국 알츠하이머협회에 따르면 친구관계가 좋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 질환 발병률이 낮았다고 하며, 영국 런던대 정신과 리빙스턴 교수는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삶의 질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인간관계였다고 밝혔다.셋째는 100서(書)로, 매일 100자 이상의 글을 쓰라는 것이다.시나 수필 등 글을 쓰면 치매가 예방되고 장수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밝혀졌다고 한다.또 일기를 쓰거나 고마운 것들에 대해 매일 기록하는 것도 건강에 좋고 삶이 행복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200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마틴 셀리그먼 교수는 우울증 환자에게 일기를 쓰게 한 결과 증상이 크게 완화됐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넷째는 1000독(讀)으로, 매일 1000자의 글을 읽으라는 것이다.독서를 통해 얻는 즐거움으로 인해 우리 인체에선 행복물질이 나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미국 한 대학 신경연구센터의 연구 결과 소설을 읽고 난 뒤에는 뇌의 일부분에 좋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밝혀졌다고 한다.책을 소리 내어 낭독하면 발음과 소리를 통해 뇌가 자극되고 활성화되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고, 6분가량 책을 읽을 경우 스트레스가 68% 감소되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다섯째는 1만보(步)로, 매일 1만보 이상 걸으라는 것이다. 걷기는 200여 개의 뼈와 600개 이상의 근육이 일제히 움직이고, 모든 장기들의 활동이 활발해져 각종 질병 예방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1주일에 5일, 하루 30분 걷는 것만으로도 한국인의 5대 질병이라고 하는 고혈압심장병당뇨병뇌졸중암의 예방뿐만 아니라 치료에까지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WHO는 각종 성인병 예방을 위해 매일 30분 정도 걷기를 권고하고 있고, 수많은 의학 논문들에서도 공통적으로 1주일에 5일, 30분씩 걷기를 성인병 치료법으로 제시하고 있다.필자는 건강십진법 중 하루 1만보 걷는 것 외에는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이제부터 주변에서의 조그만 것이라도 좋은 일을 하나 이상 하도록 노력하면서, 그동안 이런저런 핑계로 소홀히 했던 옛 동료나, 친구, 친척 등에게 정성을 쏟으며, 시나 수필이 안 되면 일기라도 써보고, 성경 등 좋은 책을 좀 더 많이 읽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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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03 23:02

동서횡단철도사업과 예비타당성 조사

지난 2월 4일 국토교통부는 향후 10년간 철도망 구축의 기본방향과 노선 확충계획 등을 담은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안(2016-2025)을 공청회를 통해 공개했다. 위 계획안의 주요 내용은 철도를 통해 전국 주요 도시를 2시간대로 연결하고 시속 300km의 고속철도망을 완성하면서 시속 250km의 준고속철도망 구축사업을 중점 추진한다는 것이다.철도는 근대화의 산물이기 때문에 도로에 비해 출발점이 크게 늦었으나, 우리의 경우 왕조시대에는 도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았고 국방상의 이유로 도로에 대한 투자를 등한시한 결과 늦게 도입된 철도망이 주요 도로노선을 좌우하기도 하였다. 목포와 서울을 직접 연결하는 국도 1호선과 달리 호남고속도로 노선의 북쪽 시발점이 대전으로 결정된 데에는 호남선 철도노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구한말 서울-목포구간으로 검토되던 경목선 철도노선이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서대전역에서 시작되는 호남선으로 변경되면서 경부선 철도의 부속선화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였다.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서 제시된 노선안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북의 관심사항인 동서횡단철도(153.5km)중 새만금 신항-대야간은 착수사업으로, 전주-김천간은 장래 여건변화 등에 따라 추진검토가 필요한 추가검토 대상사업으로 반영되었다. 전북과 경북을 잇는 동서횡단철도사업은 새만금사업의 활성화와 지역간 교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중 핵심인 전주-김천간(108.1km) 사업이 추가검토 대상사업으로 반영되어 사업의 우선 순위가 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으므로, 새만금 내부개발의 본격 추진과 새만금 신항 건설에 따라 늘어날 물동량과 인적교류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사업추진 여건을 미리부터 조성해야 할 것이다.전북은 남북 연결교통망이 비교적 잘 구축되어 있는 반면 동서간 연결망은 동부 산악지역에 막혀 취약하며 기차를 타고 경상도로 가기 위해서는 대전이나 순천까지 크게 우회해야 하는 불편함과 시간낭비 요인이 크다. 이제 동서횡단 철도망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다.그런데 이들 사업의 추진여부는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확정고시된 후 국가재정법에 의한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1999년 도입된 예타제도는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재정이 300억원 이상 지원되는 대규모 사업에 대해 경제성 분석, 투자 우선순위, 적정 투자시기, 재원조달 방법 등 타당성을 검증함으로써 과잉투자 방지 등 재정 건전성 확보에 기여해 왔다.그러나 경제성 위주의 평가로 인해 지역균형개발, 안전확보를 위한 인프라 개선, 친환경첨단기술 사업 등에 대한 타당성이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고, 미래수요에 대한 고려가 적어 SOC 인프라의 적기 투자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특히 인구감소 추세가 지속되어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곤란한 호남지역에서는 새로운 SOC사업을 추진하기가 매우 어렵다.이에 대규모 SOC사업을 담당하여 예타제도의 가장 큰 수요처인 국토교통부는 최근 예타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에 착수하였고, 그 결과를 재정당국에 건의하기로 하였다. 교통 인프라는 현재 살고 있는 거주민의 교통편의를 제고하는 기능도 있으나, 지역간 접근성 향상을 통해 국토 전체의 균형발전과 통합을 이끌어 가는 거시적 기능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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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25 23:02

강자의 조건

기원전 로마, 13세기 몽골, 엘리자베스 1세 시대의 영국, 대항해 시대의 네덜란드, 현대의 미국! 이상 다섯 나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나라 이름에 시대까지 특정되어 있다 보니 대부분의 독자들이 답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시대별로 제일 강한 나라 혹은 제일 잘 나가던 나라라고.그렇다면,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보자. 로마를 비롯한 다섯 나라가 강대국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쯤 되면 독자들은 각자 생각하는 답이 있을 것이다. 정답이 꼭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답은 ‘관용성’과 ‘포용성’이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강자의 조건’(이주희 저, EBS MEDIA 기획)이라는 책에서 내린 결론에 필자도 공감하는 것이다. 기원전 로마는 피정복민들을 자신들과 똑같은 권리를 가진 동료 시민으로 받아들였고, 심지어 피정복민 중에 황제에 오른 사람도 있었다. 몽골은 피정복민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잠’이라고 불리는 역참제도의 정비를 통해 동서양의 교류를 촉진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세계사가 시작됨을 알렸다. 영국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했다. 그 결과 스페인의 종교재판이 두려워 피난 온 기술자들을 적극 받아들여 주철대포를 만듦으로써 무적함대를 격파하기에 이르렀다. 네덜란드는 종교와 사상(철학)의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강소국가가 되었다. 미국은 역사상 초유의 다인종 사회를 바탕으로 지구상 유일의 초강대국이 되었다.그렇다면, ‘관용성’과 ‘포용성’이라는 ‘강자의 조건’은 국가에만 적용되는 것일까?필자가 경험해본 바로는 도시의 쇠락을 예측하는 데에도 매우 유용한 척도가 된다. 필자는 유년기에 전북도내 여러 도시에서 성장했다. 성년이 된 이후에는 서울을 비롯한 영남, 호남, 충청의 여러 도시에서 생활했다. 그러다보니 주변에 있는 도시들까지 가보게 되어 피상적이나마 여러 도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 중에는 조그만 포구에 불과했던 마을이 아주 큰 대도시로 성장한 곳도 있었고, 옛 도읍의 지위를 잃고 중소도시가 된 곳도 있었다.그런데, 예전에 비해 도시의 규모가 줄어든 곳을 방문해 보면 공통적으로 듣게 되는 말이 있다. 바로 ‘외지 사람들에게 배타적이다. 인근에서 태어나 이주해 온지 수십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때로는 외지 사람 취급을 받는다. 정착하기가 쉽지 않다.’라는 말이다. 물론 서울이나 부산 같은 대도시에서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주해 오다 보니 출신지의 의미가 크지 않을 수 있다. 또 출신 지역 따위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을 정도로 바쁘기도 하고 기회 자체가 중소도시 보다 많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도시라고 해서 반드시 분위기나 외부인에 대한 배려가 같은 것은 아니다. 그 도시 특유의 역사와 문화, 시민의식 등이 반드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앞서 말한 ‘강자의 조건’인 ‘관용성’과 ‘포용성’의 조건이 도시의 쇠락에도 분명히 적용되는 것이다. 최근 전북도내에도 맛집 투어, 각종 테마 관광의 발달, 새만금 개발사업, 다문화 가정의 증가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외부인들의 관심과 발걸음이 잦다.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충돌 현상도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관용’과 ‘포용’이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이니 만큼 찾아온 손님이나 기업들에 대한 ‘관용’과 ‘포용’을 통해 전북이 한 걸음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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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18 23:02

자연이 준 선물, 갯벌의 가치

육지에서 바다를 향해 달리다 보면 육지인 듯 바다인 듯 드넓게 펼쳐져 있는 공간을 만나게 된다. 바로 갯벌이다. 갯벌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밀물 때는 바다에 잠기고 썰물 때는 물 밖으로 드러나는 모래 점토질의 평탄한 땅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사전적 의미는 간단하고 명료하다.그러나 갯벌을 하루만 들여다보면 갯벌이 그렇게 간단, 명료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갯벌에는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며 그 안에서 치열한 삶을 꾸려가고 있다.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게, 고둥, 갯지렁이 등 작은 생물들부터 장거리 비행 중 잠시 지친 날개를 쉬어가는 철새까지 갯벌은 다양한 생물들이 어우러져 조화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갯벌은 전 지구 생태계 면적의 0.3%에 불과하지만 자연의 정화조이자 지구의 허파로 갯벌의 생태적 가치는 숲의 10배, 농경지의 100배에 달한다. 갯벌1㎢의 연간 가치는 63억 원으로 우리나라 갯벌 2487.2㎢의 연간 총 경제적 가치는 약 16조원에 이른다. 특히, 우리나라 갯벌의 생물다양성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유럽보다도 약 4.3배 많은 717종의 대형저서동물이 우리 갯벌에 서식한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 30여 년간 산업단지 건설과 농지 확보를 위한 매립과 간척사업으로 여의도 면적 247개(716㎢)의 갯벌이 우리 국토에서 사라졌다.선진국들은 일찍이 갯벌의 생태, 문화, 경제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복원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샌프란시스코만의 64.7㎢ 면적의 폐염전을 습지로 복원했고, 네덜란드도 농경지로 간척했던 스켈트강 하구 방조제를 제거해 습지로 되돌리는 역간척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독일네덜란드덴마크 3개국에 접한 북해 와덴해(Wadden Sea) 갯벌은 갯벌의 보호와 지속가능한 이용의 선도 모델이 되고 있다. 와덴해는 지속적인 갯벌 보전 및 복원을 통해 체류형 생태관광지로 개발한 결과 연간 80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생태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다.정부도 사라져가는 갯벌을 보존하고 더 나아가 갯벌을 자원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해양수산부가 갯벌 보존을 위해 지난해 말까지 지정한 연안습지보호지역은 총 13곳이다. 지난해에는 갯벌자원화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올해부터는 서해와 남해에 분포한 간척지와 폐염전을 갯벌로 되돌리는 갯벌자원화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최근 갯벌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개발보다는 보존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전라북도에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갯벌자원이 있다. 고창부안 갯벌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로 인정받아 2010년 2월 1일 람사르 습지로 지정등록됐으며, 2013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의 핵심지역으로 선정됐다. 고창갯벌은 고창군과 부안군 사이에 있는 곰소만에 위치한 반폐쇄적인 갯벌로 새만큼 갯벌이 사라짐에 따라 그 생태적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해양수산부는 2010년 고창갯벌을 갯벌복원 시범사업지로 선정하여 오염된 양식장을 염습지와 갈대 군락지 등으로 복원하고 생태공원을 조성했다. 고창군도 해양생태관광객 유치를 위해 고창갯벌 생태안내인 양성과정을 개설해 갯벌을 적극 홍보하고, 고창갯벌축제를 지역의 여러 축제와 통합하는 등 갯벌자원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고창갯벌을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서남해안 갯벌은 조수간만의 차가 만들어낸 자연이 준 선물이지만 이를 잘 보전하고 활용해 나가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생명력이 가득한 갯벌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며 미래세대를 위한 갯벌 보존과 현세대를 위한 갯벌 자원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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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11 23:02

경찰 재직 시절 회고

1년간의 경찰간부후보생 교육을 마치고 1978년 9월 경위로 임관, 정읍경찰서에서 경찰 생활을 시작한 이후 2005년 1월 전북지방경찰청장에서 명예퇴임하기까지 26년여 간 경찰에 근무하였다. 전북에서는 지방청 경비계장, 무주고창 경찰서장, 지방청 정보과장 등을 포함, 총6년 정도 근무하였다.필자는 경찰에 근무하는 동안 경찰대학 생활관에 붙어 있던 여기를 거쳐 가는 이여! 조국은 그대를 믿노라!는 글귀를 볼 때마다 느꼈던 사명감을 잊지 않고 올바르게 근무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리고 모든 직원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의견을 수렴해 가면서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한다고 자부했었다. 그러나 퇴직 후 뒤돌아보니 부족하거나 잘못한 일이 너무 많았고, 후회되는 일도 많다. 고은 시인의 내려올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라는 시구(詩句)가 가슴에 절절이 와 닿는다. 그러나 인덕은 많아서인지 좋은 상사와 부하, 동료들을 많이 만나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기도 했다. 능력도 별로 없는 내가 상사들의 인정을 받고, 또 운이 좋아 58명의 동기 중 계속 선두로 승진하여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나는 받기만 했지 주거나 베풀지는 못한 것 같아 늘 미안하고 고맙게 생각한다.필자는 경찰청의 정보와 방범부서에서 많이 근무했는데, 공개할 수 있고 기억에 남는 것은 주로 방범부서에서 있었던 일 같다. 가장 진통을 겪었던 일은 노래방에 대한 규제법을 만드는 일이었다. 당시 노래방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부작용도 적지 않아 적절한 규제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술을 파는 노래방(후에 단란주점으로 개칭)은 보건복지부가, 술을 팔지 않는 노래연습장은 경찰청이 각각 담당하기로 함에 따라 노래연습장 규제 관련 규정을 신설하게 되었다. 3개 TV의 노래방 규제 관련 생방송 토론 프로에 출연, 당대의 논객이라던 여원사 김재원 사장 등과 열띤 토론을 벌였던 기억이 새롭다.또 문민정부 초기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슬롯머신업 폐지의 실무를 맡았는데, 관련법 개정안이 황인성 총리 등의 반대로 국무회의에서 보류되었을 때 이해구 내무부장관에게 강력히 건의, 임시 국무회의까지 소집하여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도 하였다.카지노업은 설치목적이 관광 진흥인데도 경찰에서 담당하고 있던 것을 대학 후배인 문화관광부의 모 서기관과 협의하여 문화관광부로 이관하였다. 권한 이관을 반대하는 상사들을 일일이 설득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았지만 문화관광부가 관광진흥법 개정안 부칙으로 경찰청 소관의 사행행위등규제및처벌특례법을 개정하는 방법으로 이관하였다.1987년 방범국 외근계장 시절에는 실효성도 별로 없고 직원들에게 과중한 부담만 주던 호구조사 제도 폐지의 실무를 맡았는데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경호실장 결재까지 거쳐야 했으므로 무척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방범국장 시절에는 경찰청의 건의에 따라 김대중 대통령께서 금융감독원장과 이한동 국무총리에게 금융기관의 자율방범체제를 강화토록 직접 지시, 관계장관 회의와 은행장 회의까지 소집하며 부산하게 움직였던 기억이 새롭다.경찰에서 있었던 일들을 지금 와 뒤돌아보니 후회투성이고 부끄럽기 그지없다. 그러나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인생은 연습이 없으니 어쩌랴....... 이제 남은 인생이라도 후회 없도록 잘 살아봐야겠다고 다짐하면서, 경찰은 후배들이 더 잘 해주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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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04 23:02

영·호남 연결 고속도로 관련 단상

지난해 12월 22일 광주와 대구를 연결하는 88올림픽고속도로가 광주-대구 고속도로로 확장 개통되었다.88올림픽고속도로는 왕복 2차선으로 중앙분리대 없이 좁은 도로폭과 잦은 급경사, 급커브 구간 등 일반국도보다도 못한 시설과 도로여건으로 인해 사고 많은 도로, 죽음의 도로, 신호등이 있는 국내 유일의 고속도로라는 오명을 써야 했다. 도로개선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높아져 2000년 광주측 고서-담양 16km 구간과 대구측 성산-옥포 13km 구간을 각각 4차로와 6차로로 확장한 데 이어 나머지 구간인 담양-성산간 143km를 2008년 11월부터 확장하기 시작하여 2015년 12월 확장 개통하기에 이른 것이다.이번 확장사업을 계기로 고속도로 명칭도 88올림픽선에서 광주-대구선으로 변경하였으며 영호남간 균형발전과 교류증진의 취지를 살려 도중에 동서화합의 동산을 조성하기로 했다.광주-대구고속도로 확장 개통의 가장 큰 성과는 교통사고의 대폭 감소에 있다. 한국도로공사 발표에 따르면 개통후 한달간 교통량은 20% 가까이 늘어난 반면 교통사고는 단 한건에 부상자도 한명에 그쳤다고 한다. 1년전 같은 기간 발생한 교통사고 3건(부상자 2명), 2013년 같은 기간 6건의 사고( 사망 2명, 부상 1명)와 크게 대비된다.이처럼 광주-대구고속도로의 확장에 따른 긍정적 효과에 크게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88고속도로에 앞서 영호남간 균형발전을 위해 구상된 군산-포항간 고속도로가 아직까지 완성되고 있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군산-포항간 고속도로 건설구상은 1978년 1월 당시 건설부가 대통령의 연두순시 때 보고한 것으로, 포항울산의 동해안 공업단지와 군산이리(현 익산)의 서해안 공업단지를 잇는 신 동서횡단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것과 이를 위해 연내 타당성 검토와 통과지역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본조사 작업을 마칠 계획이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다.그러나 1980년 광주민주화 항쟁 등 정치적 여건이 크게 변화되어 광주-대구간 동서 횡단고속도로가 급부상되면서 군산-포항간 고속도로 건설의 우선 순위가 늦춰진 것이다.우리나라에서 고속도로를 포함한 간선도로망 구축계획은 국가도로망 종합계획에 따라 추진되는데 그 핵심개념이 79+6R이다. 이것은 남북으로 7개 축, 동서로 9개 축, 대도시 주변 순환 6개 축을 완성하여 지역간 연결을 강화하고 교통혼잡구간을 해소한다는 것이다. 군산-포항간 고속도로는 동서 9축중 제3축으로서 새만금-전주, 익산-장수, 무주-대구-영천-포항을 연결하는 총 348km로 구성되어 있다.이중 익산-장수구간과 대구-포항구간은 이미 준공되어 운영 중이고, 새만금-전주구간은 현재 실시설계중으로 내년초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문제는 무주-대구구간인데 교통량 자체도 적을뿐더러 소백산맥이 가로막혀 건설비가 많이 들어 좀처럼 사업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형편이다.그러나 당면한 새만금 개발을 활성화하고 동서화합을 완결시킨다는 의미에서 동서 3축의 조속한 완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교통수요가 많은 성주-대구구간부터 먼저 착공할 수 있도록 전북지역민이 성원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현재 민자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평택-부여-익산간 제2서해안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수도권 서부 지역민이 익산을 거쳐 영남으로 가려는 수요가 생겨나기 마련이고, 이에 따라 동서3축의 마지막 단절구간을 연결시켜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도 커지게 될 것이다.△유성룡 국장은 전주 상산고, 서울대를 졸업했고, 국토해양부 도시정책과장, 국무총리실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 국장, 익산국토관리청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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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28 23:02

내 고향은 어디일까?

내 아버지가 태어나 자란 곳은 순창군 금과면 고례리. 어머니가 태어나 자란 곳은 순창읍 대정리. 아버지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의 장남으로 태어나 지어먹을 논 몇 마지기만 장만하면 그만둔다는 생각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셨다. 그래서 내가 태어난 곳은 진안읍 군상리. 하지만 나는 진안을 기억하지 못한다. 태어난 지 1년이 조금 지나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무주군 안성면으로 이사했기 때문.내 기억의 시작은 무주군 안성면.하지만 초등학교 입학 전 다시 남원시 인월면으로 이사하였다가 그곳에서 반 학기를 채 마치지 못하고 다시 남원시내로 이사. 그 때까지만 해도 나는 한 곳에서 평균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다시 미지의 도시를 향해 떠나는 떠돌이 신세.다행히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남원에서 무사히 졸업하고, 고등학교는 전주로 유학했다. 그리고 전주에서 3년을 보내고 다시 대학 생활을 위해 서울 살이를 시작. 서울 살이를 하던 중 아버님의 퇴직으로 부모님 모두 남원을 떠나 경기도 안양에 정착하셨다. 서울에서 대학, 군대, 연수원 등을 거치느라 15년을 보낸 후 검사가 되어 부산에서 2년. 김제시 진봉면 정당리 출신의 아내를 만나 부산 근무 시절 결혼. 그리고 다시 남원을 떠난 지 18년만인 2002년 남원검찰청 검사로 귀향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남원 생활은 맡은 일의 성격 때문인지 쉽지 않았다. 1년 만에 남원 생활을 접고 고양, 광주, 서울을 거쳐 다시 광주, 공주에서 근무하다가 지금은 다시 서울에서 생활 중.만 48년도 안되는 기간 동안 어림잡아도 10개 이상의 도시에서 각각 최소 1년 이상씩의 생활을 했다. 같은 도시 안에서 이사를 한 횟수까지 더 하면 그 두 배도 훨씬 넘을 터. 가장 오래 생활한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서울. 대학, 사법연수원, 검사 생활을 합쳐 18년 이상을 서울에서 살았다.대한민국 이곳저곳을 떠돌며 살다 보면 자주 듣게 되는 질문 중의 하나. 고향이 어디세요?고향(故鄕)의 사전적 의미는 태어나서 자라고 살아온 곳 혹은 마음 속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 아마도 고향의 정의로서는 첫 번째만 있다가 현대 사회에 들어 두 번째가 추가된 듯하다.내가 태어난 곳은 기억에도 없는 진안. 자란 곳은 남원과 전주. 살아온 곳은 주로 서울. 그 밖에 10여개 도시에도 살았다. 그렇다면 내 고향은 어디일까?한 때는 사람들의 질문에 별로 자신 없는 태도로 이렇게 대답했다. 태어난 곳은 진안, 자란 곳은 남원이라고. 질문자가 생각하는 고향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핑계를 댔다.그런데, 마흔이 넘으면서부터 그런 질문에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그냥 간단히 남원이라고 답을 하게 되었다. 불혹이 되어 더 이상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일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다만, 나이가 들수록 마음 속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이라는 고향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그래서, 내 고향은 남원임이 분명하다.△양중진 과장은 전주 전라고,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전주지검 남원지청 검사, 법무부 부대변인,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광주지검 공안부장검사, 대전지검 공주지청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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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21 23:02

바다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본다

새해가 밝으면 사람들은 탁 트인 바다 위로 떠오르는 해를 보며 새로운 다짐을 하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 비단 바다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바다가 가지는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이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희망찬 새해가 밝았다고 하지만 사실 우리 경제상황은 녹록지 않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제기된 블랙 스완(Black swan) 에 빗대어 올해는 그레이 스완(Gray swan)이 우리 경제를 덮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블랙 스완이 예측하지 못하고 갑자기 불어 닥친 충격인 데 반해 그레이 스완은 예측 가능하지만 해결책이 없는 상황을 말한다. 모두가 어려운 걸 알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는 답답한 상황이 올해 우리 경제의 현실이라는 것이다.이러한 상황에서 바다는 새로운 돌파구이자 희망의 열쇠가 될 수 있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21세기는 해양의 시대라고 예견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주요 국가들은 해양경제 활성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해양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현재 우리나라 GDP에서 해양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2%다. 아직 바다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2030 해양수산 미래 비전을 설정해 2030년 해양수산 GDP 비중을 1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미래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해양 신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전통산업인 수산업을 미래 산업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다른 나라보다 한 걸음 앞선 연구개발과 투자로 세계시장의 50%를 선점한 선박평형수 처리설비산업, 향후 10년간 시장 규모가 약 12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되는 e-Navigation 산업 등은 해양 신산업이 미래의 먹거리 산업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준다.해양심층수 산업도 주목할 만하다. 북극에서 천년을 흘러내려와 동해 수심 200m 아래 있는 청정한 해양심층수는 마르지 않는 샘물과도 같다. 일본의 해양심층수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우리나라보다 3000배나 크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반증이다.연어, 참다랑어 등 고급 어종의 양식기술도 확보해 국민들의 식탁에 양식 연어와 참치가 오를 날도 멀지 않았다. 참다랑어 양식기술은 약 10조원의 시장 규모를 갖는 미래 블루오션의 대표 기술로 2009년 타임스지 선정 세계 50대 발명품 중 2위에 오를 정도로 가치가 있다. 미생물을 이용해 양식장 물을 정화하는 첨단 양식기술인 바이오 플락(bio floc)은 이미 실용화가 되어 양식 생산량을 최대 10배까지 높였다.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종의 80%가 바다에 서식하며, 유전자적 다양성과 특이성을 가진 무수한 해양생물들이 존재한다. 이를 활용해 신약이나 신소재를 개발하는 해양생명공학 분야도 발전가능성이 크다. 아직은 연구개발 단계지만 해양 미세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디젤, 바이오 수소 등 해양 바이오에너지 산업과 심해저 광물개발 등은 육상 에너지 자원 고갈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 줄 것이다. 육상의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지금 바다로 눈을 돌려보자. 바다는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더 큰 도약을 위해 바다의 힘을 활용해야한다.전라북도에도 바다가 있지만 여타 지자체에 비하면 해양수산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새만금 신항만 건설 등 해양수산 관련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2016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 첫 태양을 바다에서 보듯이 나는 바다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본다.△김양수 대변인은 전주상산고,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주립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해양수산부 기획예산담당관, 해양산업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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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14 23:02

갑질과 웨이터 룰

최근 몽고식품 회장이 운전기사에 대한 상습 폭행, 폭언으로 회장직을 사퇴했다. 그러나 비난 여론은 식을 줄 모르고 몽고간장 불매운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의 지난 갑질이 재조명되고 있다. 대기업 갑질로는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포스코에너지 상무의 항공기 여승무원 폭행, 블랙야크 회장의 항공사 용역직원 폭력 행사 등이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또 대학 교수들의 갑질 사례도 언론에 보도된 것이 많지만, 2년 여 동안 제자를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하고 인분을 먹인 인분교수 사건이 대표적일 것이다.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갑질도 지난 1년 간 언론에 보도된 것만 해도 10여건에 이른다. 경비원이 주민들의 모욕과 폭언을 참지 못해 분신한 압구정동 아파트, 주민의 폭행으로 경비원이 숨진 창원과 안양 아파트, 주민이 60대 경비원에게 반성문을 쓰게 한 청담동 아파트, 주민이 경비원을 폭행한 서울 서대문구와 광주 아파트 등이 잘 알려져 있고,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는 경비원들이 출근등교하는 주민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도록 강요받기도 했다고 한다.백화점에서의 갑질 사례도 적지 않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것만 해도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에서 직원 2명의 무릎을 꿇린 사건, 롯데백화점 대전점에서 직원 뺨을 때린 사건, 현대백화점 부천 중동점에서 주차요원 4명의 무릎을 꿇리고 뺨을 때린 사건, 목사가 자신에게 망신을 줬다며 매장 직원의 무릎을 꿇린 사건 등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갑질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가진 자나 힘 있는 자들의 인격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널리 존경을 받을 수 없음은 불문가지이다.몇 년 전 USA투데이는 미국의 성공한 기업 CEO들 사이에 통용된다는 웨이터 룰(Waiter Rule)을 소개한 적이 있다. 상대방이 식당 종업원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그 사람과의 거래나 채용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 신문은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였다. 웨이터가 실수로 양복에 와인을 쏟았는데도 관대한 모습을 보인 CEO와 거래하기로 결정했다는 위트니스 시스템스 CEO 데이브 굴드, 회사 법률고문 후보자가 식당 종업원에게 무례하게 구는 모습을 보고 채용을 포기했다는 파네라 브레드 CEO 론 샤이치, 웨이터나 부하 직원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에게는 기대할 게 없다고 강조한 의류업체 사라 리의 CEO 브렌다 반스와 방위산업체 레이시언의 CEO 빌 스완슨, 식당 웨이터로 일할 때 손님 옷에 아이스크림을 쏟았는데도 관대하게 용서해준 귀부인을 잊지 않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는 문구 판매 체인 오피스 데포의 CEO 스티브 오들랜드 등이 있다.웨이터 룰은 비단 식당 종업원뿐만 아니라 호텔 직원이나 모든 하급 직원 등 사회적 약자들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한다. 웨이터 룰을 중시하는 것은 CEO뿐만이 아니다. 한 데이트 주선업체가 몇 년 전 미국의 전문직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식당 종업원에게 무례하게 구는 상대방이 꼴불견 1위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런 상대와 데이트해봐야 결과가 뻔하다는 얘기다. 갑질하는 사람들과는 사업을 같이 하거나 친구로 사귀거나 심지어 사돈도 맺지 말아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병신년 새해에는 모든 갑질이 사라지고, 사회적 약자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훈훈한 사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배성수 사무총장은 무주고창서울종암경찰서장, 전북지방경찰청장, 전주교통방송본부장, 원광대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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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7 23:02

어떻게 살 것인가

2015년 을미년을 보내면서 하나의 화두를 던져본다. 어떻게 살아야 인간답게 살 수 있을 까. 어떻게 살아야 사회가 좀 더 아름다워질까. 어떻게 해야 우리나라가 글로벌화 된 세상에서 뒤처지지 않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공부를 할 때는 왜를 생각해야 한다. 어떤 현상에 대한 근원과 이유를 알아야 새로운 이론이 창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삶에 왜를 대입하면 팍팍해지고 덧없어진다. 때문에 어떻게와 무엇을 대입해야 한다. 그래야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답을 얻을 수 있다.우리는 유한한 삶을 살아간다. 제 아무리 천하를 떨어 울린 영웅호걸도 결국 한 줌 흙으로 돌아간다. 그런데도 인간은 영원히 살 것처럼 억척을 부린다. 모두가 더 가지려하고, 더 높아지기 위해 욕망의 파도를 탄다.조금은 엄숙하게 삶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다이너마이트를 만들어 거부가 된 알프레드 노벨(Alfred Nobel)이 노벨상을 만들어 후세에 길이 빛나는 업적을 쌓게 된 계기가 있다. 그의 형 루드비히 노벨이 죽었을 때 알프레드 노벨이 죽은 걸로 오인한 프랑스 기자가 부고 기사를 쓰면서 죽음의 사업가 파괴의 발명가라는 카피를 뽑은 것이다.살아서 자신의 부고 기사를 본 노벨은 충격을 받는다. 결국 심기일전하여 자신의 이력을 다시 써갔고, 유산 중 94%인 3200만 스웨덴 크로나(345만 유로, 374만 달러)를 노벨상 설립에 남긴다.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는 말을 굳이 동원하지 않더라도 살아생전에 자신의 죽음을 한번쯤 진지하게 응시해 보는 것도 바른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될 듯싶다.우리는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잘살아 보세라는 구호 아래 전 국민이 하나 되어 가난 극복에 전념한 결과 나름 국제적 위상을 갖게 됐다. 그러나 우리는 잃어버린 것이 너무 많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찬사는 빛이 바랬고, 도덕적 가치는 땅에 떨어진지 오래다. 오죽하면 인성교육의 목소리가 날로 드높아질까.한 박자 쉬어 가자. 그동안 변화와 속도를 얘기해온 필자의 글과 모순된다 할 수 있겠으나 차원이 다른 부분이다. 변화의 속도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가되 정신적인 부분에서 정체성을 확인해보자는 얘기다. 잘 왔는지, 또 잘 가고 있는지 점검해보고 삶의 본질을 돌아보자는 얘기다.너와 나를 넘어 우리를 생각해야 할 때다. 어른들은 헬조선을 외치는 젊은이들의 고충에 귀 기울이고, 젊은이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맨땅에 헤딩하며 일어선 윗세대만큼은 아니니까 분발하기 바란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위임받은 권한을 스스로의 것인 양 으스대며 밥그릇 싸움만 하지 말고 진정 어떻게 해야 국민들을 위하는 길인가를 먼저 생각하라. 국민들은 개인주의와 집단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모두가 하나 되는 노력을 해야 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퍼펙트 스톰(위기가 한꺼번에 겹치는 상황)으로 돌입할 수도 있는 위기중중의 시대를 헤쳐 나갈 수가 없다. 연말연시를 맞아 우리 다함께 어떻게 살 것인가를 화두로 삼아 스스로를 돌아보자. 각자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는 것은 주변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고, 그것이 맞물리면 좀 더 따스한 정이 흐르는 사회로 거듭나지 않겠는가. 문제가 있다면 나부터 돌아보고 해결점을 찾는다면 못 풀 문제가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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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31 23:02

공공정책에도 디자인을 입힌다?

작년 여름 어떤 지자체에서 비키니 족을 위한 여성 전용 해수욕장을 야심차게 개장한 적이 있다. 피서객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해 본 결과,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여성들이 남성들의 시선을 싫어한다고 하여 여성 전용 해수욕장을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쳐다 볼 사람이 없다면 비키니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 해수욕장의 이용자 수는 오히려 전년도 보다 1/3로 줄었다고 한다. 겉으로 드러난 욕구보다는 수요자의 숨겨진 니즈(needs)를 정확히 찾아내, 이를 그대로 충족시켜 주는 것이 현대 마케팅에서는 매우 중요한 성공 전략이며, 이는 공공부문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할 수 있다.지난 12월 11일 서울 동대문에서는 ‘정부3.0 국민디자인단 성과공유대회’라는 재미있는 행사가 열렸다. 정책공급자인 공무원과 수요자인 시민, 디자이너 등이 숨겨진 진정한 정책수요를 찾아내고, 함께 정책대안을 만드는 ‘정부3.0 국민디자인단’의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행정자치부 장관은 애초 세 개 사례만 듣고 자리를 뜰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민이 함께 만들어낸 정책대안과 흥미로운 결과들이 연이어 발표되자 끝내 자리를 뜨지 못했다. 결국 나머지 7개 과제발표까지 모두 경청한 후 우수사례를 시상하고 참여자들을 격려하면서 끝까지 자리를 함께 하였다.이 자리에서 전북 혁신도시로 이전해 온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주민참여형 마을정원 만들기 사업’은 타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보일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종전 지역특성화 없이 획일적으로 추진된 마을정원 사업을 정부3.0 국민디자인 과제로 발굴하여 각 마을마다 특색을 살린 마을정원이 조성되도록 개선하였다. 마을정원을 지역특성과 주민선호를 반영한 공동체 마을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등 맞춤형설계가 이루어졌다. 남원시 동충동은 폐역사를 개선해 ‘주변 슬럼화 방지’라는 마을정원 콘셉트를 도출하고 주민주도로 사후관리까지 하여 주민참여형 마을정원을 내년부터 조성한다.또한 소득화가 미약했던 마을정원을 관광명소와 연계하여 지역 농가소득을 증대시키는 디자인단의 아이디어가 사업계획에 반영되어 실행된다. 전주한옥마을을 대상으로 마을정원 지도를 만들고, 마을정원 투어코스를 개발하는 등 국민의 손으로 직접 만든 사업계획이 실제 내년부터 실행되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입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정책 기획 단계부터 수요자 경험, 관찰을 통해 숨겨진 국민의 욕구를 포착해 이를 토대로 공공정책을 디자인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번거로운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실현하는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다. 정책 기획 단계부터 진정한 정책수요를 고려한 정책대안을 잘 설계하게 되면 정책집행 단계에서 비용을 큰 폭으로 절감하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에 실질적인 정책수요자인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여 서비스 디자인을 입히는 방식은 새로운 정책결정 모델로서 주목할 만하다. 정책구상부터 실제 국민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국민참여의 절차와 방법을 새롭게 디자인하여 농촌공동화, 마을공동체 조성 등 지역현안을 주민이 해결하고, 지역사회 혁신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국민 또는 주민들이 정책이나 서비스의 설계과정부터 집행 및 평가단계까지 직접 참여함으로써 그들의 숨어있는 니즈를 발현시키는 것이야 말로 정부 3.0이 추구하는 ‘국민이 주인되는 나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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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24 23:02

공립박물관의 새로운 역할을 기대하며

박물관은 인류의 문화유산을 보존전시교육하는 곳이다. 건립의 주체에 따라 국립, 공립, 사립 등으로 나뉘는데, 공립박물관은 광역 또는 기초자치단체가 세운 박물관을 말한다. 국립박물관이 국가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곳이고, 사립박물관이 개인의 관심에 따라 다양한 성격을 보여주는 곳이라고 한다면, 공립박물관은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공립박물관은 우리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중요한 문화기반시설 중 하나이기도 하다.2014년 말 기준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기반시설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809개 박물관 가운데 공립박물관은 전체의 41%인 332개다. 특히 전라북도에 있는 40개의 박물관 가운데 절반 이상인 24곳이 공립박물관이며, 이 공립박물관들은 지역적으로 장수군을 제외한 13개 시군에 고루 분포해 있다.이러한 통계를 보면 공립박물관이 전북도민의 곁에 있으며, 친밀한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나 부안청자박물관 등 몇몇 곳은 훌륭한 관광자원으로서 외부 관광객을 유치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처럼 공립박물관으로서의 역할을 잘하고 있는 박물관들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과연 모든 공립박물관들이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문화시설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반문해 볼 필요도 있다.일부 공립박물관은 주변지역 박물관과 유사한 주제로, 비슷한 유물을 전시해 차별성이 부족한 경우도 있고, 건립 당시 부지 확보에만 급급한 나머지 건립 이후에 접근성이 떨어져 관람객 유치가 어려운 곳도 있다. 또한 자치단체장이 바뀌면서 예산과 인력 지원이 사라져 간신히 간판만 달고 있는 곳도 있다.전라북도의 24개 공립박물관 가운데,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라 등록을 완료한 박물관은 17개관이고, 나머지 7개관은 아직까지 등록을 하지 못했다. 등록하지 못한 박물관은 대부분 소장품이 기준 수량에 못 미치거나 학예사가 없는 곳으로 파악된다. 그리고 등록 박물관이라고 하더라도 앞서의 지적에서 자유로운 것만은 아니다.그래서 문화체육관광부는 공립박물관이 내실 있게 건립운영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건립 전 단계에서부터 지자체의 박물관 건립 계획에 대한 컨설팅을 실시하고, 건립의 타당성과 실행력을 검증하는 사전평가제를 거쳐 신축 또는 증개축에 대해 국고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운영 중인 공립박물관에 대해서도 평가인증제 실시를 통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정책이나 지원보다 지역 주민들과 지자체가 갖고 있는 인식의 전환이다. 주민들은 박물관을 옛 것을 보여주는 고리타분한 곳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자긍심을 느끼는 곳으로 여겨야 한다. 더불어 그곳을 단순히 전시 공간에만 머물지 않고 교육과 공연 등이 이루어지는 복합문화센터이자 지역 커뮤니티센터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지자체는 박물관을 자치단체장의 치적을 쌓고 홍보하는 도구가 아니라, 각 지자체의 정체성과 정신을 보여주는 곳이자 지역 문화관광의 안내 공간으로 인식하고 재창조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박물관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과제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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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17 23:02

새로운 도전 전북

올해 화두는 단연 국제 테러일 것이다. 지난 11월 13일 독일과 프랑스 친선 축구 경기가 시작된 20분여가 지난 시각에 프랑스 파리에서 세 건의 자살폭발 테러를 시작으로 파리 곳곳에서 테러가 발생하였다. 본 필자도 국제해사기구(IMO) 총회 및 국제도선사협회 집행위원회 회의 참석차 11월 하순 영국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 천만 뜻밖에도 본인이 숙박했던 호텔에서도, 투숙객 짐속에 폭탄을 두었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영국 경찰 등이 호텔 내부를 수색하는 등 혼란이 야기되었다. 테러 공포가 피부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이제 남의 일처럼 느껴졌던 테러가 이제는 우리나라 국민도 더 이상 테러 안전국민이 아니라는 인식하에 사이버테러를 포함하여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시기인 것 같다.올 한해도 이제 달력 한 장을 끝으로 곧 2016년 붉은 원숭이 띠인 새해로 넘어 갈 것이다. 올해 전북은 비약적이나마 발전을 한 것 같다. 전주출신으로 조선 성리학의 마지막 거장이자 최후의 유학자로 추앙받고 있는 간재 전우선생을 조명하는 국제학술회 및 행복의 경제학 2015 국제회의 개최 등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졌다.또한, 정부와 지자체는 새만금사업 지역을 한중 자유무역협정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기로 하고, 100만평 규모의 산업협력 단지를 조성키로 하였으며, 전북을 발전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진행중에 있다. 이러한 노력은 앞으로 전북이 각종 기업유치 및 그에 따라 군산항도 더불어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이와 더불어 전북 농업인들은 소농 중심의 새로운 생산 유통 소비방식의 로컬푸드를 안전적인 먹거리로 확보하는 중요 사업으로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나아가고 있으며 건강한 밥상과 지속가능한 농업, 활력 있는 지역경제 등을 동시에 실현해 나아가고 있다.특히, 통산 4회 우승에 빛나는 전북 현대는 그동안 전북을 알리는 가장 큰 역할을 해왔다. K리그 12개 구단 운영 성과에서도 전북 현대는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도 클 것이다. 실제로 실관중 집계가 도입된 2012년 이후 지방 구단으로는 최초로 최다 관중을 기록하며 전북은 스포츠와 문화이벤트를 다각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앞으로 전북이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북 인구감소세가 지속된다는 점이다. 전북인구는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청년이 줄어들면서 노인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 앞으로의 전북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고령화로 인하여 지역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어, 앞으로 정부 및 지자체의 인구감소와 노인인구 증가에 대한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또한 아직까지는 전북 경제가 낙후되고 산업화가 진행 단계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산업의 집중 육성과 서비스 산업의 균형 있는 성장, 산업 수요 대응형 인재양성을 통한 안정적인 취업 활동 보장 등이 필요한 때인 것이다.지난 6개월 동안 타향에서 전북 발전을 위한 제언들을 하면서, 고향에 대한 생각들을 여러 방면으로 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농민의 아들로서 항상 마음은 고향에 있고, 그만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짙어지는 것 같다. 항상 마음속에 담겨 있는 고향 전북이 새로운 도약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모든 전북인이 노력해 나아가길 타향에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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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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