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의 행복 디자인 '정부 3.0'
누구에게나 부모와의 이별의 시간은 찾아온다. 얄궂은 현실은, 부모님을 떠나보내 황망한 가운데에도 갖가지 행정절차와 상속 문제 처리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어찌어찌 마음을 추스르고 길을 나섰다 하더라도 불편은 계속된다. 사망신고는 주민센터에, 부모님 재산 확인은 구청 지적과에, 세금은 또 세무서에. 관청 뿐 아니라 은행과 보험사에도 발품을 팔아야 하니, 하루 종일 쫓아다니다 보면 그렇지 않아도 헛헛한 속이 더욱 지친다.부모를 여읜 슬픔으로 경황없는 우리 이웃, 그 수고와 불편을 조금 덜어줄 수는 없을까?이번에 정부가 마련한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는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이제는 주민센터 민원실에 사망신고를 할 때 상속재산도 한꺼번에 조회해 달라고 요청하면, 그 결과를 휴대폰 문자나 인터넷으로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신분증을 보여주고 신청서 한 장만 쓰면 사망자의 금융재산, 토지, 자동차, 국민연금, 국세와 지방세 정보를 모두 받아볼 수 있게 되었으니 번거로움이 크게 줄어든다.특히, 부모의 채무액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나도 모르게 빚을 상속받는 황당한 일도 사라지게 된다.유사한 예를 하나 더 들어보면, 앞으로 전국 어디서나 여권과 국제운전면허증을 한 곳에서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여권은 시청이나 군청 민원실로, 국제운전면허증은 경찰서나 운전면허시험장으로 가서 따로따로 신청하고 찾아와야 했다. 이제부터는 민원실에 한번만 신청하면 두가지를 한꺼번에 찾을 수 있다.신혼여행을 준비하는 직장인, 해외여행에 나서는 가족 등 바쁜 시간을 쪼개야 하는 많은 국민들이 혜택을 보게 되었다. 이 원스톱 서비스는 정부가 외교부, 도로교통공단, 16개 시도와 손잡고 협업하여 만들어낸 작품이다.비슷한 경험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 왜 이제야?라고 무릎을 탁 칠만한 변화이다.요즘 우리는 여기저기서 정부 3.0이란 말을 많이 듣게 된다. 그렇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정부 3.0이 뜻도 아리송하고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와 닿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다.용어는 다소 생소하지만, 앞에서 소개한 사례들이 바로 정부 3.0이라는 슬로건 아래 만들어진 하나하나의 성과물들이다. 우리 국민이 살아가면서 생애 단계별로 필요한 행정서비스를 적시에 알 수 있고, 또 이를 맞춤형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정부 3.0의 핵심목표이다.필자는 정부 3.0 업무를 책임지는 자리에 있으면서, 국민 맞춤형으로 설계된 사업과 서비스들이 하나하나 만들어 질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 2탄, 3탄 시리즈로 임신과 출산, 그리고 취업 및 창업에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그러기 위해선 정부와 일선 현장기관이 한마음으로 국민 행복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기관 입장이 아니라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입장이 되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서비스체계도 편리하게 바꾸어 나가려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정부 3.0은 저 멀리에 있는 아리송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가까이 있는 것, 그리고 우리들의 불편은 줄이고 행복은 더해주는 것이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널리 확산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