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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시대 문학의 나아갈 길

모든 경계가 무너지고 크로스 오버되는 시대에 문학도 변화의 몸살을 앓고 있다. 소위 순수문학이라고 일컬어지는 문학은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보는 유물로 전락한 지 오래다. 활자만이 유일한 매체 역할을 하던 시절에는 문학이 민중들에게 삶의 의미와 인간성의 가치를 깨우쳐주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때문에 글을 쓰는 문인들은 지식인층의 대명사나 다름없었고, 민중을 계몽하는 선구자적 역할까지도 하였다. 그러나 세월과 함께 TV와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들이 등장하면서 문학은 더 이상 시대상을 반영하거나 인간성을 고양시켜주는 유일한 매체로써의 그 특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등 글이 아니어도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을 살아가는 수용자들에게 문학은 점차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문학을 포기해야 하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원 소스 멀티유즈시대에 글은 어떠한 형태로든 문화의 원형이 되기 때문에 더욱 갈고 닦아야할 분야이지 결코 포기할 분야가 아니다.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용자들이 뭘 원하고, 또 뭘 좋아하는지 연구하고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미국의 평론가 레슬리 피들러는 일찍이 고급문화와 순수문학을 주창했던 모더니즘 시대의 종언을 고하고, 대중문화와 중간문학(middlebrow literature)을 인정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이미 50년 전에 선언했다. 중간문학은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중간 형태로, 순수문학이 추구하는 본질적 존재증명에 대중문학의 서사와 재미를 적절하게 혼합한 장르다.중간문학으로는 메리 셀리의 ‘프랑켄슈타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박사와 하이드’, 톨킨의 ‘반지의 제왕’,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 프랭크 바움의 ‘오즈의 마법사’,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 등을 비롯해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와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까지 아우른다.우리 문학도 점차 중간문학으로 무게의 추가 기울어가는 분위기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방향 선회를 해야 한다. 시대는 문화와 문학이 같이 가는 걸 요구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글이 매체와 결합해 또 다른 문화의 원형이 되곤 하지만, 이제는 드라마나 영화 등이 먼저 나오고 나중에 책이 되어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따라서 매체 간에 크로스 오버가 당연시 되는 하이브리드 시대에 문학이 갈 길은 융합이다.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융합을 통한 중간문학의 활성화. 그것은 문학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이다.2000년대 초중반, 전국의 대학에서 우후죽순처럼 만화학과를 만들어 오늘날의 웹툰 전성시대를 연 것처럼, 각 대학에서는 이제 문예창작학과에 중간문학을 가르치는 커리큘럼을 만들 필요가 있다.그 시발(始發)이 전북 소재의 대학에서 이루어졌으면 한다. 누가 뭐래도 현대는 이야기 시대다. 현대만이 아니라 이야기의 힘과 중요성은 영속할 것이므로 중간문학을 통한 인재 육성이 빠르면 빠를수록 전북 소재 대학은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내년 2월에 전북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이 새로이 출범한다고 하니 전북에서도 이야기 산업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론가보다 문학 콘텐츠에 대해 밝은 실무진이 전진 배치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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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03 23:02

포용적 성장, 지역발전에 먼저 적용해야

요즘 지역 신문을 통해 고향 소식을 접하면 괜스레 의기소침해 지는 때가 있다. 그동안 필자는 우리 전라북도의 미래에는 꿈과 희망이 있음을 강조하고 또 강조해 왔다.과거 고속성장기에 발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지난 날의 역사가 도민들의 마음에 상처로 남아있긴 하지만, 이로 인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경관과 잘 보존된 풍부한 전통문화가 미래에는 큰 성장 잠재력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어느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 전라북도민 중 70%가량이 우리 도를 떠나고 싶다고 응답하였다는 결과가 보도된 걸 보았다.또 우리 지역이 여전히 중앙 정치로부터 소외되고 차별받고 있다는 기사들이 부쩍 늘어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이 먹먹해진다.이런 즈음에 필자는 지난 10월말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OECD 공공거버넌스 장관급회의에 참석했다. 5년마다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42개국가의 장관들이 모여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아직 우리에겐 좀 낯선 개념이지만, 포용적 성장이란 기존의 경제적 성장에서 더 나아가,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 등을 고려한 성장을 의미한다. 사회 전체의 부(富)를 늘리는 문제에서 시각을 넓혀, 구성원 모두의 삶과 행복에 대해서 고민하고, 성장의 혜택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포용하자는 것이다.포용적 성장에 대해 각국 장관들이 모여 논의할 만큼 관심이 높아진 것은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불평등의 그늘이 깊게 드리웠기 때문이다.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이래로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여러 나라에서 소득과 일자리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으며, 더 심각한 점은 교육, 건강 등 삶의 질과 직결된 부분들까지 계층에 따라 격차가 커진다는 것이다.지금 우리 사회에도 사회경제적 격차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요즘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등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으로 등급을 매기는 수저계급론까지 젊은이들 사이에서 회자될 정도로 계층 간 격차가 커지고 있고,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격차가 갈수록 고착화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성장과 사회 갈등의 해소를 위해 포용적 성장은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얼마 전 G20, APEC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바 있듯이 포용적 성장을 미래 성장정책의 큰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러한 포용적 성장의 관점은 당연히 지역발전 정책에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에 이뤄진 고속성장의 후유증으로 지역 간 발전의 편차가 매우 크다. 성장의 혜택이 일부 지역에 집중되어, 크지 않은 나라 안에서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생활의 전반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이러한 지역간의 격차가 과거에는 영호남의 문제였던 때가 많았다.그러나 요즘은 오히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 문제가 더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은 전반적으로 자생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전라북도도 그 예외는 아니다.이제는 중앙 정치 차원에서 나설 차례이다. 그동안 발전에서 소외되었던 지역들을 배려하고, 균형 있게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북돋워 주는, 낙후되어 가는 지역과도 동반성장하는 큰 차원의 포용적 지역발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포용적 지역발전 없이는 국가차원의 포용적 성장도 한낱 정치적 레토릭에 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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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1.26 23:02

문화, 우리 삶과 연결하라

존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이자 미국의 법무장관이었던 로버트 케네디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다가 안타깝게도 암살로 운명을 달리했다. 그런 그가 아직도 가끔 회자되는 이유는 명연설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잠깐 그의 가장 유명한 연설을 인용해보겠다. 국민총생산은 우리 아이들의 건강이나 그들이 받는 교육의 질 또는 행복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 또한 그것은 우리가 가진 시의 아름다움이나 결혼의 즐거움, 정보, 청렴한 공무원도 역시 포함하고 있지 않다. 국민총생산으로는 위트나 용기, 지혜, 배움, 연민이나 국가에 대한 충성도 역시 측정하지 못한다. 그것으로는 단지 우리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 외의 나머지 것만을 측정할 수 있을 뿐이다.우리가 가진 문화의 아름다움과 예술의 즐거움은 우리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전라북도는 예부터 예향의 도시로서 예술을 즐기고 예술가를 많이 배출한 것을 자부하고 이를 지역 정체성으로 내세운 곳이니 여기서 선조의 혜안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익산에 대대로 내려오는 민요 중에 목발의 노래가 있는데 이 노래는 지게를 진 나무꾼들이 작대기로 지게의 다리인 목발을 두드리며 피로를 잊고 흥을 돋우기 위해 부른 노래다. 우리 조상들에게 가락과 장단은 치병이자 치유의 매개였다. 문화가 우리 삶 속에, 우리의 고민과 행복 속에 깊숙이 들어오는 것이 곧 문화융성일 테고, 그 출발은 지역 곳곳일 것이다.문체부는 2009년부터 마을축제, 주민악단같이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매개로 이웃과 소통하고 마을이 더 정겹고 돈독해질 수 있도록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사업을 지원해오고 있다. 올해 새롭게 선정된 전국 13개 단체 중에는 앞서 말한 익산목발의노래보존회와 함라문화예술공동체와 같은 생활문화단체들이 포함되어 있다.한편 올해 처음 시작한 작은 미술관 조성사업은 옛 보건소, 폐공업단지 등 잠들어 있던 지역공간을 미술관으로 새롭게 일깨우는 시도이다. 일례로 한센인의 아픈 역사가 서려 있는 전남 고흥군의 소록도 병원에도 작은 미술관이 생기게 된다. 옛 감금실, 세탁실 등 역사의 현장에 유명작가들의 작품이 설치되고, 소록도 주민과 소통하는 미술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지금 독자 여러분이 이 글을 읽는 순간에도 지역 어디에선가는 가락과 무용, 시와 이야기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을 테다. 독자분께서도 틈을 내어 지역의 박물관, 문예회관과 작은 미술관, 도서관에 가보시길 권한다. 다녀오면 산들에 핀 야생화도 새롭게 보일 것이다. 이렇게 문화는 우리 가까이에서 일상의 행복을 채우고, 다름을 이해하는 관용을, 새로운 도전을 위한 용기를 북돋아준다.로버트 케네디의 말을 다시 곱씹어 보자. 만약 그가 오늘날의 한국을 보았다면 연설을 바꾸어야 했을 것이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문화여가서비스 수지는 4750만 달러(약 500억 원)로 12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이 문화산업으로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은 1996년까지만 해도 0원이었지만 2014년에는 9억 5480만 달러로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서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국민총생산에서는 측정할 수 없다던, 우리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문화가 이제는 국민총생산을 이끄는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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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1.19 23:02

스포츠와 전북 발전

얼마전 U-17 월드컵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조별리그를 예선1위로 통과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아쉽게도 16강전에서 벨기에에게 석패하기는 하였지만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을 꺾는 등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그 중심에는 떠오르는 샛별 이승우 선수가 있었다. 이승우 선수는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축구 선수 육성 정책인 라마시아(La Masia)의 훌륭한 결과로 차세대 메시라고도 불린다.K리그 역시 마찬가지이다. 유소년 육성에 축구발전과 리그 흥행의 성패가 달려있다.전북 현대 모터스 축구단은 군산시와 어린이 행복지원사업 상호협력 업무 협약을 체결해 지역 내 유소년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2007년 시범 운영 이래 지속적으로 후원의 집을 운영하여 구단과 지역 업체가 상생 발전하여 지역 경제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유소년 육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다.한 때 우리는 피겨여왕 김연아에게 열광했다. 김연아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피겨를 잘 몰랐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피겨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더불어 김연아의 고향인 군포시는 연아 효과로 점진적으로 지역발전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김연아 선수의 은퇴 후 우리나라는 피겨 불모지로 되돌아갔다. 아사다 마오 이후 일본 정부의 탄탄한 유소년 육성 시스템으로 인해 후진을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이다. 훈련 환경을 개선하고 유망주 발굴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면 우리나라 피겨계는 한층 더 발전하고 경제문화적 파급력도 지대했을 것이다.이처럼 스포츠와 관련된 산업이 성공적으로 발전하고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파급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신중하고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먼저 지역 특성에 맞는 문화산업들이 대형 스포츠 이벤트와 함께 연결된 상품화 전략이 필요하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 더 나아가서는 세계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의식의 전환이 중요하다.또한 효율적인 관리로 양질의 스포츠 문화의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범국가적인 수준의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여기에 공익성과 시장성을 조화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리고 또한 지속적인 지역 스포츠 문화의 발전을 위해 스포츠 자원 개발과 함께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즐기는 스포츠와 문화이벤트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도 모색되어야 한다.우리 전북에는 전북 현대 모터스 축구단이라는 훌륭한 지역 발전 매개체가 있다. 전북 현대 축구단은 창단 20여년 만에 K리그 3회우승과 K리그 최초 AFC 챔피언스리그 7년 연속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이 기록은 K리그 최초이자 아시아 각 국 리그에서도 흔치 않은 기록이다. 전북 현대 축구단은 명실상부한 K리그의 대표 축구팀이며 AFC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아시아 전역에 그 명망을 펼치고 있다.우리 전북인들은 아시아 최고의 축구리그와 전북 현대라는 훌륭한 축구팀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아시아 수 십 억의 인구가 시청하며 이로 인하여 얻어지는 간접광고의 경제적 가치만 해도 수십억 수백억에 이르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고, 이러한 점을 잘 이용하면 최첨단 스포츠 인프라 구축과 함께 전북을 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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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1.12 23:02

내 고향 진안을 위한 제언

시대와 함께 변화의 물결은 마치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진안고원도 예외가 아니다. 진안군민의 날과 함께 치러왔던 홍삼축제를 분리시키고 거기에 트로트코리아페스티벌을 접목한 것은 변화를 위한 큰 몸부림이다. 재정자립도가 10%가 안 되는 진안으로서는 머물러 있을 시간이 없다. 부디 지난 10월 31일 처음 치러진 트로트코리아페스티벌이 뿌리를 내려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거듭났으면 한다.현재 실효성 검토를 하고 있는 마이산 케이블카도 그 전제가 아이들이나 노약자의 이동수단이니만큼 적정한 선에서 절충되기를 바란다. 케이블카가 아니더라도 마이산 측면을 통해 남부와 북부를 잇는 이동수단은 필요하다.곁들여 필자는 진안을 찾는 사람들을 체류시킬 방안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조선의 창업자 태조 이성계와 그 가문의 유적을 보기 위해 전주를 찾는 관광객이 부쩍 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전주에는 전주 이씨 시조묘인 조경묘가 있고, 이성계의 어진이 모셔진 경기전과 풍패지관인 객사가 있으며, 조선왕조실록 보관소인 전주사고가 있다. 또 황산대첩을 승리로 이끈 후 잔치를 벌였다고 전해지는 오목대가 있다.진안에도 주필대와 은수사 등 이성계와 얽힌 이야기가 곳곳에 어려 있다. 이성계가 장남 이방우를 진안군(鎭安君)에 봉했다는 것도 상상력을 자극한다. 진안군민의 날도 태종 이방원이 방문했던 것으로부터 유래된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토대로 스토리텔링을 한다면 전주를 찾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진안으로 이어지지 않을까.이성계는 1380년 남원의 황산에서 왜구를 크게 무찌르고 한양으로 올라가던 중 말 귀 모양의 기이한 산을 보게 된다. 마치 홀린 듯 마이산(당시에는 용출산이라 칭함)을 향하는데, 일찍이 꿈에 금척을 받은(몽금척) 장소와 유사함에 운명처럼 마이산에 오른다.마이산에 오른 그는 주변의 산세에 신비한 감응을 받으며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수마이봉, 암마이봉, 봉두봉, 비룡대, 탕금봉, 마루봉, 광대봉을 거쳐 후삼국시대에 축조되었다는 합미산성(마령면 강정리 뒷산 소재)까지 단숨에 내달렸는데도 오히려 기가 충일해짐에 놀란다. 다시 합미산성으로부터 시작해 광대봉을 거쳐 암마이봉, 수마이봉까지 이동하며 어떤 천명과도 같은 기운에 휩쌓인다.이성계는 합미산성에서 마이산까지의 길을 왕도의 길이라 명명하고는 백일동안 오가며 기를 받는다. 아울러 은수사(당시에는 상원사라 함)에서 백일기도를 올리니,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가는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는 바로 왕도의 길을 통해 태동되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리라.이성계가 창업의 기를 얻은 왕도의 길을 다듬어 관광객을 유치하고, 향후 용담호 둘레 길을 따라 몇 개의 민속촌과도 같은 마을을 만들자. 거기에 지붕의 역사를 덧입히면 매우 특징적인 마을이 될 것이다. 돌지붕, 너와지붕, 굴피지붕, 겨릅지붕, 초가지붕, 스레트지붕, 함석지붕, 기와지붕 등 지붕의 종류와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한다면 멋진 지붕박물관이 완성되지 않겠는가.왕도의 길에서 기를 받은 후 마이산 탑사를 관람한 사람들은 진안에 머물 수밖에 없다. 용담호와 지붕박물관이라는 또 다른 기대치가 남아 있기 때문에.현대는 이야기 시대다.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이야기가 뒷받침 돼야 빛이 난다. 도자기나 고미술품, 고가구 등이 비싼 이유는 그럴듯한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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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1.05 23:02

골든타임, 금쪽같은 시간?

작년부터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단어 중 하나는 아마도 ‘골든타임’일 것이다. 골든타임은 말 그대로 재난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금쪽같은’ 시간을 의미한다. 작년 세월호 사고시에는 배가 침몰하기 전 승객들을 구할 골든타임을 놓쳐 305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재난시 골든타임을 놓치면 엄청난 재앙이 뒤따른다는 뼈아픈 경험이 있음에도 유사한 실책을 반복한 게 올해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이다.중동에서 건너온 한명의 메르스 환자는 40여일 만에 186명의 환자와 36명의 사망자를 남겼다. 메르스 공포로 인해 지난 6~7월의 대한민국은 움직이는 동력 자체를 잃어버려 말 그대로 ‘정지상태’ 였다.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던 명동거리는 물론, 공공장소는 썰렁해졌고, 유치원이나 어린이집까지도 아이들이 없어 텅 빈 교실은 괴기스럽기까지 했다.이 같은 관광객 급감, 소비감소, 일상에서의 위축은 경제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짧은 기간동안 한국경제에 10조원으로 추산되는 손실을 남겼다고 한다. 우리 지역 역시 메르스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전북의 첫 메르스 확진자가 나온 순창의 한 마을은 105명의 주민 전원이 격리되는 불편을 겪었고, 집중관리되던 주민도 765명까지 이르렀다. 급기야 두명의 환자가 고귀한 생명을 잃었다. 정부의 조직과 기능을 관장하는 우리 부서는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 비극이 일어난 여러 원인을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방역기관이 메르스 초기대응에 실패하였다는 점이었다. 1번 환자가 발생했을 때 격리해야할 대상을 밀접접촉자로만 판단해서 재난에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 버린 것이다. 이후 메르스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또 메르스 환자가 경유했던 병원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다른 국가기관과 공유하는 타이밍을 놓친 것도 문제였다. 이로 인해 국민의 신뢰를 상당부분 잃어 국민과의 소통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한-WHO 합동평가단이 지적했던 것과 같이 감염전파에 약한 대형병원 응급실, 다인구조 병원 입원실 등의 의료환경도 큰 원인 중 하나였다.이에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질병관리본부 차관급 격상, 신종감염병의 국내유입 차단, 즉각현장 대응 강화 등 다양한 해법을 포함한 국가방역체계 개편방안을 수립했고, 질병관리본부를 차관급으로 격상하기 위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그런데 일련의 과정을 돌이켜 보니, 메르스나 신종 인플루엔자와 같이 빠른 시간에 확산하는 감염병을 골든타임 내 즉각 대응하고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지방의 대응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감염병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큰 가이드라인과 의사결정은 중앙부처가 하지만 결국 최전선에서 감염병 증상을 보이는 국민을 진단하고 격리·치료 등 현장조치는 모두 일선의 보건소나 보건환경연구원, 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말은 감염병 대처 상황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앞으로 제2의 메르스는 또 올 것이다. 내일이라도 당장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이름도 낯선 이 신종감염병들이다. 제2의 메르스에 물샐틈없이 대응하기 위해서 지방의 감염병 대응역량 강화전략을 마련할 시기는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이것 또한 골든 타임을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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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29 23:02

전통문화 세계화 필요성과 방향

전통문화는 한 국가의 문화정체성과 문화경쟁력의 핵심에 위치하며, 국가의 이미지와 브랜드의 격을 높이는 핵심 자원이다. 그런데 몇 해 전, 삼성경제연구소의 국가브랜드 조사 결과, 우리나라는 경제기업, 과학기술, 현대문화 등의 브랜드 경쟁력을 지녔지만, 전통문화의 브랜드 경쟁력은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의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역사적 경험과 전통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우리 사회는 일제의 문화 말살정책과 광복 이후에 밀려온 서구화의 물결, 급속하게 진행된 도시화공업화라는 격랑을 헤쳐 왔지만, 그 과정에서 전통의 단절을 경험하였다. 광복 이후 문화정책에서 전통문화의 복원이나 원형을 찾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다. 전통문화 생활화의 필요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현대사회에서 왜 전통문화를 생활화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는 전통문화를 과거의 문화로 인식하는 경향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실상 전통문화는 과거의 문화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적 연속성 속에서 생명력을 지닌 문화다. 또한 전통이 미래라는 화두처럼 현재를 넘어서 미래를 위한 문화자원이며, 소프트파워를 견인하는 동력이자 콘텐츠산업과 관광산업의 발전, 국가브랜드 가치 제고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자국 문화의 세계화에 관심을 쏟는 많은 국가가 전통문화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반면, 전통문화의 세계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한 국가나 민족의 문화정체성을 형성하는 전통문화가 세계화될 수 있는가, 자국 전통문화를 다른 국가나 민족에 전파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타당한가라는 문제 제기와 관련된 시각이다.그러나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선언」에서 밝히고 있듯이, 문화란 전파와 접변의 과정을 통해서 다양성이 풍부해지는 특성을 지니고, 우리의 전통문화도 우리만의 고유문화로서가 아니라 외래문화와 융합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형성되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서 전통문화는 고유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지니며, 따라서 전통문화 세계화에서는 고유성과 함께 인류 문화의 보편성을 함께 발굴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그렇다면, 전통문화 세계화를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과제가 남는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전통문화가 우리 삶과 괴리된다면, 전통문화의 진정한 세계화를 이루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 대중문화가 세계인의 호응을 얻는 것은 우리가 우리의 대중문화를 사랑하고 즐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밑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전통문화의 진정한 세계화도 우리가 먼저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전통문화를 향유할 때 가능해진다. 또한 그것은 전통문화의 산업화와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문제다.앞선 기고에서 전라북도가 한국 전통문화의 발신지이자 생활화와 재창조에 앞장선 곳임을 밝힌 바 있다. 전라북도는 일본의 가부키, 중국의 경극에 필적할 만한 창극과 같은 발전 가능성과 경쟁력을 지닌 많은 전통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는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역 차원에서도 전통문화자원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문화 상품화하여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이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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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22 23:02

전북의 미래

주말과 겹친 추석 연휴라 그런지 이번 추석은 여느 해 보다 빨리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 기분이다. 모처럼 고향으로 돌아가 평소 바쁜 일상 속에 자주 연락을 하지 못했던 친척과 지인들을 만나고 제사와 성묘를 지내고 정겹게 보냈던 추석 연휴의 기억이 오늘까지도 생생하다. 논에서 황금빛으로 익어가고 있는 벼들은 금년에 대풍년을 예고하고 있어, 농민의 아들로써 마음까지 풍성하게 만든다. 그만큼 고향에서 보낸 시간은 소중한 안식과도 같은 것이 아닌가 한다.명절과 고향은 떼려야 뗄 수가 없는 사이이다. 매번 명절이면 우리나라의 수천만 국민들이 고향을 찾는다. 이번 추석에도 많은 사람들이 대이동을 했다. 고향으로 가는 길이 아무리 막히고 고되어도 모두들 고향을 향해 달려간다.고향은 그런 곳이다. 고향은 부모에게서 내가 태어나서 자라난 곳이다. 소중한 생명이 시작하는 곳이고,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는 곳이다. 고향이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가슴 두근거리고 설레는 단어이다.나의 고향 전북은 앞서 말한 것처럼 감성적인 포근함과는 다르게 현실적으로는 오랜 시간 동안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인구와 생산력, 소득 등 모든 경제 지표는 하락세를 가리키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 전북은 발전의 끝을 놓지 않고 반등의 기회가 보이는 듯 하다. 최근 201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의 무주 개최를 유치하는데 성공하였다.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태권도 종목에서 올림픽과 더불어 가장 큰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다. 1973년부터 시작해 2년 마다 대회가 열리고 역사나 규모 면에선 실질적으로 올림픽을 능가한다. 무주가 개최하게 된 2017년 대회에는 역대 최다인 약 160개국에서 선수와 임원 2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우리 전북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또한 지난 7월 4일 독일 본에서 개최된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은 12번째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백제역사유적지구가 등재되는 쾌거를 이룩했다. 앞으로 각 지자체간의 긴밀한 협력 체계가 구축된다면 상당한 사회, 경제적 효과를 발생시킬 것이다.그리고 해방 후 수 십 년 동안 국가와 농협도 농민도 실현시키지 못했던 소농 중심의 새로운 생산 유통 소비방식의 로컬푸드가 완주에서 전주를 배경으로 단 6년 만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다. 로컬푸드는 식생활 패턴이 변한 현재 꼭 필요한 사업이다. 이는 안정적인 먹거리 확보차원에서 중요 사업으로 미래의 변화를 대비하기 위한 미래 지향적 사업으로서 우리 전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준 것이 아닌가 한다.덧붙여 전북은 오랜 난항 끝에 완주정읍 일대에 조성될 예정인 전북연구개발특구 유치에 성공했다. 농생명융합산업과 첨단소재산업 등 전북의 산업구조가 고부가가치 지식기반 산업구조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의 유치 또는 창업을 발생시키고 전북이 융복합산업의 허브로서 거듭나게 되리라 생각한다.사람들은 마음이 힘들어질 때나, 인생의 긴 여정이 끝날 때나, 추석때 성묘나 친지들을 만나 고향의 향기에 흠뻑 취할 때는 고향에 정착하려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진다. 현재 우리 전북은 젊은 인재들이 미래를 위해 투자할 수 있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 시기가 하루 빨리 앞당겨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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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15 23:02

빠른 것이 느린 것을 잡아먹는 시대

변화에는 속도가 필요하다. 유사 이래 인간살이가 언제 조용했던 적이 있었겠냐만, 요즘 들어 더욱 복잡다단해지고 파열음이 끊이지 않음은 변화의 속도를 제때 내지 못하고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서구 열강들이 300여 년에 걸쳐 진행한 산업혁명을 우리는 거의 30년 만에 이뤄냈다. 실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정보화 산업에 있어서는 오히려 선도하는 위치가 되었다. 그로 인해 우리는 농업화, 산업화, 초정보화 마인드가 함께 뒤섞여 돌아가면서 불협화음을 낳고 있다.한마디로 전 분야가 한데 어우러져 압축 성장을 하다 보니 회로가 뒤엉켜 혼란스러운 것이다.게다가 전 국민을 하나로 꿰는 철학과 사상이 없이 온통 돈이 법이요 신이 되어버린 천민자본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이 되어 더더욱 시끄럽다.오케스트라가 청중들의 심금을 휘어잡을 수 있는 데는 지휘자가 수많은 악기들로부터 발현되는 독창적인 음들을 조화시키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국가 경영자는 나라 전체를 조망하면서 도드라지는 엇박자들을 조화롭게 조율해 내는 것을 그 사명으로 삼아야 한다.그런데 국가 경영자의 지휘능력이 부실하다. 국가 경영자를 보필하는 정부의 핵심 관료들은 과연 생각이 있는 사람들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그렇지 않고서야 중앙지방정부 부채가 533조 2000억 원에 이도록 방치할 수 있는가.그뿐이면 말도 안한다. 공공부분 1127조 3000억, 가계 1085조 3000억, 기업 2332조 4000억, 소규모자영업자 236조 8000억, 총 4781조 8000억에 이른다.이를 총인구 5061만 7000명으로 나눌 때 국민 1인당 빚이 9500만 원에 달하니 기함할 일이다. 이러니 대한민국이 조용할 수가 있겠는가. 빛 좋은 개살구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부실공화국에 살고 있음이니.통일은 대박이요, 통일 한국은 지구촌의 새 성장엔진이라는 구호야 얼마나 근사한가. 나라가 온통 빚더미에 올라 앉아 있는데 어떻게 통일을 이룰 수 있으며, 설사 통일이 된들 감당이나 하겠는가 말이다.먼저 내실부터 다질 때다. 내실의 첫 번째 과제는 정부, 국회, 사법부의 몸집 줄이기다. 국민들의 눈으로 봤을 때 쓸데없는 기구가 너무 많다. 스스로부터 내핍하라. 그러고서 국민들에게 호소하라. 허리띠 졸라매고 통일한국을 위한 새 설계를 해보자고. 그렇지 않고서는 그 어떤 개혁이나 혁신에도 속도가 붙지 않을 것이며,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속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교를 했다. 기업이 시속 100마일로 변화의 속도를 낼 때, NGO는 90마일, 가족은 60마일, 노동조합은 30마일, 정부 관료조직과 규제기관들은 25마일, 학교는 10마일, UN과 IMF 등 세계적인 관리 기구는 5마일, 정치조직은 3마일, 법은 1마일이라고.인체도 다양한 환경 변화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면 온갖 병에 시달리거나 사망에 이른다.그와 마찬가지로 국가도 변화의 속도를 놓치면 애써 이뤄놓은 모든 것이 모래성처럼 와해될 수도 있다.현대는 몸집이 큰 게 작은 것을 잡아먹는 시대가 아니라 빠른 것이 느린 것을 잡아먹는 시대다. IT, ICT, IoT 산업의 속도를 보라. 우리는 자고 나면 달라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 화성(火星)도 480년 후면 인간의 땅으로 만들 수 있다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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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08 23:02

고향과 나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필자의 고향은 전형적인 농촌의 시골 마을이다. 어렸을 적에는 70여 가구 이상이 살던 큰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겨우 20여 가구만 살고 있다. 마을에서 가장 젊은 세대주가 나보다도 2~3년 선배이니, 우리 고향 마을도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이번 추석 때는 우리 가족과 함께 고향 마을을 다녀왔다. 시골의 훈훈한 정감과 어르신들의 따뜻한 환대를 몸과 마음으로 마음껏 느끼고 왔다.그런데 불현듯 내가 이 마을에 언제까지 오려나?하는 의문이 들었다.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만 하더라도 우리 마을에는 많은 친척들이 함께 살았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많은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고 그와 함께 후손들도 도시로 하나 둘 떠나갔다. 이제 우리 친척들 중에는 나의 모친만이 고향 마을에 홀로 살고 계신다.모친도 몸이 매우 편찮은 상태여서 언제 돌아가실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내가 또는 내 가족들이 이 마을에 자주 올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리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아직은 모친이 나와 나의 고향 마을을 연결해 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모친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계속 우리 고향 마을과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고향과 나를 이어주는 여러 연결고리를 만들어야겠다.이러한 연결고리는 중앙과 지방 사이에도 똑같이 필요하다. 특히나 중앙에서 배분하는 사업들이 지역발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우리 지역과 같은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국가가 제한된 자원을 지역에 배분하는 큰 기준은 정치적 과정을 통해 결정되지만, 세부적 집행은 많은 경우 공무원들에 의해 이루어진다.그래서 예로부터 공무원들에게는 공평하고 균형적인 시각이 매우 중요한 덕목이었다. 그러나 공직자들도 사람인지라 결정적인 선택의 순간에는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중앙에 많은 인맥과 고향의 유능한 인재를 진출시켜 단단한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우리 전라북도는 역사적으로 많은 인재가 중앙무대에 진출해 왔고 국가 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해오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중앙의 인재들이 고향의 발전에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가?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향에서 근무해 본 경험이 없으니 지역에서의 현안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다.고향에 대한 사랑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고향발전에 필요한 정보와 경험이 부족한 것이다. 그래서 중앙과 지역 간 활발한 인사교류가 필요한 것이다.인사교류는 비단 중앙과 지방의 문제만은 아니다. 도(道)와 시군(市郡)간에도 활발한 인사교류가 이루어져, 이들 간에도 인적 연결고리가 두텁게 형성되어야 한다. 시군의 입장에서는 유능한 인재가 유출되는 것이 안타까울 수 있겠지만, 더 큰 시야에서 보면 활발한 인적교류가 더 큰 인재를 키우고, 궁극적으로 시군발전에도 더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들어 전북과 중앙부처 간, 그리고 도와 시군간 인사교류가 비교적 활발해지고 있다.더구나 교류된 사람들이 중앙과 도의 주요 직위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어 지역발전에 고무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지역과 국가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그리고 중앙과 지방간, 도와 시군간에 끈끈한 연결고리를 위해 더욱더 활발한 인사교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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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01 23:02

전북 문화콘텐츠, 창조경제의 경쟁력

고대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는 한반도 국가들을 한(韓)이라고 불렀다. 이는 마한진한변한, 즉 삼한을 말하는데, 오늘날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도 여기에서 유래됐다. 이 중 마한은 오늘날 전라북도 지역을 터전으로 삼았다. 비옥한 호남평야를 중심으로 한 쌀 문명의 핵심지역에 나라가 서고 문화예술이 흥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역사적 연원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이, 전라북도는 한국문화의 원형적 요소가 켜켜이 배어있는 곳이다. 오래 전부터 전라북도가 의기(義氣)의 고장, 풍류(風流)의 고장, 예술(藝術)의 고장으로 불려온 것도 한국전통문화의 맛과 멋을 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라북도의 대표적 도시인 전주가 전국의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무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지정되고, 국립무형유산원과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가 자리 잡은 곳이라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하지만 가지고 있는 것을 보존하는 것만으로 전라북도가 이러한 영광을 누린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전통문화를 일상 속에서 생활화하고 현대적으로 재창조하는 데 앞장서는 노력이 결코 작지 않다. 세계 패션계가 주목하는 친환경소재 중, 한지를 활용한 한지사(韓紙絲, Hanji yarn)가 그 예다.한지사는 2004년, 익산에 있는 한국니트산업연구원이 개발했으며, 현재 쌍용방적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를 재료로 만든 한지 청바지는 실용화에 성공한 뒤 뉴욕, 파리 등으로 진출해 해외 유수의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전통 한지에 창의적 발상과 현대적 디자인을 결합시킨 한지 청바지를 세계인에게 입히는 것이야말로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한 문화융성이자 창조경제 아닌가.한옥을 활용한 관광명소인 전주한옥마을, 한복문화를 되살려 일상에서 놀이로 즐길 수 있게 한 한복놀이단, 전통음식을 현대인의 기호와 취향에 맞게 개발한 테이크아웃 비빔밥 등, 전통문화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내기 위한 전라북도의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하지만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지역 간에 활용 가능한 자원의 효율적인 관리와 이를 위한 연계가 좀 더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전통에 기반을 둔 지역문화자원을 다양한 문화산업과 연계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에도 분발이 필요하다. 그러면 새로운 미래 도약의 두 날개인 문화융성과 창조경제가 전라북도에서 날개를 펼치게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소리창조클러스터가 그 가능성을 여는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소리축제의 고장에서 소리창조산업의 중심이 되겠다는 구상은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패러다임을 제대로 이해한 전략이다. 이처럼 지역문화의 특수성에 기반을 둔 미래지향적 가치를 개발할 수 있는 제2, 제3의 전략을 찾는다면, 전통문화유산의 새로운 가치를 ICT와 융합한 콘텐츠산업의 육성을 강조하는 정부의 문화융성계획과도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쉼 없이 새로운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현대 산업사회 속에서 경쟁력의 바탕이 되는 창의성과 상상력은 문화에서 비롯된다. 고유한 우리 문화의 원형을 바탕으로 한 창조적 역량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는 전라북도야말로 창조경제발전의 기름진 터전이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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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9.24 23:02

추석과 이산가족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찜통 같은 더위도 어느덧 물러가고 아침저녁으로 부는 시원한 바람이 가을을 느끼게 한다.∥높고 푸른 가을 하늘과 황금빛으로 무르익은 벼 이삭들과 함께 풍요의 축제 추석이 다가왔다.오랜만에 가족, 친지들과 대면하여 덕담을 나누고 바쁜 일상생활 속에 잠시 쉬어가며 재충전의 기회가 되는 추석이 더욱 기다려진다.예로부터 설날, 단오절과 함께 3대 명절중 하나로 꼽혀왔던 추석은 가을에 수확한 곡식과 과일로 기쁨을 나누고 조상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날이다.가을의 한가운데 날이라는 의미의 추석은 햇곡식과 햇과일을 비롯한 풍성한 먹거리가 있어 가족이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는 축제의 의미도 함께하고 있다.나 역시 이번 추석에 고향인 전주로 가서 오랜만에 가족들과 한자리에 모여 담소를 나누고 조상에 대한 제사를 지내고 성묘도 다녀올 생각을 하니, 벌써 마음이 따뜻해진다.하지만 우리 전북인들처럼 추석을 풍요롭고 즐겁게 보내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이산가족이 바로 그들이다.얼마 전 북한의 도발 행위에 이어 남북 간 825 합의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게 되었다.이에 따라 최종 선정 인원 100명의 5배수에 달하는 1차 상봉 후보자 500명이 선정되었고, 다음 달 최종 상봉 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라고 한다.현재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 자료에 등록된 생존 이산가족은 6만6292명이다. 이처럼 많은 수의 이산가족들이 있지만 상봉 대상자로 선정되는 사람은 극소수이다.이 때문에 많은 이산가족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이산가족 상봉은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 상봉 기회를 더욱 확대하고 정례화하여 고향과 부모, 형제를 잃은 실향민의 한을 풀어줘야 한다.분단된 조국의 현실에서 지척에 고향을 두고도 가지 못하는 이산가족들의 한 맺힌 사연은 분명 이 시대 이 민족의 최대 비극이 아닐 수 없다.현재 우리 전북에도 1000여명의 실향민이 살고 있다. 점점 고령화 되어 늘어가는 그들의 주름만큼 마음속의 시름 역시 깊어지고 있다. 이번에 재개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결코 단발성 이벤트에 그쳐서 안 될 이유이다또한 만약 통일이 되면 우리나라 국토와 인구는 거의 2배 규모로 증가될 것이며 북한의 풍부한 인력과 광물자원을 이용하여, 통일 후 40년 이내에 국내 GDP규모가 선진국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우리 전북인들도 전북 발전을 위해 이에 대한 대비도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민족의 명절인 추석 귀향길로 미어지는 교통체증과 달리 이산가족들은 임진각이나 통일 전망대에서 북녘을 바라보며 애타는 마음을 금치 못한다.추석에 떠오르는 대보름달처럼 이산가족에게 더 풍성하고 풍요로운 시간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우리 전북인들과 함께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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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9.17 23:02

허물을 벗지 않는 뱀은 죽는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변하지 않는 것은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 뿐이다. 국가도 기업도 개인도 예외일 수 없다. 멈추는 순간 정체되거나 쇠락하게 되므로 변화의 때를 알아 잘 변화해야 존속할 수 있다. 유사 이래 왕조는 물론이고 기업과 개인도 쇠망의 길을 갔던 건 다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변화의 과정을 변증법을 통해 설명한다. 하나의 논제(정)가 성숙하면 반대의 논제(반)가 나타나 대립하는데, 이 둘의 갈등을 통해 새로운 논제(합)로 이행해 간다는 것이다.이른바 정(正) 반(反) 합(合)의 이론이다. 하나의 관념이나 사상이 형성되어 성장하는 단계가 정이고, 점차 성숙해지면서 모순을 드러내는 단계가 반이며, 정과 반이 서로 갈등을 빚으면서 새로운 단계로 이행되는 것을 합이라 한다.이러한 변화의 이론을 동양철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주역에서 언급하고 있는 궁(窮) 변(變) 통(通) 구(久)! 궁하면 변하고(窮則變), 변하면 통하고(變則通), 통하면 오래간다(通則久)는 이론이 바로 그것이다.궁(窮)은 궁극(窮極)을 의미하며, 어떠한 형태로든 최고점에 이른 상태를 말한다. 세상 만물은 궁극에 달하면 반드시 변화를 맞게 된다. 정상에 오르면 내려와야 하는 게 세상 이치 아니던가.때문에 변화할 때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그러면 통(通)하고, 통하면 오래 간다(久)는 얘기다. 그러한 이치에 맞춰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국가나 기업은 살아남지만, 변화의 때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혹은 자만에 빠져 외면해 버리는 경우엔 불행한 역사를 남기게 된다. 미국의 GM과 일본의 소니, 핀란드의 노키아 등도 변화의 흐름을 놓쳐 옛날의 영광을 잃었다.최근 롯데의 사태도 기실 변화를 거부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신격호 총회장이 변화의 때를 알고 현명하게 대처했다면, 그리하여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기업 공개와 후계가 정해졌다면 그런 추태는 연출되지는 않았을 터이다.나아가 남북한이 극한대립을 하게 된 가장 핵심적인 이유도 따지고 보면 북한의 김정은과 그 참모들이 변화의 때를 애써 외면하고 있는 데 있다. 세계는 하이터치 시대를 질주해 가고 있는데, 북한의 김정은은 아직도 왕조나 다름없는 체제 유지에 급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폭압정치를 자행하고 있다. 세상에 끝나지 않는 무대가 없는 법이거늘, 변화를 거부한 채 철저하게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그들의 종말은 이미 정해진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나 진배없다.대한민국 역시 안도할 입장은 아니다. 압축 성장을 통해 세계 12위권의 경제성장을 이뤘다지만 자칫 사상누각이 될 수도 있다.미국, 일본, 중국 등이 벌이는 패권주의 틈바구니에서 언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게다가 남북한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대결 국면에 있음에랴.대한민국은 갖고 있는 자원과 여건을 고려하면 이미 성장의 최고점을 찍었다 할 수 있다. 뱀도 허물을 벗어야 새 생명을 이어가듯, 우리는 변화의 때에 잘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대통령부터 시작해 온 국민이 뼈를 깎는 자성과 각성이 필요한 시기다.인성을 회복하는 국민 자정운동이라도 일어나야 다양하게 분출되고 있는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새로운 변화를 주도해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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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9.10 23:02

전주 한옥마을이 정부3.0과 만날 때

작년 한해를 전주에서 살다가 와서 그런지, 가끔 필자에게 전주 관광코스를 추천해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주저 없이 전주 한옥마을을 우선으로 추천하곤 한다.검은 기왓장의 팔작지붕, 나무 향이 날 것 같은 기둥들, 한지를 오려다 붙인 것 같은 네모난 하얀색 벽, 군침 돌게 하는 형형색색의 주전부리들 언제 들러도 편안하고 고즈넉한 마음속의 고향이다. 한옥마을과 가까운 곳에 살던 시절에는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곳이었으나, 서울에서 일에 치여 살다 보니 이제는 가고 싶어도 자주 갈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렸다.하지만 연간 500만 명 이상이 찾는 한국의 대표 관광지 전주 한옥마을에도 고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닌가 보다. 최근 지역에서는 전주 한옥마을이 요즘처럼 항상 관광객이 붐비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으로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나 세미나가 자주 개최되기도 한다. 그러나 관광객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뾰족한 관광 정책을 내 놓기도 쉽지 않다. 이러한 때에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빅데이터 분석이다.빅데이터란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로, 생성 주기는 짧으나 수치 데이터뿐 아니라 문자와 영상 데이터를 포함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말한다. 이미 기업들은 이러한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비용 절감, 신산업 개발, 마케팅 등에 활용하여 여러 분야에서 실질적인 이익을 내고 있다. 이러한 빅데이터 분석 기법은 공공분야에서도 서비스 개선과 품질 향상을 끌어 낼 것으로 기대되며, 특히 관광 분야에 있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이에 행정자치부는 공공 빅데이터 분석 공모사업을 추진해 왔는데, 올해는 전라북도가 응모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지역관광 활성화 과제가 최종 선정되어 지원을 받게 되었다.즉, 한옥마을을 찾아온 관광객들의 성별연령특성출신지는 물론, 다음 여행지는 어디로 향하는지? 어느 국가에서 온 방문객이 소비를 많이 하는지? 등의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여 관광객 맞춤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예를 들어, 관광객들의 특성을 분석하여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은 달에는 체험형 관광 콘텐츠를 늘릴 수 있고, 노인 관광객이 많은 달에는 옛 거리 탐방 코스 등을 제시할 수 있다.또, 단순한 분석과 서비스 개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들의 이동경로에 따라 최첨단 ICT 기술인 비콘(Beacon)이 150여 개 설치된다. 비콘이란, 저전력 블루투스를 이용한 차세대 스마트폰 근거리 통신 기술로 만약 내가 전동성당을 구경한 후 경기전으로 이동 할 때, 비콘이 설치된 지역을 통과하면 나의 스마트폰에 전동성당과 관련된 사이트, 소개 동영상 등이 자동으로 보이게 된다. 또한, 근처 유료 관광지 입장료 할인 쿠폰, 맛집 정보, 핫플레이스 가게 등을 스마트폰에 보여주기도 한다.이 놀라운 시너지 효과는 정부 3.0의 핵심요소인 공공데이터와 전통 관광산업이 만나 어우러진 덕분에 가능한 것이다. 빅데이터와 ICT가 가미된 후의 전주 한옥마을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있을지 궁금해 하는 것은 비단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국제 슬로시티로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관광산업 개발에 있어서는 세계 어느 도시보다 발 빠르게 움직임으로써, 정부 3.0과 어우러지는 전주 한옥마을이 나는 오늘도 그립고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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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9.03 23:02

인문정신으로 국민통합시대 열어야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회갈등 지수는 OECD 24개 국가 중 5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2015년 OCED의 더 나은 삶의 지수(Better life index) 조사에서도 공동체성을 나타내는 사회적 연계 지표는 36개국 중 꼴찌를 차지했다.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무려 국내 총생산(GDP)의 27%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내놨다. 우리의 경제 성적표와 대조되는,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요즘 한국 사회는 계층 간 갈등, 세대 간 불통과 같은 해묵은 갈등에 더해, 점점 더 다양한 갈등과 맞닥뜨리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노노(老老) 갈등이 새로이 불거지고, 다문화사회 진입에 따른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이러한 갈등은 상대에 대한 몰이해에서 발생한다. 역지사지대신 자기중심에 집중한 나머지, 상생 대신 분열이 싹트게 되고, 이는 결국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한 채 사회 문제로 환원되고 만다.최근 이러한 사회 문제의 대안으로 인문정신이 제시되고 있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공감, 존중의 정신인 인문정신은, 좁게는 자기 내면의 소리에, 넓게는 상대방에게 귀 기울여야 함을 가르친다.인문정신은 서로가 믿고 의지하는 성숙한 시민사회를 위한 필수적인 공공재이자 시대적 요구인 셈이다.우리 역사 속에서 이런 인문정신의 사례를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나이 차에 상관없이 퇴계(이황)와 고봉(기대승)이 10여 년간 편지로 주고받은 논쟁은 세대를 뛰어넘은 소통의 훌륭한 예이며, 흉년기에는 재물을 모으지 말고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는 경주 최 부자 집의 가훈은 계층 간 나눔과 배려의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이처럼 사회를 평화롭고 풍요롭게 했던 인문정신의 회복과 확산을 위해 정부는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문체부가 올해 본격적으로 개시한 인생나눔교실이다. 은퇴세대 등 250명의 멘토가 여기서 자신들의 삶의 경험을 후배세대와 나누게 되는데, 인생 선배가 경험으로 체득한 인생의 지혜는 후배세대와의 소통의 매개체가 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또한, 전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약 36만 명의 유아들에게 선현의 미담을 들려주고 있는 2000여 명의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들은 전통의 무릎 교육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며 세대 간 화합을 이뤄나가고 있다.민관이 함께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도 눈에 띈다. 학자와 전문가, 그리고 지역주민들이 함께 사회의 갈등 원인을 짚어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인문정신의 사례를 발굴하는 인문정신문화마당이 9월부터 5개 권역별로 열릴 예정이다.각계각층의 시민사회 역시 인문정신을 회복하기 위해 자발적인 노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한 언론사와 종교계, 학계 등 시민들이 포럼을 출범하여 낮은 자세로 귀를 기울이는 경청의 문화를 확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국정 2기 문화융성의 방향과 추진계획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인문전통문화의 재발견이 핵심과제로 포함되어있다. 인문정신의 회복과 확산이 전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대한민국을 문화강국으로 도약게 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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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27 23:02

전북 발전을 위해

롯데그룹의 막장드라마를 연상시키는 형제간, 부자간의 경영권 다툼이 화제이다. 현재 일본에는 롯데계열사가 16개 정도에 매출은 5조 원 정도로서, 한국롯데에 비해 1/16에 지나지 않는데도 한국에서의 매출 발생에 따른 배당금은 거의 고스란히 일본에 건네지고 있다.이러한 사실에 국민적 분노가 금융소비원 등 시민단체와 인터넷상 롯데에 대한 전반적인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그만큼 롯데와 같은 대기업이 국민 정서 또는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이렇듯 기업이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국내외 신문용지 수요 감소와 수출업체간 경쟁에 따른 매출 감소로 50년 역사의 국내 1위 신문용지 제조기업인 전주페이퍼가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전면 중단하고, 200명 규모를 목표로 희망퇴직까지 추진하는 것은 전북 발전에 크나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전북은 전국에서 가장 인구유출이 많다. 산업시설이 취약하고 일자리 부족에서 오는 고용불균형이 그 이유이다. 지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젊은 인력이 유출되고 15세미만 유소년 인구에 대한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을 나타내는 노령화 지수가 1955년 7.6에서 2014년 125.4로 17배 증가하는 등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이처럼 우리 전북지역은 매우 열악한 재정형편과 낙후된 지역경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산업구조를 고도화시키고 투자기업을 유치하는 등 지역 경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전북 발전의 중심지이자 경제의 입이라고 하는 군산항의 물동량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이후 군산항 물동량은 한해 평균 1900만톤을 밑돌며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군산항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하구항의 특성상 심한 토사 매몰로 적정 수심을 확보하지 못한 것과 원활한 물류 순환을 가능케 하는 항만배후도로를 확보하지 못한 것 등 여러 가지 원인이 거론되고 있다.선복과잉에 따른 선복량 감소에 섣불리 해양플랜트 산업으로 사업을 전환한 현대중공업이 2015년 1분기 말 현재 7조 4630억 원에 달하는 미청구공사 금액은 기록하는 등 경영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해양플랜트 산업에 경험이 없는 국내 조선업계는 예상단가를 너무 낮게 잡았고, 육상의 셰일가스 개발 등으로 인해 해양플랜트 수주가 줄어들게 되고 미청구공사 금액이 계속 증가하게 된 것이다.이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군산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내 조선업계의 경영악화를 타선지석으로 삼아 주기적으로 간담회 등을 통해 관련 기관들이 서로 소통하고 문제점을 해결하는 등 난제들을 풀기 위한 근시안적인 해결책이 아닌 획기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지난 7월 24일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 되었다. 새만금 개발사업은 앞으로 사업추진 일원화, 민간투자 확대 및 외국기업 유치 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군산항 활성화에도 많은 기여를 하리라 기대된다. 우리지역에 우호적인 이러한 정책이 현실화되고 지역 발전에 극대화되는 것은 이제 우리의 역할이다.앞으로 전북은 위에서 언급한 새만금 개발을 통한 각종 기업유치, 군산항 활성화와 더불어 전통적으로 중시되었던 친환경농업으로 기업과 농업이 조화를 이루면서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전북 도민의 힘과 목소리를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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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20 23:02

에코세대여 현실을 직시하라

춘추전국시대 공자의 제자인 자공(子貢)이 관직에 나아가면서 공자께 나라를 어떻게 다스려야 합니까?라고 묻자, 공자께서 먹고 사는 데 애로가 없게(足食)하고, 국방을 튼튼히 할 것(足兵)이며, 백성의 신뢰를 얻어야(民信) 한다.라고 했다. 세 가지 방책이 다 중요하지만 먹고사는 문제를 가장 으뜸으로 쳤다.일찍이 영화 동막골에서, 거, 기리니끼니, 고함 한번 디르지 않고 부락민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 거, 위대한 영도력의 비결이 뭡네까? 북한군 장교의 물음에 촌장이 하는 말은 간단하다. 뭐를 마이 멕여야지 뭐.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절감되는 대답이다.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양반이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경구가 엄숙하게 다가온다.이념갈등, 지역갈등도 근원적인 것을 들여다보면 다 먹고사는 것과 직결되어 있다. 최근 첨예하게 대두되고 있는 세대갈등 역시 마찬가지다.은퇴를 하거나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도 먹고사는 문제로 고민하는 것이고, 흔히 삼포세대(三抛世代,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라 불리는 에코세대에게도 당면한 과제는 역시 먹거리다.에코세대는 1979년에서 1992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를 말한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정부의 인구정책에 부응하여 낳은 에코세대는 80%가 대학공부를 했다. 시대적 상황 때문에 30%밖에 대학공부를 못한 베이비붐 세대에겐 못 먹고 못 배운 한이 있다. 때문에 그 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허리띠 졸라매고 금이야 옥이야 키운 에코세대는 대한민국 역사상 공부를 가장 많이 한 세대가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중에서도 대한민국의 대학진학률은 단연 최고다. 실로 눈부신 희망을 기대할 수 있는 인적 인프라가 구축된 것이다.그런데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랄까? 너무 많이 가르쳐서 사회 문제가 되리라는 걸 뉘 있어 짐작이나 했겠는가. 많이 가르쳐 놓으면 삶의 질이 높아질 거라고 확신한 무조건적 자식사랑이 빚은 폐해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 너무 귀하게 키워 놓고 보니 끈기도 없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헤쳐 나가는 투지도 없다. 아래위도 모르고 오로지 자신만 아는 요즘 세태를 보면 말세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지금부터라도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있어야 한다. 시대의 변천과 함께 일자리 형태가 바뀌었다는 걸 직시하자. 정보기술(IT) 발달로 고학력자의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실제로 2008년에서 2013년 사이에 교육 서비스업은 11만 8900개의 일자리가 줄었고, 제조업은 6만 8600개가 줄었다. 금융과 보험업도 3만 4000여개가 줄었다는 통계가 있다.교육정책에 대한 답은 나와 있다. 급한 것은 일자리 창출이다. 규제 때문에 공장을 못 짓고 외국으로 나가는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부터 되돌아오도록 하라.아울러 핵심엔진이 되어야 할 에코세대는 현실을 직시하라. 일자리를 찾아야 할 청년들 중 15.6%가 일할 의욕조차 없는 니트족(NEET)이라니 말이 되는가. 어느 경제 전문가는 우리 경제가 3년 안에 죽음의 강을 건널 수도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공자께서는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하셨다. 부디 마음 다잡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거듭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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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13 23:02

우리 곁의 행복 디자인 '정부 3.0'

누구에게나 부모와의 이별의 시간은 찾아온다. 얄궂은 현실은, 부모님을 떠나보내 황망한 가운데에도 갖가지 행정절차와 상속 문제 처리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어찌어찌 마음을 추스르고 길을 나섰다 하더라도 불편은 계속된다. 사망신고는 주민센터에, 부모님 재산 확인은 구청 지적과에, 세금은 또 세무서에. 관청 뿐 아니라 은행과 보험사에도 발품을 팔아야 하니, 하루 종일 쫓아다니다 보면 그렇지 않아도 헛헛한 속이 더욱 지친다.부모를 여읜 슬픔으로 경황없는 우리 이웃, 그 수고와 불편을 조금 덜어줄 수는 없을까?이번에 정부가 마련한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는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이제는 주민센터 민원실에 사망신고를 할 때 상속재산도 한꺼번에 조회해 달라고 요청하면, 그 결과를 휴대폰 문자나 인터넷으로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신분증을 보여주고 신청서 한 장만 쓰면 사망자의 금융재산, 토지, 자동차, 국민연금, 국세와 지방세 정보를 모두 받아볼 수 있게 되었으니 번거로움이 크게 줄어든다.특히, 부모의 채무액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나도 모르게 빚을 상속받는 황당한 일도 사라지게 된다.유사한 예를 하나 더 들어보면, 앞으로 전국 어디서나 여권과 국제운전면허증을 한 곳에서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여권은 시청이나 군청 민원실로, 국제운전면허증은 경찰서나 운전면허시험장으로 가서 따로따로 신청하고 찾아와야 했다. 이제부터는 민원실에 한번만 신청하면 두가지를 한꺼번에 찾을 수 있다.신혼여행을 준비하는 직장인, 해외여행에 나서는 가족 등 바쁜 시간을 쪼개야 하는 많은 국민들이 혜택을 보게 되었다. 이 원스톱 서비스는 정부가 외교부, 도로교통공단, 16개 시도와 손잡고 협업하여 만들어낸 작품이다.비슷한 경험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 왜 이제야?라고 무릎을 탁 칠만한 변화이다.요즘 우리는 여기저기서 정부 3.0이란 말을 많이 듣게 된다. 그렇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정부 3.0이 뜻도 아리송하고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와 닿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다.용어는 다소 생소하지만, 앞에서 소개한 사례들이 바로 정부 3.0이라는 슬로건 아래 만들어진 하나하나의 성과물들이다. 우리 국민이 살아가면서 생애 단계별로 필요한 행정서비스를 적시에 알 수 있고, 또 이를 맞춤형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정부 3.0의 핵심목표이다.필자는 정부 3.0 업무를 책임지는 자리에 있으면서, 국민 맞춤형으로 설계된 사업과 서비스들이 하나하나 만들어 질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 2탄, 3탄 시리즈로 임신과 출산, 그리고 취업 및 창업에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그러기 위해선 정부와 일선 현장기관이 한마음으로 국민 행복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기관 입장이 아니라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입장이 되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서비스체계도 편리하게 바꾸어 나가려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정부 3.0은 저 멀리에 있는 아리송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가까이 있는 것, 그리고 우리들의 불편은 줄이고 행복은 더해주는 것이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널리 확산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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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06 23:02

융·복합 시대 새 성장 동력, 문화창조융합벨트

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공연예술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는 무거운 소식들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소식이 있었다.지난 6월, 한국 코미디팀 최초로 예술의전당에 공연을 올린 옹알스의 공연이 매진사례를 기록했다는 소식이었다. 별다른 대사 없이 몸짓으로 표현하는 개그와 음악의 절묘한 조화로 웃음을 이끌어내는 옹알스는 이미 해외 여러 페스티벌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으며 박수를 받아왔던 터라, 우리 관객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는 소식에 참 반갑고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개그와 음악이 함께 만들어낸 이들의 공연은 대표적인 융복합공연이라 할 수 있다. 두 가지 이상의 장르가 결합해 만들어낸 새로운 융복합콘텐츠는 최근 나날이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문화콘텐츠 분야에서 융복합이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이미 대중화 된 뮤지컬이란 장르는 전통적인 공연예술 장르에 연극에서 사용되는 무대 기술과 대중음악 등이 결합한 장르이며, 웹툰역시 만화 장르와 정보통신기술이 결합한 융복합장르다.최근에는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융복합 산업의 장르 간 경계가 급속도로 허물어지고 있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기술의 발전은 게임, 패션, 영화와 결합하여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만들고 있고, 홀로그램 기술은 케이팝(K-pop)과 만나, 서울 한복판에서 언제든지 아이돌 가수의 홀로그램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다.이러한 융복합 콘텐츠의 핵심은 높은 부가가치 창출에 있다. 정부도 융복합 콘텐츠 산업 성장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이른바,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는 창작자는 누구라도 융복합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돈을 벌 수 있는 산업구조를 만드는 것이다.이를 위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바로 문화창조융합벨트다. 문화창조융합벨트는 융복합 콘텐츠 구현을 위한 기획과 제작, 소비에 이르기까지 문화 콘텐츠 전 분야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크게 네 개의 거점으로 조성된다.지난 2월 서울 상암동에 문을 연 문화창조융합센터는 창작자들의 아이디어 기획과 사업화를 담당하고 있고, 문화콘텐츠 분야 벤처기업을 위한 입주 및 제작 공간으로서 융복합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게 될 문화창조벤처단지는 청계천에서 올해 말 개소 예정이다.또한 융복합 콘텐츠 제작 인력을 양성할 전문 교육기관이자 융복합 콘텐츠 구현에 필요한 기술개발(R&D)을 담당할 문화창조아카데미는 홍릉에서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고, 문화창조융합벨트에서 만들어질 융복합 콘텐츠를 구현하고 소비하는 공간인 케이컬처밸리(K-Culture Valley) 는 경기도 고양시에 민간자본을 유치해 2017년 완공된다.문화창조융합벨트가 새로운 융복합 콘텐츠 개발의 구심점으로서 기능하게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융복합 콘텐츠 산업은 중요한 미래의 먹거리산업이다.지난 2월 문화가 있는 날에 박근혜 대통령은 융복합 공연들이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문화창조융합벨트에서 창작자들의 열정과 창의성 있는 작품들이 보호받도록 해나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문화창조융합벨트가 미래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우리나라를 문화강국으로 만드는 주춧돌 역할을 해나가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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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7.30 23:02

세계 바다 대통령

최근 반기문 국제연합(UN) 사무총장,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 이어 세계 바다 대통령이라 일컬어지는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이라는 막중한 위치에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당선되었다.IMO 사무총장 당선은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이는 일대 사건이라 할 수 있다.IMO는 바다와 관련된 국제조약 제정 및 국제무역에 종사하는 선박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기술적 문제와 관련된 정부 규제 및 실행 분야에서 각국 정부가 서로 협력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그 영향력이 막대한 국제기구이다. IMO 설립후 지난 33년간 IMO 정책이 우리나라 조선 해운 등 관련 산업에 미친 경제적 효과는 153조 원으로 추산된다고 한다.선거 초반 덴마크 후보의 압승이 점쳐졌다. IMO본부가 위치한 영국 런던 현지 언론들은 임 사장을 유력 후보군에도 거론하지 않을 정도였다.하지만 IMO 이사국 회의에서 열세를 딛고 5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26표를 득표, 덴마크 후보와의 격차를 12표로 벌리며 사무총장에 당선됐다. 한편의 대역전극이었다.대통령이 정상회담과 해외순방 시 지지교섭활동을 직접 수행하였으며, 해양수산부와 외교부도 합동 태스크포스를 구축하여 선거운동을 하였고 여러 민간단체들과 해양수산인들도 선거운동에 물심양면으로 가세하였다. 본인 역시 세계도선사협회(IMPA) 부회장으로서 영국 런던을 2차례 방문하며 IMPA 집행위원회 등을 통해 각국 도선사 및 선장출신들의 지지와 관심을 독려하였다. 또한 임 당선자와의 학교 한해 선배로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각지의 네트워크를 가동하여 활발한 홍보와 교섭활동에 가세하였다.특히 IMPA는 전 세계 54개국의 63개 도선사 단체에 소속된 8000여명의 도선사 이익을 국제무대에서 대변하는 강력한 NGO 단체로서, IMO 내에서 의 위상은 NGO 가운데서도 으뜸이기에 이번 선거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본다.본인은 전북 드넓은 평야 김제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하지만 그 때까지도 바다와 이렇게 깊은 인연을 맺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뜻하지 않게 해양계 대학교에 진학하여 바다와의 첫 인연을 시작한 이래 도선사(선박의 입출항을 안전하게 할 수 있게 수로를 안내하는 직업)가 된 지금까지 40여년을 바다와 함께 보낸 해양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IMO 사무총장 선출의 쾌거에 더욱 감회가 새롭고 자긍심이 느껴진다.IMPA 부회장으로서 활동하며 느낀 것 중 하나는 국제적 현안을 보다 빨리 그리고 보다 심도 있게 접할 수 있고 그에 대한 대응방안을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 당선자 역시 혜안을 가지고 우리나라의 국익을 위해 많은 일을 하리라 기대된다.IMO 사무총장 배출과 더불어 우리나라 해운계에는 또 다른 큰 이슈가 있다. 오는 2016년 서울에서의 IMPA 총회 개최가 그것이다. IMPA 총회는 매 2년 마다 개최되는 도선사의 최대 행사로서 전 세계 수백 명의 도선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현안 문제를 논의하고 국경을 넘어 서로 우애를 다지는 중요한 회의이다.IMO 사무총장 선거의 성공처럼 철저한 준비를 통해 2016년 IMPA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우리나라 해운 발전상을 알리고 한국이 전 세계 도선 산업의 허브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앞으로도 국제무대에 전문성, 국제적 감각과 리더십을 겸비한 더욱 많은 전북 출신의 인재들이 진출하고, IMPA 총회와 같은 중요한 국제회의를 주최함으로써 우리나라 해운의 힘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도록 염원한다.△나종팔 회장은 인천항도선사회 도선사, 한국도선안전연구센터 이사장, 국제도선사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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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7.2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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