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미리 차세대 프로젝트 구상하자
필자는 작년 한 해 동안 전라북도 행정부지사로 재직하다가 연말에 행정자치부로 자리를 옮겼다. 부지사로 일하면서 수많은 지역 현안들과 씨름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없이 일 년을 보냈다. 새만금 개발, 전북공항, 탄소산업, 연구개발특구, 농생명단지, 혁신도시이전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로부터 익산박물관 국립승격, 백제유적지 유네스코 등재 등 부드러운 현안들까지…. 전북을 떠나 서울로 온지 반년이 지나는 동안, 문득문득 지면과 TV로 고향 소식을 접한다. 소식을 듣는 빈도는 많이 줄었고, 관심의 정도도 훨씬 떨어진 건 사실이나, 가끔씩이라도 듣게 되는 고향 소식은 더 반갑고, 더 궁금해진다. 이래서 타향에 있으면 고향 까마귀만 봐도 반갑다고 하나 보다. 매일매일 산적한 현안 속에서 헤매다 보면, 과연 이것들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계획대로 진도는 나가고 있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전북을 벗어나 먼 발치에서 보면 고향의 현안들이 얼마나 진척되고 있는지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지난 6개월을 반추해 보면, 과거 부지사로서 고민해 왔던 많은 현안들이 하나씩 하나씩 해결되어 가고 있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백제유적지 세계유산 등재는 지난 주말 동안에 이루어낸 쾌거이며, 2017 세계태권도대회 유치도 온 도민이 합심하여 이루어 낸 역작이다. 연구개발특구 지정도 최근에 정부로부터 긍정적 시그널을 받았다 하며, 새만금 현안도 하나씩 하나씩 해결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그토록 고대해 왔던 국민연금공단의 혁신도시 이전도 모두 완료되어 이달 중에 개청식을 한다고 하고, 최근에는 국내 드론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 전북에 투자하기로 했다 하니, 우리 전라북도가 을미년 청양의 기운을 듬뿍 받고 있음이 틀림없다.그러면서 생각하게 되는 것이, ‘그 다음에는?’이란 질문을 자연스레 하게 된다. 물론, 현재 안고 있는 많은 현안들을 해결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북의 미래와 우리 후손을 위해서 다음 단계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그동안 우리는 꿈과 희망을 품으면 결국 이루어진다는 것을 많은 경험을 통해 배워 왔다. 이제는 우리의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차세대 프로젝트를 개발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오늘 이 순간에도 많은 공무원들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전북의 신사업들을 구상하고 있겠지만, 이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앞으로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전북의 미래발전을 위한 전문가 포럼과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계속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아울러, 이러한 전북 프로젝트들이 중앙정치에서 크게 공감을 얻어 국가사업으로 인정 받을 수 있도록 전략을 정교하게 수립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지역의 현안들도 궁극적으로는 중앙부처와 중앙정치의 동의와 컨센서스를 얻을 때에 비로소 현실화 된다는 사실을 그동안 우리는 많이 보아 왔다. 새만금 사업을 국책사업화한 선례를 거울삼아, 미래의 전북 프로젝트들을 구상단계에서부터 중앙사업으로 끌어 올리는 전략도 함께 마련해야 하겠다. 전북은 이제 새만금으로 꿈을 키우고 탄소산업으로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대장정의 길을 걷고 있다. 각종 전북 현안들을 슬기롭고 지혜롭게 헤쳐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전북의 심장이 미래에도 활기차게 뛸 수 있도록 새로운 전북 프로젝트를 계속 만들어 나가는 노력도 병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심덕섭 실장은 고창 출신으로 전북도 행정부지사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