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시대 희망, 전북 산업단지
전북에는 군산, 군산2, 익산1, 국가식품클러스터 등 4개의 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해 일반산업단지 21개, 농공단지 5개 등 총77개의 산업단지가 있으며 입주기업은 2,323개사, 고용은 7만명, 생산은 29조6000억원, 수출은 115억불로 지역경제에서 생산은 78.1%, 고용은 42.6%를 차지하고 있다. 전북에 산업단지가 조성된 것은 1966년 전주 제1산업단지를 시작으로 70년대에는 익산 제1국가산업단지, 군산지방산업단지가 조성됐으며, 80년대에는 군산 국가산업단지, 최근 2000년대에는 새만금산업단지, 국가식품클러스터, 김제자유무역지역 등이 조성되고 있다.최근 삼성에서 제2의 본사를 짓는다는 보도와 함께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과거 자동차 산업의 허브로서 쇠퇴하가는 디트로이트의 흥망성쇠 명암이 대비되고 있다. 무엇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었을까?지역발전의 출발시점이 다르고 포용하고 있는 산업이 다르다는 외관상의 이유도 있겠지만 시카코대 교수 오스틴 구스비(Austan Goolsbee, 전 백안관 자문위원)는 디트로이트가 자동차 생산에만 반세기 역량을 집중해 온 반면, 실리콘 밸리는 단순 생산을 넘어선 '플러스 알파'가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즉, 지식창출과 교육에 공을 들여 산학협력을 활성화 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산업과 도시의 경쟁력을 창출하는 힘이 됐다는 것이다.디트로이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서 이와 유사한 발전정책을 답습하지 않는 후발자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존의 산업단지는 물론 신규로 조성되고 있는 산업단지에 대해서도 실리콘 밸리와 같이 지속성장 기반을 갖춘 도시와 산업단지가 결합된 모델이어야 진정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볼 수 있다.산업단지가 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산업단지에 적용되고 있는 각종 규제의 과감한 축소와 규제방식이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산업단지내 지원시설 설치범위 제한 규정이나 특정용도구역에 해당하는 시설의 포지티브 규제방식은 융합과 창조가 기업생존의 방식이 된 현 상황에서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기업의 생산시설로서 국한된 공간에서 일터, 배움터, 쉼터로서 신세대 청년들의 코드에 맞도록 문화·복지·여가시설 및 교육시설을 확충하고 낡은 시설을 개선함으로써 일과 자기개발을 병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또한 산업단지를 활력있게 만드는 소프트웨어 기능의 강화도 절실하다. 공장들만 입주해 있는 산업단지에 연구개발 기능을 보완하여 신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기업의 규모나 성장단계에 적합한 맞춤형 지원과 글로벌 마케팅, 기술교류, 투자유치 등을 위한 국내외 기업, 바이어, 투자자, 전문가 등과의 교류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산업단지 조성 50년의 역사를 넘어 미래로 나아가는 시점에서 그 동안 화려한 경제성장을 선사해준 산업단지에 대해 앞으로도 그 역할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원칙과 정책을 마련하고 추진해야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특히,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고 청년층의 고용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 기업의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관기관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지자체의 리더쉽은 물론 산업단지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 보다 절실히 요구되며, 정부 및 예산당국을 비롯한 국가 차원의 예산지원 정책수립 및 적용이 상시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