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향에서] 유비쿼터스로 기름유출사고 예방하자 - 정창덕
지금 충남 태안 앞바다는 기름 유출 사태가 벌어져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사고 해역에 높이 1m의 I자형 오일펜스를 설치했지만 24m의 강한 파도 때문에 오일펜스는 무용지물로 전락해 급속히 해안으로 기름이 번지고 말았다. 기름띠는 폭 2Km, 길이 20Km(엷은 기름띠는 50Km)로 점점 진행 되고 있는 상태이고, 심지어 충청남도 태안지역 뿐만 아니라 전라북도 해역까지 확산되어 군산시 옥도면 연도 지역에서마저 타르 덩어리가 발견되었으니, 기름덩어리는 해류를 따라 퍼지고 있어서 확산범위를 예측하기가 곤란한 상태이다. 이번 기름 유출 사건은 인천대교 공사에 투입됐던 해상 크레인을 2척의 바지선으로 경남 거제로 예인하던 중 한 척의 바지선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해상 크레인이 유조선과 충돌, 발생하였고 사고불감증및 신속하지 못한 대처가 사상최악의 사태로번지게되었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고 발생 후에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처 수단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고를 미연에 방지 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사고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사고 가능성이 높은 구역, 장비 등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분석을 위한 기술시스템 적용이 시급하다. 이러한 모니터링 기술은 실시간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과 사고 발생시 신속한 경고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점에서 유비쿼터스 기술이 잘 활용될 수 있고, 그러한 기술 중에서도 USN과 텔레메트릭스 기술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란, 우리 주변 어느 곳에서나 부착된 다양한 센서들을 통해 수집된 사물 및 환경 정보를 이용해 맞춤형 지식 컨텐츠를 생성하여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기반 인프라로서, 사회 및 경제적으로 일대 변혁을 가져올 중요한 핵심 산업이다. 이러한 USN기반의 유비쿼터스 기술을 재난 방지 시스템에 도입시켜 응용서비스 모델의 현장적용 가능성을 실증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증하고, 환경적 또는 외부 기후적 요인 등 여러 장애요인을 도출 한다면 사고 예방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또한,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텔레메트릭스를 활용한 감시시스템의 활성화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텔레메트릭스(Telemetrics)는 Tele(원거리)+Metry(계측학)+Electronics(전자학)이 합성된 말이다. 즉, 원격계측진단이란 의미의 산업 신조어로 각종 대상물에 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원격으로 취득분석해 해당 대상물의 상태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센서가 측정한 정보를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전 국토를 무선으로 제어관리하는 체제 구축이 가능해진다. 이를 이용해 국가주요 시설물의 안전도를 원격으로 실시간 측정, 분석, 제어하는 국가안전관리종합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초정밀 센서, 반도체, 무선통신 기능을 한데 합친 칩 즉, 시스템온칩(SoC)을 한강다리와 같은 대형건축물에 부착해 점검하고 지하배설배관 등에 부착해 부식정도를 감시하거나 수질현황을 감시해, 무선통신으로 전송하는 국가안전관리종합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미래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기간시설물은 물론, 화재, 교통, 전력설비, 환경에 이르기까지 국토 전반을 실시간 점검하면서 상태를 유지토록 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중요한 기술이다. 이런 기술뿐만 아니라 선박 자체에 유비쿼터스정보기술을 도입하여 재난이 발생하였을 경우 바로 재난대책본부 등으로 연락이 되어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질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이 된다면 이와 같은 대재앙의 발생을 막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현재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한사람이라도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지만, 이번 기름 유출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적절한 대비를 하고, 사고 후에도 신속한 조치를 취했더라면 사상 최악의 해양 오염 사고는 피할 수 있었지 않을까라는 큰 아쉬움이 남는다. 최첨단 기술의 도입으로 이와 같은 재난 발생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하루빨리 서해안의 아픔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바이다./정창덕(고려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