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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삼성사건을 보면서 - 김성진

최근의 삼성사건 즉 특검수사 그리고 자체경영쇄신안 발표를 두고 두 가지 서로 다른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한편에서는 우리 경제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막중한 위상에 주목한다. 삼성의 문제를 지나치게 파헤치면 자칫 경제전체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재벌기업 쳐놓고 그 정도의 위법 위규는 다반사인데 왜 유독 삼성에 대해서만 가혹하게 하는가? 가뜩이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이때에 남의 나라 경쟁기업만 도와주는 꼴이 아닌가? 경제단체와 일부 보수단체의 주장이기도 하고, 여기에 동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다른 한편에서는 전혀 다른 시각을 보인다. 우선 특검수사 자체가 부실 투성이라고 공격한다. 특별검사가 시민단체 등이 제보한 자료를 제대로 확인하고자 하는 의지조차 없었다고 몰아친다. 다른 기업이나 일반 국민들에 대한 사건 수사에 비하여 지나치게 관대하게 처리했고, 결과적으로 경영권의 불법승계에 대하여 면죄부만 주는 등 삼성측만 속으로 웃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삼성이 발표한 경영쇄신안도 문제의 본질은 덮어놓고 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면해 보고자 한데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하고 있다.그런데 여기서 따져보아야 할 것이 있다. 삼성이라는 기업(군)과 '李씨 일가'를 동일시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많은 문제는 이 둘을 동일시하는 데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일반 국민들 중에서도 이에 대한 구분을 혼동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어느 그룹은 누구 것이고 다른 어느 그룹은 누구 것이라는 사고 말이다. 이런 전근대적인 사고로는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주식회사의 경영자는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행동해야 하고, 주주들의 권리는 그 주식비율에 따라서 행사되어야 한다.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둘러싸고 일어난 많은 논란은 바로 이러한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장에서부터 출발한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지배구조를 선진화하고 투명화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긴요하다. 전체 지분의 극히 일부 밖에 갖고 있지 않은 특정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는 철저히 견제되도록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행위가 발생하면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또 법령과 제도에 따라서 의사결정이 투명하게 이루어지고 이에 대해 책임을 지는 체제가 정착되어야 한다. 공식적인 직책과 권한 없이 실질적인 힘으로 의사결정을 하는데서 문제발생시 책임 규명이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물론 이번 경영쇄신안을 만들면서 삼성이 나름대로 고심한 흔적도 보인다. 그러나 지배구조개선 의지가 충분치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것은 소위 '반(反)삼성정서'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세상이 엄청나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글로벌 일류기업인 삼성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삼성의 경영도 글로벌일류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진정한 화해는 진솔한 반성과 자세 전환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바로 그럴 때 우리 국민 모두가 삼성을 우리 모두의 자랑으로 알고 마음속으로부터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낼 것이다./김성진(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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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5.01 23:02

[타향에서] 두릅의 효능 - 이광연

오늘 오후에 운동을 하려고 아파트를 나서는데 아파트 입구에 70은 족히 넘었을 할머니 한분이 좌판은 깔고 두릅새순을 팔고 계셨다할머니 이거 어디서 따가지고 오신 두릅이에요 라고 여쭤 보았더니 양평의 용문산에서 따가지고 오신 두릅이라고 하시면서 내가 한의사란 것을 알 턱이 없는 그 할머니는 '두릅을 먹으면 피로회복에도 좋고 당뇨에도 좋으며 남자들의 정력에도 좋다고 하시면서 두릅의 효능에 대해서 말씀을 하시면서 팔려고 하셨다.못 이기는 체 하고 만원어치를 사서 다시 경비실에다가 맡겨놓고 산책을 하는데 10년 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수염이 하얗고 법이 없어도 살아가실 수 있다는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어렸을 때 막내인 나를 무척이나 예뻐해 주셨는데 우리 집 뒤 안에는 봉화산(남원시 아영면에 위치한 유명한 철죽 군락지가 있는 산)에서 캐다가 심어놓은 두릅나무가 많이 있어서 봄 이맘때면 두릅나물을 많이 먹었었다. 아마도 내가 지금까지 열정적으로 살아 올 수 있었던 것이 그때의 효과를 많이 보는 가 보다.우리 민족의 큰 스승이셨던 김구선생님께서도 유난히 두릅을 좋아 하셨다고 한다. 선생님께서 독립운동을 하시다가 탈옥을 하셨을 때 충남공주에 있는 마곡사에 피신해있으시면서 유독 공양시간을 기다리셨는데 그것은 두릅의 맛과 향 때문이었다고 한다.선생님께서 임시정부에 계실 때도 봄이 되면 임정요원들에게 마곡사 두릅이야기를 많이 하셨다고 한다. "두릅은 가시가 있고 못생겼지만 그 연한 맛과 향은 얼마나 좋은지 모르오." 가시 돋친 두릅과 험난했던 선생님의 삶이 서로 닮음 꼴이라서 유난히도 좋아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봄 두릅은 금이고 가을 두릅은 은이라는 말처럼 두릅의 제철은 봄인데 두릅을 봄나물의 황제라고도 한다.일반적인 봄나물과는 달리 봄 두릅에는 우수한 단백질이 많고지방, 당질, 섬유질, 무기질, 인, 칼슘, 철분과 비타민 C 등이 풍부.사실 두릅은 새순부터 뿌리까지 버릴게 하나도 없다동의보감에 두릅나무의 껍질과 뿌리를 '총목피'라고 하여 치료 목적으로 사용해 왔고.특히 두릅나무의 껍질은 혈당치를 낮춰주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물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뇨병에 탁월한 효능이 있고 위장병, 심장병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잎과 뿌리 및 두릅 열매는 간질환의 치료제로 사용되기도 한다.두릅은 사상체질인 모두에게도 좋고 정신적으로 긴장이 지속되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먹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잠도 잘 오는 두릅은 우선 맛이 쌉싸레 한데 이는 인삼에 많이 들어있는 사포닌 때문이다그래서 두릅과 인삼이 한 형제라고 하는 거다.몸에 활력을 공급해주고 피로를 풀어 주기 때문에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는 봄 타는 춘곤증에 최고 나물이 두릅이다./이광연(한의사경희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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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4.24 23:02

[타향에서] 장애인에게 사랑과 관심을 - 유희태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가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보면서 충격이자 퍽 감동적이었다. 한 손에 손가락이 두개 밖에 없다. 또 무릎 아래로는 다리가 없는 사지(四肢)가 선천적으로 기형인 1급 장애인이었다.주변을 살펴보면 의외로 장애인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장애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불의의 사고를 당하여 장애인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한 순간이다.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장애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한 게 현실이다.이처럼 우리 모두는 언제, 어떠한 사고에 의하여 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아찔한 생각을 하면서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장애인에 대하여 각별한 관심과 사랑을 강조하게 된다.그녀 역시 척추장애였던 육군소위 출신 아버지가 통증을 잊기 위해 모르핀을 상용하는 와중에 임신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모로부터 받은 평생의 장애를 어디에 하소연 할 수 있겠는가? 그런 '희아'가 장애를 극복하고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어 많은 사람에게 큰 감동과 도전정신을 심어준 것은 물론이다.얼마 전 신문보도를 통하여 알게 된 장애인이 중심이 되어 운영하고 있는 중소제조업체인 '씨피엘'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대표이사 김 정록 사장님은 한쪽 다리가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어 의족에 의지하고 있다. 그는 장애인의 고통을 잘 알고 있기에 장애인에게 '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재 그는 장애인 중심의 제조업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종업원 45명 중 37명이 장애인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장애인 특수학교와 연계하여 어느 정도 교육훈련과 실습을 거쳐 현장에 배치하고 있다. 장애인 종업원들은 기대이상으로 제품을 불량 없이 생산하는 모습은 실제 현장에 가서 보면 놀랍다.더욱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자부심과 일에 몰두함으로써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모습은 반성하게까지 한다. 더욱이 자녀가 일에 전념하는 모습을 볼 때 '이러한 일도 감당 할 수 있구나'하는 자부심을 느끼며 회사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또한 틈틈이 회사에 나와 식당에서 식사준비 등 자원봉사까지 기꺼이 하는 장애인 근로자 보호자들에게는 큰 축복과 행복을 엿볼 수 있다.간혹 그들의 장애를 보며 우리의 완전함에 감사하는 경박한 확인으로만 끝난다면 그건 장애인과 나 스스로에 대한 모욕이다.장애인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에서는 더욱 더 장애인들과 불우한 이웃에게 관심과 사랑을 보여야 한다. 씨피엘과 같이 장애인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회사는 점차 늘어나야 할 것이고,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업장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더욱 확대 되어야 할 것이다.현재 우리 기업은행에서도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심장병 어린이(희귀. 난치병환자 포함) 300여명에게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 근로자 자녀의 장학금 지원, 학술, 연구 활동 지원하는 등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밖에도 「기은복지재단」을 설립하여 10,000여명의 전 직원들이 체계적으로 불우한 이웃들에게 사랑과 지원의 손길을 보내는 시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이제 장애인에게 단순한 보호나 도움을 주는 차원을 넘어서 무엇보다 장애인이 당당한 사회의 한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갖도록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를 활성화해야 한다. 또 교육훈련을 통한 기술 습득기회 부여, 일할 수 있는 자신감과 일자리 제공 등 장애인에게 따스한 보살핌이 필요하다.장애인에게 가장 큰 선물은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일을 하는 경우 주어진 일에 집중하고 열정을 가짐으로써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고 가족 등 이웃에게 희망을 주어 밝은 사회를 만들고 살기 좋은 국가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유희태(기업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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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4.17 23:02

[타향에서] 남북관계의 진정한 실용 - 김근식

이미 북한은 이명박 정부에 각을 세웠다. 예상되긴 했지만 신정부 출범 한 달여 만에 이처럼 긴장이 고조된 것은 분명 당혹스러운 일이다. 최근의 사태에 대해 일부에선 북한책임론을 지적한다. 물론 맞는 이야기다. 이명박 정부가 대화중단을 선언한 것도 아니고 쌀 비료를 안주겠다는 것도 아닌데 북이 지레 짐작으로 대남 압박에 나서고 있으니 분명 북한이 쓸데없는 짓을 한 게 맞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책임론과 원칙대응론만으로 지금의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본시 대북정책은 상대가 있고 그 상대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북한이라는 존재다. 북한에 대해 원칙과 의연함만 강조해서는 말만 앞설 뿐 실제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해법은 마땅치 않다. 북을 굴복시키기 위한 전쟁불사의 대북강경은 국민이 용납하기 힘들다. 무시정책과 봉쇄정책으로 김정일 위원장을 굴복시키는 방법도 장기간이 아니면 별 효과가 없다. 남북관계에서 북한의 의미 있는 변화를 결과하지 못한 채 긴장고조만을 떠안는다면 북한책임론은 우리만의 외로운 메아리에 불과하다.더욱이 남북미 3자간 고차 방정식을 감안할 때, 북미가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고 긍정적 진전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홀로 대북 원칙론에 매몰되는 것은 한미공조의 실익도 없이 한반도 정세의 왕따가 될 가능성마저 존재한다.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남북관계와 달리 우여곡절 끝에 북미간 핵신고 문제가 타결될 경우 향후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강경원칙과 한미동맹 강조는 뻘쭘할 수밖에 없다. 북미가 핵문제 진전에 공감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신 대북정책이 미국의 발목을 잡는 또 하나의 네오콘으로 거론되기도 한다.물론 10년 만에 정권을 교체시킨 신정부의 정치적 입지를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햇볕정책과 평화번영정책을 비판하면서 출범한 만큼 전임 정부와 차별화된 대북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북핵우선, 한미동맹, 상호주의 등 과거 야당 시절 주장들이 현 정부의 대북정책 골간이 되고 있다.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그 시절 구호에만 머물고 있는 게 문제다. 야당은 비판만으로 반사이익을 챙기면 되지만 여당은 비판을 넘어 구체적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북핵우선이라는 주장만으로 북핵해결을 이루진 못한다. 북핵우선 원칙만 내세울 게 아니라 그로 인해 경색되는 남북관계 해법도 고민해야 한다. 북핵해결에 기여하는 구체적인 남북관계 접근법이 무엇인지도 제시해야 한다. 비핵개방3000 구상도 북한을 비핵화시키고 개방시킨다는 슬로건에 모두가 동의하지만 구체적 현실방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지금 이명박 정부에게 필요한 것은 강경한 슬로건이 아니라 그 슬로건을 실현해 낼 현실적 솔루션이다. 전임 정부의 성과와 합의를 부인하는 데 힘을 쓸게 아니라 대북포용기조의 연속성을 전제하면서 정책변화를 추구하는 진정한 실용적 입장이 필요한 때다./김근식(경남대 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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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4.10 23:02

[타향에서] 어린이 유괴사건을 보면서 - 김성진

몇 년 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었던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추격자'가 극장가에서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필자도 얼마 전 이 영화를 보면서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드는 짜임새 있는 구성에 적잖게 놀랐다.그런데 우연일까? 흉악사건이 계속 터지고 있다. 젊은 시절 유명했었던 어느 야구 선수에 의한 모녀 일가족의 살해암매장 사건으로 떠들썩하더니, 지난 해 말경 실종되었던 경기도 안양의 두 여자 어린이 납치살해사건이 지면을 장식했다.또 바로 며칠 전에는 경기도 일산에서 초등여학생 납치미수사건이 있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비명소리를 듣고 뛰쳐나오자 용의자가 도주함으로써 다행히 더 이상의 피해는 없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에서 나이 어린 초등학교 여학생이 성인 남자에게 마구 폭행을 당하는 광경이 아파트의 폐쇄회로에 찍혔고, 이 장면이 공중파 방송을 통해 생생히 방영됐다. 그런데도 경찰이 이 사건을 단순폭행사건으로 처리하려 했다고 시끄럽다.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거의 빠짐없이 지적되곤 하는 것이 있다. 바로 경찰에 대한 비난이다. '초동수사 미흡, 늑장 대처, 부실수사, 수사망에 들어온 범인 풀어줘' 등 많은 비난이 가해진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잠잠해졌다가 다시 사건이 터지면 또 야단법석이다.'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격언은 이미 지나버린 어쩔 수 없는 것에 투자하는 어리석음을 경계하기 위한 것이지만, 만에 하나 외양간이 잘못되어 있다면 다시 소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하는 법이다.경찰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면 그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가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희생양을 만드는 것이 한 때의 위안이 될 수는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냉철한 자세가 요구된다.날로 지능화해가는 범죄에 맞추어 경찰 장비나 시스템은 과학화되고 있는가?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하여 경찰의 전화감청 및 위치추적시스템의 접근과 같은 범인 추적기능은 적정하게 허용되어 있는가? 아동범죄 예방을 위한 경찰과 민간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러한 것들에 대한 사회적 컨센서스를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특히 경찰과 사회의 적정한 역할 분담은 매우 중요하다. 일산 납치미수사건이 터진 바로 그 날 경찰청이 발표했던 '아동부녀자 실종사건 종합치안대책'을 보더라도 경찰의 힘으로는 하기 어려운 것들이 적지 않다.어린이 유괴사건을 줄이려면 경찰은 물론 가정 학교 사회 모두가 주체적으로 각각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인식을 가질 때만이 보다 실효성 있는 방안의 마련이 가능할 것이다.낮은 보수와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는 경찰에만 모든 책임을 돌리지 말고 우리 모두 책임을 같이 하려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것이 아닐까?/김성진(前 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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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4.03 23:02

[타향에서] 술과 쑥국 - 이광연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속을 차려야 되는데 나는 불혹이 반 정도 지났는데도 여전히 속을 못 차리고 지내는 것 같다.그 이유는 술 때문인데 진료를 하면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풀기위해서 마신다는 알량한 이유를 대보지만 사실은 자제력과 통제력이 부족한 나의 변명일 뿐이다.나의 첫 음주경험은 고등학교 일학년 여름 방학 때였다. 완산칠봉 정자에서 불량하지 않은 친구들과 우연하게도 마셨던 샴페인이 나의 첫 취함이었는데, 요즈음은 그런 기분을 너무 자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너무 연속적이라는 거다.불쌍해 보이는 날 위해 집사람은 해장에 좋다는 북어국, 배추국 콩나물국 등을 자주 끓여주는 편인데 오늘은 평소의 메뉴와 다르게 쑥국을 끓여 주는 게 아닌가,아니 서당귀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한의사와 살면서 술국도 동의보감에 입각해서 끓이는 것 같아 쑥이 술해독에 좋은 줄 알고 끓였냐고 물어 보았더니 얼마 전 라디오 방송에서 어떤 한의사가 봄나물을 이야기 하면서 쑥이 영양가도 많지만 주독을 풀어주는 아주 좋은 야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거다 .참 고마운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 집사람에게 해장국을 덜 끓이게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지만, 앞으로 얼마나 오래갈지 ,,,,어렸을 적에 봄이 되면 할머니와 함께 양지바른 정자울이라는 우리 밭이 있는 곳으로 쑥을 자주 캐러 다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쯤이었던 것 같다. 봄철에 많이 캐는 쑥은 식용과 약용으로 함께 쓰이는데 아마도 최고로 많이 쓰이는 약재일거다.세계 최초로 마취수술을 성공시킨 명의이자, 조조의 편두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뇌수술을 해야 한다고 조조에게 제의를 했다가 조조의 오해로 죽임을 당한 최고의 명의 화타에게 어느 날 간장병 환자가 찾아왔다.진찰결과 화타도 고칠 수 없어서 그냥 돌려보냈는데 반년이 지나 우연히 만난 그 사람이 죽기는커녕 건강하고 쌩쌩하게 살아 있는 것이 아닌가? 화타가 그것을 보고 하도 신기해서 어떻게 해서 병이 나았느냐고 반문하자 "먹을 것이 없어서 그냥 쑥만 먹었더니 그냥 신기하게 낳았어요."라고 했다고 한다.이렇게 쑥은 정말로 대단한 약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의초( :?)라고 불리는데 단군신화에도 등장하고, 이차대전 때 원자폭탄 투하로 잿더미가 된 히로시마에 가장 먼저 돋아난 식물이 바로 쑥이라고 한다.그만큼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식물로 봄철에 식욕이 없을 때 입맛을 돌게 하고 간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영양소들이 많아서 특히 간 건강에 특히 좋다.또 쑥은 해로운 음식과 오염된 환경으로 인해서 알게 모르게 쌓이는 독성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해주고, 정화시켜주며 술로 인해서 손상된 간기능을 회복시켜주는데 최고다.영양학자들은 쑥에는 우유보다 칼슘2배 철분은 육류보다 4배 비타민 C는 오이보다 3배 이상이 들어있어서 봄철 최고음식으로 꼽기도 한다.동의보감에도 "쑥은 성질이 따뜻하기 때문에 여성들의 수족냉증과 하복부냉증에 탁월한 효능이 있으며 부인병중 생리불순 임신 중 하혈 태반이 조기박리 될 때 또 남성들의 정력이 현저히 감퇴될 때도 효과가 뛰어나다."라고 기록되어있다.그래서 옛날 우리 어른들은 봄 삼월의 애쑥은 산촌 처자를 쌀찌우게 한다고 했나보다./이광연(한의사경희대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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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3.27 23:02

[타향에서] 장수 기업의 비결 - 유희태

기업을 경영하는 것도 어렵지만 성공하기는 더욱 힘들다. 성공한 기업인의 경우 한 평생을 기업발전과 운명을 함께하였지만 2세에게 사업을 승계하라고 하기가 쉽지 않다. "오랜 세월동안 갈고 닦아 경쟁력을 갖춘 전통 산업기술을 물려주고 싶어도 배우려는 사람은 외국인이 대다수이니 걱정입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국가의 장래가 걱정되고, 앞으로 새로운 사회적인 문화 형성이 필요 한 것 같다. 인간의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지만 급여 생활자의 경우 직장에서 능력에 관계없이 일정한 나이가 되면 퇴직을 할 수 밖에 없다. 반면 연속성 있고 경쟁력 있는 기업을 영위하는 기업인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기업에 관여하면서 사회활동을 계속할 수 있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한다.산업변화 능동적으로 대응해야필자가 다니는 직장은 금융업인 만큼 많은 기업인을 만나게 된다. 급변하는 기업 환경 속에서 처절하리만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성공하기 위하여 불철주야 노력하는 기업인의 모습을 자주 대하게 된다.인간의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는 반면 기업의 수명은 점점 짧아져 가슴이 아프다. 대한상공회의소 발표에 따르면 유럽과 일본기업의 평균수명은 12~13년에 달하는데 비하여 우리나라 신설기업의 40%는 5년을 버티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필자가 7년 전에 만난 명화금속(주) 임 정환 대표는 벌써 칠순을 훌쩍 넘겼다.20세에 기업을 창업하여 현재는 종업원 250여명의 종업원으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이업종교류회와 봉사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나사제품 하나로 전문화함으로써 세계일류화 상품에 선정 되는 등 후배 기업인으로부터도 부러움을 받고 있다.이 기업이 50여 년 동안 꾸준한 발전을 기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한 가지 업종으로 세계 1등 제품을 만들겠다는 각오와 열정으로 산업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응이다. 또 적극적인 기술개발 투자를 통해 시장에서 필요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의 귀결이라고 본다.회사를 방문하면 나란히 진열된 200여개의 특허품과 자료들은 그간의 노력과 땀의 집합체다.임 대표는 슬하에 4명의 딸을 두고 있다. 그는 전통산업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철강재를 원재료로 하는 기업을 경영하지만 2명의 딸에게 경영수업을 시키고 있다. 두 딸은 부친을 닮아서 그런지 기업주 자녀들의 모임인 차세대 이업종 교류회 모임에 참석해 정보교환과 적극적인 토론에 참여하는 등 대견스러운 모습니다. 대체로 오랜 전통을 이어오면서 작지만 강한 기업이 많은 나라 하면 일본을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기업의 장수에 대한 오랜 연구 과제중 하나로 '기업의 가족 승계'를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다. 직계가족이 경영을 이어 받는 것이 어려울 때나 자녀가 없을 시에는 입양을 시켜서라도 가족에 의해 기업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만큼 기업 환경의 많은 변화 속에서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어렵기 때문에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라고 하니 '가족승계에 의한 장수기업'을 심사숙고 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일본기업의 가족승계' 연구 눈길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듯이 국내 기업의 수명도 길어져야 한다. 임대표의 경우 기업의 변함없는 발전과 존속을 위해 딸 자녀에게 경영승계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일류제품을 생산하는 이 기업을 자녀가 승계하여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기술개발과 꾸준한 투자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고, 투명한 경영과 윤리경영으로 기업경영을 꾸려간다면 장수할 기업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도 이제 장수기업의 비결에 대해 다양한 방면으로 분석하고 연구해야 한다. 일본에 천년의 역사를 지닌 떡꼬치 집이 있듯이 50년을 훌쩍 지나 100년이 넘도록 장수하는 중소기업이 많아질 때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고 사회의 경제적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가장 중요한 사회의 안전판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유희태(기업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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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3.20 23:02

[타향에서] 대북포용의 기조 포기해선 안 된다 - 김근식

이명박 정부가 정식으로 출범했다. 10년만의 정권교체라는 정치적 의미를 반영하듯 대북정책에서도 적지 않은 정책의 변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초당적인 민족문제를 다루는 대북정책은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일정한 연속성을 보장해야 한다. 예전의 강경정책과 강압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한반도의 긴장과 북한의 고슴도치식 대응만을 유발했음을 인식한다면 지금 대북정책의 시대정신은 큰 틀에서 대북 '포용정책'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미 대북포용 기조는 노태우 정부 이후 지금까지 나름의 성과를 가지고 꾸준히 진화해왔고 따라서 이명박 정부도 대북정책의 일정한 변화를 추구한다 하더라도 대북포용이라는 정책기조는 원칙적으로 계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런데 새롭게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기대보다 우려를 낳게 한다. 이명박 정부의 거의 유일한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은 북한의 비핵화와 개방을 전제로 10년 내에 북한의 일인당 국민소득을 3천불로 만들어 주겠다는 구상이다. 신정부가 북한의 개혁개방과 북핵폐기를 강조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포용을 전제로 한 북핵해결과 북한변화가 아니라 거꾸로 북핵해결과 북한변화를 전제로 한 포용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대북 포용의 목표인 비핵화와 개방을 오히려 포용의 전제로 돌려놓고 있는 것이다. 장기적인 대북 포용을 통해서 북핵의 평화적 해결과 북한의 변화를 얻는 것이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대북 포용의 목표를 당장 북한에 요구하는 '결과' 중심의 조급한 대북 정책에 나서고 있다.북한의 변화는 엄격한 상호주의나 개혁개방 유도를 위한 대북 압박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북한을 화해협력의 상대로 인정하고 신뢰에 기반하여 북한 스스로의 변화를 촉진해야 한다. 개혁개방을 이끌기 위해 북한에 정치적 압력을 가하거나 혹은 북한의 변화 정도와 연계하여 대북지원과 경협을 추진하는 상호주의는 사실상 강압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강요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북핵폐기와 북한변화를 先(선)조건으로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결과적으로 지금까지의 포용 기조를 크게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이미 북한은 이명박 정부와 기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핵문제는 미국과 담판 짓고 중국과는 정치경제적 연대를 강화하면서 한국과의 샅바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단호함을 보이고 있다. 신정부의 북핵우선 정책과 상호주의 강조는 북을 굴복시키는 게 아니라 남북관계의 경색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속으로 포용의 포기도 감수할 준비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지금껏 한번도 이명박 대통령이 '대북포용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언급을 하지 않은 저간의 사정이 바로 그것을 증명한다. 그러나 북핵폐기 우선으로 북을 굴복시키려는 입장은 이미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세계 최강의 부시 행정부가 6년 동안 시도했음에도 실패로 끝났던 정책이었다. 정권교체라는 정치적 입지에 포박되어 전임 정부의 대북 포용을 포기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굳이 돌아가지 않아도 될 길을 험하게 돌아가는 결과가 될 것이다. 지금의 시대정신으로서 대북포용의 유용성과 불가피성을 이명박 정부는 속히 인식해야 한다./김근식(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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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3.13 23:02

[타향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 김성진

새 정부의 장관 후보 중에 재산문제 등으로 청문회에 서지도 못하고 사퇴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생각해 본다.고위공직자의 재산에 대하여 위법이나 탈법에 관계없이 재산이 많다는 것 자체가 문제인가? 공직도 직업의 하나로서, 정당하게 모은 재산이라면 왜 문제가 되는가? 공직은 성직이 아니지 않는가?고위공직은 물론 성직은 아니다. 그렇다고 하여 일반 직업과 똑같은 수준으로 보아서도 안 될 것이다. 공직이라는 업무는 부자나 가난한 자 모든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가지지 못한 자의 서글픔과 억눌린 자의 억울함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람이란 자기 입장을 떠나서 생각하기가 쉽지가 않다. 따라서 고위공직이 거액의 재산가들로만 구성되어 있다면 이들이 세우는 정책이 국민들을 고루 대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국민들은 고위공직자에 대해서 일반 시민들보다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도덕적 기준을 기대한다. 그들이 모범을 보일 때 일반 사람들이 본받아 행동하려고 노력하고 이로써 사회가 안정성을 가지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높은 사회적 신분에는 이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가 따른다는 소위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고위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이유다. 선진국의 경우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예는 쉽게 볼 수 있다. 며칠 전 언론에 영국의 찰스 왕세자의 셋째 아들인 해리왕자가 아프가니스탄 교전지에서 군복무 중인 것이 보도되었다. 이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영국에서는 전쟁이 발발하면 왕실이나 귀족이 제일 먼저 전장에 나가는 것이 오히려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또 부호들이 막대한 재산을 사회에 헌납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철강왕 카네기, 석유왕 록펠러,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투자왕 워렌 버펫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이와 같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은 현대 사회의 계층간 갈등을 해소해 주는 효과적인 길이기도 하다.우리의 사정은 어떤가? 우리나라에서는 단기간의 경제의 압축성장 과정에서 부를 증식한 기업이나 개인들의 경우 일부는 정당하지 못한 방법에 의한 경우도 없지 않을 것이다. 또 축적한 부를 사용하는 것도 일반 사람들을 감동시켜 주는 좋은 일에 쓰는 경우가 드문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진 자를 질시하기는 하나 존경하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돈 있는 사람들과 권력 가진 사람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것이 일반화된다면, 이들에 대한 존경도 뒤따를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고위공직자가 재산의 축적과정에 문제가 없는 한 많다는 이유만으로 흠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 하나, 고위공직자에 대한 검증은 도덕성 등도 필요하지만, 국정수행에 대한 비젼, 업무 수행능력, 전문성 등 자질에 대한 평가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리고 일반 국민들도 자기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 남에 대해서만은 훨씬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고쳐져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사회도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청빈(淸貧)만을 내세우는 것보다는 재산형성 과정에 흠이 없는 청부(淸富)라면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하지 않을까?/김성진(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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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3.06 23:02

[타향에서] 전주 콩나물국밥과 모주 - 이광연

심리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남자가 바람을 피워도 본처에게 돌아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본처의 음식 맛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한의사인 내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일리가 있는 이야기 같다. 의학적으로 보면 사람의 입맛은 상당부분 어렸을 때(5세 미만) 집에서 먹던 음식에 의해서 결정이 되는데 어렸을 때 집안의 음식 문화가 짜고 맵고 싱겁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평생 음식의 취향이 결정이 된다. 지리산 산골 남원에서 짜게 먹고 자란 나는 지금도 보통 사람들보다도 짜게 먹는 편이다. 어렸을 때 나는 막내여서 귀여움을 많이 받고 자라서 버릇이 조금 없는 편이었다. 어머니가 밥을 형들하고 같은 상에 차려 주셔도 반찬이 좋은 할아버지 상에 밥그릇을 가지고 가서 밥을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할아버지는 진지를 드시기 전에 먼저 간장을 두 세 수갈 드실 정도로 엄청 짜게 드시는 분이셨다. 그때부터 나도 식성이 짜게 먹는 습관이 들었던 것 같다. 사실 우리나라 음식문화는 다른 나라 음식문화에 비해서 소금섭취가 많은 편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 권장하는 소금섭취량의 2-3배가 넘으니 말이다. 그 이유 중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발효음식과 국물 음식 때문일 것이다. 한의사인 나는 진료를 하고 나서 환자들에게 짜게 먹지 말라고 주의사항을 당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면 사실 나도 한구석으로는 찔리는 느낌이 있다. 내가 짜게 먹는데 남보고 싱겁게 먹으라고 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 우리가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 신부님이 하라는 대로 살아가면 천당을 갈수 있으나 신부처럼 살면 천당에 못가고, 의사가 하라는 대로 살면 오래 살 수 있지만 의사처럼 살면 일찍 죽는다.라고 한다.어제는 전주 처가에 행사가 있어서 몇 개월 만에 전주에 다녀왔다. 토요일 오후 4에 진료를 마치고 대충정리 하고 서울을 출발해 전주에 도착하면 보통 저녁8시 정도 되는데 그때까지 휴게소에서 가급적 뭘 먹지 않고 내려간다. 그렇게 최대한 배고픔을 유지한 채로 내려간다.왜냐면 전주에 콩나물 해장국과 모주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다.술을 좋아하는 나는 내 고향 전주콩나물국밥과 모주를 서울에서도 자주 먹기는 하지만 왠지 모르게 서울에서 먹는 콩나물국밥은 2%가 부족한 느낌이 들 때가 많아서 나는 전주에 가면 꼭 콩나물 국밥을 먹고 오는데 그것도 한 끼에 두 그릇에 가깝게 먹는다. 얼마 전 어떤 외식업체 설문조사에서 조사를 한 것을 보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해장국은 전주콩나물국밥이란 기사를 본적이 있다. 내가 생각해도 해장국엔 콩나물 해장국 만한게 없는 것 같다. 동의보감에 대두황권으로 소개되어 있는 콩나물은 온몸이 무겁고 저리거나 근육과 뼈가 아픈 것을 치료하고 염증을 억제하며 수분대사를 촉진해서 술로 지친 속을 달래고, 땀을 내는 발한작용과 피로를 풀어준다.라고 기록되어있다.현대 의학적으로 보더라도 콩나물에는 단백질과 비타민, 각종 무기질이 많은데 특히 콩에서 싹이 나 콩나물이 되면 콩 자체에 없던 비타민C가 많이 생성되며 아스파라긴산은 알코올의 자연분해를 촉진시켜 숙취해소에 도움을 준다.또한 막걸리에, 흑설탕, 감초, 생강, 계피, 대추, 찹쌀가루 등의 한약재를 넣고 끓여서 알코올 성분이 거의 없는 게 특징인 '어머니 술'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모주는 해장술로 불리는데 피로회복과 감기몸살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그래서 가금씩 서울에서 모주가 생각이 날 때면 전주에서 택배로 받아먹곤 한다.이제 콩나물국밥과 모주 고향음식을 먹고 왔으니 내 몸과 맘은 한두 달 정도는 안정이 되고 고향을 그리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광연(한의사경희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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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2.28 23:02

[타향에서] '새벽형 인간' - 유희태

언젠가 우리나라 전체 술 소비량이 OECD국 중 가장 높다는 수치를 본적이 있다.한국에서 남자로 살아간다는 건 어찌 보면 술 문화와 무관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사실 우리의 술 문화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제 나라 전체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해 나쁜 문화는 과감히 버리고, 바람직한 문화를 적극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나 역시 지난 수십 년간 서비스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고객과 저녁 늦게까지 술자리를 함께 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 내 생활을 맞추는 생활이 계속돼 왔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지나친 술자리와 스트레스로 건강을 잃어버리는 직장 동료들과 지인들을 보며 나름대로 새로운 삶의 방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건강은 모든 일에 기본이다. 건강과 시간의 활용은 장기적인 경쟁력인 것이다.좋은 습관은 운명을 바꾼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스스로 생활을 재조명해 활력이 넘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차원에서 나는 1995년부터 새벽 시간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매주 아침 7시에 CBMC , 로타리, 바른경제동인회, 인간개발연구원 조찬 모임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거의 참석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주위 동료들에게도 자신 있게 권한다. 내 변화의 확신을 주고 도전의 계기가 된 분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알게 된 (주) 신흥 콘크리트에 이 교성 회장님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20여년이 지난 최근에 뵙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의 20년 전 모습과 거의 변하지 않아 건강의 비결을 물었더니 일찍 자고 새벽 일찍 일어나 활동하는 것이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60대 후반임에도 건강을 유지하면서 왕성한 기업 활동과 이업종 교류를 통한 지도활동과 정보교환을 하고 있으며 로타리 활동으로 봉사 활동과 아직도 창의와 도전 정신으로 사업에 열중하고 계신다.열정적으로 삶을 유지하는 그 분의 비결은 무엇일까?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생활, 일찍 자고 기상하는 규칙적인 생활 , 무리하지 않는 생활 습관, 항상 범사에 감사하는 생활, 주위일상을 왕성한 호기심으로 대하는 것이다.그 결과 이 교성회장님은 얼마 전에는 신지식인등 수많은 표창장과 산업포장을 수상하였고 부인께서도 국민훈장(목련장)을 받았으며 아들인 이 근호사장도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지 열정적인 기업 활동으로 산업포장을 수상하였다.그 분의 아들 역시 아버지의 생활규범을 본보기로 삼아 겸손한 자세와 항상 배우는 자세로 사업을 더욱 발전시켜가고 있다. 그 자녀는 많은 가르침 중에는 새벽 형 인간이 가장 기본이 됐다고 하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새벽기상을 일컬어 인생을 두 배로 사는 것, 성공의 비법인 양 성공과 관련지어서 말하기도 한다. 하루의 일과를 어떻게 계획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시간의 나이테는 다른 삶을 만들어 낸다. 그중에서도 새벽 일찍 기상하여 새벽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이다. 이미 학원가의 아침 새벽 강의에 학생들과 직장인들은 물론 기업인들의 조찬 모임 역시 모두 새벽 형 인간들이다. 최근 더 많은 사람들이 새벽 형 인간으로 삶의 질을 위한 시간활용에 애쓰고 있다.새벽 일찍 활동하고 일찍 귀가해 내일을 위한 준비를 한다면 더 큰 경쟁력을 가지고 성공의 확률이 높아지리라 기대한다. 성공한 기업인이나 법조인, 정치인 중에 많은 이들이 새벽 형 인간 이라는 점에 유의한다면 우연은 아닐 것이다./유희태(기업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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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2.21 23:02

[타향에서] 고향의 미학 - 김근식

이번 설에도 어김없이 귀성길과 귀경길은 북새통이었다. 다소 긴 연휴라 차량이 분산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고 가는 길이 힘겨운 것은 여전하다. 대학 때 서울로 올라와 이제는 고향에 산 날보다 타향에 산 날이 훨씬 많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고향은 언제나 편안하고 다정하다. 필자 뿐 아니라 고향을 가진 모든 이들이 힘들고 고단하지만 마다 않고 고향을 찾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우리에게 고향은 부모님이 계시고 친지가 있고 추억이 있는 과거의 집합체다. 고향이 우리에게 다정한 것은 태어난 곳, 자란 곳이라는 고정된 공간적 장소가 아니라 항상 살아 움직이는 아름다운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추억은 좋은 기억만을 떠올리게 한다. 오래될수록 즐거운 기억이 남게 되고 어려웠던 기억도 점점 좋은 추억으로 되살려지는 게 법칙이다. 부모님께 사랑받고 친구들과 재밌게 어울리고 선생님께 소중한 배움을 사사받던 과거의 좋은 추억들만 고향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태어나고 자라고 놀고 배우던 그리고 사랑받던 기억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삶의 활력소가 되고 충전소가 된다. 고향을 그리는 우리네 마음엔 항상 좋은 추억으로 꽉 찬 과거가 있다. 고향은 바로 과거이기 때문에 즐겁고 편안한 것이다. 현대인에게 지금은 항상 답답하다. 숨막히는 경쟁사회에서 정신없이 돌아가는 초고속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우리들에게 현재는 늘 힘들고 버겁다.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이겨내야 하는 우리에게 현재는 항상 피곤하고 고달프다. 또 우리에게 미래는 더욱 불안하기만 하다. 21세기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지구화의 파도와 함께 몰아치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언제부터인지 우리에게 미래는 희망의 푯대가 아니라 불안의 연장선으로 여겨지고 있다.항상 답답한 현재를 살며 항상 불안하기만 한 미래를 앞에 두고 있는 우리에게 고향은 즐겁고 행복한 과거인 셈이다. 그땐 힘들고 어렵더라도 그것이 과거가 되면 달콤한 추억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고향은 현재의 고단함과 미래의 불안감에도 우리의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과거만의 독특한 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또한 고향은 좋은 사람들과 맺은 관계가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추억은 곧 사람들과의 기억이고 고향엔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만 남아 있다. 하염없이 우리에게 베풀기만 하는 부모님이 계신 곳, 그래서 고향은 내게 사랑의 관계를 알게 해준 최초의 곳이다. 어릴 때 해맑게 뛰어 놀던 친구들이 지금도 있는 곳, 그래서 고향은 내게 즐거움의 관계를 알게 해준 곳이기도 하다. 멀리 타향에서, 그것도 다 커서 어른이 되어 맺는 사람들의 관계는 고향의 그것과 질적으로 다르다. 일로 만나고 사업으로 엮이고 이해관계로 맺어지는 타향에서의 사람 관계는 고단하고 복잡할 뿐이다. 고향에 남아있는 사랑과 즐거움의 편안한 관계는 이제 타향에서 찾을 수 없다. 아름다운 과거와 좋은 사람들의 관계가 남아 있는 곳이기에 아직도 우리는 고향을 찾는다. /김근식(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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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2.14 23:02

[타향에서] 나훈아와 마녀사냥 - 김성진

며칠 전 인기가수 나훈아의 기자회견을 두고 말이 많다. 그러나 그 동안 일부 인터넷을 타고 유포되었던 괴담과 소문을 해명하기 위한 기자회견장에서 오죽 답답했으면 바지까지 벗으려고 했을까?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회견에 대한 의견은 양극단으로 갈리는 것 같다. 거침없는 말투와 직설적인 표현에서 진실을 보았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1시간 가까이 원고도 없이 진행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열변이 오히려 철저히 준비된 또 한편의 공연이었다는 불신도 만만치 않다. 필자는 어느 주장이 맞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그렇지만 우리사회에는 왜 남의 주장을 믿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일까? 필자는 심리학 또는 사회학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다.인간에게는 상대에 대한 공격성 즉 잔인성이 내재하고 있는 것 같다. 아득한 원시시대부터 인류는 자연환경, 맹수, 외적 등 생존을 위협하는 것들과 싸우며 살아왔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잔인한 공격성을 체득하게 되었다.문명이 발전하면서 이러한 공격성은 사회에 이로운 방식으로 승화되어 왔다. 스포츠나 예술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인간에 내재된 공격성의 직접적 표출은 사라져왔지만, 그 본질까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언제든 기회가 오면 다시 분출하게 된다. 현대사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연예인에게서 그 공격의 먹거리를 찾게 되고, 일반인에겐 별 것도 아닌 일도 큰 사건으로 만들어 위안을 찾는다. 일종의 집단적 새디즘(가학주의)이라고 하면 지나친 것일까? 15세기에서 18세기 초까지 유럽을 휩쓸었던 소위 마녀사냥이나 1950년대 미국에서 있었던 매카시즘 선풍은 집단적 새디즘 즉 인간내면의 가학적 유희를 대중을 볼모로 삼아 교묘히 이용한 예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면 과연 현대사회에서 연예인은 일반인들의 먹거리여야 하는가? 그들의 사생활 보호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연예인도 당연히 인간 본연의 자유와 권리를 향유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연예인은 일반 서민들의 우상, 그것도 먼 우상이 아니라 가까운 우상이다. 그래서 그들의 사생활은 상업적 저널리즘 및 인터넷의 발달과 결합되어 일상의 화제가 된다. 선진외국의 경우에도 인기연예인을 둘러싼 얘기가 많다.그러나 우리나라는 그 정도가 유독 심한 것 같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그들의 생활이 일반사람들과는 다른, 보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때로는 절제되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은 아닐까? 연예인들이 대중적 인기와 함께 존경도 받으려면 즉, 진정한 우상이 되려면 사생활도 흠잡을 데가 없어야 할 것이다.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의 이중적 태도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자기중심적 잣대로 남을 재단하는 우리의 위선적 자세는 고쳐져야 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스캔들, 내가 하면 투자고 남이 하면 투기라는 기준은 뛰어넘어야 한다. 이미 과거의 일로 역사에 기록된 마녀사냥과 매카시즘이 우리 의식 속에 행여 남아 있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되돌아보자. 잘못된 관행과 타성의 상징물이었던 공단의 전봇대뿐 아니라 우리 의식 속의 이중적 잣대도 뽑아야 하지 않을까? /김성진(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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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31 23:02

[타향에서] '건강 비법'은 생활 습관에 있다 - 이광연

새해가 시작된지 벌써 20여일이 흘렀습니다. 연초가 되면 마음을 다잡으며 올 한해에 꼭 지켜야 할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요. 특히 건강에 신경을 쓰시는 분들은 금연, 금주, 매일 한 시간씩 운동하기와 같은 계획을 세우지만 작심삼일이라고 보름, 한달이 지나면 처음과 같은 마음을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건강하게 오랫동안 살기 위한 비법은 복잡하고 특별한 게 아닙니다. 건강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규칙적이고 절제하는 생활습관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오는 것이지요. 좋은 생활습관을 가지면 평균 수명이 11년이나 연장된다는 연구보고가 나올 정도로, 생활습관이 건강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새해 건강관리는, 보약보다 더 중요한 올바른 생활습관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우리나라 사람들이 건강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 하는 것은 운동이라는 조사가 나왔는데요. 규칙적인 운동은 평균수명을 4년 더 연장 시키는데, 그것도 건강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줍니다.규칙적인 운동은 고혈압, 비만, 골다공증, 중풍, 치매,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의 예방에 큰 도움이 되며, 심장마비가 일러날 확률을 절반까지 줄인다고 합니다. 또 피로 회복을 촉진시키고 인체의 면역력을 강화시켜 외부 환경에 대한 저항력도 증가시켜 줍니다.흡연은 여러분의 만수무강에 가장 큰 지장을 주는 적입니다. 평균적으로 담배 한 개비는 12분의 수명을 줄이며, 매일 한 갑씩 50년을 피면 7년, 매일 두 갑씩 50년을 피면 10년의 수명이 단축된답니다.또 술은 드신 이후에는 이틀간 금주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술에 의해 손상된 간과 위점막이 회복되는 시간이 최소 2일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적당한 술-1일 포도주 1잔-은 동맥경화를 막고 치매를 예방하며 말초혈관의 순환을 도와 건강을 증진시키니 금주(禁酒)라기보다는 절주(節酒)가 더욱 좋겠습니다.아울러 병은 커지기 전에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막는다는 속담이 있듯, 젊을 때부터 3대 건강 수치인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체크하여 성인병을 예방하는 것이 건강한 삶의 지름길입니다. 하지만 육체적 건강이 모든 것은 아닙니다. 몸이 건강해도 사회적인 노이로제나 개인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사회적, 가정적으로 안녕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건강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생활에서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으로는 △긍정적인 태도와 사고 △많이 웃기(엔돌핀 분비)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칭이나 미온욕 등의 이완요법(부교감신경 활성) 등이 있습니다.도민과 전북일보 독자 여러분! 새해에도 원하시는 일 모두 잘되시고 항상 건강하세요./이광연(한의사경희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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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24 23:02

[타향에서] 중소기업인에게 관심과 격려를 - 유희태

「기업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주문이 들어와도 반갑지 않습니다. 힘만 들지 돈이 안 되거든요. 치솟는 유가와 원자재 값 인건비상승등으로 채산성은 악화되고, 값싼 중국제 상품들에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공장을 계속 돌려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도 되구요, 종업원 구하는 것도 힘들지만 관리하기는 더 힘듭니다. 차라리 공장을 임대해 버리거나 사업을 정리하고 싶은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하곤 합니다. 좋은 방안이 없을까요?」최근 기업인들이 많이 하는 하소연이다. 일찍부터 기업을 영위하던 기업인은 물론 새로이 기업설립을 준비하는 예비 기업인들도 불안하기는 매 한가지다. 국내 경기는 쉽게 풀릴 것 같지 않고, 국제적으로는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 중국경제의 고속성장에 따른 후유증 예상으로 시장불안 지속, 경제 성장률 둔화 등으로 기업인들은 살얼음판을 걷게 된다.그뿐이랴? 대출 만기가 도래되면 신용 평점이 나빠졌다, 매출액이 감소하였다는 등 갖가지 사유를 대며 대출금 일부를 회수하려 든다. 이렇게 사면초가 상태에서 묵묵히 난관을 극복 해가는 기업인들을 마주 대할 때면 머리마저 절로 숙여진다. 금융인의 한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존경심이 우러나온다. 이러한 그들을 보면 네팔의 짐을 나르는 셰르파들이 떠오른다.네팔의 셰르파에 대해 들어 본 일이 있는가?몸집이 작은 그들이지만 놀랍게도 20, 30kg 여행 가방을 몇 개씩 짊어지고 히말라야를 오른다. 셰르파들이 거대한 짐을 옮기는 비법은 한 가지란다. 자신의 속도대로 천천히 걷는 것이며 그들은 묵묵히 고된 노역을 하는 착한 소처럼 느릿느릿 걷는다. 우보천리(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고 했거니와, 삶의 무게만큼 무거운 짐을 지고 그들은 수행을 하듯 천천히 산을 오른다.여기에서 배우는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자세는 바로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다.끊임없이 치열한 경쟁에서 기업의 성장을 추구해야하는 중소기업인에게도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기업은 지역사회의 힘의 원천이다. 그래서인지 기업이 어려울수록 지자체 단체장들은 동분서주하기 마련이다. 잘나가는 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서다. 수출실적이 저조하면 정부가 발 벗고 나서는 이치와 같다. 잘 나가는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장들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 둥지를 틀고 주민들은 그 과실을 향유할 수 있다. 수년전 한 조찬 모임을 통해서 알게 된 N산업(주)의 K 대표 역시 존경받는 기업인 중 한 분이다.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그는 기업의 성장 발전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각종 모임 등에 참석하여 다양한 방면의 연사들의 강연 내용을 메모하면서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한다. 영업상 늦게까지 술을 마신 날도 예외 없다. 사장이면 그래도 여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 할런지 모르겠지만 시간은 마음에 우선순위를 둬야 생기는 법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잠을 줄여야 하며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에 있는 사장님들은 내 업종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이업종 교류회를 참석하는 이유이다. 또한 기업주들은 한결같이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애향심이 많다. 주위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는 보이지 않는 사랑을 실천해온 중소기업인도 부지기수다. 그 역시 마찬가지다.물론 일부 부도덕한 소수의 기업들로 인하여 기업인 모두가 오해받는 일도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실수로 인하여 대다수 기업인의 의욕을 상실시키고 사기를 꺾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기업을 통하여 종업원이 고용되고 그로 인하여 소득이 창출되며 가정의 생활의 질이 높아지고 경제가 안정된다는 엄연한 현실을 직시한다면 기업인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행동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대다수 기업인은 삶의 터전인 공장과 주택을 은행에 저당 잡혀 놓고 산다. 모든 정열을 기업을 영위하고 일으키는데 쏟아 붇는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더욱 그렇다. 기업인에게는 세무?회계?노사관계?금융. 사회적 책임 등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기업인은 한 마디로 종합 예술가이다. 공휴일에도 잠을 자는 시간에도 쉬지 못하는 게 기업인이다. 24시간 모든 생각을 기업의 생존에 초점을 맞추어 생활하는 그들이 애국자다. 자신은 물론 가족과 직원들, 그 가족들의 삶까지 어깨에 지고 묵묵히 나르는 외로운 이 시대의 세르파들인 것이다./유희태(기업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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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17 23:02

[타향에서] 이명박 당선인과 2008년 한반도 - 김근식

최근 한반도 정세는 안정 기조 속에 가변적 상황을 맞고 있다. 2.13 합의와 10.3 합의로 북핵문제가 핵시설 폐쇄를 넘어 불능화 단계로 진행하고 있지만 2단계 마지막 관문인 핵프로그램 신고가 아직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 핵시설 불능화와 달리 핵신고는 그 자체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신고한 내용에 따라 폐기단계의 협상 대상이 결정되기 때문에 북한과 미국 모두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유동적인 북미관계와 북핵문제를 감안하면 이명박 당선자가 가장 집중해야 할 것은 오히려 경제가 아니라 북핵문제와 한반도 정세이다. 지금 당장 핵신고 문제도 관건이거니와 이것이 해결된다 해도 폐기라는 최종단계의 담판이 남아 있다. 부시 행정부와 김정일 위원장이 핵폐기를 위한 마지막 협상에서 극적인 합의를 도출하느냐 아니면 결국 북미간 신뢰부족으로 과거의 대결국면으로 회귀하느냐는 지금까지 끌어왔던 북핵문제의 성패와 한반도 정세의 안정성 여부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이처럼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한반도 정세에서 차기 이명박 정부가 예의 야당 시절 주장대로 대북포용을 수정하고 강경기조로 선회하거나 북핵문제에서 대북압박으로 기울 경우 한반도 정세는 급격한 불안정으로 치달을 것이다. 햇볕정책을 비난하고 엄격한 상호주의를 내세워 북한에게 무작정 비핵화를 강요하는 정부라면 당연히 남북관계는 긴장하게 될 것이다. 출범 초기 팽팽한 신경전을 예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강경과 압박으로 나올 경우 남북의 대결 상황은 에스컬레이트될 것이고 북한은 핵문제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입장을 고집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대북 포용 기조를 일정하게 계승한다면 북미 협상을 지지 지원하고 남북관계 진전을 가속화함으로써 북핵문제 해결에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주고받는 북미 협상을 후원하면서 정상회담 결과에 따른 남북관계 진전을 이끌어냄으로써 한반도 정세는 전반적인 안정성을 갖게 될 것이다. 핵폐기 협상을 성공적으로 진전시켜야만 이명박 정부는 그의 공약대로 '비핵개방3000'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을 개방시켜 일인당 국민소득 3천 달러를 10년 안에 만들겠다는 그의 공약은 북핵문제가 해결되어야만 실천이 가능하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없이는 안정적인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애초부터 시작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이명박 당선자는 어떤 일보다 북핵문제의 성공적인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갈림길에 놓여 있는 지금의 한반도 정세를 호전시킬지 아니면 대결의 국면으로 되돌릴 지 그야말로 중대한 선택을 맞게 될 것이다. 북미협상 조차 반대하면서 최악의 남북관계를 맞았던 김영삼 정부가 될 것인지, 아니면 남북관계 진전으로 북미관계 호전에 기여한 김대중 정부가 될 것인지 그 선택은 이명박 정부에 달려 있다김근식 교수는 남원 출신으로, 전북사대부고와 서울대 정치과를 졸업했다. 통일교육협의회 이사, 아태평화재단 연구위원 등을역임했으며. 현재 경실련 통일협회 정책위원장, 국방부 자문위원, 통일부 자문위원, 청와대안보실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근식(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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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10 23:02

[타향에서] 캥거루운전 단속 '유감' - 김성진

고속도로에서 차를 몰다 보면 최근 몇 해 사이에 스피드 단속카메라 설치가 부쩍 많아졌다는 것을 느낀다. 가벼운 상념에 빠져 속도계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이 순간의 속도위반이 카메라에 찍혀 벌금쪽지를 받기도 한다. 카메라 경보장치를 설치할까도 생각해 보지만 운전 중 내내 소리를 내는 경보기계는 운전의 즐거움을 앗아가 버리고 운전을 노역으로 전락시키는 것 같아 아직도 필자의 차에는 경보장치가 없다.그런데 어떤 운전자는 카메라 앞에서는 속도를 줄였다가 카메라만 벗어나면 크게 속도를 내는 곡예운전으로 다른 운전자를 불안하게 하는 경우를 가끔 본다. 요즈음 우리 언론에서 이를 캥거루운전이라고 하는 것 같다. 자유자재로 정지했다가 뛰는 캥거루의 모습에서 착안한 것으로 짐작은 가지만, 호주의 캥거루들이 이것을 안다면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을는지 . 이 캥거루 운전을 단속하기 위해 영동고속도로 일부 터널구간에 카메라를 설치한다고 한다. 카메라와 카메라 사이의 통과시간을 측정해 중간에 과속여부를 판단,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지키고 벗어나면 마구 밟는 운전자를 적발해 내겠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캥거루운전을 하여 교통사고의 위험을 높였으면 이런 생각까지 했을까 안쓰럽기까지 하다.그런데 고속도로에서의 자동차의 최고속도 제한은 도대체 왜 하는 것일까? 사고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일까? 경제속도를 지키게 함으로써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것인가? 아마도 교통사고 위 을 줄이기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교통사고는 고속도로의 굴곡도, 노면상태, 차선넓이, 교통량, 운전자의 운전능력 등과도 큰 연관이 있다. 이렇다면 아무 차량도 없는 새벽시간에 속도위반을 적발해내는 카메라단속은 그리 현명한 방법은 아닐 것이다. 필자는 사고의 위험이 큰 일부구간에서 캥거루운전을 단속하는 것은 찬성이다. 그러나 과속한 사람을 모두 찾아내기 위하여 모든 구간을 대상으로 캥거루운전을 단속하는 것은 시도조차 하지 말기를 바란다. 예컨대 서울톨게이트 출발부터 천안, 대전을 거쳐 전주톨게이트에 도착할 때까지 주요 구간의 통과시간으로 과속여부를 계산한다면 어떤 사회가 되겠는가? 속도위반은 그 자체가 죄가 아니다. 일종의 규칙위반이다. 게다가 독일 같은 나라에서는 고속도로에서 속도제한이 없지 않은가?개인의 모든 법규위반 행위를 이잡듯 찾아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까? 사람들이 숨쉴 수 있는 틈을 주지 않고 몰아대는 사회는 죠지 오웰이 소설 「1984년」에서 그린 끔찍한 사회를 연상케 한다. 즉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작동되는 텔리스크린으로 모든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무시무시한 사회 말이다. 자유가 넘쳐흘러야 창의가 발휘되고 개인의 창의가 최대한 발휘될 때 사회의 발전이 있다고 본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이리라.△김성진 조달청장(57)은 김제 출신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워싱턴대와 경희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로 공직에 발을 디딘 후 재경부 금융정책과장, 경제협력국장, 국제업무정책관을 역임했다. 지난해 7월부터 조달청장으로 재직해오고 있다./김성진(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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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03 23:02

[타향에서] 전라북도의 텐배거(10배 성장)를 꿈꾼다 - 이상직

텐배거(Ten-bagger), 생소하지만 필자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이다. 배거(bagger)란 야구에서 루타를 의미하므로 텐배거는 10루타를 뜻한다. 월가의 영웅 피터린치가 처음 사용했는데, 투자자에게 10배의 수익률을 안겨주는 대박종목을 의미한다. 하지만 필자는 텐배거를 10배 성장이라는 상징으로, 역설적으로는 지금의 작은 차이가 뒤에 큰 차이로 나타난다는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다. 72법칙(The Rule of 72)이란 것이 있다. 72법칙은 채권에 투자한 자금이 두 배로 증가하는데 얼마만의 시간이 소요되는지, 혹은 일정 기간 내에 투자원금이 두 배가 되려면 수익률이 얼마나 되어야 하는지를 구하는데 사용된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매년 4%씩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약 18년(72/4%) 후에 2배가 될 것이고, 매년 3%씩 성장한다면 24년(72/3%)이 소요될 것이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0년간(95 ~ 2005년) 지역별 요소투입과 산업과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전북지역의 GRDP(지역내 총생산) 연평균증가율은 5.7%로, 전국 16개 광역단체 가운데 최하위권이었다. 가장 높은 인근의 충남지역(10.4%)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타까운 현실이다.필자는 72법칙으로 전라북도의 미래를 계산해 봤다. 추세가 지속되어 전북과 충남의 잠재성장률을 각각 5%와 10%로 가정한다면, 전북은 15년 만에 2배 성장하게 되고 약 50년이 지나면 10배 성장하게 될 것이다. 반면 충남은 15년 후면 4배 성장을 달성하게 된다. 더구나 전북이 10배 성장하게 되는 50년 뒤에는 충남은 100배 이상의 성장을 이루게 된다. 상상하기 싫은 미래이다.핀란드의 노키아그룹, 1992년 화장지와 목재를 만들던 굴뚝회사였던 노키아는 1998년 미국 모토로라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휴대폰 제조업체로 변모한다. 산타클로스와 호수의 나라인 핀란드가 정보통신의 신세계로 바뀐 것을 보고 한 언론인이 핀란드를 노키아랜드라 부를 정도였다. 1992년 경영 악화 속에서 취임한 41세의 올릴라는 그룹에 생소하고 핀란드에 어울리지 않는 통신 분야에 진출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반발에도, 휴대전화라는 미래를 그렸고 이에 특화하여 집중했던 것이다. 전라북도의 현실은 올릴라 같은 창조적인 리더십, 미래에 대한 상상 그리고 선택과 집중 요구되고 있다. 만약 전라북도가 항공 산업의 메카가 된다면 허황된 것일까. 호수의 나라에서 휴대폰을 상상하는 것이 어려웠듯이 전라북도에서 항공 산업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공군의 정비창이 전라북도로 옮겨 오고 항공정비관련 산업을 지역에 유치하고 이전시키려는 도민들의 열정과 지방정부의 힘겨운 노력이 뒤따른 다면, 물류의 중심이 될 새만금을 상상하지 않더라도, 항공 정비 산업에서부터 전라북도는 특화된 입지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이런 것이 전라북도의 현실적인 잠재력이라고 생각한다. 필요한 것은 도전과 집중이다.60년대 국내 10대 기업에 들었던 동명목재, 경성방직 등 기업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1896년 미국의 다우지수에 편입되었던 12개 기업 중 유일하게 GE만이 현재 남아 있다. 이렇듯 성장은 고사하고 생존 자체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과 개인만이 승자가 될 것이고, 전라북도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다. 한편으로 새로운 기회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전라북도가 식품산업 클러스터나 첨단부품소재산업 클러스터 등 지역에 맞고 경쟁력 있는 산업을 특화하고 유치하고자 하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 또한 기업인으로써 열악한 현실을 극복하고 미래의 비전을 완성시키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전라북도의 텐배거(10배성장)를 꿈꿔본다. /이상직(KIC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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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2.27 23:02

[타향에서] 유비쿼터스로 기름유출사고 예방하자 - 정창덕

지금 충남 태안 앞바다는 기름 유출 사태가 벌어져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사고 해역에 높이 1m의 I자형 오일펜스를 설치했지만 24m의 강한 파도 때문에 오일펜스는 무용지물로 전락해 급속히 해안으로 기름이 번지고 말았다. 기름띠는 폭 2Km, 길이 20Km(엷은 기름띠는 50Km)로 점점 진행 되고 있는 상태이고, 심지어 충청남도 태안지역 뿐만 아니라 전라북도 해역까지 확산되어 군산시 옥도면 연도 지역에서마저 타르 덩어리가 발견되었으니, 기름덩어리는 해류를 따라 퍼지고 있어서 확산범위를 예측하기가 곤란한 상태이다. 이번 기름 유출 사건은 인천대교 공사에 투입됐던 해상 크레인을 2척의 바지선으로 경남 거제로 예인하던 중 한 척의 바지선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해상 크레인이 유조선과 충돌, 발생하였고 사고불감증및 신속하지 못한 대처가 사상최악의 사태로번지게되었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고 발생 후에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처 수단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고를 미연에 방지 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사고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사고 가능성이 높은 구역, 장비 등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분석을 위한 기술시스템 적용이 시급하다. 이러한 모니터링 기술은 실시간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과 사고 발생시 신속한 경고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점에서 유비쿼터스 기술이 잘 활용될 수 있고, 그러한 기술 중에서도 USN과 텔레메트릭스 기술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란, 우리 주변 어느 곳에서나 부착된 다양한 센서들을 통해 수집된 사물 및 환경 정보를 이용해 맞춤형 지식 컨텐츠를 생성하여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기반 인프라로서, 사회 및 경제적으로 일대 변혁을 가져올 중요한 핵심 산업이다. 이러한 USN기반의 유비쿼터스 기술을 재난 방지 시스템에 도입시켜 응용서비스 모델의 현장적용 가능성을 실증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증하고, 환경적 또는 외부 기후적 요인 등 여러 장애요인을 도출 한다면 사고 예방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또한,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텔레메트릭스를 활용한 감시시스템의 활성화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텔레메트릭스(Telemetrics)는 Tele(원거리)+Metry(계측학)+Electronics(전자학)이 합성된 말이다. 즉, 원격계측진단이란 의미의 산업 신조어로 각종 대상물에 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원격으로 취득분석해 해당 대상물의 상태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센서가 측정한 정보를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전 국토를 무선으로 제어관리하는 체제 구축이 가능해진다. 이를 이용해 국가주요 시설물의 안전도를 원격으로 실시간 측정, 분석, 제어하는 국가안전관리종합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초정밀 센서, 반도체, 무선통신 기능을 한데 합친 칩 즉, 시스템온칩(SoC)을 한강다리와 같은 대형건축물에 부착해 점검하고 지하배설배관 등에 부착해 부식정도를 감시하거나 수질현황을 감시해, 무선통신으로 전송하는 국가안전관리종합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미래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기간시설물은 물론, 화재, 교통, 전력설비, 환경에 이르기까지 국토 전반을 실시간 점검하면서 상태를 유지토록 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중요한 기술이다. 이런 기술뿐만 아니라 선박 자체에 유비쿼터스정보기술을 도입하여 재난이 발생하였을 경우 바로 재난대책본부 등으로 연락이 되어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질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이 된다면 이와 같은 대재앙의 발생을 막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현재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한사람이라도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지만, 이번 기름 유출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적절한 대비를 하고, 사고 후에도 신속한 조치를 취했더라면 사상 최악의 해양 오염 사고는 피할 수 있었지 않을까라는 큰 아쉬움이 남는다. 최첨단 기술의 도입으로 이와 같은 재난 발생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하루빨리 서해안의 아픔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바이다./정창덕(고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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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2.20 23:02

[타향에서] 이제는 과학기술이 답할 때다 - 유희열

12월 19일 제17대 대통령선거를 맞아 대선주자들이 앞 다퉈 쏟아내고 있는 공약들 중에서 핵심어는 단연 경제이다. 그 중에서 특히 일자리 창출 문제는 현재 국가 경제의 중요한 이슈인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에 더욱 관심을 갖게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경제 통계지표들을 살펴보면 아직 우려할 만한 징후가 나타난 게 없고 정상적으로 경제가 작동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경제 성장률이 작년보다 좋아지고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왜 모두들 경제가 힘들다고 난리일까? 또한 청년 실업율은 왜 계속 증가하고 있나? 이는 우리나라 경제의 동맥경화 신드롬 때문인데 이러한 증상은 기업의 투자부진, 미약한 혁신형 중견기업, 좋은 일자리 부족, 잠재 성장율의 하락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첫번째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이 기업의 신규 투자의 부진이다.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연평균 89~95에는 15.9%였으나 96~04에는 3.2%로 현저하게 줄었다. 또한 올해 경기가 좋아서 상장사들의 이익은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벌어들인 현금을 어디에 투자할지 찾지 못해 묵혀 두고 있는 현금이 자본금의 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된 제조업체 534곳의 유보율(자본금 대비 잉여 현금 비율)은 약 675%로 작년말 626%에 비해 49%p 높아진 것이며 대기업 일수록 이런 현실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두번째로 미약한 혁신형 중견기업이다. 종업원 규모 250명 이상 중견기업의 비중을 국제 비교(OECD, 2005년) 해봐도 독일이 2.2%,영국이 1.5%,일본 1.4%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0.2%에 불과해 중견기업층이 옅은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산업구조에서는 고임금과 양질의 근로조건을 가진 좋은 일자리 창출이 이뤄질 수 없다. 대기업에서 주로 창출돼 왔던 좋은 일자리 수는 국제분업화, 노동절약적 기술진보, 아웃소싱 등 비용절감 노력으로 인해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으며 소기업은 영세성을 면치 못해 생존차원에서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세번째는 좋은 일자리의 부족이다. 전체 일자리의 80%가 넘는 중소기업에는 인력난이 심각하다. 반면 공무원, 대기업, 공사등의 경우에는 경쟁률 100:1이 기본이다. 이렇듯 시장에 공급되는 일자리와 취업 희망자들의 기대감 사이에 큰 격차가 있고 게다가 늘어나는 일자리는 요즘 저임금의 서비스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반면 대기업들의 공장 해외 이전 움직임도 취업난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는 작년 한해 전체 매출액의 87%와 84%를 해외 공장으로부터 이루어낸 것 이었다. 네번째는 잠재 성장율이 계속 하락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밝힌 지난 4년간 잠재성장률은 4.8%로 90년대 10년간 잠재성장률이 6.1%였던것에 비하면 1.3%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물론 최근의 잠재성장률 하락은 경제규모가 확대되면서 자본과 노동의 생산성이 하락한데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문제는 하락폭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율 하락 속도는 선진국은 물론이고 우리와 비슷한 발전 단계에 있는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빠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어야 할까? 최근 국부창출에 관한 World Bank의 보고서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이보고서는 국부창출의 80%는 신뢰, 법질서, 지식능력 등 intangible capital에 있다고 하였는데, intangible capital의 핵심은 바로 창의력이 높은 과학기술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기초연구를 강화하여 신기술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혁신형 중소기업을 활성화 함으로서 좋은 일자리가 많아져 결과적으로 잠재 성장율이 올라가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내야한다. 이를 위해 기술 창출형 R&D의 확대, 기술 사업화 강화, 창의적 인적자본의 축적, 과학기술 Eco-System 확립이라는 4가지 전략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한다. 기술 창출형 R&D의 확대를 위해서는 기초연구강화를 위해 현재 25%에 불과한 국가 기초 R&D 예산을 50%로 늘리고, 창의적인 소규모 연구와 묻지마 연구를 확대하고 연구중심대학을 대학단위에서 학문단위로 하는 등 대학의 기초연구기반을 강화하며, 정부출연연구소에도 안정적인 연구비를 지원하여 기초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통섭형 연구기반 구축을 위해 고교 문/이과를 통폐합하고 연구원과 교수의 모빌리티를 향상하여 개방형 기초연구체제를 구축해야한다. 기술 사업화 강화를 위해서는 미국식 기술금융제도의 도입, ICT규제의 수평적 전환 등의 시장 친화적 R&D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의 R&D투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확대해야한다. 창의적 인적자본의 축적을 위해 초중고 수학, 과학 교육 강화, 과학 영재 교육시스템 확립, 창조인력 양성대학 육성, 국제 인력유치 등과 같은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특히, 창조적 인력양성에 관한 법률제정도 고려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마지막으로 과학기술 Eco-system을 위해서는 정부가 지시기능보다는 종합조정과 나침판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하고 전문성과 컨설팅 개념으로 정부기관의 평가시스템을 개편해야한다. 이러한 과학기술혁신의 그랜드 디자인을 통해 창조적 과학기술 선순환체제를 구축해야 한다./유희열(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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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2.1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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