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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인터넷은 전세계의 방대한 정보와 지식을 안방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18세기 산업혁명에 이은 정보혁명으로 비견되고 있다.더욱 과거 산업혁명 과정을 거치면서 소수 자본가와 다수 노동자간의 빈부격차 확대과는 새로운 사회현상이 야기됐듯 지식정보화시대에서 소외지역·계층은 상대적으로 적은 정보접근 기회와 낮은 기기 이용능력으로 인해 이들과 인터넷 활용계층간에 정보화 격차(Digtal divide)가 발생, 소득차이가 더 벌어지면서 사회적 갈등을 빚는 것도 비슷한 사회현상으로 비교되고 있다.정보통신부가 지난해말 기준으로 발표한 국내 인터넷 현황에 따르면 전국의 인터넷 이용인구는 1천9백만명으로 1년사이 2배가 증가했으며, 초고속 인터넷망 가입자수도 4백30만명으로 1년전 72만명에 비해 6배정도 늘어나 우리나라의 정보화 수준이 가히 세계 최고임을 입증해주고 있다.그러나 지역별로 초고속 인터넷망 가입비율(가입자 수를 인구로 나눈 수치)을 따져보면 문제는 심각해진다.서울이 7.51%,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전북은 최하위인 경남(2.12%), 충남(2.13%), 경북(2.18%)에 이어 2.19%로 서울과 3.4배 정도 차이가 나눈 것으로 밝혀졌다.또한 정보화수준의 종합척도인 지역별 ‘디지털화 지수’도 전북이 전국 16개시도 가운데 최하위를 면치못해 전국대비 2%경제의 한게를 벗어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PC보급대수등 몇가지 요인을 종합해 산출하는 ‘디지털화 지수’는 서울이 2백7.8로 1위를 기록했고 전북이 48.8로 전국에서 꼴찌로 조사됐다.정통부는 지난 9일 21세기 정보통신 핵심 인프라인 전국 광케이블 기간전송망 구축이 완성돼 전국 1백44개의 모든 통화권역이 총1만9천9백여Km의 광케이블과 초고속 교환기로 연결돼 전국 어디에서나 초고속 인터넷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그러나 이같은 기반시설의 확충에도 불구하고 지역·계층간 정보격차를 지금 상태와 같이 방치한다면 훗날 파생될 사회적 갈등과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할 지도 모를 일이다.
서울에 32년만의 폭설이 내리고 철원에서는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저기온을 기록하는등 겨우내 전국이 꽁꽁 얼어붙어 유난히 춥고도 길었던 지난 겨울. 그러나 어느새 얼었던 대동강물이 풀리고 겨울의 끝자락이 보인다는 우수(雨水)가 하루앞으로 다가왔다.장독이 깨지고 수도관이 터지는 혹한속에서 용케도 버텨준 노숙자(露宿者)들을 생각하면 뜨뜻한 방에서 먹고 자며 겨울을 보낸 입장에서 풀리는 날씨를 그나마 위안으로 삼아보려는데 참으로 노숙자만도 못한 인간들이 우리를 또 슬프게 만든다.춥고 배고파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노숙자들에게 적선은 주민등록증과 인감증명을 헐값에 사들여 은행대출을 받고, 그들 명의로 유흥업소를 등록하여 불법영업이나 탈세를 하고, 신용카드를 만들어 자동차나 휴대폰·가전제품을 할부로 사 되파는 파렴치한 범죄를 스스럼없이 저질렀다니 그저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노숙자 왜 노숙자가 됐는가는 그 수만큼이나 사연도 많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노동력을 상실한 불가피한 노숙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자포자기가 방랑생활을 청산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다.부자나라 이웃 일본에서도 최근 도쿄에 5천7백명, 오사카에 1만명등 수많은 노숙자가 정처없이 거리를 떠도는 것만 보아도 ‘가난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는 옛말이 오늘에 다시 새롭다. 그러나 어떻게 할것인가. 세계 각국이 그렇거니와 노숙자문제는 정부에서 강력한 의지를 갖고 해결해 나갈수 밖에. 근래 정부와 각사회단체들이 무료진료소와 쪽방상담소를 개설 운영하고 64만명으로 추정되는 주민등록무적자 구제에 나서는등 노숙자들의 재기를 위해 힘쓰고는 있으나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노숙자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노동력의 유무를 가려 사회복지시설과 집단수용시설로 분리수용, ‘자포자기는 죄악’이라는 교화사업을 벌이고 지원의 특성화 및 치료교육센터와 자립준비센터의 설치가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조선 중기의 문인인 이원익(李元瀷)이 하루는 어느 연못가를 지나는데 어린아이가 울고 있었다. 그 사연을 물은 즉, 동전 한 닢을 연못속에 빠뜨렸다는 것이었다. 이원익은 사람들을 시켜 연못물을 모두 퍼낸 뒤 동전 한 닢을 찾아 아이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연못물을 퍼낸 사람들에게는 수고비로 열 닢을 주었다.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하안이“한 닢의 동전을 찾으려고 열 닢을 쓰셨으니 손해가 아닌가요”하고 물엇다. 그런데 이원익의 대답이 뜻밖이었다. “동전 한 닢이 연못에 빠져있으면 나랏돈 가운데 한 닢이 줄어들지만, 열 닢을 들여서라도 한 닢을 건져내면 우리나라도 돈이 한 닢 느는 거싱고, 열 닢이야 나에게서는 나가지만 누가 쓰든 우리나라 사람이 쓰는 것 아니냐?”이처럼 작게 보면 설령 손해인 것처럼 보이는 것도 크게 보면 손해가 아닌 경우가 많다.조금만 눈을 크게 뜨고 생각을 뒤집으면 가능한 일들이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만 급급해 하여 결과만을 중시하거나 일의 효율성만을 따져서 매사를 그저 쉽고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능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부질없는 말로 들리겠지만 누구나 한번쯤 새겨 봄직한 이야기이다.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는 크게 들리지만 거대한 바닷물의 흐르는 소리는 좀처럼 들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들리지 않는 것도 들으려 하고, 보이지 않는 것도 보려고 노력을 하는 사람이야말로 작은 이익을 포기하고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생각하고, 작은 것보다는 큰 것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참을 줄도 알아야 하고 때로는 돌아가는 것이 좋다면 돌아서 가야하는 것이다.일이란 것이 그렇다. 마치 물이 흐르듯 순리대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너무 인위적으로 물살을 잡고 물길을 돌리려고 해서는 부작용이 생기게 마련이다. 현재 추진중인 전북도의 현안사업들을 지켜보면서 관계당국이 앞으로 각종 사업을 결정하거나 추진할 때에는 마치 동전 한 닢을 찾는다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산업사회를 지배하던 지폐의 위력을 공장굴뚝과 함께 사라졌다.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지폐대신 플라스틱 머니가 시장을 좌우한다’-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갈파한 말이다. 그가 말한 ‘플라스틱 머니’란 두 말할 것도 없이 신용카드를 가리킨다.확실히 지금은 신용카드의 시대이다.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치고 신용카드 한 개 안 가진 사람이 없다. 두세개씩 가지고 ‘웃돌 빼서 아랫돌 막는’ 임기응변식 카드 사용자도 많다. 자영업자·주부·농민은 물론 심지어 초등학생까지 장난감 사는데 카드를 내미는 세상이다. 지난해 9월말 현재 국내에서 발급된 신용카드 수가 5천2백56만개나 된다고 한다. 국민 1인당 1개꼴이다. 99년말에 비해 개수로는 35%, 사용액은 무려 63%나 늘었다니 우리도 이미 신용경제 사회로 진입한 셈이다.문제는 신용카드의 폭발적 증가세에 맞춰 우리사회의 신용도도 그만큼 확립됐느냐이다. 신용이 담보되지 않는 카드사용은 경제를 교란하는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쓸때는 신나게 써 놓고도 갚을때는 나 몰라라 한다면 뒷감당을 어떻게 할 것인가.실제로 2000년말 현재 금융당국이 밝힌 개인 신용불량자는 모두 2백47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성인 10명당 1명이 신용불량자 딱지를 달고 있는 셈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IMF이후 높은 실업률, 소득감소, 물가상승 등에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갚을 능력없이 카드를 긁어대는 소비자, 신용평가 없이 마구잡이로 발급해주는 회사, 탈세를 위해 매출전표를 속이는 가맹점 등에 모두 책임이 있다.또 있다. 현금 서비스의 경우 은행금리 3배의 수수료를 받는 신용카드 회사의 고리(高利)횡포다. 정부의 사용장려책에 힘입어 매출·이익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도 고객보호는 외면하는 카드회사의 배짱영업은 하루빨리 시정돼야 한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 먹는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신용카드가 꼭 그 짝이다. 편리한 점이 많은 것이 신용카드지만 그만큼 신용불량자도 양산하는 아이러니 극복이 과제다.
지난해 2월 14일 영국에서 5백년전의 밸런타인 데이 연애편지 한통이 공개 돼 화제가 됐었다. 1477년 2월 14일 노포크지방의 마저리 브루스라는 여자가 핑계를 대며 결혼을 미루는 약혼자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 된 것이다. 결국 결혼에 성공했던 이들의 편지 발견으로 밸런타인 데이 풍습이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음을 보여주었다.오늘은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풍습으로 널리 알려진 밸런타인 데이. 이날의 유래에 대해서는 두가지 설(說)이 있는데 로마의 ‘루퍼칼리아’ 축제의 전야행사로 젊은 남녀들의 만남 행사가 벌어졌다는 설과 2월 14일에 겨울잠에서 깨어난 새들이 서로 짝짓기 한다는 영국의 속전(俗傳)이 성 발렌티누스의 제삿날과 우연히 맞아 연인의 날이 됐을 것이라는 설이다.18세기 들어서서 밸런타인 카드가 대중들 사이에 유행하면서 일부 젊은이들이 카드로 사랑을 고백하였는데 초콜릿을 선물하는 것도 그 무렵에 생긴 풍습이다.초콜릿은 본래 최음제로 애용된 식음료로 어원은 ‘쓴물’이라는 뜻의 호코아톨(Xocoatl)이며 여기에 다른 물질을 첨가하여 고체로 된 초콜릿(Chocolate)을 만들었다. 초콜릿이 사랑의 식품으로 더 유명해진 것은 18세기 이탈리아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초콜릿을 사랑을 유발시키는 미약(媚藥)으로 선전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고 한다.성탄절 다음으로 우리에게 잘 적응한 외래명절이 밸런타인 데이다. 제과업자들의 얄팍한 장삿속에 힘입은 점도 없지 않지만 사랑을 가꾸는 젊은 남녀들에게는 이제 ‘특별한 날’이 돼 버렸다. 인터넷 사이트들도 한달전 부터 다양한 행사를 준비해 놓고 연인들을 유혹하고 있다.특히 올해는 예년과 반대로 1천년만에 한번씩 돌아오는 ‘남자가 여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특별한 날’이라는 근거 불명의 소문이 널리 퍼지면서 사이버 공간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연인 사이뿐 아니라 주변의 고마운 사람들에게 값비싼 초콜릿 셋트가 아닌 따뜻한 정성이 담긴 작은 ‘신토불이 선물’을 전해 흐뭇한 하루로 기억되게 하면 어떨지.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이 회고록을 준비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출판계가 술렁이고 있다한다. 그도 그럴것이 그는 분명 ‘가장 할 말이 많은 미국인’중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원래 퇴임한 대통령의 회고록은 돈벌이 대상으로 크게 관심을 끌지 못한다고 한다. 재임중의 행적이 메스컴을 통해 너무나도 속속들이 알려져 ‘숨겨진 새로운 사실’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철(鐵)의 여인’처럼 강한 인상을 준 울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의 회고록이 더 주목을 끄는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어떤 회고록이든지 칭찬이든 비난이든 일방적인 평가만을 받기는 어렵다. 당사자가 제아무리 진실을 강조해도 읽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진실하지 못하게 되고 그럴싸하게 포장한 거짓말도 읽는 사람이 진실로 받아 들이면 가치있는 기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존슨 행정부의 국방장관으로 월남전(越南戰)의 주역이었던 맥나마라가 종전 20년만인 지난 95년 펴 낸 ‘베트남전의 비극과 교훈’이란 회고록을 두고도 그에 대해 ‘반전주의자’ 또는 ‘평화주의자’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도 좋은 예가 될 것이다.우리나라에서도 이러저러한 사람들이 펴 낸 회고록들이 더러 있다. 그러나 회고록을 쓰는 사람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어떤 식으로든 편파적일 수밖에 없으며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상황을 기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신빙성에 대한 판단은 결국 훗날 역사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민정부때 ‘역사 바로 세우기’공판정에 나와 묵비권으로 일관한 최규하(崔圭夏)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언제쯤 나올 것인가는 세인의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튀는 발언(?)으로 정가의 돌출변수 역을 자임하고 있는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이 재임시 언론사 세무조사 발언으로 또다시 구설수에 올라 있다. 할 말 못할 말을 가려서 할 줄 모르는 그 인지라 그가 곧 펴 내겠다는 회고록도 그 내용에 얼마나 객관적인 신빙성이 증명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증이 인다.
1903년 고종이 재위 40주년 기념식장에 타고 가기위해 주문한 자동차가 이땅에 처음 등장한지 채 1백년이 안되어 우리나라도 ‘1가구 1차(車)’시대의 도래를 눈앞에 두게 됐다.국내 차량등록대수가 지난해말 1천2백만대를 돌파, 국내 2인이상 총 가구수 1천2백21만가구에 근접하면서 올해 1·4분기중에 ‘2가구 1차’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국민 3·8명당 한 대 꼴인 국내 차량 보유대수는 자동차 선진국인 미국·일본의 2명당 한대꼴에 비교하면 아직도 떨어지지만 현재의 도로율, 교통사고, 교통혼잡도, 대기오염 등 관련 요인을 고려하면 좁은 땅덩어리에 뾰족한 대책도 없이 너무 많이 보급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85년 1백만대를 넘은 뒤, 92년 5백만대, 97년 1천만대를 돌파했다. 90년이후엔 거의 해마다 1백만대씩 증가했다. 올해도 1백40만대의 내수판매가 예상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늘어나면 5∼6년후엔 국민 2·3명당 한대꼴인 2천만대에 도달할지 모른다.자동차는 50∼60년대 어려웠던 시절처럼 더이상 부(富)나 권위의 상징도 아니다. 이젠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아무리 관련 세금과 유류값, 보험료, 주차요금을 올리고 교통세나 혼잡통행료등을 신설해도 증가하는 차량을 막을 수 없게 돼있는 것이 오늘의 사회구조다. 대중교통을 활성화시키고 도로를 신설하거나 교통흐름을 바꾸는 등 당국의 노력도 차량의 급증세, 앞에서는 역부족이다.더구나‘1가구 1차’시대를 목전에 둔 우리의 교통문화는 부끄러움 그 자체다. 그 후진성을 치유하지 않고 5∼6년후를 상정한다는 것은 악몽에 다름 아니다. 세계 1위를 다투는 교통사고 발생과 사망률, 생활화 되다시피 한 교통법규 위반, 러시아워가 따로 없는 교통혼잡도등을 줄이지 않고는 5∼6년후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모든 운전자들이 법규준수에 앞장서고 전체 차량의 60∼70%를 차지하는 ‘나홀로 운전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아쉬운 것도 이 때문이다.
옛날에 어떤 촌부가 일흔이 된 자기 아버지를 지게에 지고가 깊은 산속에 버리고 돌아오려는데 함께 간 아들이 지게를 챙겼다. 이유를 묻자 아들이 대답했다. “아버지도 일흔이 되면 이 지게로 버려야지요” 크게 뉘우친 그는 아버지를 다시 모셔와 잘 봉양해 드렸으며 이때부터 고려장(高麗葬)이라는 풍속이 없어졌다고 한다. 물론 효도를 강조하기 위해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기로설화(棄老說話)의 한 대목이다.요즘 주말도 아닌 평일에 인근 산이나 공원에 가면 50대 전후로 보이는 건장한 남자들을 어렵잖게 만날 수 있다. 처음 말을 틀땐 건강때문에 운동하러 나왔다고 하다가 벽을 조금만 허물면 직장에서 퇴출당하고 재취업하려해도 마땅한 자리가 없어 앞이 캄캄하다며 신세타령을 한다. 그러다가 끝내는 ‘정치하는 ××들 정신차려야 한다’ ‘이×의 사회는 사기꾼 천지다’라며 극도의 저항감을 표출한다.그렇다. 잘못돼도 뭔가 한참 잘못된것 같다. 어떤 분야 종사자건 50대라면 전문적인 식견과 노하우가 쌓여 완숙한 경지에 이를 나이다. 고용자 입장에서 보면 효용가치가 높은 인재를 폐기처분해서 낭비요, 국가나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또 개인적으로는 가정에서, 사회 생활에서 가장 많은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는 시기다. 더구나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경직될대로 경직돼 동종(同種) 업종 재취업은 꿈도 못꿀 상황이고 보면 구조조정이라는 미명하에 쫓겨나는 장본인은 고려장 당하는 심정에 다름아니다.공자(孔子)는 서른(立)에 뜻이 확고히 섰고 마흔(不惑)에 인생관이 확립되어 혼란이 없었으며 쉰(知天命)에 천명을 깨달았고 예순(耳順)에 이치를 알아 저절로 세상을 이해할 수 있었으며 일흔(古稀)에 내마음대로 행동해도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 없었다고 했다. 2천5백년전에 설파한 사상이니 오늘날에 대비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하겠으나 인간의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되새기면 나이가 퇴출의 기준이 되는 오늘날의 풍토는 바로잡아야 할 악습이 아닌가 생각된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젊은 피’란 나이가 젊은 사람이 아니라 생각이 젊은 사람이라고 정의하지 않았던가.
예로부터 ‘잘되면 내탓이오. 잘못되면 조상 탓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말뿐이 아니라 실제 이러한 사고방식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것 같다. 자기가 저지른 잘못이나 과오를 ‘내 탓이오’라고 말하는 사람은 온 데 간데 없고, 모두가 남의 탓으로 돌리기만 한다면 도대체 잘못된 일은 어느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 그저 답답할 노릇이다.어떤 일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게 마련이고, 모든 일에는 선후(先後)와 경중(輕重) 그리고 완급(緩急)이 있는 법이다. 모든 일에 결과가 있으면 반드시 원인이 있다는 말일 것이다. 그래서 콩 심은 데에서 콩이 나고, 팥 심은 데에서 팥이 나오는 법이다. 하지만 모두가 ‘네탓이오’라고 외치다보니 묘하게 콩 심은데서 팥이 나오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요즘 항간을 떠들썩하게 하면서 회계 내용을 조작해 거액의 불법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경영진과 회계사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구속된 대우그룹의 문제를 보더라도 그렇다. 세계경영을 표방하면서 한 때는 재계 2위의 자산규모를 자랑했던 대우그룹은 수많은 해외현지법인을 거느리고 해외경영을 하는 등 그럴듯한 모습으로 포장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속내는 방만한 경영으로 가득한 부실덩어리 그 자체였다.김우중(金宇中) 전 회장은 전문 경영인들로 하여금 껍데뿐인 계열사의 분식회계를 통하여 영국에 비밀계좌를 개설하고 해외 차입금 등을 빼돌려 10조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하였다니 가히 황제경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기업만이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기업에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까지 투입하여 혈세를 그냥 마구 흘려버린 정부와 관계당국도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매듭은 그것을 만든 사람이 풀어야 한다. 대우그룹 사태를 초래한 핵심 인물이자 가장 책임이 큰 김우중 전 회장이 해외를 떠돌아다니며 수사를 기피하는 것은 대기업 총수답지 못한 행동이다. 지금이라도 김 전 회장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하루 빨리 귀국해 진실을 밝히고 위법 사실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것이 올바른 처신이고 순리일 것이다.
월초 부산에서 있은 ‘21세기 분권화·정보화 지역사회의 과제’라는 주제의 학술대회에서 제기된 경북대학 박찬석 총장의 독특한 ‘지역분권론’은 지역의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소명감과 열정이 서려있어 많은 공명을 얻었다. 재해의 경지에 이른 서울집중화가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모든 분야와 연관된 총체적 문제이지만 그 해결책을 총론적 차원으로 접근해서는 실마리를 찾을 수 없으니 핵심고리라 할 수 있는 교육문제부터 시작을 하자는 것이 이 분 주장의 핵심 요지이다.그 구체적 방안은 크게 지역인재할당제와 서울로 집중되는 교육비의 지방 환수,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지역인재할당제란 국가에서 실시하고 있는 주요자격시험을 인구비례로 지방대학에 할당하자는 것이다.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염려는 혀내 인기를 끌고 있는 지방 의과대학 등의 경우를 봐서도 기우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또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면 우수한 인재들이 자연스럽게 지방대학에 진학하게 될 것이다.이처럼 인재를 확보하는 것과 직접 연계되는 것이 재원의 확충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서울지역에 집중되어 있는데 년간 수십조원의 지방재정이 교육비의 명목으로 수도권에 흘러 들어가고 있다. 수도권 대학생 일인당 일년 수업료와 생활비가 천만원이 훨씬 상회하니 이러한 계산이 나올 수 있다. 그러니 그 돈은 당연히 지방에 재투자되어야 한다. 그것도 지방의 대학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이 열정적 학자의 핵심 주장이다. 재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인재육성사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이 분의 지적대로 인구유출은 자본 유출을 동반한다. 지방의 인재가 떠나면 자금도 따라 떠나는 것이다. 우수한 인재들이 서울로 향하면 남아있는 지역민들의 자존심은 말할 것도 없고 지방 전체의 피폐화가 가속될 수밖에 없다.인재 육성의 경제성 부분에서도 서울의 경우는 매우 심각하다. 하나의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 것이다. 이런 고비용으로 어떻게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겠는가? 지역문제를 교육문제를 풀자는 박총장의 주장을 공연한 지역이기주의로 돌아부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리장치를 안치했던 금제방합(金製方盒)’/‘금동제 불상은 여래형(如來形)이 통견(통견)의 법의(법의)에 전신광배(全身光背)/‘두광부(頭光部)는 당초문(唐草紋), 신광(身光)은 화염문(火炎紋)으로 이루어져 있다’이게 다 무슨 말인가, 웬만큼 한문 실력을 갖춘 사람도 용어 자체가 워낙 생소하여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전북문화재대관에 수록된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내 발견유물’(국보123호)에 대한 설명문이다.또 있다. ‘3층 옥개석위의 상륜부(相輪部)는 2단 부연(剖椽)이 있는 방행노반(方形露盤)을 얹고 그 위의 복발(覆鉢)은 편구형(扁球形)으로 그 위에는 아홉닢 앙화(仰花)가 조각된 간석(竿石)을 사이에 끼우면서…’(실상사 3층석탑)등등 전문가들이 아니고는 그저 대충 짐작으로나 이해할수 있는 난해한 설명들이다.문화재대관에 수록된 내용은 그렇다 치자. 어차피 학계나 문화재전문가들 아니고는 자주 참고할 일이 없을테니까. 문제는 도내에 산재한 문화재 현장 안내판에 쓰여진 설명문이다. 친절하게도 대부분 영어까지 병기(倂記)해놓긴했지만 한글 안내문은 문화재대관에 나와있는 문체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쉽게 읽고 유래만 알면 그만인데도 무슨 전문용어가 그리도 많은가. 절이나 암자 이름난 유적지를 찾은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이런 곤혹감을 경험했을 것이다.과문(寡聞)탓인지 몰라도 선진외국이나 이웃 일본만해도 안내문이 그렇게 어렵고 복잡하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문화역사가 짧은 미국에서는 유명인들의 행적까지도 문화자원으로 보존한다고 한다. 가령 시인 프리스트가 잠깐 쉬고 간 나무 그늘에 ‘이곳은 프리스트 시인이 쉬고 간 자리’라고 안내판을 세워놓는 식이다. 우리 문화재의 안내판도 그런정도 수준이면 충분하지 않을까?전북도가 도내에 산재한 6백67개 지정문화재 안내문을 알기 쉬운 문장으로 바꾸기로 했다한다. 중학교 졸업학력이면 누구나 이해할수 있게 한문을 한글로, 짧게 요점만 간추린 평이한 문장으로 설명문을 새로 작성한다는 것이다. 잘 한 일이다. 문화재는 그저 보고 느끼고 간단한 유래만 알아도 그가치는 충분하다.
사람이나 동·식물, 하찮은 곤충에 이르기까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은 똑같다. 굳이 찰스 다윈(種의 起源)의 관찰력을 빌리지 않더라도 적자생존의 자연법칙은 여전히 생태계의 철칙인 것이다.멀리 갈것 없이 우리 생활주변에서 사람들을 가장 괴롭히는 모기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지금까지 모기는 여름철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한겨울인 지금도 아파트 밀집지역이나 건물지하실, 하수구 등지에 왱왱거리며 모기가 서식하고 있다. 때로는 아파트 거실이나 주택가 안방까지 날아들어 사람들을 성가시게 한다.이처럼 겨울철에도 모기들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된것은 크게는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서식환경의 변화가 주요인이지만 가깝게는 생활환경이 개선되면서 겨울에도 모기생존이 적합한 따뜻한 서식처가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안락한 겨울나기에 모기들도 무임승차하는 꼴이다.무려 2천7백여종에 달하는 모기는 크게 뇌염모기와 숲모기 학질모기의 세종류로 나뉜다. 그중 가장 극성스러운것이 학질모기이고 어린이나 노약자를 위협하는 뇌염모기도 경계대상이다. 지금까지 강력한 살충제 DDT의 등장으로 모기 박멸에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DDT에 발암물질이 함유됐다하여 사용이 금지된후 어지간한 살충제에도 적응력을 키운것이 모기이다. 환경변화뿐 아니라 이처럼 놀라운 적응력이 모기의 생명력을 한층 질기게 하고 있는 것이다.전주시가 마침 겨울철 ‘모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방역소독 작업에 착수했다 한다. 모두 1천6백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아파트 지하주차장, 대형건물 보일러실, 사회복지시설등을 대상으로 모기 서식지에 대한 집중 소독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모기들의 면역력이 떨어진 지금 밀폐된 공간을 중심으로 약품을 살포하면 여름철 방역보다 몇십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게 당국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야말로 ‘모기 보고 칼 빼든’(見蚊拔劍) 이번 작전이 얼마나 성공을 거둘수 있을지는 올 여름이 닥쳐봐야 알 일이다.
석유등 화석연료의 고갈과 차량 배기가스의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에 대비하여 대체에너지 연구개발이 대체에너지 연구 개발이 세계적 과제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연료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지난달 업무계획 보고에서 21세기 한국경제를 이끌어 갈 ‘4대 신산업’중 신에너지 환경(ET·Environment Technology)부문에서는 연료전지 분야에 투자역량을 집중키로 했다고 밝혔다.21세기 인류의 생활을 바구어 놓을 핵심 미래기술의 하나인 연료전지는 60녀대 미국의 제미니 우주선에 물과 전기 공급을 목적으로 개발 사용된 값비싼 기술이지만, 몇년내에 연료전지를 탑재한 자동차가 거리를 달리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을 것 같다.연료전지의 원리는 물의 전기분해를 거꾸로 한것으로 보면 된다. 물에 직류전기를 통해 주면 분해돼 수소와 산소가 된다. 반대로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키면 전기와 물이 생긴다. 이때 나오는 전기를 뽑아 쓰는 게 연료전지다. 연료전지는 열 손실이 없어 내연기관 보다 효율이 2배가량 높고 또 배기가스 대신 물이 나와 공해발생도 없으며, 화석연료처럼 고갈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연료전지의 실용화 단계에서 가장 앞선 분야가 자동차다. 최근 일본 마스다 자동차가 오는 2005년부터 연료전지 차를 시판한다고 밝혔다. 마쓰다에 앞서 도요다와 혼다는 2003년, 다임러크라이슬러사가 2004년부터 연료전지차 시판 계획을 발표했었다. 국내회사도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11월 산타폐를 기본모델로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연료전지 차를 선보였다. 미국의 연료전지 회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이 자동차는 한번의 수소충전으로 1백60km를 달리고, 최고속도는 시속 1백24km를 기록했다.이밖에도 연료전지는 잠수함, 노트북 컴퓨터, 휴대전화등의 배터리까지 획기적으로 개선 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의 강세와 원-달러 환율상승으로 휘발유등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사상 최고를 기록한 시점인지라 우수한 성능의 연료전지 개발이 기대된다.
2월4일은 봄이 문턱에 들어선다는 24절기 가운데 첫번째 절기 입춘(立春)이다. 중국에서는 입춘을 기점으로 동풍이 불어 언땅을 녹이고 동면하던 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하며 물고기가 얼음장 밑을 돌아다닌다고 하는데 아마 남부지방 이야기인것 같고 우리나라는 아직 한겨울속이다. 그러나 입춘은 그 전날을 절분(節分), 즉 철의 마지막 날이라 하고 전날밤을 해넘이라 하여 사실상 새로운 한해가 시작된다는 해바뀜의 의미가 있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의 입춘맞이는 각별했던 것 같다.콩을 볶아 사방에 뿌려 귀신을 쫓고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과 같은 마음에 두었던 입춘방(榜)이나 첩(帖)을 써 대문이나 곳간문·기둥·대들보에 붙였다. 또 입춘절식으로 햇나물무침과 무우순(筍) 생채(生菜)를 만들어 먹고 생남을 기원하며 입춘전후에 받아둔 입춘수(立春水)로 술을 빚어 마시기도 했다.농사와 관련된 입춘놀이로는 나무나 짚으로 만든 소를 끌고다니며 풍년을 축원하고 보리뿌리를 뽑아보며 그해 농사를 점치는 행사를 가졌다.이밖에도 교훈적인 세시민속으로 각자 맡은바 소임을 아홉번씩 되풀이하면 복을 받는다는 ‘아홉차리’와 착한 일을 하면 액을 면한다는 적선공덕행(積善功德行)의 복지민속이 있는데 특히 적선공덕의 입춘민속은 오늘날에 되살리고 싶은 아름다운 민속이다. 옛날 적선공덕은 밤중에 남몰래 징검다리를 놓거나 가파른 고갯길 깍기·다리밑 동냥움막에 밥지어다 놓기·행여병자에 약탕끓여주기 등을 했다고 한다.사람이 태어나 마지막 떠나는 길 상여머리에서 부르는 향도가(香徒歌)에도 ‘입춘날 절기 좋은 철에/헐벗은 이 옷을주어 구난공덕(救難功德)하였는가/깊은물에 다리놓아 월천공덕(越川功德)하였는가/병든사람 약을주어 활인공덕(活人功德)하였는가’라는 대목이 있다. 죽어서까지도 염라대왕으로부터 입춘공덕을 심판받는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아무쪼록 입춘을 계기로 그동안의 대립과 반목·갈등을 털어내고 각자 한가지 공덕이라도 쌓아 기쁨이 충만한 한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선의 태조 즉위 초에 있었던 일이다. 태조는 정도전에게 명하여 팔도 사람들에 대해서 평을 해보라는 명을 하였다. 정도전은 “경기도는 경중미인(鏡中美人), 충청도는 청풍명월(淸風明月), 전라도는 풍전세류(風前細柳), 경상도는 송죽대절(松竹大節), 강원도는 암하노불(岩下老佛), 황해도는 춘파투석(春波投石), 평안도는 산림맹호(山林猛虎) 입니다”라고 평하였다.그러나 태조의 출신지인 함경도에 대해서는 평을 하지 못했다.그러자 태조는 어떤 평이라도 좋으니 어서 말하라고 거듭 재촉을 하였다. 이에 정도전은 “함경도는 이전투구(泥田鬪狗)”라고 말하였다. 이 말을 들은 태조는 이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눈치 빠른 정도전이 이어 말하길 “그러하오나 함경도는 또한 석전경우(石田耕牛) 이옵니다”하니 그제야 용안(容顔)에 희색이 만연해지면서 후한 상을 내렸다고 한다.이렇게 이전투구(泥田鬪狗)는 진흙탕에서 서로 뒤엉켜 몰골 사납게 싸우는 개를 말하는 것으로 명분이 서지 않는 일로 서로 사납게 싸우고 다툴 때 사용하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 전북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위원들이 마치 이전투구식 싸움을 벌이면서 내홍(內訌)이 계속되고 있다.그 동안 말도 많고 구설수도 많았던 전북도 교육위원회가 이제는 자기들 손으로 선출한 의장을 불신임하기에 이르렀다니 이를 지켜보는 도민들은 그야말로 무용론과 해체론 까지 거론될 만한 일이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하였다. 두 패로 나뉘어져 마치 편싸움하듯 하는 교육위원들은 교육쯤은 눈에 들어올리 만무하고 또한 도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처사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전북도 교육위원회의 파행을 지켜보는 도민들은 그저 답답하고 안타깝기만 하다. 교육이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라기보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세상과 사물을 보는 안목을 길러주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전북도 교육위원회는 교육이 가지는 공익성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각고의 노력으로 제자리를 찾아야 할 때이다.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이 내놓은 국가별 환경지속지수(ESI)보고서는 우리의 삶의 조건이 어는 수준에 와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예일대학과 콜럼비아 대학의 환경연구소와 공동사업을 통해 내놓은 이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우간다나 케냐 등의 아프리카 나라들보다도 연악한 상태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환경지속지수란 후세대에게 물려줄 깨끗한 환경을 위해 현세대가 얼마나 진지하게 노력하는가를 수치화한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수용불가능한 환경파괴나 침해를 유발하지 않고 경제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리키는 지수라 할 수 있다.소득수준이 상위권에 속하면서 환경지수가 1백22개국 중 95위라는 것은 경제성장에만 주력했지 환경개선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1992년 리우 환경정상회의 이후 많은 나라들이 삶의 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환경지속성을 환경정책의 주요목표로 내세우고 있는데도 우리는 아직도 개발논리에만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특히 주목할 일은 현재의 열악한 환경 자체보다 환경오염을 감소시키는 노력이 현저하게 부족하여 지수가 곤두박질 했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삶의 질을 개선하고 후대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겠다는 의작 그만큼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경제동물’이라고 까지 비하했던 일본이 22위를 차지하고 있으니 이 말은 이제 우리들의 부그러운 꼬리표가 되어야 할 판이다. 좁은 국토에 높은 인구밀도 등의 열악한 여건을 핑계삼을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렇게 때문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게 아닌가?우리 지역에서도 개발논리에 휘들려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는 사업에 매달리는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새만금사업에 대한 입장도 이와 관련하여 심각하게 고려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경제에 못지 않게 삶의 질을 챙길 때이다. 아니 경제를 위해서도 환경의 문제는 진지하게 깊고 넘어가야 한다. 한편 파괴된 환경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지진(地震)은 인류에게 닥치는 가장 큰 재앙이다. 태풍이나 홍수, 낙뢰로 인한 자연재해에 비해 그 피해규모가 엄청나다. 지난 26일 인도와 파키스탄을 강타한 리히터 규모 7.9의 강력한 지진이 또한번 이를 입증하고 있다. 현지에 나가 있는 언론기관들의 보도에 따르면 사망자 수만 3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이며 비슷한 숫자의 부상자 가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한다. 인도 국방성은 아예 사망자만 10만명, 부상자가 20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비극적인 예측을 하고 있기도 하다.지질학자들은 지진의 원인을 ‘판(板)구조론’으로 설명한다. 지구상에는 12개의 거대한 판이 지각을 이루고 있으며 이 판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충돌하기 때문에 지진이 일어나는 것이다.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매일 약 50만회의 미진(微震)이 일어나고 있다한다. 그중에서 10만회 정도는 사람이 느낄 수 있고 1천회 정도가 피해를 주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남미, 중국·일본·중동지역 등이 지진 다발지역이고 미국도 태평양쪽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우리나라는 어떤가. 지금까지 한반도는 비교적 지진 안전지대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사서(史書)에 따르면 2국시대나 고려·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2천회 이상의 지진기록이 있다. 1905년 지진계가 설치된 이후에도 지리산 쌍계사(1936년)와 충남 홍성(1978년)에서 진도 5를 기록한 지진이 발생한바 있다. 특히 홍성 지진은 유리창이 깨지고 아스팔트가 갈라지는 등 눈에 보이는 피해가 발생해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다.29일 오전에는 부안군 일대에서도 리히터 규모 3.0의 지진이 발생했다. 때마침 군산 군기지의 미사일 오발사고와 겹쳐 주민들이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한다. 지난 97년 익산과 정읍에 이어 장수지방에서도 지진이 감지된바 있기 때문에 자못 걱정스런 마음이다. 문제는 이제 한반도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차원의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만일에 우리나라에서도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다면?’ 영낙없이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지 않을까 두려울 뿐이다.
남태평양의 여러 섬나라 원주민들중에는 뚱보들이 많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낙천적인 식생활관습이 그들의 비만(肥滿)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인의 기준도 얼굴이 얼마나 예쁘냐가 아니라 얼마나 살이 많이 쪘느냐로 판단하는 부족도 있을 정도다. 그러니 이들에게 다이어트란 먼 세상 이야기일 뿐이다.생활이 풍요롭고 편리한 선진국일수록 비만증 환자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 남미쪽에는 체중이 2백kg 가까이 나가는 뚱보들이 적지 않고 그들은 그것을 크게 부끄러워 하지도 않는다. 해변이나 수영장 등에 버젓이 드러누워 선팅을 즐기는 모습이 태평하다. 그러나 인종(人種)이나 남녀 구별없이 날씬한 몸매를 원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배불뚝이보다는 007첩보영화속의 주인공이 더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도 당연하다.우리나라 사람들도 남자나 여자나 40대이후 장년기에 들어서면 적당히 살도 찌고 배도 나와야 풍채가 좋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 나이에 이르도록 왜소한 체격을 벗어나지 못하면 왠지 좀스럽다는 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백팔십도 달라졌다. 비만이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고 외모가 사회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 되자 자신이 비만이다 싶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살빼기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신문이나 방송광고중에 다이어트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실제로 비만은 단순히 외모와 관련된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비만은 각종 질병을 일으켜 건강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특히 어린이 비만은 요주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당뇨병의 발생 위험률이 비만인 경우 정상인의 3.7배, 복부비만인 경우에는 10.3배에 이른다는 학계 보고가 이를 증명한다.온갖 다이어트 비방(秘方)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다이어트에 왕도는 없다’고 주장한다. 행동교정·식이요법·운동·약물치료 등 자신에게 맞는 치료방법을 찾아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성인 3명중 1명이 비만이라는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조사결과는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전세계 바다의 면적은 약3억6천만㎢로서 지구 전체의 71%를 차지하고 있다. 이곳에 서식하는 생물만도 30여만종으로 지구 전체 동식물의 80%에 이른다.태평양상의 지구 생태계보고(寶庫) 갈라파고스 제도(諸島)는 세계적인 생물학자 찰스 다윈이 1835년 탐사후 연구한 결과를 ‘종(種)의 기원’이란 책으로 펴내며 ‘진화론’과 ‘자연도태설’을 제기한 ‘학문의 뿌리’이기도 하다. 에콰도르에서 서쪽으로 1천4km 떨어져 19개 섬으로 이루어진 갈라파고스 지리·기후적 특성으로 인해 자이언트 거북등 80여종의 희귀동물이 살고 있으며, 이곳에서만 발견되는 고유식물만도 7백여종에 이른다.지금 이곳에 전세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유조선 좌초사고로 지난 25일 현재 85만ℓ의 디젤유(油)가 1천2백㎢의 해역을 뒤덮는 최악의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바다사자등 수백마리가 이미 숨졌으며, 갈라파고스 펭귄등 세계적인 희귀동물이 멸종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기름을 뒤집어 쓴 펠리귄이 부리로 날개에 묻은 기름을 털어내고 있는 안타까운 모습은 인간의 실수가 저지른 엄청난 환경재앙의 비극을 고발하고 있다.기름유출로 인한 해양오염은 우리나라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해경은 국내에도 10만t급이상(기름 적재량 20만t이상)유조선이 연간 8백회이상 입출항 하는등 해상오염사고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계에 따르면 79∼94년 15년동안 우리 연안의 오염사고가 무려 3천5백건을 넘었다고 한다. 그 대부분이 기름 유출로 인한 것이었다.지난 95년 7월23일 국내 최악의 해양오염 사고인 ‘씨프린스호’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한 전남 여수시 남면 소리도 주변 연안은 5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생태계가 회복되지 않아 청정해역이 ‘죽음의 바다’가 돼버렸다. 당시 유출된 수천t의 기름과 방제를 위해 살포한 유화제의 독성때문에 연안은 물론 바닷속까지 아직도 백화현상으로 황폐화되어 있다. 온국민이 새삼 해양오염 방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해마다 일정(一定)시기가 되면 관습적으로 행하여지는 전승적행사를 세시풍속이라 하는데 우리 한민족의 세시풍속은 주로 음력 정월달에 많다. 초하룻날 연시제(年始祭)를 시작으로 웃어른께 세배를 한후 윷놀이와 널뛰기 연날리기 등 민속놀이를 하며 정초의 한가로움을 즐긴다. 각 가정에서는 복조리를 사서 벽에 걸고 토정비결을 보기도 하며 첫쥐날(上子日)에는 쥐불놀이, 입춘(立春)날에는 입춘써붙이기, 보름전날에는 볏가릿대(禾竿) 세우기등을 한다. 보름날에는 마을제단에서 동신제(洞神祭)를 지내고 귀밝이술과 약밥을 해 먹는다. 또 동네의 악기(惡氣)를 쫓기 위해 사자놀음과 지신(地神)밟기 들놀음(野游) 매귀(埋鬼)놀음등을 하고 농촌에서는 풍년을 기원하는 줄다리기와 횃불싸움을, 어촌에서는 풍어를 기원하는 풍어놀이를 하기도 한다.이같은 세시풍속들은 농경문화가 꽃피우던 시절 공동체의식을 다지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직간접적인 수단이 됐었으나 정보화사회로 접어든 요즘에는 바쁜 세상살이로 대부분 문헌에서나 찾아보는 전래행사가 됐다. 그러나 세시풍속가운데서 아직도 우리의 곁을 떠나지 않은 친숙한 관례(慣例) 하나가 있다. 바로 덕담(德談)이다.덕담은 원시종교의 점복사상과 언령(言靈)관념적 심리에서 나온것으로 말에는 영적인 힘이 있어 말한대로 된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는 설이 있다. 우리가 흔히 듣는 덕담은 인간만사 소원성취하라는 뜻의 ‘복많이 받으세요’이다.그런데 이 덕담은 주위에서 하도 많이 듣다보니 진실이 담긴 인사말처럼 들리지 않고 너무 의례적이라는 느낌을 떨칠수가 없다. 그리고 말의 뜻을 한번만 곱씹으면 어떻게 ‘짓지도 않은 복’을 받으라는건지 황당한 생각까지 든다.자선(慈善)과 자비(慈悲)를 베풀지 않고 갖은 수단·방법 다 동원해서 남보다 더 많은 지위와 권세와 부를 누리려는 낯두껍고 뱃속검은(厚顔腹黑)사람이 과연 복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적선지가에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이라고 했다. 올해는 좋은일 많이 하자는 뜻으로 새해 덕담을 ‘복많이 지읍시다’로 하면 어떨른지.
안호영 의원 '통합의 길'
삭풍맞은 전북 현실
해상풍력발전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
난 웹툰 작가이다 4
점술사의 시대
남원시,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지역소멸 해법 찾는다
[병무상담] 병력동원소집 보류대상자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합니다
전북특별자치도 특례 추가 확보가 관건
외국인 계절근로자 활용 극대화해야
길거리 ‘공공 쓰레기통’ 확대 설치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