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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한 장애인들이 '경찰이 장애인의 버스 탈 권리를 침해했다'며 경찰서장 사과를 요구, 전주 완산경찰서 계단을 기어서 오르는 사태가 발생했다.(관련기사 6면)장애인들이 계단을 올라가는 현장은 처절했다. 비장애인이라면 1분도 채 걸리지 않을 계단을 기어오르는 데 걸린 시간은 10여분. 옷은 온통 땀으로 젖었고, 몇명은 계단을 오르다 실신하기도 했다. 단지 사과를 요구했을 뿐인데 장애인들은 왜 실신까지 하면서 계단을 기어올라가야 했을까. 현장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아팠다.이날 장애인들의 울부짖음에 오히려 기름을 부은 쪽은 경찰 간부의 언행이다. 여기에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해 지휘능력을 보여줘야 했을 경찰서장의 잘못된 판단이 한몫을 했다.사태가 길어진 이유에 대해 경찰서장은 "장애인들이어서 자정쯤에는 귀가할 것으로 판단해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부하직원이 있는데 공인인 서장이 함부로 사과를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말도 덧붙였다.농성현장의 상황 보고가 잘못되어서였을까. 아니면 제대로 된 보고를 받고도 경찰서장 스스로 '시간이 지나면 제풀에 꺾여 돌아가겠지(?)'하는 생각을 해서일까. 어느쪽이든 추측일 뿐이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은 처음부터 '서장 사과를 받지 않고서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켰다는 점이다.농성이 끝난 시간은 새벽 4시경. 장애인들은 11시간을 기다리고서야 서장으로부터 유감 표명과 재발방지 약속을 받을 수 있었다. 상황을 마무리하는데 걸린 시간은 채 20분이 걸리지 않았다.'아침이슬'을 목 놓아 부르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장애인들은 경찰서장의 유감 표명을 받고서야 동트기 시작한 새벽, 집으로 돌아갔다. 밤을 꼬박 새워야 했던 농성 장애인들은 몸이 천근처럼 무거웠을 것이 틀림없다.그들의 절규를 들으면서도 경찰서장은 왜 '유감표명'을 거부했었는지 다시 묻고 싶다.
전주시 예술도시국은 노송천 복원사업을 진행하면서 인근 지역 상인들과 법률사무소에서 공증[公證]을 받았다. 백과사전을 보면 공증은 특정한 사실 또는 법률관계의 존재를 공적으로 증명하는 행정행위다.전주시민은 물론 전주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행정기관인 전주시가 시민들과 말이 아닌 법률적 문서를 통해 무엇인가에 대해 약속을 했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그 첫 번째는 전주시 관계자의 설명처럼'노송천 공사를 진행함에 있어 절대적으로 공사구간 상인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충분한 합의를 통해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이다.두 번째는 행정기관이 그동안 시민들에게 말로만 어떠한 일에 대해 처리를 해주겠다고 장담해놓고 이 같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말 바꾸기를 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여 기관과 시민간 신뢰가 깨지면서 주민들이 최후의 보루로 선택한 것일 수도 있다.그렇다면 전주시 예술도시국과 노송천 복개구간 상인들 간에 이뤄진 공증은 어떤 의미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을까. 취재 중 만난 한 상인은 "잘 만들어진 도로를 뜯어내고 왜 하천을 만들겠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먹고살기도 힘든데 혈세만 낭비하는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했다.이 같은 상인들의 반응을 볼 때 불행히도 시와 상인들간의 공증은 후자 쪽에 가깝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그렇다면 왜 시민들이 행정을 이처럼 불신하게 됐을까. 답은 간단했다. 전주시민들이 직면해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보다 무엇이든 해놓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진행되는 행정에 질린 것이다.물론 노송천 복원사업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도심에 생태하천을 복원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시민들의 신뢰를 잃은 지금의 상황에서 생태하천을 만든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갈수록 지역을 떠나거나 편안하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진료과목을 선택하는 의사 지망생과 전공의가 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눈앞이 캄캄해짐을 느낀다.더욱이 도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전북대병원도 이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허덕이고 있다고 하니 '몸이 아프면 도대체 어디를 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이 같은 현실 속에 지난해 모 방송사가 방영한 TV드라마 '뉴 하트'가 생각난다. 당시 드라마에서는 의학 분야의 '꽃 중의 꽃'이라 불리는 흉부외과 의사들의 애환 등을 생생하게 그려냈다.그러나 드라마를 제작한 기획자의 의도를 살펴보면서 내가 의료인은 아니나 이상과 현실의 벽에 부딪혀 있는 의료계의 상황에 서글픈 생각이 든다.드라마는 늘 응급상황이 기다리고 있고, 의료사고에 항상 노출돼 있어 외과 중에서도 가장 위험하고 힘이 들기 때문에 꽃 중의 꽃이라 불리는 흉부외과가 의료계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엄연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그러면서도 단 1명의 의사가 30분 동안 진행하는 쌍꺼풀 수술과 대 여섯 명의 의사가 혼신의 힘을 모아 장시간 수술을 해야 하지만 수술비는 비슷한 국내 의료 현실과 흉부외과 의사가 대접받는 외국 모습을 통해 정부와 의료계에 대책 마련을 조용히 호소했다.문제는 드라마 속에서 벌어지는 한 편의 희극이 거기서 끝나지 않고 현실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물질만능 주의 시대에 편안함과 수익을 따지는 의사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단지 조금 서운할 뿐이다. 그들은 의사가 되면서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선언했었다.이런 그들에게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으며, 인종, 종교,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해 오직 환자에 대한 의무를 지키겠노라'고 말했던 히포크라테스 선언이 항상 먼저이길 바란다.
도교육청 국정감사일인 14일 오전, 도교육청 정문에서는 차량통제가 이뤄지고 있었다. 직원들은 이미 출근한 상태고 결과적으로는 취재진과 국정감사를 지켜보려는 시민단체 관계자, 주민들의 통행을 막은 꼴이다. "밖에다 주차해라"며 직원이 막아서는 바람에 일부 기자들은 100m 이상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허겁지겁 국감장으로 달려야만 했다.알고보니 주차공간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 본건물 주차장에는 달랑 버스 2대가 들어와 있었다. 군데 군데 빈 자리가 많았다.'높은 분들'을 모시는 '버스가 불편할까'봐 과잉보호를 한 것이다.국정감사가 무엇인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행정의 잘 잘못을 살피고 따지는 1년에 한번 밖에 없는 소중한 자리다. 따라서 국정감사의 내용은 온 국민이 알 수 있도록 널리 알려야 한다. 그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기자들이다. 그런데 이런 날 취재진의 차량을 막는다는 것은 국민의 대표가 하는 일을 국민에게 알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이런 날이라면 직원들이 다소의 불편을 감수하든지, 아니면 인근의 주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했어야 했다. 아니면 차량을 통제할 것이라는 내용을 사전에 기자들에게 통지했어야 했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못들어 간다'고만 하면 어쩌란 말인가.국감은 국회의원과 피감기관인 공공기관 단 둘이서 뚝딱 해치우는 것이 아니다. 둘 사이에서 오간 얘기를 국민이 알고 이에 대한 평가를 할 때 비로소 완전한 모습을 갖추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피감기관은 잘한 모습 또는 못한 모습을 국민이 여과없이 볼 수 있게 하는 홍보마인드를 갖춰야 할 것이다. 며칠 전부터 국감을 준비한다고 부산을 떨었던 것이 고작 이정도 인가. 교육감은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했는데 도교육청의 마인드는 아직도 관료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 씁쓸하다.
휴양림 하면 으례 산림이 우거진 지역이나 자연경관이 뛰어난 지역에 조성되는 휴식처로 생각하기 십상이다.우리 도내에도 장수군과 완주군 지역에 휴양림이 조성되어 지역 주민들은 물론 타 지역 사람들로부터 여름 휴양지로 각광 받고 있다.산림이 적고 대부분 농지로 이뤄진 김제지역에 국립자연휴양림이 조성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뭇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산림청이 김제 금산사 인근에 총 60억원을 들여 36만9125㎡(약 37ha)규모의 국립자연휴양림을 조성(본보 10일자 1면보도)할 계획이다는 보도가 나가자 기자에게 이에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공사를 어디서 발주하냐, 휴양림에는 어떠한 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냐, 언제 착공하여 언제 완공하냐, 공식적으로 발표했느냐는 등 알고 싶어하는 것들이 꽤나 많은가 보다.사실 김제에 국립자연휴양림을 유치하기 까지는 이건식 김제시장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이 시장은 그동안 산림청을 상대로 "자연휴양 공간이 없는 김제에 자연휴양림을 조성하면 인근 전주시와 익산시를 비롯 도내 서부권 사람들이 꼭 산림지대를 찾지 않더라도 손쉽게 자연휴양림을 즐길 수 있지 않느냐"며 자연휴양림 유치를 설득해 왔다.더욱이 금산사 인근은 민족의 영산인 모악산 자락을 끼고 있어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각종 종교문화 및 농경문화 발상지로 관광자원이 풍부하며 호남고속도로 금산사 IC(5분)와 서해안고속도로 서김제 IC(25분) 등 사통팔달의 편리한 교통망으로 접근성이 아주 용이한 장점을 갖고 있다.특히 전북권 혁신도시와 새만금지역의 배후 거점배후 도시로 자연휴양림이 조성될 경우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아직 산림청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김제 금산사 인근 자연휴양림 조성은 기정사실로 이제 김제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성원이 필요하다.자연휴양림은 김제는 물론 도내 서부권의 자연휴양림으로서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이고 개장이 기다려진다.
간간이 '매를 들어야 한다'란 말을 한다. 무언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 '때려야 한다'는 것이다.전주시의 지방세 체납자나 행정행위 위반자에게 발송되는 행정제재 예고문도 이 같은 '강압적 논리'로 해석되고 있다.일정기한까지 재산세나 과징금을 내지 않으면 재산압류나 법적제재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니 말이다.시의 행정제재 안내문에 일정 정도 수긍이 간다. 납세의무는 국민의 신성한 4대 의무에 포함된다.더구나 지방세를 체납하거나, 행정행위를 어긴다는 것은 국가운영의 근간인 법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이다.형평성 문제, 시의 재정확보 문제 등을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시의 제재 조치에 수긍하게 된다.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더 이상 매를 들어서, 때려서 말을 듣는 그런 사회는 아니라는 게 시민 대다수의 얘기다.우리 시민들은 민주화를 이끌어 냈고, 선진국으로 진입할 만큼 이미 성숙할 대로 성숙한 게 사실이다.특히 체납자 중에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느라 세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한 사람들도 더러 있을 것으로 본다.행정처리에 문제가 있어서, 잠시 납기일을 잊어서, 과징금이나 지방세 등을 체납한 사람도 있을 게다.이들에게 '신용불량자로 등록 한다', '사법기관에 고발 한다'는 등의 협박성 문구는 오히려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한해 평균 200억 정도의 지방세 체납액이 쌓이는 상황에서 전주시는 남모를 고민에 빠져 있다.행정 제재 예고문이 지방세를 체납할 때 어떤 제재 조치가 내려진다는 순기능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도 아니다.하지만 시민들은 매를 들지 않아도 말을 알아듣도록 하는 보다 세련된 행정처리를 고대하고 있다.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역발전, 나아가 국가발전에 동참하도록 유인하는 것 또한 미래 전주발전의 과제이다.
훈민·정음' '기쁨·고운' '아름·다운…. 남매나 자매의 이름이다. 이외에도 내 주위에는 한글이름이 많다. 우리집 세자매는'윤이나네요'로 한번에 셋을 부를 수 있는 패밀리 네임이 있다. 믿거나 말거나 언니를 가졌을 때 꿈속에서 세 공주님을 만났다는 어머니의 선견으로 이름을 미리 다 지으셨다. '윤이나','윤나네','윤나요'.어렸을 때부터 윤나네라는 이름보다 '윤이나네요'로 한꺼번에 불린 기억이 많다. 그 중 언니는 한자 이름을 꼭 써야한다는 할아버지께서 호적에 '윤인아'로 등록해버린 사연도 있다. 나와 동생에게도 한자를 찾아 붙여 주시려고 했지만 난해한 '네'자와 '요'자 때문에 다행히 동생과 나는 원래 이름을 지킬 수 있었다.전북일보에 들어오면서 이름을 소개할 일이 더 많아진 요즘, '고군분투'하는 일이 많아졌다. 물론 25년 동안 노하우가 생겨 내 이름을 한번에 알아 들을 수 있을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자료를 요청할 때 신분확인은 필수. 각종기관의 경우 전북일보 홈페이지 를 통해 기자이름과 기사 검색으로 신분을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윤나네'란 이름을 분명히 알려줘야 한다. '나네'라는 이름에 한자가 없어 한자씩 설명하기 어려울 뿐더러 이름이 '나네' 일것이라고는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하긴 몇년전, 영화배우 주진모씨에게 사인을 받으려다 '나래' '난해' '난애' '나내'등 있지도 않은 이름으로 다섯장이나 사인을 받았던 적도 있다.며칠전에는 이름을 설명하면서 이제까지 들어본 이름을 다 부르다 "아, 만해씨세요?"라고 되묻는 분의 말에 한참 웃었다. 예상에서 벗어난 '만해'. 문화부 선배는 '만해 한용운 선생님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해서 다 같이 웃었다.최근 유행하는 가수 MC몽 노래 '죽도록 사랑해' 에 일반인들이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 넣은 도입부분이 있는데 그 중 '나네야 사랑해' 라고 외친 남성 분이 있다. 주변에서 누구냐는 '상관없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 이름이 흔하지 않는 탓에 나는 졸지에 어떤 분의 사랑을 받는 '나네'가 됐다.흔하지 않은 이름탓에 설명하려면 애먹는 일이 많지만 그래도 '윤나네'가 좋다. 부르기도 쓰기도 쉬운 이름 나네."제 이름은 윤나네 입니다."
주택공사가 진행하는 주거환경개선사업이 도마위에 올랐다. 도시 저소득 원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이 오히려 원주민들을 내쫓는 사업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주거환경개선사업의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원주민 재정착률이 지극히 낮기 때문이다. 특히도내에서 시행된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재정착율이 전국 최저인 것으로 나타나 도민들의 불만이 적지않은 상황이다.지난 2006년에 준공된 군산 동흥남의 경우 원주민 120명중 사업이후 재입주한 원주민은 단 1명 뿐으로 나타났다. 재정착률이 불과 0.8%로, 전국 48개 사업구역 가운데 최저이다.또한 2005년에 준공된 군산 삼학구역은 4%, 2007년의 군산 창성구역은 2%로 조사되는 등 재정착율 10% 미만인 전국 8개 사업구역중 3개구역이 모두 전북지역이다.전국 평균이 59%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지역의 재정착률이 얼마나 낮은가를 알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준공된 전주인후농원(올 2월 입주)도 25%에 머물고 있다.재입주하지 못한 원주민들은 오랜동안 노후되고 불량한 건축물 속에서도 꿋꿋하게 삶을 꾸려왔던 터전을 버리고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갔다. 쾌적하고 깨끗한 주거환경을 조성해주겠다는 사업에 보금자리를 뺏긴 상황이 된 것이다.공동주택의 분양가가 높게 산정됐거나, 적정치 못한 보상가 등 원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재정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못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저소득 주민들이 거주할 만한 소형평수의 부족도 또다른 원인으로 제기되면서 주공이 원주민을 상대로 수익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그럼에도 앞으로 전국적으로 44개의 구역에서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추가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다시 얼마나 많은 원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게 될지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대목이다.당초의 사업목적과는 달리 원주민들을 타지역으로 내몰고 있는 주거환경개선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해마다 국정감사철이 돌아오면 피감기관은 좌불안석이 된다. 공무원들로선 국감이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국정감사제도는 세계에서 유일하다"거나 "제헌헌법 당시 선진국의 국정조사 제도를 잘못 도입한 제도"라는 등 제도 자체의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이같은 피감기관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한국정치사에서 국정감사의 역할은 녹록지 않다. 역대 정권을 뒤돌아보면 국감에서 제기된 갖가지 의혹을 계기로 정치지형도가 다시 그려지는 사례를 여러차례 경험할 수 있었다. 국감은 '거대 조직과 예산편성권한을 갖고 있는 행정부를 감시·비판하는 입법부의 고유업무'라는 데 누구도 딴지를 걸지 못한다. 국정수행과정에서의 실수와 오류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거대의혹'을 캐는 의원들도 적지않았기 때문이다.문제는 그동안의 국감이 '폭로'와 '정쟁' 등 구시대적 행태로 얼룩지면서 공무원들은 물론 일부 국민들도 '국감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니면 말고'식의 고발이 이어지거나, 호통만 앞세운 일부 의원들의 고압적인 자세, 수준미달의 질의내용, 감추기에 급급한 피감기관의 불성실한 태도 등이 켜켜이 쌓이면서 국감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않다.올해 국감이 6일 시작됐다. 앞으로 20일동안 국회의원들은 400여개 기관을 상대로 파상공세에 나설 것이다.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8개월'의 실정을 들춘다는 전략을, 한나라당은 '진보정권 10년'의 잘못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을 숨기지 않는다. 벌써부터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의 학원계유착 논란 등이 불거지며 '국감시즌'임을 요란하게 알렸다.이런 저런 이유로 10년 전 정권이 교체된 뒤 첫 국감인 1998년과 유사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특히 민주당으로서는 국감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국감이 정쟁의 장이 아닌, 국민적 의혹을 깨끗이 씻어주고, 국가발전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생산적인 자리가 될 지 국민들이 지켜볼 것이다.
지난 4일 폐막한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소리축제의 핵심 프로그램들이 관람객 숫자가 기대에 못 미치친 것으로 나타나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세다.소리축제에 올려진 프로그램 수준이 들쭉 날쭉해 관람객들의 외면과 불만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뿐만 아니라 공식 초청한 공연들도 객석이 텅텅 빈 곳이 많았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조직위 사무국 내부에 공연 전문가가 없다는 데 대체적으로 의견이 모아진다.명확한 절차와 검증 작업 없이 추진된 감독의 업무 인계가 논란의 핵심이다. 예술계에 몸담았던 총감독들과는 달리 이번 감독은 공개모집을 거치지 않아 그의 역량이 투명하게 검증되지 못했다.총감독을 없애고 예술적인 면에 관한 비중을 줄인 감독을 기용했으나,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지난해부터 제안됐던 전문 프로그래머 기용 대신 프로그램 자문단이 구성됐지만 그 역량도 충분히 발휘되기 힘들었다. 소리축제에 주인의식을 가질 만큼 오랜기간 보장된 자리도 아니었고, 시기적으로 늦게 구성돼 무리가 있었다.지난해 소리축제는 판소리를 중심으로 한 공연예술축제로서 그 위상이 확고해졌지만, 축제 분위기가 살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검증 시스템이 미약해 상반된 결과를 낳았다. 공연 수준이 각양각색으로 완성도가 높은 공연이 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공연이 무대에 함께 올려져 관람객들의 외면과 불만으로 이어진 것.또한 3∼4시간을 투자해 소리축제를 방문한 관람객들에게 어떤 공연을 볼 것인지 친절한 안내가 덧붙여져야 할 프로그램 북은 뒤늦게 배포된 데다 각 공연의 특징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 어떤 공연을 봐야 할지 망설이게 만들었다.모든 축제의 중심은 사람에 있다. 판소리를 중심에 둔 소리축제 역시 그 내실을 다져가려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조직위 인력들의 전문화다. 판소리를 모르는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위가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한들 그 생명력은 오래 갈 수 없다.
2008전주세계소리축제는 이번주가 끝물이다. 9일동안의 축제기간동안 소리축제가 열리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연일 관객들로 붐볐다. 몰려드는 관객들이 아니라도 축제현장은 언제나 사고위험을 안게 된다. 만일의 사태를 위해 이동파출소와 소방서가 배치되는 이유다. 특히 이동파출소는 축제현장에서 할일이 적지 않다.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식이 열린 지난 26일. 모악당 옆 공터에 교복 입은 학생들이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의경들은 그 옆을 지나가면서도 그들을 제지하지 않았다.축제 기간 내내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야 콘서트' 현장. 이 콘서트는 인기있는 대중가수들이 출연하면서 연일 관객이 몰렸다. 열성팬들은 무대앞으로 몰려나가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축제 자원봉사자들이 질서를 지킽 수 있게 관리에 나섰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보였다.기왕에 나와있는 이동파출소의 역할이 궁금해졌다. 경찰 관계자로부터 답을 들었다. "우리는 범죄예방 차원으로 지원나왔을 뿐, 그런 역할은 우리 몫이 아니다."그래서였는지 객석에서 함께 관객이 되어 박수를 치며 열광하는 의경,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체험행사에 참여해 상모를 돌리기를 즐기는 의경을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이동파출소 부스가 설치 된 곳에서 자고 있는 의경들도 심심찮게 보았다. 축제 현장을 돌아다니며 데이트를 즐기는 의경도 있었다.사실 분출되는 젊음의 열기 현장에서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러니 청춘의 열정을 나무라고 싶진 않다. 문제는 이동파출소와 의경들의 모습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비쳐지겠는가다.제복을 입고도 버젓이 객석에서 함께 박수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그들에게 "왜 여기 와있는지" 묻고 싶었다.세계소리축제는 4일 막을 내린다. 멋진 제복에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축제 현장을 지켜보는 그대들을 만나고 싶다. 그대들에게 따뜻한 커피 한잔 건네며 '수고한다'고 어깨 도닥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공사내용은 우리 전무이사님이 잘 아실텐데.. 만나뵙고 설명 한번 들으시죠."며칠전 중앙시장 시장시설현대화 사업 집행 예산에 대한 이견이 분분해 '예산집행내역'을 시청에 문의했다.시청 경제진흥과 관계자는 "예산에 대한 감사는 하지 않는다"며 "예산을 받고 있는 주체인 상가협동조합에게 정산 보고만 받게 돼 있다"고 답했다. "공사 정산내역은 우리 전무이사님이 잘 아시니 만나뵙고 설명 한번 들으라"는 말도 덧붙였다.사업 보조금 실적보고를 지원받은 대상자가 만든 것으로만 확인하고 사업보조금 지원을 완료한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그것만으로도 기막힌 일인데 담당자가 지칭한 '우리 전무이사님' 대목은 황당했다. 누가 '우리' 전무이사님이란 말인가.'시장시설현대화사업'에 지원되는 보조금은 여러 부처에서 추진되어 온 지역사업들을 별도의 특별회계를 신설해 효과적으로 관리 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지역선호사업을 배려하고 자금을 배분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는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에 해당한다.따라서 '재래시장 및 상점가 시설현대화사업 운영지침' 20조를 근거로 보조사업의 실적을 기재한 보고서는 시장, 군수, 구청장이 작성하게 돼 있어 실적보고의 주체는 지방자치단체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담당자의 말로라면 실제 보조금 정산 관리를 보조금을 받는 대상자에게 맡겨 확인하는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30일, 기획재정부는 새로 편성된 균형특별회계 예산안은 광역경제권 중심의 새로운 지역발전정책을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과 책임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전북지역 '시장시설현대화사업'예산은 지난해 147억 9천1백만원에서 올해 187억 6천 100만원으로 40억 3천만원이 증가했다.자치단체의 재정 자율성을 보장하고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국가군형발전특별회계'의 취지를 살리려면 투명하고 철저한 정산이 우선 되어야 하지 않을까.
조선시대 정치적 숙적이었던 송시열과 허목. 송시열은 본인이 중병에 걸렸을 때 허묵에게 처방전을 요청했고 허묵은 독성이 강한 할미꽃뿌리와 같은 약초를 적어보냈다. 송시열은 주위의 만류에도 처방전대로 '독약'을 먹고 혼절했으나 며칠만에 완쾌했다. 둘은 목숨을 걸고 극한 정치적인 대립을 했지만 서로를 큰 그릇이라 평가하고 믿었던 것이다.어청수 경찰청장이 지난 30일 전북지방경찰청을 입구가 아닌 출구를 통해 방문했다. 이날 방문은 어 청장이 전국 16개 지방청 중 2008년도 치안성과 우수경찰관서 2위로 뽑힌 전북청의 노고를 치하하고 격려하기 위해 이뤄졌다는 게 전북청의 설명이다.하지만 이날 어 청장이 탑승한 차량은 입구가 아닌 출구쪽으로 청사 현관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9시께부터 경찰청 입구의 인도에서 한 시민이"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는 경찰이 한상렬 목사를 표적으로 구속했다"고 주장하며,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백골단해체!'라는 문구를 쓴 피켓을 어깨에 맨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 청장 일행은 1인 시위자와 마주하는 몇 초를 피하기 위해 이들로부터 거리를 두고 청사로 들어섰다. 이미 청장이 도착하기 약 10분전 경찰관 약 30명이 1인 시위자와 그 일행을 둘러싼 상태였다.대범한 역사적인 인물들과 현재의 치안수장의 그릇을 비교하는 것이 무리일까. 시민사회단체는 어 청장의 숙적도 아니고 이들이 주장하는 바는 독약도 아닌 보고 듣기가 껄끄러운 쓴소리다. 이마저도 외면하려는 태도는 치안수장의 그릇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백골단의 부활 논란·촛불집회의 강경진압 등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귀를 막고 눈을 감으려 하는 것은 하나의 날개로 비행을 하겠다는 발상이다.
언론사는 언제나 용기있는 시민의 제보에 목마르다. 하지만 내부고발자라 불리는 딥 스로트(Deep Throat·깊은 목구멍)나 휘슬 블로워(whistle-blower·호루라기를 부는 사람)의 제보를 받는 것은 드문 일이다. 한국과 같이 연고주의·패거리문화가 강하고 더욱이 좁은 지역사회에서 내부고발자로 알려지면 '따'를 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일부 제보자는 "갈등의 당사자와 오늘 만나기로 했는데 일이 잘 되면 기사화를 하지 않고 결론이 나지 않으면 다시 전화를 하겠다"고 말한다. 또는 처음에는 분노에 찬 어조로 제보했다가 확인절차를 거칠 때에는 "갈등이 해결되는 조짐이 보이는데 꼭 기사화를 해야겠냐?"고 반문하기도 한다.더불어 언론사에 들어오는 제보의 상당부분은 제보자 또는 제보단체의 이익과 관련된 내용이다. 자신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 언론을 앞세워 민원을 해결하겠다는 태도에서 기자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제보내용에서 배경은 차치하고 사실(fact·팩트)에 근거한 문제점이 있는지를. 기자는 'A는 A다'라는 사실을 근거로 기사를 작성하기 때문이다.지난 26일 민노총 덤프연대 전북지부 남원지회의 제보를 받고 찾아간 전주-광양간 고속도로 제8공구인 남원시 대산면의 공사현장도 그렇다. (본보 29일자 1면) 덤프연대가 제보를 한 배경에는 공사이익과 표준계약서 등의 문제로 공사업체 등과의 갈등이 있었다. 하지만 덤프연대가 건설사의 공사현장에서 아스팔트 아래 지반을 다지는데 사용되는 흙 속에 규격인 직경 30㎝ 이상의 돌을 사용했다고 지적하지 않았다면, 건설사는 재공사를 하지 않고 그대로 아스팔트를 덮고 끝날 일이었다.딥 스로트와 같은 내부고발자를 만나기란 어렵다. 하지만 언론사는 언제나 딥 스로트를 기다리고 있다. 특정 이익을 내세우지 않는 제보자와의 조우를 통해 깊은 목구멍에 함께 들어갈 태세를 하고 있다.
지난 25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08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 대학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취업률 상위권을 기록한 대학들은 이를 널리 알려 홍보의 수단으로 삼으려 하고 취업률이 낮은 대학들은 행여 외부로 정보가 새 나갈까 전전긍긍이다. 특히나 취업률 발표시기가 수시2학기 모집기간과 맞물려 있어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태백'을 지나 '삼태백'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청년실업시대에 취업률은 곧 신입생 모집률과 직결되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렇게 발표된 대학 졸업자 취업통계 조사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과연 어떤 기준으로 취업률이 조사됐고 그 취업의 질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교과부의 취업통계조사는 지난해 8월 졸업자와 올해 2월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교과부의 요청에 따라 각 대학은 4월 한달간 졸업생을 대상으로 자체조사를 벌여 이를 보고하는 형태다. 취업의 기준은 4월 1일 현재 직장이 있느냐, 없느냐다.이렇다보니 이를 악용하는 대학들도 있다는 후문이다. 각 과 교수에게 취업 할당이 주어지는가 하면 취업의 질을 떠나 일단 조사기간 만이라도 졸업생이 취업해 있을 수 있는 자리를 찾는다는 것이다. 조사기간 이후 졸업생이 열악한 여건 등으로 인해 회사를 그만두거나 강제로 퇴직한다하더라도 이미 이 졸업생은 취업률에 잡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취업의 질을 담보한다는 것은 사치일 것이다.실제 취업률 80∼90%를 기록했다는 대학도 '취업자 건강보험 가입률'을 보면 50%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정부기관이 발표하는 취업률 통계가 이런 식으로 조사되고, 활용된다면 신뢰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취업의 양이 아니라 취업의 질을 보다 검증하고 사후 조사 등으로 통계의 신뢰성을 더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김제시가 지난 23일 개최한 이·통장 한마음 화합대회가 본래 취지를 벗어나 소주와 맥주병이 나뒹구는 술판으로 변질 돼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이날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아도 될 시청 실국장과 과장, 일부 주무담당(계장)들까지 참석, 이·통장 화합을 위한 대회가 아니라 시청 간부들을 위한 오락행사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본청 간부들이 자리를 비우면서 결재라인 공백으로 민원인들이 큰 불편을 겪어 원성을 사기도 했다.시는 지난 23일 주민들의 교량 역할과 행정 최일선 업무를 맡고 있는 이·통장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17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실내체육관에서 화합 한마당 자리를 마련했다.또한 일부에서는 협찬금 명목으로 적잖은 돈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져 이날 행사에 들어간 돈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이날 대회에는 이건식 시장을 비롯 시의원, 이·통장, 간부공무원 등 700여명이 참석해 각 읍면동별로 운동경기와 노래자랑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그러나 오전행사를 마친 후 실내체육관 앞 마당에 마련된 읍면동 천막에서 점심시간부터 일부 간부공무원들과 이·통장들이 술자리를 함께하면서 늦게까지 술판이 이어졌다.월촌동에서 참가한 한 시민은 "요즘 비가 오지 않아 밭작물이 타들어가 물주기도 정신이 없는데 무슨 이·통장 체육대회를 한다고 오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시와 때도 모르는 정신나간 사람들이다"고 성토했다.또다른 한 시민도 "지방자치 선거가 1년6개월여 남은 시점에서 마련된 이·통장 한마음대회는 시장의 민심달래기가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고 지적했다.이와관련 시 관계자는 "이날 행사는 이·통장 협의회에서 요청, 행사를 치를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일선에서 고생하는 이·통장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자리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빙자한 다른 목적이 행사 이면에 숨어 있다면 시민들의 적잖은 저항을 받을 것이다. 시민의 혈세가 봉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주시내 한 병원의 병원장이 마약류로 분류된 신경안정제와 진통제 등을 10여 년 동안 상습적으로 투약한 사실이 경찰수사결과 드러나면서 도민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그도 그럴 것이 몸이 아플 경우 찾아가 믿고 몸을 맡겼던 의사가 마약류를 상습적으로 투약했다는 사실과 함께 이 의사가 야간에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에 대한 진료를 했었다는 내용이 경찰 수사과정에서 증인들의 증언을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번 사건을 취재하는 동안 기자에게 가장 큰 의문점으로 제시됐던 것은 어떻게 병원장이 이처럼 오랜 기간 경찰 등에 적발되지 않고 상습적으로 마약류를 투약할 수 있었냐는 점이다.이에 대한 의문은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에서 모두 해소됐다. 이유는 간단했다. '의료계에 한번 소문이 잘못나면 다른 곳에 취업을 할 수 없다'는 보이지 않는 힘 때문이었다. 수사를 맡았던 한 경찰관은 "간호사는 인력이 부족해 어디를 가나 대접을 받지만 간호조무사는 인력이 많아 한번 소문이 잘못나거나 찍힐 경우 다른 곳에 취업을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는 진술을 증인들을 통해 들었다"고 전했다.또 다른 문제점은 매년 마약류로 분류되는 의약품에 대해 그 사용처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할 행정기관이 수량만 맞을 경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처리하고, 이런 일들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심도 있는 현장조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의료계 인사들은 '의사라는 직업이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의사가 마약류로 분류된 의약품을 상습 투약한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도록 돼 있는 현재 우리나라의 마약류 관리 시스템이 가장 큰 문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시기라고 했다.
올 추석에도 전통시장은 명절특수의 사각지대를 벗어나지 못했다.다양한 판촉행사와 지난해 추석때의 2배가 넘는 시장상품권이 팔렸음에도 전년대비 30% 이상 매출이 감소한 것은 위기에 처한 전통시장의 현 주소를 말해주고 있다.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입지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전통시장은 이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넉넉한 인심과 서민들의 애환이 숨쉬던 전통시장이 예전처럼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시설현대화와 주차장 확대, 원산지 표시제 정착,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 등도 중요하지만 상인들 스스로의 자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대형마트의 경우 철저한 고객서비스는 물론이고 제품의 다양화, 쇼핑 외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 등이 구비돼 있는 반면 전통시장은 아직도 불친절하다는 인식이 팽배한데다 상대적으로 조금 저렴한 가격말고는 달리 내세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시대 변화에 따른 소비자들의 구매성향에 맞춘 물건 진열이나 상인들의 서비스의식 변화없이 구태적인 옛 모습에 머물러 있는 전통시장은 환골탈태의 각오로 거듭나야 한다.손님들이 감소하는 이유를 단순히 대형마트 때문이라 여기지 말고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나름대로의 특성화 노력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 입장에서 손님이 올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을 마련하는 능동적 자세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각 시장의 특성에 맞는 쇼핑카트 도입, 시장상품권 보급 확대, 시장현대화사업 등 자치단체의 전통시장 활성화 의지는 곳곳에서 엿볼 수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상인들은 강건너 불구경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사정이 이렇다보니 전통시장 이용객은 시장 인근의 구매력이 약한 50대 이상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상인들의 자성과 노력만이 전통시장이 살 수 있는 지름길임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강현규(경제부기자)
전주 월드컵경기장의 수익사업인 월드컵골프장의 대부료를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시와 임대 업체 측이 대부료 적정안을 둘러싸고 수년째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전주지법은 최근 전주월드컵개발(주)이 제기한 대부료 감액소송과 관련해 대부료를 일부 감액해줄 것을 요구하는 화해권고조정안을 내놓았다. 현재 대부료 15억원을 9억원으로 조정토록 했다.이를 두고 시와 임대업체 모두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골프장 파행운영이 불가피해졌다. 또 시가 미납액까지 포함, 수 십 억원의 대부료를 거둬들이지 못하지 않을까 우려된다.전주시가 체육시설을 임대해주고 대부료를 받지 못하는 것은 비단 골프장뿐 만은 아니다. 월드컵경기장에 있는 사우나와 웨딩홀의 대부료까지 포함해 40여 억 원의 대부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임대 업체들은 "생각보다 장사가 안된다"며 대부료를 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수익여부를 따진 것은 업체들이다. 또 장사가 잘된다고 해도 대부료를 추가 납부하지도 않을 것이다.하지만 월드컵골프장 등 이들 체육시설의 대부료가 제때 들어오지 않을 경우 그 피해가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게 문제다. 월드컵경기장 운영비를 대부료 대신 시민세금으로 충당하고 있기 때문이다.이 대목에서 전주시의 조정력이 요구되고 있다. 공무원들 얘기처럼 "행정처리 과정에서 법과 원칙을 지켜야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업체 편의를 봐줄 경우 특혜시비에 시달릴 가능성도 크다.그렇다면 시는 업체 손해를 최소화하면서 시민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이는 월드컵골프장 등 체육시설의 대부료가 현실적인지 정확하게 따져보는 것부터 시작돼야만 할 것이다.전문기관의 용역이든, 시민단체들의 의견청취든 시민들과 업체들이 수긍할 수 있는 합의점을 조속히 마련해야한다.
도민들의 관심과 열정 만큼 제안과 비판도 많았지만 아쉬움 역시 컸다.농림수산식품부와 국토해양부가 지난 5일 전북도청에서 개최한 '새만금 토지이용구상 공청회'에는 장소가 비좁게 느껴질 만큼 참석자들이 많았다. 또 지정토론자로 무려 12명의 패널이 나섰다는 점도 다른 토론회나 공청회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새만금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게 될 토지이용 구상 확정에 앞서 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실적인 효율성 문제도 고려했어야 했다.이미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고 또 참여정부의 4·3구상을 근본적으로 변경한 토지이용 계획이라는 점에서 전북도민은 물론 국민적 공감대를 끌어내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이번 공청회에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쟁점에 대해 진지한 접근이 없었다.공청회는 무려 4시간 넘게 진행됐지만 12명의 패널에게 주어진 시간이 짧아 핵심 사안에 대한 체계적 접근에 한계가 있었고 연구기관의 답변도 형식에 그쳤다. 마지막 순서로 할당된 방청석의 질문은 예정된 시간이 초과된데다 요청자가 많아 그야말로 마지못해 이뤄졌다.국토연구원 등 5개 연구기관은 이번 공청회에서 제안된 내용을 토지이용구상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그러나 정작 수질문제와 매립토 확보 방안 등 주요 쟁점사안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문제 제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정부안 확정에 앞서 연구용역 결과의 정당성과 절차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통과절차에 지나지 않았다는 의구심이 드는 이유다. 중복된 제안·비판을 피하고 핵심사안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접근을 위해 공청회에 앞서 패널들간에 사전 협의절차가 필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새만금 토지이용 방안에 대한 보다 합리적인 구상을 담아내 예고된 논란을 최소화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있었다면 분야별로 2∼3차례로 나눠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졌어야 했다.
‘공무원은 시의원의 부하’라는 군산시의원
퍼스트레이디의 12∙ 12
윤석열탄핵이 정답이다
정국에 휘말린 지역예산, 추경 확보에 총력을
마을기업을 지켜야 하는 이유
우리 헌법이 상상도 못한 일, 윤석열은 저질렀다
내란의 밤, 탄핵의 밤
전주시, 세금관리 효율적으로 하라
변화는 관심과 바꾸려는 의지와 실천이 필요하다
우리에겐 ‘금실’의 힘이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