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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자의 제철 음식 이야기] 고추잎절임

순식간에 부녀회장님 파란색 트럭이 지나간다. '회장님 어디가요 하고 외친다'. 담장에는 감나무,대추나무,오갈피나뭇잎들로 가려져있다. 그래서 나뭇잎 사이로 얼굴만 빼곡이 내밀며 손을 흔들어 차를 세웠다. "방아골에 갈거여" 하신다.'좀 기다려요'. 헐래벌떡 장화 신고, 모자 챙기고, 장갑 챙기며 뛰쳐나오는데 "밭에 가려면 마대포대도 챙겨야지"하신다.걸려있는 마대포대를 걸쳐메고 얼른 차에 올라 탄다. 오늘 행선지는 통정골 서울할머니 고추밭.통정골 올라가는 길은 참 험하다. 경사가 너무 급해 차가 몇 번이고 멈춘다. 후진했다 돌진하기를 여러번, 마침내 급한 경사길을 올라와 고추밭에 도착했다.벌써 서울할머니께서는 붉은 고추 한 가마니를 따 놓으셨다. 파란색 고추들이 주렁주렁 열려있다. 파란색 고추도 좀 있으면 붉게 익을것 같다.약이 차지 않은 연한 고추는 붉게 익지 않는다.우리는 마대포대 두 자루씩 고춧잎이랑 파란고추를 따왔다.가을고춧잎이나 고추를 소금에 절여 놓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반찬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부지런히 겨울에 먹을 반찬거리를 장만해 놓아야 눈이 내리는 날에도 파란색 나물반찬을 해서 먹을 수 있다. 상신마을은 겨울이 빨리 찾아온다. 그래서 사람들은 겨울에 먹을 장아찌를 많이 담근다.집집마다 서너가지 절임반찬들을 맛 볼수 있다. 똑 같은 재료지만 맛은 집집마다 전혀 다르다.오늘 따온 고춧잎이나 고추절임도 다양한 맛으로 겨울밥상에 오를 것이다.대대로 내려오는 절임 비법들이 있다. 살짝 공개하자면 장아찌에는 효소, 찹쌀죽을 많이 이용한다는 거다.한 많은 통정골 고갯길을 볼때마다 할머니는 이 고갯길이 징그럽다고 하신다.몇십년동안 아침먹고 밭에 올라와 바윗돌, 잔돌 고르다 보면 깜깜한 밤이 되어서야 이 고갯길을 내려갔기 때문이다.상신마을은 94%가 산이고, 단 6%만 들이다.이 골짜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어려운 시절을 보냈을지 짐작이 간다. 할머니는 이 골짜기로 시집올때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신식 퍼머를 하셨단다.곱디고운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네' 하신다.통정골밭을 옥답으로 일궈놓으신 서울할머니의 모습이 흙백필름처럼 뇌리를 스쳐서 지나간다.우리 어머니들의 자화상일 것이다.고춧잎의 비타민A나 비타민C는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는데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필수적인 영양소다.고추는 우리 몸에 들어가서 확산작용과 조화작용을 하는데 확산작용이란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며, 위장을 튼튼히 하는 것으로 위장의 활동을 도와 위액분비와 위장의 연동운동을 촉진시킨다.절임종류의 채소들은 오래 보관해 놓고 먹기 위해 개발됐다.냉장고가 없던 시절, 절임류 반찬은 유일한 해법이었다.절임종류의 반찬들은 제철음식 만드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발효된 양념들을 많이 사용한다는 점들일 것이다. 발효하는 방법들도 집집마다 다르다. 그래서 똑 같은 고추잎절임 이지만 손 맛 따라 맛은 다른 것이다. 우리 가정 주부들은 각자 자기집을 대표하는 음식명인 들이다.우리할머니, 어머니들로부터 밥상차림을 어깨 넘어로 배워 왔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물려받았던 솜씨를 딸들에게도 물려줘야 할 것이다.☆ 만드는방법재료 : 소금, 고추장, 마늘, 고추가루, 참기름,깨소금1. 고추잎양에 맞게 소금물을 만든다.2. 고추잎과 연한 고추는 섞어서 소금물로 절인다.3. 소금물에 떠있지 않도록 평평한 돌로 눌러준다4. 삭혀지면 먹을 수 있다.5. 짠물을 빼기 위해 30분 정도 물에 담가 둔다.6. 재료에 고춧가루.참기름,고추장,마늘,깨소금을 넣고 버무린다.

  • 주말
  • 전북일보
  • 2011.10.07 23:02

[고광자의 제철 음식 이야기] ⑫가을열무 된장무침

아침날씨가 쌀쌀하다. 반팔티셔츠에 쉐터를 걸쳐입고 방문을 열고 나간다. 어느 신발을 신을까 하고 잠시 신발들을 들여다본다. 여름슬리퍼 옆에 놓인 고무신에 발이 들어간다. '아이고 차가워라' 하며 방안으로 다시 들어온다. 양말을 신기위해서다. 파란색 대추가 어느새 붉게 익어간다. 노란색 감나무잎에 떨어진 붉은 홍시감이 맛있어 보여 한입 먹어본다. 제법 맛이 들었다. 마당엔 형형색색 감나무잎, 대추나무잎이 지천으로 떨어져있다. 손님이 온다는데 마당을 깨끗하게 쓸어놓을까 말까 망설인다. 가을 분위기을 느끼는게 좋겠다 싶어 낡은 나무 의자를 감나무 밑에 놓고 그 옆에 대나무 마당 빗자루를 세워놓는다. 제법 근사한 가을마당 풍경이다.담장너머로 고작골 다랑이 논에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지난 여름 일산할아버지께서는 작은 오토바이를 타고 논에 물꼬를 보느라 바삐 다니셨다. 올 여름엔 걱정이 많았다. 일조량이 적어 열매가 맺어지지 않아 여름 내내 농부의 마음은 애가 타들어 갔다.나는 복이 참 많다. 옆 집 할머니께서는 배추 고랑이가 남는다며 나에게 한고랑 배추 심을수 있는 공간을 내주셨다. 초보 농사꾼의 작은 행운이다. 배추을 심기 위해서는 많은 일들을 해야 한다. 밑거름을 뿌리고. 경운기로 밭을 갈아서 두둑을 만들어 비닐을 씌워야만 배추를 심을 수 있다. 배추 한 폭이를 생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씨앗 한 톨도 그냥 자라는 것은 아니였다. 농부의 땀이 베어 있을때 농작물들이 자라는 것이다. 할머니랑 함께 처서에 심었던 가을배추와 무가 잘 자랐다. 가을 열무가 연해서 쌈이나 된장 넣고 무침해서 먹으면 맛이 좋을 것 같다. '손님들이 마당에 들어오나 보다' 우리집 개가 먼저 손님을 맞이한다. 낡은 나무벤치가 인기다. 그곳에 앉아 책 읽는 포즈을 하고 사진 찍느라 야단법석이다. 나뭇잎을 쓸지 않기를 참 잘했다.오늘 밥상은 가을열무로 상차림을 했다. 가을무잎을 데쳐 시래기국 끓이고, 된장넣고 무침하고, 시래기에 멸치을 넣어 졸임을 했다. 연한 부분은 쌈으로 먹을 수 있도록 된장과 함께 차렸다. 조촐한 시골밥상앞에서 감사 기도를 드린다고 눈을 감으란다. 기도 내용은 자연밥상에 초대해 주신 것에 대한 구구절절 나를 칭찬하는 것이다. 비빔그릇을 달라하더니 접시에 놓인 반찬들을 모두 양푼속에 넣는다. 벌써 뚝딱이다. 행복한 초가을을 날에 이 골짜기까지 찾아와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올 가을에는 많은 손님들을 초대할 생각이다. 힘들게 농사짓는 이야기와 도시에서 살아가면서 힘든 삶의 이야기가 어우러졌을때 살 맛 나는 진정한 이웃이 될 수 있을 것이다.열무에는 인산과 산삼에 함유되어 있는 사포닌 성분이 들어있어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어 고혈압과 저혈압을 완화시켜 주기도 한다. 전통된장은 전통발효식품 가운데 항암효과가 탁월할 뿐만 아니라 간기능의 회복과 간해독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고혈압 예방효과가 된장에 함유돼 있어 두통을 경감시킬뿐 아니라, 고혈압 예방 효과가 있음이 실험적으로 증명됐다고 한다.▲만드는방법재료 : 가을열무, 된장, 홍고추, 참기름,1. 끓는 물에 열무를 넣어 5분 정도 끓인다.이때 냄비 뚜껑을 열어두고 끓인다.2. 열무를 채반에 건져내어 찬물에 여러번 행군 뒤 손으로 짜서 적당한 크기로 썬다.2. 홍고추는 어슷하게 썰고, 데친 무우잎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3. 재료에 된장, 참기름을 넣고 무친다

  • 주말
  • 전북일보
  • 2011.09.30 23:02

[고광자의 제철 음식 이야기] ⑪녹각오이장아찌

동희엄마가 오이밭으로 가더니 "아줌마! 비싼 무를 왜 오이밭에 버렸어"한다. '무가 어디에 있어' 하고 가보니 여름에 미쳐 따먹지 못했던 오이가 누렇게 늙어버렸다. 이리저리 뒤져보니 한 바구니가 나온다."세상에 도시에 사는 아줌마는 '오이인지 무우인지' 구별도 못 해"하면서 핀잔을 주었다. 작년에는 한구덩이에서 많은 수확을 했었다. 올해는 세구덩이를 심었는데도 수확량이 시원치 않다. 지금 생각해보니 작년에는 자연이 나에게 특별한 선물은 준 것 같다. 심지도 않았던 오이씨가 난 것이다. 동네할머니들께서도 우리동네에는 그런 오이씨앗 종류가 없었다고 하신다. 아마도 새가 먹었던 오이씨가 배설물속에 섞여 앞 마당에 떨어졌을 것이다. 자연의 도움으로 싹을 튀우게된 오이모종은 돌보지 않았지만 스스로 잘 자랐다.올해는 오이장아찌를 담가서 도시에 사는 이웃들과 나눠먹으리라 맘먹고 본격적으로 이른 봄부터 농사채비를 했었다. 어디에다 심을지 장소를 지정하고, 미리 구덩을 파놓고, 퇴비를 해 놓았다. 너무 이른봄에 씨앗모종을 심었더니 늦 추위에 얼었나보다 싹이 보이지 않아 두세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일곱개의 모종싹이 올라왔다. 정성스럽게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나누며 잘 자라기를 기원한다. 난 농사일 따라쟁이다. 옆집 할머니께서 언제 오이모종을 심을까 하면서 날마다 엿본다. 드디어 모종을 심는 날이다. 너무 깊이 심으면 좋지않다.잎에 흙이 들어가면 깨어나기 힘들다며 살짝 덮으라는 당부 말씀을 하신다. 세구덩이에 두폭이씩 정성스럽게 심어 놓고 일주일이 지났다. 농작물을 심어놓고 고민한다. 그래서 여러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잘 자랄지 정보를 수집한다. 동물 분뇨를 주면 열매가 아주 튼실하게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다음날 아직 어린 오이모종옆에 분뇨 한 삽을 떠놓았다.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래요' 다음날 잎이 까맣게 타버렸다. 분뇨까스에 질식사 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영양분일지라도 농작물에 따라서 거름을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농작물 한 살이 과정에서 인간의 삶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세상이치를 배워 간다. 너무 과해도 안되며 부족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말이다. 지난여름 두구덩이에서 자란 오이는 여름철 밥상에 좋은 반찬꺼리가 되어주었다. 이제는 늙어 녹각이된 오이를 장아찌로 담을 것이다. 겨울철에 특별한 맛으로 한겨울 밥상에서 입맛을 돗구는 반찬꺼리가 될 것이다.오이에는 물기가 95% 들어 있는 것 외에도 건강에 필요한 비타민 A, B, C, 칼륨, 칼슘, 포도당, 갈락토즈, 만노즈, 카페인등이 들어있다. 이뇨작용에 좋은 노각오이는 칼륨이 풍부해 체내 과잉의 염분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작용을하여 혈압강하에 도움을 준다. 쓴맛을 가지고 있는 오이의 꼭지에는 몇가지 종류의 탄수화물이 들어 있다. 오이에 들어 있는 칼륨과 비타민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피부를 부드럽게 한다.자연속에 음식재료들이 자라는 곳에는 길을 걸을 때에도 함부로 밟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비켜간다. 음식재료가 잘 자랄 때까지 어린아이 빗질이라도 하듯 지나다닐 때마다 다독거린다. 한 알의 오이 씨앗은 어디에서 왔단 말인가?. 동물들의 배설물에서 이리저기 옮겨가며 자연밥상의 재료가 된다. 인간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자연이주는 귀한 농작물인 것이다. 씀바귀, 돗나물, 민들레, 쇠비름, 꼬들빼기등 아무도 심지 않아도 봄이되면 싹을 틔운다. 이런 재료들은 우리몸에 보약이 되는 제철음식의 기본이 된다. 자연현상이란 참으로 경이롭기다.▲만드는방법재료 : 녹각오이. 된장, 맛간장맛간장 만들기재료 : 간장, 물, 꿀, 다시마, 멸치, 차조기, 생강, 마늘, 표고버섯, 양파, 검정콩1. 멸치다시물을 뺀다2. 물과 간장은 1:1로 한다.3. 나머지 재료를 알맞게 넣고 쌘물로 끓인다.4. 멸치다시물을 넣고 약불에서 6시간동안 은근하게 끓인다5. 화학적인 방부재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반드시 냉장고에서 보관하시고 가끔씩 끓여주어야 한다.▲장아찌만들기1. 녹각오이를 소금에 살짝 절여 물끼를 뺀다.2. 된장과 맛간장을 넣고 물게 육수를 만든다.3. 오이를 차곡차곡 넣고 그 위에 된장육수를 부어준다.4. 짜게 절이지 않았기 때문에 냉장고에서 보관한다.5. 한달후면 맛있게 익는다.

  • 주말
  • 전북일보
  • 2011.09.23 23:02

[고광자의 제철 음식 이야기] ⑩깻잎찜

산 아랫마을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자연의 섭리가 무서울 때가 있다. 올해도 비가 많이 내려 농작물 피해가 많다. 논두렁, 밭두렁이 무너져 윗밭과 아랫밭 경계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고추밭이랑 들깨밭 경계선이 무너진 것이다. 경계선의 중요성은 농작물이 자라는 장소의 표시이다. 그래서 농사짓는 농부는 경계선을 중요시한다. 밭두렁 양쪽 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경계선에 바짝붙여 농작물을 심어놓는다. 확실하게 경계를 표시해 주는 방법이다. 위·아래가 똑같은 작물일 때에는 농작물 서리하기가 좋다. 서로 누구의 밭인지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먼발치에서 보는 주인들은 서로의 밭이 아니지 하며 방심을 하게 된다.모처럼 집에 온 딸 아이와 마트에 들렀다. 매장을 둘러 보는데, 입이 '쩍'하고 벌어진다. 모든 물가가 너무 오른 것이다. 특히 작년에 비해 채소 값이 폭등했다. 이렇게 농산물 물가가 오르면, 농부들도 부담스럽다. 물가가 오르면 그 많큼 농작물의 수확량이 줄어든 것이다. 우리는 먹고 싶은 것 한 가지만 사기로 했다. 오리고기를 선택했다. 고기가 있으면 야채가 있어야 하지만 상추는 쳐다만 보고 왔다. "엄마 뭘로 싸 먹을까." 한다. 일단 집에 가서 찾아보자고 하고 우리는 마트에서 오리고기 한 팩을 계산하고 나왔다.버스 종점 맞은편 들깨밭으로 올라갔다. 열심히 연한잎만 골라 한잎 한잎 딴다. "이만하면 되겠다." 싶어 밭두렁으로 나왔다. "아이고, 큰일났다." 수동 할머니가 올라오고 계신다. 난 시치미를 뚝 떼고 "산동 할매, 들깻잎이 좋아서 뜯었네요."하며 멋적게 웃어 넘긴다. 우리집에서는 깻잎이 오기만 기다리고 있다. 그날 저녁 수동할매는 깻잎 한 바구니를 들고 오시면서, 깻잎김치 담아 먹으면서 마루에 바구니를 내려놓는다. 요즘에는 잎이 좀 억새 양념을 해서 냄비에 넣고 쩌서 먹으면 좋아 하신다. "아이고, 가슴이야." 철렁 내려앉는다. 차라리 할매네 깻잎이 좋아서 따왔다고 고백할 걸.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생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산에서 자생하는 약초들도 많지만 농사짓는 채소들도 모두 약초성분이 있다. 옆집 삽살개가 어린 노루를 산에서 물고 내려왔다. 동물적 본능이란 무서웠다. 노루새끼는 마치 자신의 생명줄을 놓은 듯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아마 처음부터 어린노루는 삽쌀이와 치열한 몸 싸움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미 자신이 약자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자연환경에서 동물들끼리 벌어진 자연스런 일상들이다. 우린 어린 노루을 빼앗았다. 앞산 뽕나무밭에 노루가 살고 있다는 정보을 입수했다. 상처가 난 부분에 빨간 소독약을 발라야 겠다고 했더니, 마을어른신들께서는 어미에게 돌려주면 자신들의 치료방법이 있다며 그냥 보내주라 하신다. 종이박스에 넣어 뽕나무밭에 놓아주었다. 다음날 가보니 새끼노루는 그 자리에 없었다. 상처가 너무 깊어서 밤사이에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미가 데리고 간 모양이다. 동물들은 정말 치료하는 방법을 알고 있을까? 며칠간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흔적이 없다. 우리 모두는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생명체다. 그래서 육체적·정신적 아픔은 우리가 먹는 자연음식에서도 치유될 수 있다고 한다. 들깻잎 속의 비타민 케이는 혈액 응고작용을 해 일찍이 민간에서는 들깻잎을 찧어 상처에 붙여놓으면 치유가 된다.▲ 만드는 방법재료 = 고춧가루, 간장, 육수물, 멸치액젓, 청홍고추, 양파, 마늘, 멸치, 쪽파(부추)1. 깻잎은 깨끗히 씻어서 준비한다.2. 재료는 알맞게 어슷썰기를 한다3. 육수물, 간장, 2번 재료를 넣고 양념장을 만든다.4. 양파를 둥글게 썰어 냄비바닦에 양파를 놓고 그 위에 멸치를 깔아 놓는다.5. 깻잎을 켜켜이 놓고 양념장을 바른다. 은근한 불로 찐다.

  • 주말
  • 전북일보
  • 2011.09.16 23:02

[고광자의 제철 음식 이야기] ⑨호박잎쌈

지금은 돌담에 담쟁이 덩굴이랑 호박잎들이 무성하게 자랐다. 호박잎들이 무성하면 호박이 열리지 않아 잎을 따줘야 한다. 그래서 처서가 지난 이 맘 때가 호박잎쌈이 제일 맛있다. 5월달에 마을에서 산나물축제를 했었다. "얘들아, 이번 체험은 '눈 쌍꺼풀수술' 하러 간다. 눈 수술해서 예뻐질 사람 여기모여라." 하시며 체험을 진행하시는 선생님께서는 호로라기를 불면서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따라오라는 손짓만 하시며 유유히 걸어가신다."야!"하고 소리치며 무조건 따라가는 아이들, "어! 쌍꺼풀 수술을 어디에서 해?" 하며 서서히 발길을 옮기는 아이들, 한참 동안 아이들은 혼란스러워 한다. "정말이야?" 하면서도 아직도 결정하지 못해 따라가지도 못하고 엄마얼굴만 쳐다보는 아이들도 있다. 벌써 선생님은 가파른 언덕을 올라 가시고 계신다. 늦게 출발한 아이들은 그때서야 허둥대며 뛰어간다. 엄마에게 의지하는 아이들이 많았다.체험 프로그램에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마을 언저리 오르막 돌담에는 담쟁이 덩굴이 멋들어지게 피었다. 옛날에는 아이들 놀이기구가 흔하지 않아서 자연에서 놀이기구를 스스로 만들어서 놀았다고 설명하신다. "오늘은 돈을 들여 병원에 가지 않고도 쌍꺼풀 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하시며 잎을 따시더니 줄기 뒷 부분으로 눈두덩에 쌍꺼풀라인을 만들어주신다. 정말 줄기에서 진득한 물체가 나오더니 쌍꺼풀이 된다. 그날 체험프로그램중 아이들이 가장 신기해하며 재미있어 했다.그때 참여했었던 몇 가족이 다시 찾아왔다. 점심상을 차리느라 분주하다. 분홍 원피스를 입은 여자 아이가 "오늘은 영양제 주사 맞는 체험 시간이구나" 한다. 난 무슨말인지 몰라 "무슨 주사 맞았니?" 하고 물었다. 손을 내말며 "내 팔 보세요, 파란색 주사액이 옷 사이로 들어가잖아요" 한다. 호박잎을 찜통에 넣고 찐 다음 미처 물끼를 빼지 못하고 접시에 놓았다. 그랬더니 쌈을 먹으면서 호박잎에서 나온 푸르스름한 물끼가 손등을 타고 흘러내린다. 그걸 보며 영양제 주사액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우린 그 아이의 상상력 때문에 한바탕 웃었다. 난 실감나게 손짓을 하면서 "정말 호박잎에서 영양제주사액이 나오는구나"라고 말했더니 호박잎을 먹어보지 않았던 다른 아이들도 "주사 한 방 맞아야지"하며 호박잎쌈을 잘 먹는다. 교육 방법의 접근성이란 정말 중요하다. "채소를 많이 먹어야 몸에 좋다"고 무조건 설명하기보다는 편식을 하는 아이랑 엄마가 채소에 대한 스토리를 엮어 가면서 채소 반찬을 먹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요즘 어린 아이들은 인스턴트 식품을 너무 좋아한다. 사찰음식을 연구하시는 선재스님께서는 이런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건강에 해가 된다고 말씀하신다. 특히 아이들의 편식은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요인일 것 이다. 제철에 나는 채소를 잘 먹도록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연구해야할 것 같다. 자연에서 시작되는 농촌마을 체험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건강과 풍부한 창의력을 키워 줄 것이다. 호박잎에 함유하고 있는 베타카로틴은 우리 피부와 점막을 튼튼히 하고 저항력도 높여주고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비타민C가 많고 우리몸 안에 쌓인 산화물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으며 칼로리가 낮고 섬유질이 많아 다이어트에도 좋다.민간요법에서는 호박잎 말린 것을 가루로 내서 먹으면 회충을 없애는데 좋다고 한다. 호박잎은 된장을 많이 곁들여 조리를 하는데 이는 호박잎에 부족한 단백질을 콩으로부터 보충하며 짭쪼름한 맛으로 늦여름 입맛과 건강을 지켜주는 조리법이다.▲ 만드는방법재료 = 호박잎, 매운고추, 대파, 양파, 고춧가루, 된장, 육수호박잎찌기1. 호박줄기에서 연한 잎을 딴다. 껍질을 벗긴후 비벼문지른다.2. 흐르는 물에 여러번 씻어 물기를 뺀다.3. 찜솥에 호박잎을 넣고 파랗게 찐다.▲ 짜박장만들기1. 집에 있는 재료로 육수물을 만든다.2. 청·홍고추, 양파, 대파 송송썬다.3. 된장에 육수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볶는다.4. 된장소스에 고춧가루를 넣고 2번 재료를 넣고 졸인다

  • 주말
  • 전북일보
  • 2011.08.26 23:02

[고광자의 제철 음식 이야기] ⑧고구마순 김치

시내로 나가는 첫 차가 6시30분에 있다. 이른 아침 시간인데도 채소 보따리들로 차안은 빼곡하다. 마을 앞이 종점이라 자리에 앉아서 갈 수 있어 좋다. 할머니 발밑에 놓인 채소보따리는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려도 시장까지 안전하게 가지고 갈 수 있다. 버스는 차근차근 아랫마을로 이동한다. 서 너 마을만 거쳐도 차 안은 할머니들 채소 보따리로 만원이 된다. 등구 앞에서 타는 옥순 할머니는 버스에 올라타면서부터 힘이 드신 표정이다. 있는 힘을 다해 비집고 들어오신다. 벌써 윗옷은 땀으로 범벅이다. 공설시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절반의 힘을 쏟으셨단다. 보따리 놓을 자리를 마련하시더니 금세 옆에 자리한 윗마을 사람들이랑 인사를 나누신다. 버스에 올라 타실 때 힘들었던 기색은 벌써 사라지셨다. 지금부터는 서로가 뭘 파실지 정보를 교환하는 시간이다.내일 또 시장에 나가실 모양이다. 쪽파 3단, 고구마순 10단, 마른 고추랑 서너 보따리를 챙기셨다. "얼매나 받을 수 있을랑가 모르것네." 하시며 웃으신다. 돈 벌 생각에 신바람 나신 모양이다. "김치 담궈 먹으면 좋겠다."며 "내가 고구마순 살께." 했더니 우리 밭에 가면 많아 뜯어다 먹어 하신다. "자취를 하고 있는 딸 아이 반찬을 보내야 하는데 잘됐다." 정자나무밑에서 고구마순을 벗기고 있는데 하나 둘 사람들이 모인다. 김치 담을 거라 했더니 그럼 함께 담그자며 고구마순을 더 뜯어 오신다. 혼자 사시는 분들이 많아 김치도 조금씩 담그니까 맛이 없다고 하신다.고구마순 김치 오랜만에 먹어보겠다며 좋아하신다. 젊은 사람들은 고구마순김치를 잘 모르는데 어찌 고구마순김치 맛을 아냐며 내게 "요즘 젊은 사람이 아니여." 하신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한 덕에 꽤 많은 양의 고구마순은 금새 다 벗겨졌다. 고구마순은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치고, 작년에 대나무밑에 담궈 놓은 멸치젖 넣고, 김치 담을 양념 준비가 다 되었다. 우리 동네에서 "손 맛이 제일 좋은 사람이 누구여." 하며 맛나게 김치를 버무릴 사람을 추천하신다. 나이가 제일 많으신 어르신이 결정하신다. 여러 집이 먹을 거라 손맛이 좋은 서울댁이 버무리면 좋겠다고 하신다. "그려, 옛날부터 내 손맛이 좋았어."하시며 우리집은 가족수가 많다며 큰 통에 가득 담아주시고 할머니들께서는 작은 통에 담으신다. 딸애 가져다줄 반찬 걱정은 끝이다.요즘 사람들은 각자가 너무도 바쁘게 살아간다. 옆 집에서 누가 살고 있는지 관심도 없다고들 한다. 남원 상신마을에서는 서로가 다 알고 살아간다. 때가 되면 무슨 반찬에 밥을 먹을지, 어젯밤에 누구집 제사였는지, 하물며 자취생활 하고 있는 우리 딸 들 반찬꺼리 걱정도 하신다. 상신마을 사람들은 빨리 걸어가는 사람도 없고, 빨리 밥 먹는 사람도 없고, 빨리빨리 사는 사람도 없다. 정자나무밑에서 고구마순 김치도 함께 담궈 먹는 참 따듯한 동네 사람들이다.고구마순는 비장과 위를 튼튼히 하고 혈액을 편안하게 하며 속을 따뜻하게 하는 효능이 있어 오장을 튼튼하게 하며, 이질과 음주 후 설사, 어린이의 영양부족과 만성소화불량에 좋다. 고구마에 멥쌀을 갈아 물을 붓고 죽을 쑤어 먹으면 비장과 위장을 좋게 해준다.▲ 만드는방법재료 = 고구마순, 마른 고추, 매운 홍고추, 양파, 멸치젖, 마늘, 대파, 밥1. 끓는물에 고구마순을 살짝 데쳐 물기를 뺀다.2. 양파, 대파, 홍고추, 을 알맞게 썬다.3. 마른고추, 멸치젖, 밥, 마늘을 넣고 믹서기에 갈아 2번을 넣어 양념을 만든다.4. 양념에 고구마순을 넣고 버무려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 주말
  • 전북일보
  • 2011.08.19 23:02

[고광자의 제철 음식 이야기] ⑦호박조림

시내에서 살고 있는 동이네가 올라온다는 전화다. 밭에 "뭐 있냐"고 묻는다. "없는 것 빼 놓고 다 있다" 고 했더니 우리집으로 시장을 보러 온단다. "우리집이 슈퍼요?"하니, "돈 주면 되잖아." 한다.동이 엄마는 장화을 신고, 장갑에 장대까지 들고 나선다. 호박 따러 가는데 중무장을 했다. 혹 뱀이 나올까 겁이 나서다. 개울 건너 밭에 호박을 따러 가려면 그렇지 않아도 긴 장대가 필요하다. 언덕 위에 심어놓은 호박구덩이는 풀숲이라 호박을 찾으려면 긴 장대로 호박넝쿨을 이리저리 뒤져야 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대로 애호박, 중호박, 늙은 호박을 딴다.이 밭 저 밭을 다니면서 고구마순 뜯고, 깻잎 따고, 꽈리고추 옥수수 가지랑 두 사람이 들고 내려오기가 버겁다. "좀 쉬어 갑시다." 하고 그 자리에서 반찬값 흥정을 한다. 호박은 크기대로 1000원에서 시작한다. 모두 합해서 7000원이다. "싸다, 싸." 하며 "만 원 줄게." 한다. "아니여, 흥정은 흥정이지 7000원 줘." 그런데 머리통만한 호박은 값을 쳐주지 않는다. 흥정할 품목도 못된 것이다. "너무 늙어서 못 해먹는다."는 것이다. "그려, 그럼 이것은 내 것이여." 이런 호박으로 조림 하면 맛이 좋다. 씽크대 앞이 갑자기 분주해진다. 수도 꼭지에서 흐르는 물 소리, 도마 위 칼질 소리가 요란하다. 가스렌지 위에 호박조림 냄비를 올려 놓고 불을 켠다. 지글지글 끓는 소리에 배가 고파진다.여러 가지 반찬을 놓을 필요가 없다. 금방 끓인 냄비를 통째로 올려놓고, 세 사람 밥만 차린다. 밥 한 숱가락 위에 뜨거운 김이 서린 호박조림을 올려놓고 입을 쩍 벌려서 먹으면 제 맛이다. 새로운 요리법을 알았다며 늙은호박 한 덩이를 더 달라고 한다.이제 "슈퍼로 시장 보러 갈게."가 아니고 우리집으로 오겠다는 거다. 요즘 물가가 올라 시장 가기가 무섭다고 한다. 두 사람은 도농교류 직거래 장터행사를 한 셈이다. 서로가 만족할 만한 부자가 된 기분이다. 농부의 밥상에 대해 한참이나 떠들어 댄다. 요즘 제일 흔한 호박하나라도 쉽게 얻어지는 밥상의 재료는 없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 흥정은 대성공이다.호박에는 당질이 많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된다. 또한 호박을 꾸준히 먹으면 부기 제거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산후에 붓기가 빠지지 않는 산모나 평소에 잘붓는 사람에게 좋다. "호박이 넝굴째 굴러 온다"는 말이 있다. 잎, 줄기, 꼭지, 열매, 종자 등 모든 부분이 식용 또는 약용으로 이용되고 있어,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한의학에서는 '남과(南瓜)'라 하는데,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하며 소화기관인 비위(脾胃)의 경락에 작용하는 음양오행에서 '토(土)'의 기운을 지닌 약재로 분류된다. 오장을 편안하게 해주고, 비위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여 입맛을 좋게 한다. 소화를 돕고, 기운을 좋아지게 하며 출산 후의 어혈이 풀어지지 않아서 발생되는 복통과 부종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우리 동네는 대문이 없는 행량채에 뭐가 걸려있는지 다 볼 수 있다. 처마밑에는 말린쑥, 시래기, 마늘, 양파, 말린 나물 등이 가지런히 걸려 있다.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보관법이다. 일년 내내 먹을 양념들을 자급자족해서 처마 밑에 슈퍼를 열어 놓은 것이다. "후한 인심은 곳간에서부터 나온다."는 말은 옛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아직도 우리동네에 해당되는 말이다. 아들, 딸들은 물론이고 지나가는 행인이 "맛있겠다." 라고 한마디하면 한 들금씩 처마 밑 슈퍼에서 내어 주신다. 아직도 이런 후한 인심으로 농촌생활은 풍요롭다.▲ 만드는 방법재료 = 호박, 멸치, 양파, 장, 청고추, 고추가루, 마늘1. 호박, 양파을 알맞게 썬다.2. 장, 청고추, 고추가루, 마늘을 넣고 조림양념장을 만든다.3. 재료에 조림양념장을 넣고 알맞게 물을 넣어 배합을 한다.4. 10분쯤 끓인 후에 멸치를 넣고 알맞게 졸인다.

  • 주말
  • 전북일보
  • 2011.08.12 23:02

[고광자의 제철 음식 이야기] ⑥열무물김치

여름철 우리집 부엌 시렁에는 '밥 바구니'가 있었다. 8남매 뒷바라지 하느라 살림살이는 궁색했다. 아마 냉장고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보리밥은 진기가 없었다. 그래서 점심 때가 되기도 전에 배는 고팠다. 두 동생들은 엄마가 일 하시는 밭에 나가보자고 야단이었다. 어린 나이에도 밭에서 일 하시는 엄마을 힘들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앞섰다. 그래서 조금만 참아보자고 달래곤 했었다.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엄마는 대나무 바구니에 열무 한아름을 옆구리에 끼고 들어오신다. 우리의 모습을 보시며 "배고프지? 좀 기다려라" 하시며, 열무를 다듬어 놓고 학돌(맷돌)에 고추랑 밥을 넣고 가신다. 순식간에 열무물침치를 담아 내셨다. 덕분에 우리는 학돌에 버무린 열무김치를 한 잎씩 얻어먹었다. "엄마, 맛있어. 빨리 밥 줘" 우리는 발을 동동거렸다. "소 여물을 썰고 계신 아버지, 불러 오너라" 우리는 대나무 편상에 둘러 앉아 시렁에 있는 '밥 바구니'를 내려놓았다. 큰 양푼에 보리밥을 넣고, 방금 담그신 짜박하게 국물이 있는 열무물김치랑 고추장에 참기름 한 방을 넣고 어머니는 맛있겠다며 쓱쓱 비비신다. 아버지 밥그릇에만 밥을 담아내시고, 우리는 숟가락만 들고 양푼 속으로 직행이다.'뭐가 그리도 급하셨을까' 쉰여덟에 어머니께서는 돌아가셨다. 지금 기억에는 냉장고가 없어 참 불편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편하시다는 말씀 한마디 없이 매일 김치를 담그셨던 것 같다. 담벽락 옆에 놓인 학돌은 어머니의 즉석 요리도구였다.여름철 가장 많이 먹는 김치가 열무김치이다. 옛날에는 한 여름철에 물김치를 먹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장마에 열무씨만 뿌려놓으면 고온과 습도에 녹아버리기가 쉽다. 우리 어머니들께서는 현명했다. 여름철에도 김치를 먹을 수 있는 농사방법을 터득해야했던 것이다. 콩밭에 열무씨를 뿌려 콩잎의 그늘을 이용해 '덤'으로 열무를 생산할 수 있는 나름 농사법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고된 노동으로 입맛 잃은 여름철 우리네 밥상에서 열무김치가 없었다면 입 맛 찾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요즘 콩밭에서 나는 열무는 부드러워 맛이 좋다. 땀을 많이 흘려 몸 안의 비타민과 전해질이 빠져 나가 식욕도 떨어지고 피로를 느끼게 되는 여름철에 부족한 비타민을 채워주는 열무는 여름과 궁합이 잘 맞는 채소이다. 열무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하게 있어 피부의 탄력을 유지해줄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줘 감기와 같은 질병을 예방해준다. 열무에는 비타민 A도 포함 돼 있어 점막을 튼튼하게 하는 효능이 있어 시력저하 방지에 도움이 되며, 피부와 모발 건강에도 좋다. 또한, 열무에는 산삼에 함유되어 있는 사포닌이 다량 함유돼 있다. 이는 혈관의 탄력성을 조절해주는 데다, 혈압이 높은 사람은 낮춰주고 낮은 사람은 높여준다.▲ 만드는 방법재료 = 열무, 마늘, 마른고추, 청,홍고추, 양파, 대파, 밥(찹쌀죽)1. 열무를 씻어 굵은 소금을 뿌려 살짝 숨을 죽인다.2. 절인 열무를 흐르는 물에 흔들어 씻어 물기를 뺀다.3. 양파는 채 썰고, 대파는 흰부분만 썬다.4. 청,홍고추는 반으로 잘라 씨를 뺀다.5. 마른고추, 마늘, 밥, 물을 넣고 믹서에 갈아 김치국물을 만든다.6. 김치국물에 재료를 넣고 섞는다.

  • 주말
  • 전북일보
  • 2011.08.05 23:02

[고광자의 제철 음식 이야기] ⑤닭백숙

"알려드립니다. 오늘 동네회관에서 점심때 닭을 삶기로 했습니다. 그러니 동네주민들께서는 한 분도 빠짐없이 참석해주시기 바랍니다."노인 회장님께서 방송을 하신다. 삼복은 일년 중 가장 덥다. 열심히 농사일 하느라 힘들었다. 그래서 복달임을 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날마다 땡볕에 나가 일 하는 동네 사람들이지만, 서로 얼굴을 마주할 시간이 없었다.이런 날은 동네잔치 날이다. 약속은 하지 않았지만, 할머니들께서는 비닐봉지에 뭔가를 담아오셨다. 마늘, 오이, 고추, 옥수수, 감자, 호박 등이다. "작은 동네에 모처럼 사람 사는 재미가 난다" 하신다. 오늘은 모두가 요리사다. 오늘 특별요리는 닭백숙이다. 그래서 닭요리에 세 분이 담당하셨다. 육족마늘은 장에 내다 파시고, 작은 새끼 마늘이 더 맛이 좋아 하시며 껍질을 까신다. 항아리에 넣어 보관해둔 대추, 작년에 선물 받았던 인삼 몇 뿌리를 넣고 닭백숙을 끓이신다. 오이냉국을 만들고, 호박전을 부치며, 옥수수랑 감자도 삶는다. 왁자지껄하게 음식을 열심히 만든다. 맛을 보라며 서로의 입안에 넣어주신다. 오이냉국엔 식초 좀 더 넣고, 부침에는 소금을 더 넣어야 겠다며 서로의 입맛을 맞췄다. 다 함께 모이면 자식 자랑부터 한다. 내 생일날에 딸이 용돈을 보내준 얘기, 귀여운 손자들 얘기 등 소소한 이야기로 정담을 나눈다. 구리빛 얼굴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어제 밤에 왜 옆집 소가 울었는지에 대해서도 묻는다. 소가 너무 더워서 밤새 잠못 자고 그렇게 울었단다. 사람이고 짐승이고 몸보신이 필요해 그래서 복날이면 꼭 복달이를 해야한다며 오늘 삼계탕 먹고 힘내 보시자고 한다.'이열치열(以熱治熱)'은 더운 여름에 차가운 음식을 자주 먹을 경우 체온관리가 허술한 위장과 내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오히려 따뜻한 음식으로 이와 같은 장기들을 보호한다는 뜻이 담겨 있는 옛 말이다.옛 문헌에 따르면 삼계탕은 원기를 크게 보하고 폐를 튼튼히 하며 비장을 좋게 하고 심장을 편하게 해준다. 오장 즉 간장, 비장의 양기를 돋구어주는 주약이며 위장의 기를 열어주고 광란, 구토, 갈증을 멎게 하고 혈맥을 잘 통하게 하여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장수를 한다. 남녀의 모든 허증(虛症)과 신체허약을 신속히 회복시켜주며 오장육부를 보한다. 삼복에는 닭고기를 먹어야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나온다.농부라는 직업은 자연이 주는 섭리대로 농사짓는 일이다. 농사일은 쉬어가면서 일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날마다 이 밭, 저 논에서 농부의 일손을 부른다. 하루라도 출근하지 않으면 잡풀들이 무성하고, 농작물 변화에 대해 알 수가 없어 큰 피해를 입을 수가 있다. 그래서 잠시도 쉬지 못한다.모든 농작물은 절기에 따라서 심고 자란다. 계절에 대해 이치를 알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할 때 참 농사꾼이 되는 것이다. '자연의 순리' 라는 단어는 무한이며, 예측이라는 단어를 무색케 한다. 그래서 풍년과 흉년을 점칠 수가 없다. 농사일은 자연에 의존한다. 자연이 주는 햇볕, 바람, 온도, 습도등 제때에 맞춰 자연이 농부를 도와야 제대로 농사를 짓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인간이 할 수 있는 방책은 농약을 뿌리거나, 비료를 주고 열심히 보살피는 것이다. 곡식이 자라고 열매를 맺는 결과는 자연에게 맡겨야 한다.▲ 만드는 법재료 = 닭, 인삼, 대추, 밤, 마늘, 소금, 찹쌀, 녹두 (입맛에 맞는 약초준비)1. 닭은 몸통 안쪽까지 깨끗이 씻어 준비한 뒤, 닭발을 제거한다.2. 닭 몸통 안쪽의 지방 덩어리와 닭꼬리에 있는 지방을 잘라낸다3. 찹쌀을 씻어 담궈 놓는다.4. 깨끗이 손질한 닭, 녹두, 준비한 재료들을 넣는다.5. 가스불에 40분정도 삶으면 된다.6. 삶아진 닭은 건져내고 찹쌀을 넣어 죽을 끓인다.

  • 주말
  • 이화정
  • 2011.07.29 23:02

[고광자의 제철 음식 이야기] ④가지볶음

외국손님이 집에 온다는데 반찬은 뭘로 할까 잠시 고민이다. 바구니 들고 텃밭으로 나간다. 우리집에는 오고가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인다. 그래서인지 특별히 손님맞이를 한다는 개념이 없다. 특별한 반찬를 만들기 보다는 텃밭에서 먹을 만큼 자란 채소들을 뜯어와 그날 반찬을 만든다.장마비가 많이 내려 밭작물이 좋지 않다. 보라색 채소나 과일은 환경에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텃밭에서 자라는 다른 작물보다 가지는 튼실하게 잘 자라 주렁주렁 매달렸다. 가지는 각 나라에서 흔하게 생산되고 있는 농산물 중 하나이다. 나라마다 가지 요리법도 다양하다. 치즈를 얹거나 튀기고 볶고 찌는 등 다양하게 조리된다.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의 가지요리법은 특별하다. 가지에 고추가루를 넣어 볶는 요리는 흔하지 않다. 영국에서 온 조이는 고추가루를 넣어 요리한 가지볶음에 특별한 맛을 느꼈는지 레시피를 알려달라고 했다. 한국에 처음 온 조이는 음식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맛에 대한 호기심이 강했다. 부각이나 조림, 장아찌도 잘 먹는 조이를 보면서 이제 한식은 세계인들이 즐겨먹는 음식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 방식대로 요리한 음식에도 거부감 없이 잘 먹는 걸 보니 말이다.가지와 같은 보라색 채소에는 안토시아닌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안토시아닌의 대표적인 효능은 질병과 노화의 원인인 활성 산소를 중화시켜주고 동맥경화증 감소, 당뇨병 예방 등에 좋다. 단백질, 탄수화물, 칼슘 등과 함께 비타민A와 비타민C가 있다. 또한 한약명'가자(茄子)'로도 불리는 가지에는 식품이면서 차가운 성질이 있어 열을 내리고 혈액순환을 돕고 통증을 멎게 하고 부기를 삭힌다. 구내염에는 가지 꼭지를 진하게 달인 물로 양치를 한다.우리나라에서는 집에서 식사 초대하는 일을 부담스럽게 여긴다. 주부들이 손님맞이 밥상 차림을 어렵게 생각하는 까닭은 아마 무조건 손님 입맛에 맞는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일 것이다. 하지만 손맛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손님 입맛 보다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요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자신있게 만들었을 때 손님 입맛에도 맞는 요리가 된다.손님맞이 밥상을 이렇게 준비해보자. 먼저 냉장고에 있는 식자재를 꺼낸다. 싱싱한 재료는 생무침으로, 조금 시들해진 재료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된장으로 간하여 무쳐 내고, 약간 억센 재료는 멸치나 참치를 넣고 볶는다. 냉동실에 아껴 놓은 조기도 꺼내 굽고, 이렇게 하면 서너가지 반찬이 '뚝딱' 만들어진다. 여기에 된장찌개나 오이냉국으로 마무리하면 좋을듯 싶다. 이젠 고민하지 말고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요리법으로 손님 밥상을 차려보자.▲ 만드는 법재료 = 가지, 간장, 마늘, 고추, 양파, 고추가루, 들기름1. 가지를 3등분하여 썬다.2. 양파, 고추, 마늘 알맞게 썬다.3. 후라이팬에 들기름을 두루고 열이 올라오면 마늘을 먼저 넣고 볶는다.4. 간장과 재료들을 넣고 볶다가 고춧가루를 넣고 볶는다.5. 알맞게 익으면 참기름, 참깨를 넣고 마무리한다.

  • 주말
  • 전북일보
  • 2011.07.22 23:02

[고광자의 제철 음식 이야기] ③부추전

장마철 우리 몸은 피곤하다. 습한 기운으로 몸이 나른하고 가만 있어도 땀이 흐른다. 반면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몸 속이 차가워져 설사를 하게 된다.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장마철에는 부추가 으뜸가는 보약이다. 부추는 양기를 일으키는 강장 식물. 부추는 특별히 정성을 들여 가꾸지 않아도 한번 심으면 저절로 잘 자랄 만큼 생명력이 강하다.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어 산골마을 집집마다 텃밭에 부추를 심어놓고, 손님이 오면 필요할 때 잘라서 한상차림으로 내놓는 데 적합한 재료이기도 하다.대부분의 채소는 성질이 차가운 데 반해 부추는 따뜻한 성질이 있다. 달면서도 매운 맛이 있는데, 매운 맛이 뱃속을 따뜻하게 한다. 소화를 돕는 부추는 만성 위염, 위궤양 등에도 좋다. 향이 많이 나는 것은 적체를 풀어주고 소화를 돕는다. 부추는 몸이 냉하거나 소화기가 약한 사람도 잘 먹을 수 있다. '비타민의 보고'로 불리는 부추는 카로틴, 비타민 B2, 비타민 C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녹황색 채소. 부추는 기와 혈을 통하게 하는 효능이 강하다. 노화를 방지하는 베타·카로틴은 호박 중 늙은 호박의 4배 이상, 애호박의 19배 이상, 배추의 83배 이상 많이 들어 있다. 그래서 죽은 피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고 철분이 풍부하게 함유 돼 빈혈에 좋으며, 혈액 순환과 정력 증강에도 좋다.부추는 찌개·탕과도 잘 어울리며, 부추겉절이무침·부추김치·부추나물등 약방의 감초처럼 이용된다. 그 중에서도 부추전은 가장 쉽게 맛을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요리다.장마철이면 어머니께서는 꼭 부추전을 부쳐주셨다. 전을 부치는 날이면 우리 팔남매는 작은 상을 펴고 상끝에 기대어 부추전 한 장이 나오기만을 학수고대 하며 기다렸다.덩치가 작은 동생들은 밥상 귀퉁이자리에서 물러서지 않기 위해 서로의 어깨를 부벼데며 옥신각신 다툼이다. 우리 팔남매는 엄마의 후라이팬이 원망스러웠다. "왜 빨리 익지 않은 것일까".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고 조금만 기다려 했던게 바로 어제같다. 부추전 한 장에 우리는 기다림이라는 의미을 몸소 배웠고, 옥신각신 끝에 서로 위로하는 배려를 배웠다. 엄마는 부추전 한 장를 꺼내시며 "광자야, 뜨거우니 조심해라" 하시며 동생들을 먼저 챙겨서 먹이라는 당부를 잊지 않으셨다. 하지만 동생들 먹이는 것 보다 내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했다. 부추전 한 장에 팔남매 젓가락질은 치열했다. 그때는 함께 나눠먹기보다는 한 조각이라도 많이 먹겠다는 욕심이 컸지만 형제간의 정은 넘쳤다. 우리 팔남매가 함께 할 수 있었던 치열한 젓가락 공방전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그땐 밀가루가 참 귀했던 시절이었는데 어머니께서는 현명한 분이셨다. 이맘때 부추전을 꼭 먹이신 이유는 배앓이 하지 않고 건강한 여름철을 보내기 위한 당신 나름의 보양식이었던 것이다.오늘은 내가 후라이팬을 잡았다. 옹기종기 둘러앉아 부추전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동네 할머니들이다. 농작물 자라는 이야기며, 노루가 콩잎을 뜯어먹어서 올해 콩농사 잘못 될까 걱정이시다. 오늘 부추전과 어울리는 감초는 바로 '이웃과 함께 나누는 대화' 인 것 같다. 우린 따뜻한 부추전에 막걸리 한사발을 마시며 서로의 세상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재료 = 부추, 고추(청,홍), 양파, 소금, 달걀1개, 물, 밀가루, 식용류▲ 만드는법1. 부추를 씻어 5cm 자른다2. 고추, 양파 어슷썰기 한다.3. 재료에 달걀을 넣고 소금으로 적당하게 간을 한다.4. 후라이팬을 달구어 적당량의 식용류와 재료를 넣고 부친다.

  • 주말
  • 전북일보
  • 2011.07.15 23:02

[고광자의 제철 음식 이야기] ②쇠비름

음식은 자연의 기운에서 시작된다. 쇠비름은 오행초다. 뿌리는 흰색, 씨앗은 까만색, 잎은 푸른색, 줄기는 붉은색, 꽃은 노란색이다.음식에서 오방색은 황(黃), 청(靑), 백(白), 적(赤), 흑(黑)의 5가지 색을 말한다. 오방색을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오장육보와 비교하여 음식과 건강관계를 말한다. 오래 전부터 선인들께서는 음식의 맛과 색에서도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조리했다. 음식재료를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재료는 제철에 나는 음식재료다.음식재료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우선 한가지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들이다. 또 한가지는 농부가 토양에 씨앗을 뿌려 거두는 것이다. 그 중 쇠비름은 우리네 밭에 가장 많이 자생하고 있는 풀과의 하나다. 요즘 쇠비름 때문에 아낙들은 씨름 한판 벌여야 한다. 콩농사 잘 짓자고 일년내내 힘겹게 거름을 만들어, 이른 봄 뿌려놓은 거름의 영양분을 제일 먼저 맛본 놈들이 풀들이다. 이중 쇠비름은 생명력이 강해 젊은 아낙의 호미질 소리 요란하게 한다. 아낙의 손길을 걷친 콩은 잡풀들이 사라져 맘 것 거름의 영양분을 먹을 수 있어 기분 좋은 합창을 한다.쇠비름과 함께 공생하는 방법을 찾자. 쇠비름은 우리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갖고 있다. 요즘 나는 쇠비름은 나물과 김치로 담궈 먹으면 좋다. 노오란 꽃이 피면 효소로도 담근다.우리는 봄부터 여름까지 나는 쇠비름 새순을 뜯어 나물이나 물김치로 먹고, 서양에서는 샐러드로 먹는다. 쇠비름을 먹으면 장수한다고 해서 장명채(長命菜)라고 한다. 쇠비름 나물을 한 끼만 먹어도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E, C베타카로틴, 글루틴 같은 것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다. 쇠비름에는 타닌과 사포닌, 베타카로틴, 글루틴, 칼륨, 비타민 C, D, E를 비롯해 생명체 유지에 꼭 필요한 필수지방산인 오메가3 지방산이 비름 100g에 300 ~ 400 mg이나 될 정도로 풍부하다. 쇠비름에 들어 있는 오메가3라고 하는 지방산은 혈약순환을 좋게하고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질 같은 몸안에 있는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며, 혈압을 낮추어주는 작용을 한다.음식에 오방색이 있다면 내 손끝에서 낼 수 있는 맛은 몇 가지나 있을까? 개인마다 다르지만 여러가지의 맛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음식이란 음식 하는 이의 건강한 몸과 마음가짐에서 나온다. 그래서 '음식 맛은 손 맛'이라 했다. 약이 되는 음식을 가족들에게 먹이고 싶을때 에는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음식재료랑 즐기며, 최고의 요리사로 변신해 보자.우리몸의 원천적 기운은 음식에서 얻은 영양분이다. 내가 만드는 음식에 좋은 기운을 넣어보자. 이렇게 만들어진 밥상은 우리가족의 건강한 밥상일 것이다. 자연의 사계와 함께 나이듦은 소박한 농부의 삶과도 같다. 제철에 나는 음식 재료는 자연이 주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자연이 갖고 있는 섭리와 흐름을 역행하지 않는 제철음식은 우리 육체의 보약이다.▲ 만드는 법재료 = 쇠비름, 고추가루, 무, 양파, 대파, 청고추, 홍고추, 찹쌀풀만드는 법1, 쇠비름을 씻어 먹기좋게 썬다( 약7cm)2. 고추가루를 거즈에 쌓아 붉은색으로 물들이고 찹쌀풀을 약간넣어 김치물을 만든다.3. 무는 게 알맞게 썬다. 양파4등분, 고추는 반으로 잘라 씨를 뺀다.4. 대파는 반으로 잘라 7cm로 자른다.5. 재료을 다 넣어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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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1.07.08 23:02

[고광자의 제철 음식 이야기] ①동이 난 상추김치

요리에 있어서 재료는 처음이자 끝이다. 그래서 제철에 맞는 좋은 재료로 차려낸 밥상은 아무리 간소해도 모자람이 없는 법이다. 매주 금요일 '하늘모퉁이' 발효식품 대표 고광자씨가 '고광자의 제철음식 이야기'를 연재한다.〈편집자 주〉바로 옆집에 사는 며느리는"입맛 까다로운 시어머님 밥상에 뭘 올릴까?" 긴 한숨을 내쉰다.매년 봄이면 제일 먼저 상추씨를 뿌린다. 봄부터 한 잎 한 잎 뜯어먹던 상추는 초여름이 되면, 동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막 시집온 새댁 시절만 해도 어르신들께서 뭘 좋아 하시는지 몰라 밥을 들지 않으면 맘이 편치 않았다. 그때는 어려운 시절이라 먹거리가 많지 않았다. 푸성귀라고는 동이 오른 상추뿐인데, 쌉소름한 상추로 뭘 할까 했다. 고추에 보리밥을 넣고 학돌(멧돌)에 갈아 상추김치를 담갔다. 입맛을 잃은 이맘때 동상추김치는 시어머님께서 좋아하는 제철 최고의 반찬이었다. 고기반찬에 진수성찬보다야 좋지 않겠지만, 그때 먹던 동상추김치는 참말로 맛있었다고 하신다.옆집 시어머니는 나에게 "상추가 동이 올라와 아까워서 어쩔까 모르것네, 상추 먹을거면 뜯어다 줘"하며 대답을 기다리신다. "할매 그렇지 않아도 쌉소름한 상추김치 먹고 싶었는데 걱정마세요" 나도 돌아가신 시어머님을 생각하며 동상추김치를 담갔다. 약간 익혔으면, 쌉소름한 맛이 입맛을 돋게 한다. 밭에나가 땀흘리며 일하다 점심때 된장, 고추, 동상추김치만 놓고 먹어도 행복한 시골 점심밥상으로 충분한다.남원에서는 특히 담배상추를 즐겨먹는다. 담배상추는 잎이 크고 두꺼우면서도 부드럽다. 상추는 수분이 많다. 그래서 탈수가 일어나기 쉬운 여름철 건강에 좋으며, 뜨거운 햇볕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두통이나 현기증에도 좋은 음식이다. 상추는 각종 오염으로 인해 몸에 쌓인 독소와 노폐물을 없앤다. 조혈 효과가 있는 철분이 많이 있어 빈혈 예방에 효과적이다.숙취 해소와 간장의 기능을 돕고 피를 맑게 해주어 음주 후 컨디션을 되찾는 데 효과적이다. 동이 올라온 상추를 꺾으면 하얀색 뜬물이 나온다. 쓴맛을 내는 '락투카리움'이라는 성분이다. 이는 진통 효과가 있어 마음을 안정시켜 수면을 유도한다.어릴 적 먹어보던 음식은 우리 몸에 차곡차곡 맛을 쌓아 놓는다. 본능적으로 계절마다 내 몸에 필요한 영양성분이 들어있는 음식을 찾게 된다. 인간이란 묘한 동물적 본능이 잠재 해 있음을 음식에서도 알 수 있다. "먹고 싶다 "는 생각보다는 먼저 내 몸에 필요한 음식을 감지하여 몸이 음식을 부르는 것이다. 오늘 내 몸이 부르는 음식은 바로 동이난 상추김치다.▲ 만드는법재료 = 동상추, 고추가루, 새우젓, 멸치액젓, 찹쌀풀, 마늘, 양파, 파1. 동상추를 씻어 살짝 절인다.2, 동상추 양에 맞게 양념을 준비한다.3. 절여진 동상추를 한번 씻은 뒤 먹기 좋게 반으로 자른다.4. 두 번, 함께 버무린다.5. 살짝 익혀 먹으면 여름철에 먹기 좋은 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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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1.07.01 23:02

[음식이야기] 바지락죽 전문 변산온천산장

서해연안의 청정지역에서 갓 잡아올린 싱싱한 바지락만을 엄선해 생인삼과 쌀 당근 녹두 등을 주원료로 끓여지는 바지락죽.지난 1995년 부안군 향토음식 지정과 함께 소비자들로 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바지락죽은 어머니의 손끝에서 우러나는 그윽한 맛깔스러움이 입안에서 절로 군침을 돌게 한다.바지락은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필수아미노산이 균형있게 들어있고 육질에 함유된 타우린성분은 간의 해독기능을 촉진시키며 술마실때나 숙취에 좋다고 알려지고 있다.특히 임산부나 어린이 노약자에게는 철분이나 무기질 함량이 많아 빈혈을 예방하고 소화기능을 촉진시켜줄 뿐 아니라 비만을 막고 피부를 좋게 해주는데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전하고 있다.부안에서 변산방면으로 18.5㎞에 위치한 변산면 대항리 변산온천산장(대표 신윤희)은 사계절 사람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1백50여명의 식도락가들을 동시에 수용할수 있는 이곳은 빈집을 헐고 마당 한켠을 잘 정비해 넉넉한 주차공간을 확보, 탁트인 공간은 자연과 조화를 이뤄 왕성한 식욕을 느끼게 한다.오랜기간 바지락죽만을 전문으로 고집해온 이집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타지역에서도 줄을 잇는 등 유명세를 떨치고 있지만 특유의 죽맛은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고 있다.씨알좋은 바지락만을 골라 깨끗이 세척한후 살을 빼내어 끓는 물에 쌀이 어느정도 반죽이 돼갈때 바지락살을 넣고 녹두와 당근 등 양념을 고루 섞어 우려내는 바지락죽.죽위에 뿌려놓은 얄게 썰어진 인삼에서 배어나는 독특한 향기는 죽맛을 더욱 감칠맛 나게 한다.한편 가격은 6천원(1인분 기준)을 받고 있으며 소중한 분을 위해 포장판매도 실시하고 있다.전화 063-584-4874(5)

  • 주말
  • 김찬곤
  • 2002.08.16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