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생 앞에서 나를 일으켜준 '시간'
시인이자 수필가인 최정선씨는 도내 문학계에서는 잘 알려진 여류 문인. 전북여류문학회·전북문인협회·전북시인협회·원광문인회·석정문학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며 '필력'도 이미 인정 받았다. 아직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을 내지 않아 그 자신에게는 부담감으로, 지역 문단에는 아쉬움을 남아있었다.그런 그가 첫 수필집 '지나온 시간은 모두 선하다'를 냈다(수필과 비평사). 공력이 묻어나는 수필집이다. 책 제목이 말해주듯 저자는'시간'에 주목했다. "'시간'은 언제나 나와 함께 했다. 함께 걷고, 함께 쉬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하였다. 다리 아프다고, 어서 가자고, 울지 마라고, 나를 조러거나 힐난하지 않았다. 생은 도처에서 나에게 힘겨운 도전을 해왔으며, '시간'은 그때마다 나를 부축하여 일으켜 세우고 다시 걸을 수 있는 힘을 주었다."(책 머리에서)힘든 상황까지도 '지나온 시간은 모두 나에게 선하고 관대했다'는 그의 말에서 그가 어떤 자세로 삶을 살아온지 읽게 한다.문학평론가 호병탁씨는 "최정선의 글에는 예의 '대나무'같은 근본과 기품이 배어 있다. 그런 바탕 위에 심미적 예술성·철학적 사상성이 혼연일체를 이루는 글을 만든다"고 해석했다. 수필이 시와 함께 의미를 공유하며 완벽하게 어우러질 수 있다는 것에도 '드문 일이고 놀라운 일이다'고 평했다.담양의 죽녹원, 임실 운암교 외진 산길, 내변산 국립공원 골짜기, 옥정호, 전주 은행나무길, 지리산 산행에서 만나는 동식물 하나하나에 따뜻한 사랑을 느끼고, 자연을 통해 우리의 삶을 관조하는 글들을 만날 수 있다. 또 베토벤의 전원을 통해 위로를 받고, 브람스의 변주곡에서 인생의 희노애락을 이야기했다. 음악가였던 남편(고 차형균 전주대 교수)과 음악 전공의 딸을 통해 음악과 자연스럽게 친해진 그의 또다른 음악읽기다.저자는 '월간 에세이'에 2차례 수필 추천을 받았고, '월간 한국시'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으로 등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