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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여행] 국회의사당

한국에서 가장 넓은 정원. 여의도 전체 면적의 1/10을 차지한 정치 일번지.서울시 영등포구 의사당로 1번지, 국회의사당을 일컫는 수사(修辭)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로봇 태권브이의 머리를 연상케하는 푸른 지붕의 건물을 모르는 이가 없다.국회의사당은 해마다 이 맘때면 외지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전국의 유권자들이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켜보기 위해, 전국의 초중고교생들이 견학차 국회를 찾기 때문이다. 적지않은 지역민들도 이미 국회나들이를 다녀왔을 법하다.하지만 몇시간의 방문으로 국회의 속살을 제대로 들여다보기는 어렵다. 얼마 전까지 국회를 출입했던 인연을 앞세워 국회의사당의 내부를 찬찬히 들춰본다.현재의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1975년 8월 15일 들어섰다. 1969년 제헌절이었던 7월 17일에 기공식을 가진 이래 6년 만에 공사를 마쳤다. 모두 135억원의 건축비가 투입됐다. 당시 국내 예산 규모가 약 1조3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 해 예산의 1%가 넘는 대공사였다.국회의 전체 면적은 33만580m²(약 10만 평), 의사당인 본관의 면적은 8만1442m²(약 2만4600평)에 달한다.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의 본관은 국회의사당 건물로는 동양 최대의 크기와 면적을 자랑한다.순수 국산 자재와 국내 기술로 완성된 국회의사당에는 앞쪽과 뒤쪽 각 8개와 양 옆 4개씩 모두 24개의 기둥이 있다. 기둥의 비율과 외형은 경복궁의 경회루 석주(石柱)를 본뜬 것으로, 24절기를 의미한다. 또 전국 8도(道)에 맞춰 전면에 기둥 8개를 배치하도록 설계됐다. 국회의원들이 1년 24절기 내내 항상 전국 8도의 국민들을 생각하라는 뜻을 담았다는 게 국회측의 설명이다.본관의 경우 둥근 돔형태의 지붕을 가진데다, 처마역할을 하는 수평의 파라펫(평판 석조물)과 이를 지탱하는 거대한 기둥을 지닌 탓에 '국회의사당에서 로봇 태권브이가 숨어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여전히 들린다. 실제로 지난 1월에는 로봇 태권브이가 주제가에 맞춰 국회의사당 돔 사이로 떠올라 출격하는 모습이 입체영상으로 연출돼 세간의 관심을 모았었다.'ㅁ'자 구조의 본관건물은 지상 3층부터 8층까지 속이 비어있는 구조다. 3층 로텐더(rotunda)홀에서 고개를 치켜들면 곧바로 지붕이 보인다.국회의원들은 본관 2층에서 차량을 내린 뒤 빨간 융단이 깔린 계단을 오른 뒤 로텐더홀을 지나 본회의장으로 입장한다. 원형무대를 뜻하는 로텐더홀은 연말 예산국회 때마다 여야간 물리적 충돌의 단골 전쟁터로도 알려져 있다.본관안에는 국회사무처와 기자실(정론관)외에도 본회의장, 예결위 회의장, 소회의장, 각 정당 대표실 및 원내대표실, 상임위 회의장 등이 있다.또 국회안에는 국회의사당외에도 다수의 건물이 있다. 본관의 좌우로 국회의원회관과 국회도서관이 마주보고 있다. 국회도서관의 뒤편에는 국회방문자센터와 헌정기념관이 있고, 국회의사당과 국회의원회관의 사이에 후생관 등을 두고 있다.현재 국회의원회관의 뒤편에는 별도의 국회의원회관이 조성중으로, 별관이 완공되면 국회의원실이 현재의 30평에서 60평으로 크게 늘어난다.매머드급 규모에 걸맞게 걸어서 국회를 한바퀴 돌기 위해서는 30~40분의 시간이 필요하다. 국회에는 299명의 국회의원이 있다. 한명의 국회의원이 7명의 보좌진(보좌관 2명·비서관 2명·비서 3명)를 둘 수 있고, 사무처 및 도서관 직원, 출입기자 등까지 합치면 국회 울타리내에 상주하는 인구는 수천명에 달한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회안에는 상주직원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흡사 '작은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농협 등 은행과 우체국, 세탁소, 미장원과 이용실, 구두수선소는 기본이다. 내과·치과·한의원·약국이 있고, 세탁소도 두고 있다. 후생관에는 하나로마트가 입주한 것은 물론 빵집, 안경점, 서점, 꽃집도 영업중이다. 후생관 2층에는 예식장도 마련돼 있고, 최근에는 민주당 신건 의원(전주완산갑)의 보좌진 한명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본관 지하에는 교회와 성당·선원(禪院)까지 완비돼 있다. 국회의원들을 위한 사우나, 일반 직원들이 이용하는 체력단련실 등은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시설로 꼽힌다.사실 적지않은 국민들이 국회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낸다. '폭력국회·막장국회'라는 선입견도 여전하다. 여야가 주요 현안이 제기될 때마다 극한대립과 물리적 충돌을 일삼는 추태를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은 국정감사 등 정부견제와 입법활동을 위해 불야성을 이루는 곳이기도 하다. 국회의 속살을 들여다볼수록 '국회도 사람사는 곳'이라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기 마련이다.

  • 주말
  • 정진우
  • 2011.04.29 23:02

[맛&여행] 국회의사당 숨겨진 속살 '지하통로'

국회안에서 일반인의 발길을 허용치 않는 비밀공간은 어디일까. 본관을 중심으로 국회의원회관과 국회도서관을 연결하는 지하통로다.국회내 모든 건물과 시설들이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것과 달리 이곳 만큼은 유일하게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다. 전체 길이는 460m에 달한다. T자형태인 이곳은 국회도서관이 신축되던 해인 지난 1984년 의사당과 함께 설치됐다. 중국 한나라의 천문점성사상에서 유래된 불사 건축방식과 유사한 구조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 개방시간은 오전 6시~오후 8시까지로, 국회 방호원이 통로 출입구를 철저히 통제한다.지하통로는 비상시 대피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설치됐지만 평상시에는 비가 오는 등 날씨가 궂을 때 애용된다.통로 바닥에는 붉은색 쿠션 매트가 깔려져 있다. 채광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자칫 어둡고 답답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통로 벽면에는 그림과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한편 본청 정면에 위치한 해태상 한쌍 밑에는 와인이 보관중이라는 사실은 낯설지 않다. 1975년 국회의사당 준공에 맞춰 해태주조㈜가 기증한 백포도주를 해태상 아래 깊이 10m에 묻었다. 해태상 하나에 36병씩 모두 72병이 묻혀 있다. 와인들은 국회의사당 준공 100년이 되는 오는 2075년에 꺼낼 예정이다.

  • 주말
  • 정진우
  • 2011.04.29 23:02

[맛&여행] (22)부안 변산·하서면 바지락죽 전문점

부안은 산과 들, 바다가 어우러져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국내 유일의 반도인 변산반도 국립공원을 품고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연중 이어진다.빼어난 경관 때문만은 아니다. 청정해역에서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나오는 수산물로 만든 각종 별미들이 입맛을 사로잡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지난해 4월에는 세계 최장인 새만금 방조제의 전면 개통으로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주요 관광지역을 중심으로 음식점들이 앞다퉈 문을 열었고, 현재 성업중이다.▲부안 갯벌 품질좋은 바지락 풍부새만금 방조제 시점인 새만금전시관 인근인 변산면과 하서면 일대에는 바지락죽 전문음식촌이 형성돼 있다. 관광시즌이면 손님들로 가득하다.부안에 바지락죽 전문음식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8년전인 1993년. 변산면 대항리 묵정마을 변산온천산장이 1호이다.변산온천산장은 지난 2006년 12월 바지락죽 제조특허를 획득했다.이후 변산온천산장의 바지락죽 요리담당자들이 독립해 바지락죽 전문집을 잇따라 차리면서 묵정마을 부근에는 바지락죽 전문집이 4개로 늘었다. 그로인해 묵정마을은 바지락죽촌으로 유명해졌다.묵정마을 바지락죽 음식점중 3개 업소는 간판 등에 원조임을 내세우는 경쟁도 치열해 관광객들은 진짜 원조바지락죽 음식점이 어느쪽인지 헷갈리기도 한다.묵정마을 말고도 새만금 전시관으로부터 1㎞이내의 변산면 대항리와 하서면 백련리 국도 30호 도로변에도 바지락죽 음식점이 들어서 있다. 이 일대도 바지락죽 음식점이 10개에 달해 특화거리가 되고 있다.▲서해안의 별미중 별미로 자리매김변산온천산장을 며느리와 함께 운영하는 신윤희씨(65)는"부안에서 바지락죽 음식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갯벌로 유명한 부안 앞바다 갯벌에서 품질이 전국 가장 좋은 바지락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신씨는"변산반도 연안에서 채취하는 육질좋고 해감없는 자연산 바지락을 원료로 해서 인삼·녹두·당근·쌀 등을 넣어서 만든 죽은 담백하고 영양이 풍부해 서해안의 별미중의 별미"라고 자랑한다.이어 그는"이 곳에서 직접 맛을 보고 돌아간 손님들이 서울·경북 영덕 등 외지에서 택배로 주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부안을 대표할 만 음식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바지락죽 음식점들은 최근들어 바지락죽 이외에도 고춧가루와 버무려 매꼼한 맛을 내는 바지락 회무침, 야채 등을 넣은 바지락 전을 개발하는 등 바지락을 원료로 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가격부담 적어 강점 관광객 인기바지락죽 음식점에 관광객들이 몰리는 것은 바지락이 건강에 좋고, 다른 음식에 비해 가격 부담이 적은 게 주된 요인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가격대는 바지락죽은 7000~8000원, 바지락 야채전은 1만원, 바지락 회무침은 2만~3만원으로 생선회 등 다른 음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단체 관광객들이 즐겨 찾고 있다.이와함께 그동안에는 새만금 전시관 주변이 국립공원으로 묶여 개발행위가 제한됐으나, 올 1월 국립공원지역에서 해제돼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관리계획이 수립되는 내년 연말께면 바지락죽 취급 음식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주말
  • 홍동기
  • 2011.04.29 23:02

[맛&여행] (21)임실 읍내·전통시장 음식점

예로부터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임실은 풍광이 수려하고 토질과 기후가 알맞아 사람이 생활하기에 적합한 고장으로 손꼽힌다.전주에서 임실의 관문인 관촌면은 600리 섬진강이 태동하는 곳으로 사선대는 신선이 놀다 갔다는 전설을 간직할 만큼 주변 경치가 뛰어났다.때문에 봄에는 진달래와 개나리, 벚꽃 등을 둘러보고 여름이면 천렵과 낚시꾼, 피서지로 각광을 받는 곳이다.더불어 가을에는 다양한 수목의 단풍이 온갖 자태를 뽐내고 겨울에는 썰매와 함께 눈부신 설경에 힘입어 도시민들의 사랑이 식지 않는다.여기에 섬진강의 지류를 따라 자동차로 드라이브 코스를 거쳐 옥정호를 둘러보고 강진면 필봉농악촌과 섬진강댐을 차례로 섭렵하면 족히 한나절은 훌쩍 지나간다.방문객이 전주나 남원에서 출발한다면 임실읍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촐촐한 시간에 맞춰 임실전통시장을 찾으면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특히 별미를 즐기는 식도락가에는 봄철 나른한 심신을 돋궈줄 보양식이 요구되기에 임실공설운동장에 주변에 위치한 '취선정(643-3655)'의 용봉탕을 첫번째로 권장한다.큼지막한 자연산 별주부에 오골계가 듬뿍 담긴 용봉탕은 여성이나 어린이들이 기피하는 음식이지만 술을 즐기는 애주가들에는 인기 만점으로 꼽힌다.특히 이곳이 자랑하는 용봉탕(4인 기준 12만원)에는 낙지와 6년근 인삼은 기본이고 전복과 녹용 등 남성들의 보양에 필요한 다양한 재료가 눈길을 끈다.뿐만 아니라 애주가들의 건강을 보호키 위해 헛개나무와 오가피, 당귀 등 다양한 한약재도 들어가기 때문에 술자리도 길어지기 일쑤다.반면 여성과 어린이들에는'닭곰탕(4인 기준 4만원)'이 제격이고 산해진미가 들어가는'육해공탕'을 비롯 김치와 돼지갈비로 요리한'묵은지찜'도 일품이다.여기에 각종 먹거리가 다양한 임실전통시장에는 방문객들의 입맛에 맞게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고른 메뉴를 즐길 수 있다.우선 도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임실순대는 인공적인 첨가물 없이 자연 그대로의 전통음식을 오랫동안 자랑한다.50년 전통을 자랑하는'도봉집(643-2980)'과'개미집(642-3370)'이 대표격인 순대국(5000원)은 특유의 냄새를 완전히 배제, 여성과 어린이도 즐기는 음식이다.때때로 별미를 즐기는 애주가들은 각종 야채가 가미된 순대전골(4인기준 3만원)을 선호하고 있어 한번쯤 먹어봄직한 메뉴로 알려졌다.면 종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곳에는 개미분식(643-9239)의 수제비와 전통국수(3000원)에 이어 임실국수(642-5836)의 팥칼국수를 추천한다.멸치로 우려낸 육수에 오리지널 참기름을 사용하는 이곳은 현지인들도 믿고 즐겨 찾는 맛집으로 유명하다.한우를 즐기는 방문객들에는 비교적 싼값으로 다양한 부위를 선택 수 있는 육질 좋은 음식점도 더러 있다.임실농협 뒷편에 자리한 초원식당(642-2075)은 임실지역에서 키운 순수한 한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고깃집으로 정평이 났다.특이한 맛을 볼 수 있는 주요 부위는 갈비살(200g 2만원)을 비롯 꽃등심과 안창살 등이 입맛을 다시게 하는 곳이다.버스터미널 앞에서 성업중인 신선가든(643-6719)도 외지인들이 자주 찾는 한우 전문식당으로서 연일 북적이는 곳이다.이곳에서 생선회를 맛볼 수 있는 유일한 바다횟집(643-0466)은 여수와 군산 등지에서 당일 배송을 통해 신선한 횟감을 선보인다.점심으로 간단한 생선탕(1인 기준 5000원)과 매콤한 맛을 병행하는 초밥은 나른한 봄날, 입맛을 잃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구미를 당겨준다.이밖에 특식으로 즐기는 보리밥집(643-34450)과 백반으로 푸짐한 삼미식당(643-1413), 동태찌개의 수목식당(642-7337)도 성업중이다.

  • 주말
  • 박정우
  • 2011.04.22 23:02

[맛&여행] (20)완주 구이면 모악산 입구 음식점들

모악산은 전주시민의 혜택이요, 축복이다.정상에 어머니가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형태의 바위로 인해 '모악'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고, 4계절 수많은 전주시민과 등산객들이 모악산을 오른다.높이 793m로 체력의 강약에 따라 적절한 등산코스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으며 전주시 남서쪽 12㎞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정상까지의 등산로가 거의 나무그늘로 이뤄져 있어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 있다.이에 따라 2만7950㎡, 870대를 수용할 수 있는 드넓은 주차장이 2000년에 조성됐고 주차장에서 편리하게 모악산에 오를 수 있도록 도로가 정비되면서 관광지구가 조성됐고 이 곳에 음식점과 찻집들이 밀집돼 있다.모악산관광지구내 음식점들은 저마다 특별한 맛을 뽐내고 있으나 옛 등산로, 면사무소와 구이저수지 부근, 안덕파워빌리지 등에는 몰라서 못가는, 그래서 꼭 가봐야 하는 '별미'가 있다.특히 푹신한 착지감으로 관절이 안좋은 사람에게도 산책코스로 그만인 안덕파워빌리지쪽 등산로는 모악산의 숨어있는 보물이고 안덕웰빙부페는 무공해 청정식·순수한 가격(6000원)이 한 번 찾은 사람의 발길을 다시 끈다.완주 구이면에서 모악산에 올라 평소 쌓인 스트레스를 날리면서 심신을 단련했다면 하산길에 숨어 있는 별미를 찾아가보는 것도 작은 행복이리라.정성과 인심, 신선한 재료에 착한 가격으로 '미각만족'을 주는 음식점들이 곳곳에서 빛나고 있다.상학마을 옛 등산로에는 '옛날국수(221-7304)'가 있다. 면발이 약간 굵어 국수의 포스가 색다르고 멸치로 우려낸 국물이 깊은 맛을 낸다. 산에 다녀오느라 허기진 배를 달랠 수 있도록 양을 풍부하게 줘 곱배기를 방불케 한다. 1인분 3000원이며 모자라면 더 주고 추가요금은 없다. 등산객뿐만이 아니라 전주에서 일부러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옻닭 또한 일품이다.역시 옛 등산로에 소라네집(221-1999)과 산촌(222-8262)이 있다. 묵은지도리탕·청국장·산채비빔밥·순두부백반 등 다양한 메뉴중 어느 한가지 맛에서 뒤쳐지는 것이 없다. 무엇보다 보리밥(6000원)을 권한다. 큰 대접에 콩나물·열무·상추·생채·고사리 등 계절야채와 된장·고추장을 취향대로 비벼 먹는다. 보리밥을 다른 곳에서는 만나기 힘들다.등산로 입구 교차로 부근에는 우리밀콩짜장(221-0015)이 이름 그대로 '우리밀로 만든 짜장'을 선사하고 있다. 산행후의 중식(中食)이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름을 준다. 주방장의 솜씨 덕분에 주민들이 애용하는 곳이다.소야(222-3235)와 학래촌(221-8256)은 고기집이다. 교차로에 있는 소야는 육사시미 600g 4만원(구매 3만원), 꽃등심·갈비살은 600g 5만원(구매 4만원)이다. 면소재지에 있는 학래촌은 육사시미 600g 3만6000원, 등심 600g 4만5000원, 생삼겹·목등심 600g 2만7000원이다. 안창살·토시살 등 특수부위는 싯가다. 백반(5000원)은 부담없고 토속적이어서 면사무소 직원 등 지역의 샐러리맨이 즐겨 찾는다. 육질이 좋고 가격이 착해 손님이 많다.면소재지의 구이반점(221-7603)은 홍합짬뽕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다슬기수제비(221-1671)는 흔하지 않은 맛을 제공해 단골이 적지 않다.구이면 안덕리 95번지 찜질방을 갖춘 안덕파워빌리지의 채식부페(226-4061)는 무공해 자연식이다. 마을주민들이 공동체를 세워 운영하고 있는 이 곳의 재료는 모두 주민들이 직접 재배해 신선함을 자랑한다. 날마다 부근의 밭에서 수확한 농산물로 이뤄진 부페는 진정한 '웰빙'으로서 특히 몸매에 신경쓰는 여성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1인 6000원에 점심 위주로 운영되며 단체로 예약하면 저녁식사도 준비된다.안덕파워빌리지에서 출발하는 모악산 등산로는 푹신푹신해 '착지감'이 좋다. 모악산 입구 본격적인 등산부터는 급경사이지만 그 전까지 침대의 쿠션감이 있을 정도로 부드러워 관절에 무리가 가지않게 산책코스로 인기 있다. 채식부페에서 국물이 진해 몸에 이로운 옻닭(4인 기준 4만원)을 예약하고 산에 다녀오면 살아난 입맛에 먹는다는 것이 즐겁다. 찜질방에서 근육을 풀어준 후 몸보신으로도 제격이다.경기도 안성에서 구이면으로 옮겨 '슬로라이프'의 매력에 빠져 있는 대한민국 술박물관 박영국 관장은 "구이의 음식은 주인이 집에서 직접 담그고 만들었다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완주군 한진수 구이면장은 "산·물·공기가 좋아 살기좋은 구이면의 음식점들은 무공해 청정식이며, 손맛이 좋아 모악산 등산 후 골고루 찾아다녀보면 참 재미있을 것"이라고 미각여행을 권했다.

  • 주말
  • 백기곤
  • 2011.04.15 23:02

[맛&여행] (19)정읍 산외 한우마을

도심을 벗어나 눈과 귀, 마음을 즐겁게 하면서 질 좋은 쇠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국내 단풍 최대 명산 중 하나인 내장산을 비롯해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는 정읍 산외 한우마을이 그곳이다.2005년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산외 한우마을은 마을을 통과하는 주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맛좋고, 품질도 좋은 쇠고기를 취급하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전주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산외 한우마을에 가면 맛있는 쇠고기는 물론 주변에 있는 내장산, 옥정호 등의 아름다운 풍광은 덤으로 얻어올 수 있다. 이번 주말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드라이브도 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쇠고기도 맛볼 수 있는 산외 마을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산외 한우마을만의 특별함산외 한우마을은 여느 한우 음식점과 다르다. 질 좋은 쇠고기를 취급하고, 생산농가와 업소 간 직거래, 또는 직접 생산부터 판매까지를 도맡고 있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또 산외 한우마을을 찾는 고객에게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 고기의 지방도와 육색, 지방색, 조직감, 성숙도에 따라 쇠고기를 1++ㆍ1+ㆍ1ㆍ2ㆍ3등급 및 등외로 구분, 소비자가 고기의 좋고 나쁨을 쉽게 구별하도록 하고 있다.산외 한우마을에서 판매되는 구이용(600g) 쇠고기는 등심, 안심, 채끝, 치맛살, 낙엽살, 차돌박이 등 부위 별로 평균 2~3만원 정도면 구입이 가능하다. 국거리용(600g)은 1만 2000원~1만 4000원 정도다.정육점에서 구이용과 육회용, 전골용 고기를 구입한 뒤 인근 음식점에 가면 저렴한 비용을 지불하고, 음식점에서 내주는 맛깔스런 반찬과 함께 쇠고기를 현장에서 즐길 수 있다.음식점에서는 사람 수에 관계없이 고기 양에 따라 가격을 받는다. 정육점에서 구이용 쇠고기 600g을 구입한 뒤 식당을 찾게 되면 단돈 7000원( 600g당)에 각종 양념장부터, 찌개까지 맛볼 수 있다. 육회는 600g에 1만원이다. 단 고기를 먹고 난 뒤 후식가격은 별도다.산외 한우마을에서 판매하는 쇠고기는 꼭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맛볼 수 있다. 전화로 원하는 쇠고기의 부위와 양을 주문할 수 있고,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택배비 4000원만 추가로 지불하면 물건을 받아 볼 수 있다. 정읍산외한우마을상가번영회에 전화(063-535-0551)를 하거나 홈페이지를 찾아보면 정육점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산외 한우마을 어떻게 만들어졌나산외 한우마을은 2005년 몇몇 한우사육농가가 어려운 축산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중간 유통과정 없이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쇠고기를 공급하면서 조성되기 시작했다.그동안 DNA 검사를 통한 철저한 품질관리와 국내산 한우만을 판매한다는 입소문이 전국에 알려지면서 정육점과 음식점도 폭발적으로 늘어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 잡았다.2005년 당시 3곳에 불과했던 정육점은 현재 39곳이 영업 중이다. 또 산외 한우마을 형성 이전에 단 1곳도 없던 음식점은 전주에 살던 한 중년 여성이 '고기만 들고 오세요'라는 상호를 내걸고, 장사를 시작하면서 현재는 28곳으로 늘어났다.▲우리 건강 지켜주는 고급음식 한우한우는 오랜 옛날부터 우리 건강을 챙겨주는 가장 고급스러운 음식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한우는 소에게 발생할 수 있는 광우병 등 각종 질병으로부터 수입쇠고기 보다 월등한 안전성을 인정받는다. 또 품질도 매우 우수하다.대표적으로 고기의 맛은 고기 속의 지방과 올레인산에 의해 결정되는데 한우의 올레인산과 글루타민산의 함량은 수입 소고기보다 더 많이 함유돼 있다. 또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산과 필수아미노산의 함량도 수입소고기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주말
  • 전택수
  • 2011.04.08 23:02

[맛&여행] (18)전주지역 콩요리 전문점

대표적인 건강식품으로 꼽히는 콩. 콩은 양질의 단백질과 리놀산 등 필수지방산 함량이 높으며,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기능과 비타민B1, E, 토코페롤, 레시틴, 이소플라빈, 사포닌 등 우수한 영양소가 다량 함유됐다. 콩을 재료로 한 음식도 다양하다. 전통적으로 된장과 청국장을 비롯해 두부 두유에 식용유와 간장에도 콩을 사용하는 등 활용도가 높다.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음식도 콩요리다. 전주지역에도 콩을 주재료로한 소문난 맛집들이 있다.▲토속적인 덕암청국장좋아하는 이들도 많지만, 특유의 냄새때문에 피하는 이들도 그에 못지않은 청국장. 청국장 하나로 14년째 명성을 날리는 '덕암청국장'은 전주지역에 비벼먹는 청국장을 확산시킨 근원지다.이 음식점은 가정식 청국장을 표방한다. 장수군 천천면에 살고 있다는 안주인 김춘임씨의 어머니가 최근까지 직접 청국장을 떠줬다. 청국장에 들어가는 재료는 단촐하다. 두부와 무 파 정도. 그만큼 청국장 맛이 중요하다는 얘기. 청국장 끓이는 법도 장모님 스타일이다. 옛날 시골에서 어머니가 끓여주던 그 방식와 맛을 지키는 것이 비결이다.청국장을 판매하라는 고객들도 많지만 팔지는 않는다. 김종남 대표는 간혹 타지에서 찾아온 이들에게 조금씩 싸주기도 하지만 집에가서 끓이면 제 맛이 나지 않는다는게 한결같은 평가라고 전했다.덕암청국장은 또 큰 대접에 야채와 계란 각종 반찬을 섞어 청국장과 비벼먹도록 했다. 처음 문을 열었을때 먹는 방식이 이채롭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비슷한 음식점들이 많아졌다. 비빔고추장도 10여가지의 반찬도 모두 안주인의 손으로 만들어진다. 청국장뿐 아니라 반찬종류도 거의 변함이 없다. 그런데도 고객이 줄지 않는 것은 한결같은 맛 때문이다.구수한 청국장 냄새와 약간은 소란한 분위기도 이 집만의 매력이다. 청국장은 5000원. 226-9435▲유기농 건강밥상, 함씨네 밥상'함씨네 밥상'이 본격적으로 밥상을 차린 것은 2년여에 불과하지만 건강식품을 다룬 것은 30여년에 달한다. '함씨네'라는 이름으로 두부와 청국장 등을 만들어왔다. 특히 함씨네는 토종콩 제품으로 품질에서 차별화를 뒀다. 함정희대표가 농림부의 신지식인으로 선정되는 등 집중적인 조명도 받았고, 국내 대표 유통업체들이 함씨네 제품을 판매하는 등 인정받았다.식품 제조만 하다가 음식점까지 차린 것은 함씨네 제품만으로 '건강한 밥상'을 직접 차려내기 위해서다. 직접 생산하는 콩제품에 유기농야채를 어울린 채식으로 메뉴를 구성했다.청국장과 순두부 두부 콩물 된장이 특화시킨 메뉴이고, 김치류 나물류 쌈야채 해조류도 늘 준비한다. 토종콩은 계약재배하는 농가에서 조달받고, 야채는 김제 유기농채소전문인 천지원에서, 새싹도 진안의 영농조합법인 애농에서 가져온다.함씨네 밥상은 각종 첨가제도 유기농을 고집한다. 유기농설탕, 천일염, 조선간장 등을 사용하는 등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는다.전·후식으로 내는 호박죽 깨죽 식혜 모시송편도 인기메뉴다. 청국장은 냄새를 없앴고, 단백한 맛이 특징이다. 된장에 양념을 해 내놓은 쌈된장도 인기. 뷔페로 차려지며 가격은 15000원(초등생 5000원).두부(420g, 5000원) 콩물(180㎖, 1500원) 순두부(400g, 2400원) 생청국장(200g, 4000원)도 판매한다. 212-2112▲콩요리백화점, 콩누리마을'콩누리마을'도 문을 연지는 4년여에 불과하지만 매스컴에 자주 소개되면서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김밥과 피자 프랜차이즈를 오랫동안 운영해온 임시정대표가 아들 김동우씨와 새롭게 도전한 메뉴가 콩이다. 이유는 단 하나, 건강식품이기 때문이다.콩은 주로 진안에서 가져온다. 두부를 만들고 청국장을 띄는 것은 아들 몫. 공학도 출신이지만 섬세하고 솜씨가 좋다. 특히 청국장은 냄새가 나지 않으면서 구수하고 담백한 옛 맛을 재현했다는 평을 듣는다. 두부와 순두부도 850도 이상에서 고온의 소금으로 간수하기 때문에 맛이 깊다. 두부제조는 임대표의 친정어머니에게서 전수받았다. 친정어머니도 예전에 두부를 만들어 팔았다.두부를 응용한 메뉴개발은 임대표 몫. 두부를 갈아 과일과 혼합한 샐러드소스, 두부샤르브(순두부와 두부 고추 고추장 등을 섞어 만든), 두부마파(튀김두부), 두부보쌈, 콩도토리전 등 콩과 두부를 활용한 메뉴가 10여가지에 달한다. 이를 단계별로 구성해 선보이고 있다.반찬에도 콩이 빠지지 않는다. 장아찌 소스에 두부를 갈아 섞고, 양배추와 두부를 가지고 두부 두루치기를 만들었다. 김치찌개와 유사한 콩지짐도 이 집만의 메뉴다.청국장정식 6500원, 순두부정식 6500원, 콩요리 코스요리는 1만원부터 20000원까지. 236-5279이밖에도 검은콩을 주원료로 해 두부와 순두부 청국장 등을 선보이는 '흑두부이야기'도 소문난 맛집이다. 정헌화대표의 할머니가 직접 가마솥에 콩을 끓여 두부를 만들고 청국장을 빚어 요리를 만든다. 좋은 재료로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드는, 기본을 지키는 것이 인기비결이라고.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흑두부보쌈(2인분에 1만8000원). 흑두부전골, 순두부찌개, 비지파전, 흑콩국수 등 메뉴가 다양하다. 순두부찌개와 흑콩국수는 6000원. 273-2332

  • 주말
  • 은수정
  • 2011.04.01 23:02

[맛&여행] 김제 망해사 심포항 일대

봄의 길목인 요즘, 간간히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자연의 순리는 거역할 수 없는 듯 들녘엔 파릇파릇한 봄 기운이 솟구치고 있다.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요즈음,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도 좋지만 조용한 산사(山寺)를 찾는 것도 방법중의 하나다.주말과 휴일,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조용한 산사가 있어 추천해 본다. 기자 역시 심신이 피곤하고 울적할때 가끔 찾는 곳이기도 하다. 산사(망해사)를 찾아가는 도중 들녘에 펼쳐지는 푸른 보리밭도 일품이다. 특히 서해로 지는 일몰은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고즈넉한 사찰 김제 망해사김제에서 서북방 27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심포 어항에 이르기 1km 전방에서 오른쪽 언덕바지 진봉산 능선따라 올라가다 큰 길에서 500m 정도 내려가면 깎은 듯이 세워진 기암괴석 벼랑위에 망망대해 황해의 파도가 출렁이고 고군산열도가 내다 보이는 곳에 세워져 있어 이름 그대로 망해사다.전해지기로는 본래 이 곳은 섬이었다. 642년(백제 의자왕 2년)에 부설거사가 이 곳에 사찰을 개창하여 수도하다가 입적한 곳으로, 754년(경덕왕 13년)에 당나라 중 중도법사(일명 통장화상)가 중창했다.조선 인조대왕 때 만경 불거촌 출신의 진묵대사가 재건·복구해 크게 번창했다.그 때가 망해사로서는 최전성기였으나, 이후 흥망성쇠를 거듭했다.본래 망해사지가 있었다하나 어수선한 세월속에 분실돼 찾을 길이 없다.▲낙서전망해사 편액은 낙서전에 걸쳐 있어 그 역사의 일부를 엿볼 수 있다. 비록 규모는 작으나 이익공집으로 초가지가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고 구식 한와로 지붕을 덮고 있다.1589년(조선 선조 22년)에 진묵대사가 처음으로 세웠고, 그 후 1933년과 1977년에 중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건물의 외형은 팔작지붕의 ㄱ자형으로, 앞으로 한 칸 나온 부문에는 마루가 놓여 있고 그 위에 근래에 만든 종이 걸려 있다.건물 오른쪽에는 방과 부엌이 딸려 있어 당초에는 법당 겸 요사로 사용됐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낙서전 맞은 쪽에 서 있는 노거수 2그루가 망해사의 오랜 역사를 전하고 있다.▲심포항김제시의 서북방향 15km 지점에 위치한 심포항은 서해낙조로 유명하다. 크고 작은 어선들이 드나드는 아담한 어항으로, 횟집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싱싱하고 물 좋은 생선회를 즐기려는 사람들과 바다낚시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특히 심포항 서남쪽으로 끝없이 펼쳐진 갯벌에는 대나무처럼 생긴 죽합과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됐다는 자연산 대합이 많이 자라고 있어 식도락가들이 즐겨 찾는다.김제 유일의 항구인 심포항은 해넘이의 장관과 끝없이 펼쳐진 갯벌로 유명한 서해의 관광명소로, 평일에는 200∼300명, 주말에는 800∼900여명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기타(봉수대, 망해사 팽나무, 독립투사 곽경렬 묘비, 심포 민속마을, 두곡서원, 성리학자 강원기, 보리밭)봉수대: 서해에 접하고 있는 봉화산 꼭대기에 봉화대가 설치되어 있다. 봉수는 횃불과 연기로 소식을 전하던 옛날의 통신방법으로, 낮에는 연기를 피우고 밤에는 횃불을 올려 신호했다.봉수제도는 평상시에는 하나, 적이 나타나면 둘, 적이 국경에 가까이 다가오면 셋, 적이 국경을 넘으면 넷, 우리 군사와 적군이 싸우면 다섯 개의 불을 피워 위급한 소식을 전했다.심포 민속마을: 김제시 진봉면 심포리는 김제의 맨 서쪽에 위치한 마을로, 들판과 갯벌이 끝없이 펼쳐진다. 또한 만경강과 동진강이 만나는 전북도의 대표적인 농경문화를 간직한 곳으로, 그 어느 곳보다도 전통성을 자랑할 만한 민속문화가 있는 곳이다.보리밭: 망해사 인근에 파랗게 펼져지는 보리밭은 어릴적 추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오는 5월7일부터 9일까지 3일동안 열리는'추억의 보리밭축제'를 꼭 한번 다녀오시라 권하고 싶다.올 보리밭축제는 '추억을 찾아 떠나는 지평선 보리밭여행'을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구성됐으며, 농경문화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체험 학습 공간과 가물가물 잊혀져가는 향수를 담은 추억 공간으로 마련돼 가족이 함께 즐겨 볼 만하다.특히 5개 체험마당(보리성장마당, 보리추억마당, 보리놀이마당, 보리음식마당, 보리휴식마당)은 관광객들이 과거 보리와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체험마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주말
  • 최대우
  • 2011.03.25 23:02

[맛&여행] (17)전주비빔밥 - 오색빛깔 조화

비빔밥은 하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이 아니더라도, 각종 나물과 채소를 듬뿍 얹은 찬밥 한 공기에 고추장 한 숟가락 푹 떠서 참기름을 떨어뜨린 후 쓱슥 비비면 제멋대로 엉키고 설킨 환상적인 맛이 난다.유래도 다양한 비빔밥은 1800년대 말엽에 발간된 요리서인 '시의전서'에 처음으로 언급되었고 한자어로는 골동반이라 하여 여러가지 찬을 한데 섞어 비빈 것을 의미한다. 어떻게 시작되었건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겨먹는 음식이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전주비빔밥은 이름만 들어도 "아,거기~" 할만한 전문점이 많다. 이런 배경에는 천혜의 지리적 조건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재료, 장맛, 뛰어난 음식솜씨, 정성이 조화를 이루는데 있다.'맛의 고장' 전주에서도 내로라 하는 비빔밥 집은 어디에 있을까? 전주시가 대표 음식으로 지정한 전주비빔밥. 전주시가 보증하는 맛이 여기 한데 모였다. 전주시청 홈페이지(food.jeonju.go.kr)에 소개된 가족회관, 갑기회관,고궁, 성미당, 한국관, 한국집은 저마다 알짜배기다.전주비빔밥의 '절대지존'인 가족회관과 갑기회관, '다크호스'로 떠오른 전주 비빔소리. 여기에 전주비빔밥(주)를 소개한다▲ '일찍 나섭시다. 점심때 딱 맞춰 가면 사람에 깔려 죽습니다.' 가족회관일본에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에 가면 전주 비빔밥을 맛봐야한다'는 것이 공식처럼 여겨진 지 이미 오래.전주시 완산구 중앙동 3가 80번지에 위치한 가족회관은 특히 전주 음식명인 1호인 김년임 씨가 개발한 천연 양념소스에 그 비법이 있다.짠 맛은 줄이고 재료 원래의 맛은 살린 특제 웰빙 양념소스를 맛본 이들은 그 매력에 푹 빠져든다. 여기에 '돌로 숨을 쉰다'는 장수곱돌에 뜨겁게 내어주는 비빔밥 정식은 손님 열 명 중 아홉 명이 다시 찾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영양 파괴가 적고 위생적이라는 귀띔이다.가족회관에서 만드는 전통 밑반찬 역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반찬이 아니다. 예전부터 즐겨 먹었으나 점차 그 존재가 잊혀져 가고 있는 우리의 오랜 먹거리를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다시 재현한 반찬으로 오랜 정성과 손맛이 가미되었다.전통 방식 그대로 인공 감미료를 넣지 않고 음식을 만든다니 '보약을 달이는 정성'이 따로없다.특히 최근엔 메뉴를 1인분 만 원인 '특미 전주전통 유기비빔밥'으로 통일했지만, 돌솥비빔밥을 원하는 손님은 따로 주문하면 된다. 주인장은 무더운 여름에는 '유기'에 담아 먹는 것이 돌솥비빔밥보다 더 낫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문의 전화 (063-284-0982)▲'비빕밥에 사상을 더해 감칠맛이 납니다.'전주 비빔소리.'비빔밥에 제대로 미쳤다(?).'자신의 이름을 바꾸고 '비빔'으로 다시 태어나 더욱 주목받는 남자가 있다.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1가 88-21번지에 위치한 전주 비빔소리 대표 유비빔씨(48). 그는 '비빔 사상가'를 자처하며 '세상을 비비려고 태어난 사람이 비빔 문화를 판다'고 강조한다.계산기 비비는 소리부터 비빔 서비스, 비빔 이야기를 팔아 전주를 가장 시끌벅적한 도시로 만들어 상생·화합·통합의 시대를 만들고 싶다는 그는 비빔밥의 철학을 선물한다. 그의 유별난 비빔 철학이 담긴 비빔밥은 어떤 맛일까?오랫동안 이 가게를 다니고 있다는 이정옥씨(45·전주시 고사동)는 "처음에 주인장의 유별난 소개가 가게를 알리기 위한 홍보라는 생각에 별다른 맛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며 "비빔밥 한 숟가락을 크게 떠 입에 가득 넣는 순간 주인장의 정성을 그대로 맛볼 수 있어서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전화(063-253-2589)▲'30년 전통의 맛을 보여드립니다.' 갑기회관1988년 3월 문을 연 갑기회관은 전주 향토 전통음식점 제 7호점이다.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2가 265-34번지에 있는 갑기회관은 평양의 냉면, 개성의 탕반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음식으로 꼽히는 전주 육회비빕밥으로 대중의 입맛을 사로 잡는다. 10여가지의 양념을 넣어 만든 고추장과 엄선된 농산물만 사용해 그 맛이 일품이다. 특히 국내산 한우 100% 사골로 우려낸 육수로 지은 밥은 비빔밥의 오색·오미와 한데 어우러져 30년 전통의 깊은 맛을 자랑한다.가격은 성인 12000원, 7세이하 6000원으로 통일했다. 문의전화(070-8872-5768)▲전주비빔밥 그대로의 맛을 멀리서도 맛볼 수 없을까? '전화기를 드세요.' 전주비빔밥(주)멀리서도 시간을 들이지 않고, 근사한 전주비빔밥을 맛볼 수 있는 상품이 있다.전주시 덕진구 여의동 1170-3번지에 위치한 전주비빔밥(주) 홍성윤 대표는 1999년 1월 전통 전주비빔밥 상품화 사업을 시작했다. 전주비빔밥(주)은 전주비빔밥을 연구개발, 세계에 알린 일등공신이다. 농림수산식품부 '우리식품 세계화 프로젝트' 참여기업 협약을 체결한 뒤 2000년 9월부터 비빔밥 사업을 위한 독립법인을 설립했다고. 이 업체는 이후 세계인의 입맛에도 맞는 메뉴를 꾸준히 개발, 야채비빔밥·김치불고기비빔밥 등 전주비빕밥의 다양한 버전을 내놨다.현재는 부산·서울·천안·용인 뿐 아니라 일본·중국 등 해외에도 분점을 냈을 정도로 제법 자리를 잡았다. 5종 나물과 고추장·참기름을 함께 비비는 '3분 비빔밥'에 대한 평판도 좋다. 나물만 전자레인지에 해동한 후 고추장·참기름과 함께 비비면 전주비빔밥 한 그릇이 완성된다. 주문배송도 받는다. 문의(063-214-0982)

  • 주말
  • 김동일
  • 2011.03.25 23:02

[맛&여행] (16)전주남부시장 순대촌

전통적으로 음식의 재료가 풍부한 전주는 언제나 '예향의 도시'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도심 어느곳에 가도 항상 전주의 풍미가 담긴 유명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으며, 특히 남부시장에 가면 그곳만의 독특한 별미인 순대와 국밥을 접할 수 있다.순대는 돼지고기를 이용한 우리고유의 음식 중 세계 어느곳에 내어놓아도 손색이 없는 먹거리이며, 영양가도 높은 뛰어난 음식이다.지역별로 보면 전북은 암뽕순대, 경기도는 백암순대, 충청도는 병천순대, 강원도는 오징어순대가 지역을 대표하고 있다.최근은 당면을 많이 넣은 평안도식 순대가 널리 보급되어 있으며 가까운 분식점이나 포장마차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대표 순대가 되었다.전북의 경우 전주 남부시장 순대촌이 가장 유명하다.이곳에 가면 조점례 남문 피순대를 필두로 전주순대, 풍남피순대, 남문피순대, 옛날피순대, 금구 순대, 중앙집, 평화전통순대, 엄마손해장국 등 8곳이 밀집해 있다.남부시장에서 순대나 국밥을 먹은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이곳의 순대는 피순대 특유의 텁텁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시중에서 파는 야채순대보다도 더 개운하고 부드럽다.비릿내도 없다. 그래서 피순대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한 번 맛보면 빠져들 수밖에 없다.피순대의 텁텁함을 없애기까지는 음식점마다 특유의 비법으로 선지의 양과 야채 등의 배합 정도를 매번 달리해가면서 찾아낸 전주만의 고유한 '맛'이다.순대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소나 돼지의 창자속에 여러 재료를 소로 넣어 삶거나 쪄 익힌 음식' 이라고 나와 있다.동물의 내장을 이용한 음식에서 그 기원을 찾아볼 수 있는데 '제민요술'에는 양의 피와 양고기 등을 다른 재료와 함께 양의 창자에 채워 넣어 삶아 먹는 법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순대는 우리나라 전통 음식으로 영문 표기도 Sundae라고 쓴다.순대는 소시지를 만드는 방법과 비슷하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순대를 즐겨 먹는 외국인도 많다.순대에 들어있는 육류는 칼로리를 높이고 열량을 충분히 공급해주며, 순대에 들어가는 채소가 많을수록 육류에 부족한 섬유질과 비타민 A, C를 풍부하게 해준다.돼지 내장은 리놀산과 비타민 B군과 아연 등이 많이 들어 있으며, 비타민 B는 간의 피로회복과 음주 후 해독작용, 중금속 독소해소에 좋다.순대를 만들 때 재료에 선지를 넣고 함께 버무리는데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빈혈, 심장쇠약, 두통에 좋다.그래서 여성들에게 좋은 음식으로 널리 유명하며, 선지만을 다량 섭취하면 변비를 일으키지만 순대 안에 채소가 들어가면서 음식궁합을 이루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표>전주 남부시장 순대집(암뽕은 모두 2만원)조점례 남문피순대 232-5006 피순대(대)1만2000원 국밥 5000원옛날 피순대 288-0082 피순대(대)1만2000원 국밥 5000원금구 순대 288-6619 피순대(대)1만2000원 국밥 5000원전주 순대 282-3553 피순대(대)1만2000원 국밥 5000원중앙집 284-5203 피순대(대)1만2000원 국밥 5500원평화 전통순대 286-3717 피순대(대)1만2000원 국밥 5500원풍남 피순대 282-4289 피순대(대)1만2000원 국밥 5000원엄마손해장국 288-0677 피순대(대)1만2000원 국밥 5500원

  • 주말
  • 이강모
  • 2011.03.18 23:02

[맛&여행] 지리산 봄나물 넉넉한 인심있는 '남원 인월장'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도 지나고 3월도 벌써 중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코끝에 닿는 바람은 여전히 차갑다. 그래도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은 새봄맞이에 설렌다. 지리산을 중심으로 남쪽에 하동의 화개 장터가 있다면, 북쪽에는 지리산 둘레길에 맞닿아 있는 남원 인월장이 유명하다.봄의 길목에선 요즘 남원의 인월장은 지리산 자락에서 캐온 냉이, 달래 등의 봄나물과 고로쇠 물로 봄내음이 물씬 풍긴다. 인월장은 주말이면 관광객으로 발디딜 틈이 없는 지리산 둘레길과 인접해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이번 주말에는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남원 인월장에 들러 제철 만난 고로쇠 물도 마셔보고, 희망찬 새봄도 한껏 느껴보면 어떨까?▲ 남원 인월장남원시 인월면 인월리에 있는 인월장은 5일장으로 3일과 8일에 열린다. 지리산권을 아우르는 향토시장으로 조선조 말부터 전라도와 경상도 주민들이 이용해 온 천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시장이다. 인월장은 전라도 사람과 경상도 사람이 한데 어울려 물건을 사고팔고 인정을 나누는 호·영남 화합의 장터이기도 하다.봄이면 지리산 줄기에서 자란 산나물이 쏟아지고, 전국 최고의 고로쇠 물도 넘쳐나면서 장터는 더욱 풍성해진다.5일마다 열리는 장에는 농축산물과 지역 특산물, 지리산 산나물, 생활필수품의 물물교환 장소로 남원의 운봉, 인월, 아영, 산내안 장수의 번암, 경상도의 마천, 함양 등 지리산권 주민 5000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사통오달의 지리산 입구에 위치한 호남과 영남을 잇는 도농 거점 소도시로 지리산 둘레길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특산품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남원시는 이런 5일장의 전통성을 살리고 지리산둘레길 주변 관광자원을 이용, 환경정비를 통해 지리산권의 대표적인 주말 관광시장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지리적 환경과 특성인월장터는 경상남도와의 접경에서 3km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인접한 경남 함양에서 13km 떨어져있다. 또 장날이 인월장의 전날(3, 8일)이고, 남원 장날은 뒷날(4, 9일)이다.국도24호 선상 40km 내에 위치한 3개 시장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어느 지역 재래시장과는 사뭇 역할과 기능이 다르다. 남원시내에서 함양방면으로 27km 지점, 88 고속국도 남원 함양 사이 지리산 IC에서 1.5km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매월 3일, 8일, 13일, 23일, 28일에 장이 열린다.표고 500m의 고원 지대를 중심으로 여원치와 팔랑치를 오르내리며 전라도와 경상도 사람들이 어울리고 문물이 교류하는 곳이다.역사적으로는 나제(羅濟)의 완충지대였으며, 오늘날에는 호·영남의 화평지대로도 유명하다. 인월시장을 중심으로 4통5달 교통이 발달해 반경 15km 이내에는 많은 마을들이 분포돼 있어 이용권역이 매우 넓다. 남원시 인월면, 아영면, 산내면, 운봉읍, 장수군 번암면 일부와 함양군 마천면과 함양읍 일부 등 2개 도, 3개시군, 7개 읍면의 주민들이 이용하는 천혜의 물류요충지이다.상인은 현지인과 남원시내 상인들, 그리고 함양 상인들이 주를 이루지만, 그중에 50% 이상이 경상도 상인들이다. 전라도와 경상도 사투리가 뒤섞여서 장바닥은 그야말로 호·영남인들의 말과 향연의 큰 잔치 마당이 돼 독특한 풍속과 문화가 형성된다.인월을 중심으로 한 고원 분지에는 광활한 평야와 산지(山地)가 많아서 쌀은 물론. 콩을 비롯한 각종 잡곡이 풍성하게 생산된다. 잣, 호도, 곶감, 한봉꿀, 한지와 옹기, 목기 그리고 지리산에서 채취된 각종 약초와 산채 등은 이 지역의 특산물이다. 최근에는 감자와 고랭지 채소를 비롯해 사과와 포도가 명품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으며 한우와 흑돼지 등 축산물 또한 유명하다.▲ 인월장이 새롭게 뜨고 있다.인월장 주변 대표적인 관광지로는 지리산 뱀사골, 흥부휴양림, 국악의 성지, 황산대첩비지, 실상사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매년 3월에 지리산고로쇠 약수제, 5월에 지리산 바래봉 및 봉화산 철쭉제, 10월에 지리산 단풍제가 모두 인근에서 개최된다.최근에 관광객이 급증하며 신 관광명소로 떠오르는 지리산 둘레길의 하나도 인월장에서 시작된다. 옛길과 현재의 길이 공존하는 지리산 둘레길은 국내 최장거리다. 3개도, 5개 시ㆍ군을 연결하는 총 800리(약 300㎞)에 이른다. 이 길들은 올해 말까지 모두 연결될 예정이다. 지리산 둘레길은 5개 코스로 나뉘어 있다. 주천~운봉, 운봉~인월, 인월~금계, 금계~동강, 동강~수철 구간이다. 이 구간중 운봉~인월 구간에 남원 인월장터가 있다. 인월장터에서 시골장터의 청취와 새봄을 한껏 느끼고 생활의 기운을 불어 넣어 보자.

  • 주말
  • 신기철
  • 2011.03.11 23:02

[맛&여행] ⑮전주 한정식

전주하면 예로부터 예향의 도시라는 수식어와 함께 맛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전통적으로 전주는 음식의 재료가 풍부하다.전주는 동으로는 진안, 무주, 장수, 서로는 익산, 군산, 김제, 부안, 남으로는 정읍, 임실, 남원, 북으로는 완주와 인접해 있어 해산물이나 생선, 젓갈류, 산채나 나물, 곡식 등의 공급이 수월해 다양한 음식들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전주의 풍류가 깃들은 음식으로 이어져왔다.전주 음식의 바탕을 이루는 재료에는 '전주십미(全州十味)'가 있다.전주십미는 기린봉 일대의 열무, 교동의 황포묵, 신풍리 애호박, 서낭골 파라시, 소양 서초, 삼례 무, 한내 게, 한내와 남천의 모래무지와 함께 선너머 미나리, 교동 콩나물을 지칭한다.오래 전부터 독특한 맛으로 유명한 전주 10미는 전주 음식이 타 지역과 차별화 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주고 있다.전국적으로 명성이 알려진 전주음식들은 모두 이들 10미를 이용한 것으로 음식재료의 차이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어울려져서 미식가들의 입맛을 당기고 있다.전주의 전통음식은 크게 두 축으로 되어있다.한 축은 백반과 한정식이고, 다른 한 축은 콩나물국밥과 콩나물비빔밥이다.한식백반이 집안의 여인들이 만들어내는 가정식 밥상에서 기초한 것이라면, 콩나물국밥과 콩나물비빔밥은 남밖장(현 남부시장)이라는 특정한 공간에서 발생했다.전주의 가정식 밥상은 역사적 전통이 강한 반면, 콩나물국밥과 콩나물비빔밥은 조선후기 시장경제가 활성화하면서 전주 남밖장에 생겨난 것으로 불과 200여년의 역사에 지나지 않는다.한정식은 전주의 가정식 백반을 일제시대에 상품화 한 것어서 그 역사는 더 짧다.한정식은 옛 양반들의 반상차림이 점차 상업화한 것으로 보는 것이 통설이다.한정식은 크게 남도 한정식과 개성한정식으로 분류하는데 남도 한정식은 전주와 나주, 해남을 기반으로 크게 번성했다.특히 전주한정식은 음식의 풍성함은 물론 훈훈한 인심까지 더해져 식도락가의 오감을 만족시킨다.전주 한정식에는 산·바다·강·들, 육해공의 진미가 다 모여있다.서해에서 건져올린 신선하고 풍성한 해산물과 기름진 평야지대에서 생산된 곡식, 산간지대에서 채취한 각종 산나물은 예로부터 전주 음식의 풍부한 재료가 되어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탕과 찌개, 나물류와 젓갈 등 무려 30여가지 이상의 반찬을 상차림으로 내놓고 있다.전주한정식의 상차림을 살펴보면 전채요리의 경우 계절 죽과 냉채류, 해산물 등 부드러운 것으로부터 찬요리로 이어지며 육류는 불고기, 떡갈비, 임산물로는 송이구이, 삼색전과 구이, 볶음류 등이 상에 오른다.식사로는 각종 야채와 조개류를 넣어 끓인 된장뚝배기가 주를 이룬다상차림에 놀라고, 맛에 놀라고, 발길을 돌리며 아쉬워서 눈물짓는 전주 한정식의 맛과 품격은 타 도시에서 맛보는 한정식과 분명 차원이 다른 즐거움이 있다.

  • 주말
  • 강현규
  • 2011.03.11 23:02

[맛&여행]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

나는 리움미술관을 떠올리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이 연상된다. 고급 예술과 대중 예술의 경계를 허물어뜨린 팝아트의 정신이 담긴 그 작품이 삼성 특검의 숨은 그림이었다는 사실 때문이다.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의 미술 취향은 거의 '보안'에 가깝다. 하지만 리움미술관의 대표적인 해외 소장품을 보면 미니멀리즘 미술이 독보적이다. 고미술 중심으로 수집을 했던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이나 남편 이건희 전 회장과 달리 홍 관장은 현대미술 수집에 주력해왔다. 리움미술관은 한국 근현대미술과 1945년 이후 서양의 현대미술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국내·외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준다. 리움은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 가의 성(Lee)과 미술관(museum)의 어미(um)를 조합한 이름. 지난달 12일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에 들어섰을 때 루이스 브루주아의 '거미'가 '떡'하고 버티고 있었다. 작품명은 '엄마'. 거대한 철로 만든 거미가 왜 강한 모성을 뜻하는 걸까. 다리 끝을 자세히 보니, 날카로운 낫이다. 늘 자식에게 퍼주는 모성이 때로는 위험을 가져다줄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듯 했다. 역시 대가는 다르구나!△ 가장 매혹적인 조합을 경험하다리움미술관은 '건축의 명소'다. 마리오 보타(스위스), 장 누벨(프랑스), 렘 쿨하스(네덜란드) 등 세 명의 건축 거장들이 이뤄낸 품격을 자랑한다.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일본에서라면 이 거장들에게 한꺼번에 모을 용기는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70~90년대만 해도 한국에서는 해외 건축가들에게 고층 빌딩과 공항, 병원과 같은 특수 건축물만 설계 의뢰해왔다. 이마저도 한국의 정서와 예산에 맞게 원안이 곧잘 수정됐다. 그러나 2004년 리움미술관이 실체를 드러냈을 때 기대는 벗어나지 않았다. 고미술 전시장 뮤지엄 1은 마리오 보타가 한국 도자기를 빚은 도공의 마음을 따라 관람객이 산책하듯 즐길 수 있도록 부드러운 곡선의 모양. 현대미술관 뮤지엄 2는 장 누벨이 녹슨 스테인리스 스틸과 유리로 현대미술의 첨단성을 표현, 한국의 근현대미술과 동시대 국제미술을 전시하고 있다. 기획전시실과 교육기능을 담당한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는 렘 쿨하우스가 세계 최초로 블랙 콘크리트를 사용해 공중에 붕 떠있는 듯한 미래적 공간을 구현해낸 것이다. 홍 전 관장의 부친은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으로 현대미술에 주목한 컬렉터였다.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집안 환경에서 성장한 까닭인지 홍 전 관장은 아동 미술교육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 리움에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를 세웠다.△ 역시 리움은 단연 최고였다리움미술관의 한국 고미술 소장품은 국내 최고의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불교미술(1층)·고서화(2층)·분청사기(3층)·청자(4층)관에 소장된 고미술품을 보면 '국보급 미술관'이다. 이날 이곳을 방문한 대다수가 일본인 관광객이었는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들 달항아리(보물 제1440호) 앞에서 눈인사를 건넸다. 둥근 달을 떠올리게 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달항아리는 보는 이의 마음을 정갈하게 만든다. 백자의 전성기인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전반에 빚어졌으며, 크기가 커서 위와 아래 부분의 반원을 따로 만든 뒤 접합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순백의 미와 좌·우 균형감은 조선의 미의식을 재현하고 있으나, 국보로 지정된 달항아리는 백자대호(국보 제262호)가 유일하다. 조선시대 15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분청사기인화원권문병은 선의 흐름과 장식이 매우 단정하면서도 정교함이 돋보인다. 일정한 장식을 도장에 새겨 동일한 문양을 반복적으로 찍은 후 백토를 채워 장식효과를 내는 인화기법으로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미가 드러난다. 하지만 리움미술관의 대표작 중 하나인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인왕제색도'는 만날 수 없었다.현대미술관에서도 나의 눈은 호강했다.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의 인체 조각 '거대한 여인'은 극단적으로 가늘고 삐쩍 마른 인체를 통해 비인간화된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인간의 실존적 고독을 상징한다. 아무리 가벼워진들 땅에서 떠날 수 없는 존재의 무게가 버거워 보였다. 그의 조각'걷는 사람'은 지난해 1190여 억원에 낙찰,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삶의 비극과 섬뜩한 고통을 보여주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방안에 있는 인물', 추상 표현주의 대가 마크 로스코의 색면 추상화'무제', 추상 표현주의의 철학과 정면 대치되는 앤디 워홀의 '팩토리' 등 오늘날 세계 미술을 주도하는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물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게 하는 어려운 작품도 많다.무엇보다도 가장 아쉬운 대목은 크리스찬 마클레이의 '소리를 보는 경험'을 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전시를 넋 놓고 보다가 그만 표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쿨하게 돌아서면 좋으련만, 왜 그리 아쉬움이 남던지….△ '꼼데가르송 길' 들어봤나요리움미술관 일대에 '꼼데가르송 길'이 만들어졌다. 명품 브랜드 '꼼데가르송'의 대형 단독 매장이 문을 열면서 '꼼데가르송 길'이란 애칭이 붙었다. '꼼데가르송' 창업자 가와쿠보 레이는 상복 같은 옷, 전위적인 디자인, 뗑뗑이 무늬 등으로 '파격'의 패션 여왕. 그는 모두가 아름답지 않다고 여기는 것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괴짜다. 이 매장에서 파는 옷은 지나치게 개성적인 데다 고가의 옷임에도 불구하고 불티 나듯 팔린다고 한다.꼼데가르송 맞은 편에는 파리바게뜨로 유명한 SPC그룹의 '패션 5(passion five)'가 있다. 1층에는 수제 초콜릿, 푸딩, 케이크 등 세계 각국의 디저트 제품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갤러리, 2층에는 브런치와 파스타 등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아뜰리에가 있다. 부드러운 스폰지 케이크와 커스터드 크림, 통밤이 가득한 밤 일등롤은 사계절 내내 맛볼 수 있는 '패션 5'의 스테디셀러 제품. 매년 제빵 업계의 트랜드는 바로 이곳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빵을 담아가는 봉투 마저 아기자기한 백화점 미니백처럼 생겼다. 하지만 기자는 이날 빵 대신 밥을 선택했다. 미술관 2동을 도느라 너무 허기가 졌으므로. 반나절 안에 이 모든 것을 보겠다는 것은 확실히 무리였다. 오후에는화랑미술제 현장으로 향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나는 한번도 깨어있는 순간이 없었다.

  • 주말
  • 이화정
  • 2011.03.04 23:02

[맛&여행] ⑭정읍 내장사 일대 '산채정식'

계절의 변이를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부드러운 훈풍이 스치는 자리마다 꽃망울이 맺혀지고 대지는 생명의 기운이 꿈틀댑니다. 정읍 내장산의 자락에도 새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봉우리마다 아직 흰 눈을 이고 있지만 호수를 굽이도는 언덕배기에는 봄기운이 내려앉았습니다.기나긴 겨울에서 따뜻한 봄으로 바뀌면서 몸의 리듬감이 떨어져 입맛을 잃기 쉬운 계절입니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아침 저녁으로 기온차가 있어 여기저기에서 입맛이 없다는 소리가 들리기 마련입니다.입맛을 잃기 쉬운 봄철, 싱싱한 산나물로 원기를 회복하면 어떨까요?이번주 기자가 그리는 전북의 맛지도에서는 임금님 밥상이 부럽지 않은 '산채정식'을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웰빙식품으로 각광 받는 산채정식대지를 뚫고 솟아나는 나물류는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웰빙식품으로 각광 받는다. 정읍시 내장사 일대 식당가는 요즘 산채정식과 산채비빔밥으로 봄 손님을 끌고 있다. 옛부터 각종 산나물이 풍부하게 생산되면서 자연스레 음식촌이 생겨났으며 현재는 20여개 음식점들이 성업중이다.산채는 산에서 자라는 식물중에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으로 흔히 산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무엇보다 산채는 갖가지 다양한 종류인데다 그 종류마다 향과 맛이 다르고 깊이감이 달라 개인의 입맛과 취향에 맞게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반찬 가지수에 놀라지 마세요내장사 일대 음식점의 산채정식은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의 다양한 밑반찬으로 유명하다. 더덕, 취나물, 돌나물, 참나물, 씀바귀, 냉이, 표고 등 내장산 자락에서 생산된 산채들은 그 하나하나가 심산유곡 내장산의 맛을 전해주고 있다. 씹으면 씹을수록 입 안에서 퍼지는 산나물의 향기가 각별해 묘한 맛을 즐기기에 그만인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음식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셀 수 없는 갖가지 종류의 반찬 가지수에 입이 벌어진다.▲ 정읍 내장사 일대 음식점전주에서 1번 국도를 타고 정읍시내를 지나 내장사에 들어갈 즘, 현대식 간판으로 새옷을 입은 음식점들이 모여 있다. 20~3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는 산채정식 음식점들이다. 최근 정읍은 사계절 관광도시로 탈바꿈 하고 있으며 관광개발이 꾸준히 진행중이다. 이곳 음식점들은 지난해 현대화 사업 일환으로 정읍시로부터 지원을 받아 낡고 오래된 간판을 새롭게 정비해 봄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신토불이 만을 고수하는'한국관'=신토불이 만을 고수하는 한국관은 직접 담은 고추장과 된장을 기본 재료로 향토적인 음식을 만들고 있다. 메인메뉴를 시키면 된장찌개, 더덕구이, 불고기, 버섯요리, 홍어찜 등 다섯가지 음식이 상에 오르고 계절에 따라 밑반찬 20여 가지가 제공된다. 반찬은 직접 정읍 재래시장에서 구입하며 봄에는 주변농가에서 채취한 것들을 내 놓는다.지난해 10월 향토음식품평회에 출전해 입상하는 등 주인장의 음식 솜씨가 일품이다. 그 이후로 소문을 타고 손님들이 줄을 잇고 있다. 냉이, 쑥, 취나물 등을 얹고 봄향기를 뿌려 비벼먹는 산채비빔밥도 별미중 하나이다. 아울러 향긋한 토종 더덕과 잘 빚은 도토리묵에 동동주를 맛본다면 산해진미가 따로 없을 듯 하다. 식재료비 상승에 따라 지난해부터 음식값이 5000원 올랐다. 현재 산채정식 1인기준 2만원.송해웅 내장산 번영회 회장(72)은" 값이 오른 만큼 이곳 음식점들은 손님들에게 산채정식의 진수를 맛 볼 수 있도록 정성을 들여 음식을 만든다"며 "다른지역의 산채정식과 비교해도 이곳보다 나은 곳은 없을 것이다"면서 음식의 맛을 자신했다. 063)538-7790▲30년 맛 그대로'국일관 수라상'=30여년째 문을 열고 있는 국일관 수라상은 내장산 일대에서 자생하는 토종 산채들의 진미를 그대로 느낄수 있는 한식당이다.국일관 수라상에서 메뉴를 시키면 무려 30여 가지나 되는 반찬이 줄이어 나오는데, 그중 대부분이 신선한 산나물이다. 현대인들에게는 이름도 알수 없는 낯선 산나물이지만 그 맛에서 어릴적부터 맛보던 어머니의 정갈한 손맛을 그 대로 느낄 수 있다. 그 손맛의 비결은 시어머니로부터 음식점을 이어받은 며느리 진정화 대표가 직접 손으로 버무리는 맛과 정성때문이다.또한 정갈한 맛과 전통 웰빙 상차림이 소문을 타 각종 언론에 소개되는 등 정읍시 대표 업소로 검증된 곳이기도 하다.진 대표는"맛있는 산채요리의 노하우는 좋은 품질의 산채만 사용하는 것"이라며"신선한 맛을 그대로 느낄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산채정식 2인상 4만원, 3인상 : 5만원, 4인상 6만원 063) 538 7929

  • 주말
  • 육경근
  • 2011.03.04 23:02

[맛&여행] ⑬전주 중앙시장 일대 맛집

전주 중앙시장에서 옛 전북교육청으로 이어지는 구간에 십자형태로 나있는 중앙상가동길과 은행나무4길. 태평동과 노송동에 자리한 이곳은 전주 구도심에서 외곽에 속한다. 하지만 삼겹살에 밀려 포장마차가 가야 맛볼 수 있는 연탄 돼지불고기, 그리고 닭 내장탕과 막창 등 닭이나 소 부산물을 소재로 한 음식점이 유명세를 타며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이른바 지역에서 음식에서 '아웃사이더(outsider)'들이 힘을 내고 있는 것이다.▲연탄 돼지불고기와 닭내장당, 막창이곳 음식점에서 취급하는 메뉴는 크게 연탄 돼지불고기와 닭 내장탕, 막창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20여개 음식점 중 절반이상이 이들 메뉴를 팔고 있다. 한곳 걸러 한 곳에서 이들 대표메뉴를 팔고 있는 셈이다. 실제 이들 음식점을 제외하고는 통닭집과 횟집, 한정식집, 삼겹살집 등이 각각 1∼2개씩 영업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왜 이곳에 식당들이 몰려있는지, 왜 이곳 음식점에 손님들이 몰리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다만 인근에 중앙시장이 있고, 얼마 전까지 전매청이 있었으며, 대규모 주택단지가 자리하고 있어 서민들을 위한 음식점이 생겨났고, 호황을 누렸을 것으로 추측만 할 뿐이다. 또 옛 도교육청 인근에 술집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야식집이 생겨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곳 음식점에서 내놓는 연탄 돼지불고기와 닭 내장탕, 막창 등이 다른 곳보다 맛있으며, 다른 곳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전주는 물론 도내에서 닭 내장탕을 취급하는 곳은 이곳 일대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군산, 익산 등 다른 곳은 물론 대전과 광주, 서울 등 다른 곳에서 찾아오는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오랜 라이벌, 오원집과 진미집맛이라면 빠질 수 없는 이곳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음식점이 있다. 연탄 돼지불고기로 쌍벽을 이루는 오원집과 진미집이 바로 그들이다. 지난 1984년부터 현재까지 27년째 영업을 해오고 있는 오원집은 '대한민국 최초의 야식집', 지난 1976년부터 36년째 장사를 해오고 있는 진미집은 '포장마차의 원조'를 내세우며 맞서고 있다. 실제 오원집은 바로 앞에서 장사하다 현 부지로 이전했으며, 진미집은 중앙시장 바로 옆에서 포장마차를 하다 현 가게로 들어서게 됐다. 이들은 불과 50여m 떨어진 지근거리에서 연탄 돼지불고기를 비롯해 수 십 년간 돼지족발, 닭 매운탕, 닭발, 오징어볶음 등 비슷한 메뉴로 식도락가들을 유혹하고 있다. 최근에는 각각의 자녀들이 프랜차이즈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오원집은 18개, 진미집은 6개의 분점을 가지고 있다. 연탄의 강한 화력으로 짧은 시간에 구워낸 이곳의 대표메뉴 돼지불고기는 육질이 야들야들하면서도 적당히 매콤하고, 살짝 달짝지근하다. 반찬으로 나오는 깍두기와 김밥을 얹어 싸먹으면 더욱 일품이다. 연탄 돼지불고기에 그 빛을 가려거 그렇지 매운 족발이나 닭 매운탕, 닭발 등도 먹을만하다. 연탄 돼지불고기가 1인분에 5000원, 김밥 한 줄에 1500원, 가락국수 2000원, 닭 매운탕 1만5000원 등이다.▲우리를 빼놓으면 서운하죠이곳의 대표메뉴로 연탄 돼지불고기가 아닌 닭 내장탕을 추천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수십년째 현 자리를 지키며 닭 내장탕의 원조라로 내세우는 펄펄 닭내장탕과 30년 역사를 자랑한다는 현대 닭내장탕이 바로 그들이다. 벽 하나를 두고 서로 맞붙어있는 이들 내장탕 전문점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전주지역으로 맛집 투어를 나온 식도락가라면 한번쯤 들린다. 닭 내장에 콩나물과, 당면, 미나리, 갖은 양념 등을 넣고 얼큰하게 끓여 내놓는 닭 내장탕은 술 안주로 그만이다. 사람 수에 따라 2만원에서 3만5000원짜리까지 골라 먹을 수 있다. 또 물갈비를 파는 남노갈비 중앙점도 빼놓을 수 없다. 불에 갈비를 구우는 것이 아니라 냄비에 물을 자글자글 넣고 졸이면서 콩나물과 당면을 먼저 먹고 갈비를 먹게 된다. 1인분에 7000원이다. 여기에 막창집도 빼놓으면 서운하다. 숯불에서 직접 노릇노릇하게 구워먹는 이곳 막창은 1인분에 9000원정도 한다. 저녁 시간이면 자리를 확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면서 중앙시장 음식점의 대표상권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 주말
  • 구대식
  • 2011.02.25 23:02

[맛&여행] ⑫완주 화산 참붕어찜과 아귀찜

맛도 그것이 있어야 할 자리가 있다. 아등바등 살지 말라고 속삭이는 듯한 풍경이 펼쳐진 곳, 완주군 화산면 경천저수지. 이 곳에 참 잘 어울리는 맛이 있다. 여름 별미 참붕어찜이다. 또 경천저수지와 멀지 않은 산골엔, 숲과는 어울리지 않을 듯한 겨울 별미 돌판아귀찜이 미식가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그곳으로 가보자.▲ 완주 8미 참붕어찜전주에서 17번 국도를 타고 고산을 지나 화산 소재지를 들어갈 즈음 참붕어찜 원조라며 전통을 내세운 안내판들이 반긴다. 20년 또는 3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는 참붕어찜 음식점들이다.전국에서 모여들 정도로 널리 알려진 화산 참붕어찜은 1995년 전라북도 향토전통음식으로 지정됐고, 한우와 함께 '완주 8미' 중 하나. 칼집을 내어 시래기와 감자, 무로 맛을 낸 참붕어찜은 입안을 감도는 민물고기 특유의 부드러움과 담백함이 매력이다.여름철 보양식인 참붕어찜은 불포화 지방산과 철분이 많아 성장기 어린이나 산모에게 좋다고 한다. 허약 체질이나 정력이 약할 때 기력을 보충해주며 간 기능회복에도 효과가 있단다.참붕어찜에 들어가는 재료 중에 붕어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시래기다. 무의 잎과 줄기를 말려 시래기를 만드는데, 이 시래기를 마련하기 위해서 늦가을부터 정성을 들인다. 긴 시래기를 붕어의 하얀 살에 걸쳐 먹으면, 깔끔한 끝 맛이 기막히다. 매콤한 양념 맛도 일품, 양념에 밥을 쓱쓱 비벼 먹다 보면 한 그릇이 뚝딱이다. 입가심으로 먹는 숭늉 한 그릇으로 마음도 넉넉해진다.▲'2% 아쉬운' 화산 참붕어찜여름철 별미여서 그런지 겨울 끝자락에 찾은 참붕어찜 전문점들은 한산했다. 비수기라고는 하지만 아쉽다.경천저수지에서 잡아올린 자연산 참붕어만으로는 몰려오는 미식가들을 감당할 수 없었겠지만, 중국산이 들어오는 것은 문제다. 철저한 자연산을 고집하거나 원산지에 따른 가격 차별화를 생각해 볼 일이다.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지역축제로의 프로그램 개발이다.팔당호와 인접한 경기 광주시 분원마을에서는 1997년부터 향토음식인 붕어찜을 널리 알리기 위해'분원 붕어찜축제'를 열고 있다. 매년 5월께 열리는 이 축제는 붕어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개발해 선보이고 행사 기간 중 가격도 할인 한다. 또 참여 프로그램을 늘려가면서 매년 1만여명 안팎의 관광객이 몰리는 꽤 그럴싸한 축제로 발전했다.충북 진천군 초평면에서도 2009년부터 '초평붕어마을 붕어찜축제'를 열고 있다. '초평호'의 아름다운 경치와 어우러진 이 축제는 마을 음식업번영회 주관으로 매년 10월말께 개최, 1200여명의 안팎의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지역마다 축제가 넘쳐나고 자치단체마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작은 축제를 만들어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일이다.▲화산식당 : 1978년부터 영업을 했다고 하니 참 오래 됐다. 수목이 어우러진 식당에서 맛보는 메기매운탕과 누룽지도 일품이다. 예전엔 씨알이 손가락만한 크기의 참붕어찜과 톡톡 씹히는 새우탕을 맛볼 수 있었다. 전주 아중역 근처에 직영점은 모든 재료를 화산식당에서 조달한다. /대표 박종덕, 063-263-5109▲산수장가든 : 올해로 29년째. 확트인 경천저수지를 옆에 끼고 풍경을 즐기며 묽은지 닭도리탕과 백숙도 먹을 수 있다. 물위에 떠있는 부교를 걷는 즐거움도 이곳 산수장가든의 자랑이다. 예전엔 향어회도 즐길 수 있었다. 전주 분점은 없다. /대표 한형수, 063-263-5078▲약수가든 : 18년 전통의 참붕어찜 요리집이라는 플래카드가 눈에 띈다. 식당 주위에 고성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아늑한 분위기를 즐기며 참붕어찜을 맛볼 수 있다. 묽은지 닭도리탕도 맛있다. /대표 임달영, 063-262-2602▲'특허' 돌판아귀찜 전문점 '번지농장'완주군 화산면 와룡리 깊은 산속에 자리잡은 돌판아귀찜 전문점 '번지농장'.아귀와 산골의 매콤한 만남, 돌판아귀찜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눈치 빠른 미식가들은 벌써 두 세 차례 '매운 맛'을 봤을 것이다.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아귀는 입이 크고 흉하게 생긴 모습 때문에 그러한 이름을 갖게 됐다고 한다. '아구'는 아귀의 잘못된 말. 겨울철이 되면 4월부터 시작되는 산란에 대비, 아귀가 몸 관리를 하기 때문에 상태가 좋아진단다. 아귀가 겨울 제철 요리가 된 이유다. 근래에는 혈압을 내리는 약효로도 인정되어 고혈압 환자 등이 즐겨 찾고, 피부 미용에도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다.개업한지 6년쯤 됐다는 번지농장엔 주말 하루 700~800여명의 손님이 찾는다고. 오후 2시가 넘도록 번호표를 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인기비결은 뭘까?번지농장은 돌판아귀찜으로 2007년 특허를 받았다. 각각 고유의 맛을 낼 수 있도록 아귀와 콩나물을 따로 조리해, 아귀살은 탱탱하며 부드럽고, 콩나물은 아삭아삭한 맛을 낸다는 게 특징이다. 직접 재배한 고추와 마늘 등 엄선된 재료를 사용한 아귀찜 국물은 깔끔하고 얼큰하다. 아귀찜 국물에 밥을 볶아 먹는 것도 별미.예약은 필수. 도로에서 음식점까지 500m 정도 좁은 길이 이어져, 양보운전이 필요하다. 분점은 전주에 2곳, 익산, 군산, 순창, 서울에도 있단다. /대표 심현주씨, 063-261-4642

  • 주말
  • 이용수
  • 2011.02.18 23:02

[맛&여행] ⑪순창 재래시장 내 순대촌

순창군이 낡고 침체된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지난 2002년부터 추진해 온 재래시장 현대화사업이 8년여의 공사 끝에 최근 마무리 됐다.한때 전국 5대 재래시장의 하나로 명성을 떨치기도 했던 7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순창읍 재래시장은 이번 현대화사업을 계기로 다시금 군민의 삶 속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군이 재래시장 현대화사업의 일환으로 가장 먼저 추진한 사업은 낡고 오래된 장옥 정비였다.특히 지붕이 낡아 비가 새고 곳곳이 허술함은 물론 칙칙한 주변환경들로 대형마트에 밀려 존립위기에까지 놓였던 79동의 장옥은 순창읍 재래시장의 침체를 가속화시키기에 충분했다.하지만 최근에는 순창재래시장이 새로운 전기를 맞으며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여기에 순창하면 떠오르는 전통 '순대'맛을 이어가기 위해 흩어져 있던 순대집들을 한데 모아 추진한 순대촌 조성 또한 시장 활성화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순창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순대국밥을 먹기위해 지금도 장날이면 광주 등 인근 도시에서 단골손님이 찾아올 정도로 명성이 높은 순대촌은 순창 재래시장을 살리는 또 하나의 숨은 비결이기도 하다.순창의 순대는 기계식이 아닌 모두 손으로 직접 만들기 때문에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며, 철분과 칼슘이 풍부해 여성들이 더 선호하고 있는 가장 서민적인 우리의 전통음식이다.순창순대는 순대특유의 누린내와 역겨운 냄새가 나지 않는데 그 비법은 창자에 붙어있는 흰 기름기를 깨끗한 물에 3번 이상 씻은 후에 창자를 삶은 후 재차 씻어 제거하고 그 속에 속살을 넣기 때문이다.특히 인조피와 찹쌀, 당면을 쓰지 않는 순창 순대는 돼지 창자 속에 돼지 선지와 김치 그리고 콩나물이 주재료로 마늘, 양파, 고추 등 12가지 이상 천연 양념과 야채로 채워 감칠맛이 나는 할머니 손맛을 느낄 수 있다.순대가 본초신약에는 해독력이 있다고 쓰여있고, 단백질·비타민B·철분 등이 풍부하며 저칼로리 저콜레스트롤 건강식품이며 강장효과와 조혈기능을 향상시키는 보신식품으로 양순대인 소시지보다 영양가가 풍부하다.현재 순창재래시장 내 순대촌에는 5개의 순대집이 있으며, 저마다 각자 고유의 맛을 내면서 순창순대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연다라', '2대째 순대', '봉깨 순대' 등 이름만 들어도 토속적인 내음이 물씬 풍기는 순창 순대집들은 이제 어엿한 순대촌으로 다시 태어나 앞으로도 그 맛을 영구히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연다라 전통순대45년동안 이어온 연다라 전통순대는 순창에서 가장 오래된 순대집으로, 직접 손으로 순대를 만들어 모양은 울퉁불퉁하지만 돼지선지, 파, 묵은김치, 콩나물, 부추, 양파, 호박, 풋고추, 마늘, 생강 등을 넣어 만든 영양만점인 전통순대다술안주에 최고인 순대 수육은 1만원이고, 주인장의 인심이 푸짐해 더 달라는 대로 준다. 여기에 얼큰한 순대 전골과 순대국밥도 곁들어 먹으면 그야말로 세상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다.* 대표 박옥자 063)653-3432, 011-659-5662▲2대째 순대30년동안 2대째 이어오고 있는 2대째 순대집은 개운하고 시원한 맛이 자랑인 순대 전골로 방송과 신문에 여러차례 소개된 맛집이다.주인의 깔끔한 음식솜씨로, 순대를 싫어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순대전골은 대·중·소에 따라 1만원에서 3만원까지 있으며, 순대 국밥이 6000원, 새끼보국밥은 7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대표 박승일 063)653-0456, 010-9927-0456▲봉깨 순대2대째 순대집을 이어와 지금은 아들이 운영하고 있는 봉깨 순대는 이름만큼이나 고소한 순대맛과 인심좋은 넉넉함이 손님을 사로잡고 있다. 매꼼하면서 알싸한 순대전골과 순대국밥으로 인해 애주가들이 많이 찾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특히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새끼보막창 순대국밥은 7000원으로, 국내를 비롯해 해외 거주민들도 즐겨하고 있다.* 대표 이용상 063)653-2789, 010-6681-7749▲곡성 순대역시 2대째 순대집을 운영하고 있는 곡성순대는 얼큰하면서도 순한 맛으로 정평이 나 있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겨 찾는 곳이다.특히 상호명이 곡성순대여서 인근 곡성과 옥과 주민들도 자주 찾아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대표 김재순 063)653-3976, 010-7653-3976▲순창 장터순대사람 좋아 보이는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순창장터순대는 작지만 아담한 가게에 인심이 후해 단골들이 많다. 깊은 맛이 있는 순대전골과 입에 맞는 반찬들로 장터순대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순대국밥은 5000원, 소머리국밥 6000원, 순대전골은 1만5000원에서 2만5000원까지 있다.* 대표 라영옥 063)652-0960, 010-7652-0960

  • 주말
  • 진영록
  • 2011.02.11 23:02

[맛&여행] 장흥군 가볼만한 곳

장흥군은 2000년대 초 정동진에 착안해 정남진을 지역 이미지 브랜드로 발굴했다. 관산읍 신동리 삼산방조제 옆에는 정남진 상징 조형물이 있고, 장흥군은 안양면 수문리에서 대덕읍 옹암리에 이르는 해변을 정남진권역이라 부르며 관광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장흥군은 우선 문학의 향취가 그윽하다. 고 이청준과 한승원·송기숙 등 국내 대표적인 현대 소설가들의 고향이 장흥이다. 회진면 진목리 산저마을 바닷가에는 이청준 생가와 묘소, 영화 '천년학' 주막 세트장이 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이청준 문학자리'가 문을 열었다. 한승원은 키조개마을 옆 안양면 사촌리 율산마을 '해산토굴(海山土窟)'이라는 서실에서 생활하는데, 이곳에는 문학관 '달 긷는 집'과 문학산책로가 조성돼 있다.관산읍과 대덕읍에 걸쳐있는 천관산에도 50여개의 문학비를 건립해 조성한 문학전문공원이 있다. 천관산은 지리산·월출산·내장산·내변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중 하나로 가을철 억새밭과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룬다.여인이 치맛자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걷는 형상이라는 장흥읍 억불산에는 천체를 관찰할 수 있는 천문과학관이 있으며, 산기슭에 자리 잡은 편백나무 숲 우드랜드에는 국내 최초로 알몸 풍욕을 할 수 있는 산림욕장도 조성돼 있다.회진면 덕산리에 위치한 노력항도 최근 널리 알려졌다. 지난해 6월부터 이곳에서 제주 성산포를 1시간 50분에 주파하는 오렌지호 여객선이 출발하기 때문이다.유치면 18개리 33개 마을과 장평면 우산권역 6개 마을은 2007년 12월 전남 완도군 청산도·신안군 증도·담양군 창평면과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Slow City) 국제 인증을 받았다.장흥읍 남외리 일원은 동학농민운동 최후 격전지인 '석대들 전적지'이며, 인근 충열리 공설운동장 옆에는 농민군의 의로움을 기리는 고은 시인의 시가 새겨진 기념탑이 있다.장흥읍 예양리 '정남진 토요풍물시장'은 전통시장의 모범으로 알려져 있고 장흥 한우도 명성이 높다. 한 여름에는 장흥읍 탐진강변과 장흥댐 생태공원에서 정남진 물축제가 열린다. 또한 여유를 갖고 인근 강진이나 보성의 여러 명소도 들릴 수도 있다.

  • 주말
  • 전오열
  • 2011.01.28 23:02

[맛&여행] 전라남도 장흥군

강원도 '정동진'은 해돋이 명소의 대명사다. 90년대 중반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의 주 촬영지여서 더 유명해진 정동진은 서울 광화문에서 정 동쪽으로 내달리면 도착하는 나루라는 데서 유래했다. 그럼 광화문에서 정남진(正南津)은 어딜까? 전라남도 장흥군이다. '정남진의 해돋이도 멋지다'는 이야기는 광주·강진·장흥 일대에 아내의 친척·친지들이 살고 있기에 자주 들었다. 2011년 첫 날 새 해를 정남진 장흥에서 맞았다.▲ 멀고 힘들었던 정남진 가는 길정남진 새해맞이 여행에는 장인·장모·처남 가족과 아내의 이모네까지, 돌이 안 된 젖먹이를 포함해 모두 스무 명이 참석했다. 장흥은 전주에서 200㎞ 가까이 되지만 처가의 친척·친지 집 방문차 몇 번 다녀온 적이 있어 낯선 곳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 해맞이 가는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지난 연말 광주를 비롯해 나주·영암·강진·장흥에 30~40㎝의 큰 눈이 내려 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 것. 하지만 이미 마음들이 들떠 있었고 숙박도 예약했기에 모두들 무모하지만 과감하게 "가자!"에 합의했다.광주와 나주는 어느 정도 제설작업이 돼 '갈 만 하네'라며 유유히 지났다. 복병은 영암이었다. 영암군의 도로에는 내린 눈이 그대로 덮어 있었다. 게다가 눈발까지 거세졌다. 자동차들은 그야말로 설설, 엉금엉금 기어갔다. 가속 페달에서 아예 발을 떼고 앞 차 바퀴 자국 위를 조심스레 뒤따랐다. 가드레일과 충돌해 멈춰 선 차들을 보니 어깨에 힘이 더 들어갔고 핸들을 쥔 손에는 땀이 났다. '마의 구간' 영암을 간신히 빠져나와 강진을 지나 목적지인 장흥 안양면 수문리와 용곡리, 일명 '키조개마을'에 도착하니 탁 트인 겨울바다가 힘들었던 여정을 위로했다. 평상시 넉넉잡고 전주에서 자동차로 2시간 30분, 광주에서는 1시간 30분 정도면 도착하는데, 이날 광주에서 이곳까지 4시간이 넘게 걸렸다.▲ 싱싱하고 푸짐한 키조개 만찬키조개마을로 가는 길은 종려나무들이 안내했다. 종려나무는 전주시도 가로수로 추진하고 있는 아열대 수종인데, 온통 하얀 세상에서 푸른 때깔이 이국적으로 느껴졌다.드넓은 바다가 보이는 민박집에 짐을 풀었다. 키조개마을에는 장흥 유일의 해수욕장인 수문해수욕장을 중심으로 민박촌이 형성돼 있고 인근에 찜질방·실내외 물놀이 시설·호텔급 객실을 갖춘 16층의 옥섬워터파크와 여러 펜션 등 숙박시설이 많았다.마을 특산물이 키조개라는 것을 반영하는 듯, 옆 민박집 마당에는 '키조개 선글라스'를 낀 귀여운 눈사람이 서 있었다. 저녁식사 메뉴는 당연히 키조개. 이 곳 키조개는 '먹을 것을 모두 얻을 수 있다'는 득량만(得粮灣) 청정해역인 '여닫이 갯벌'에서 나오며, 생산량의 반은 일본으로 수출된다고 한다. 마을에는 지난해 11월 TV예능프로그램의 식도락 여행 장흥 편에서 연예인들이 들렀다는 음식점을 비롯해 여러 키조개 전문요리점이 문을 열어 놓았다.키조개는 축제가 열리는 5월께 가장 맛있다는데, 겨울철에도 제 맛을 잃지 않는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에게서도 키조개를 구입해 맛 볼 수 있다. 민박집 주인은 어른 손바닥보다 더 큰 싱싱한 키조개를 푸짐하게 구해다 주고 손질까지 해줬다. 키조개 속살[패주(貝柱)·관자]은 열을 가하면 영양가를 잃으므로 생으로 먹는 것이 좋지만, 준비해 간 숯불을 피우고 키조개 껍데기 위에 살짝 구워 먹으니 더 쫄깃쫄깃하고 담백했다.▲ 남포마을 석화구이의 깊은 맛다음날 어둑새벽 새 해를 맞이하기 위해 선착장 쪽으로 향했다. 유명 해돋이 장소처럼 북적거리지 않아서 좋았다. 바다 건너 먼동이 희끄무레해지면서 2011년 첫 해가 '예쁘게' 솟아 올라왔다.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연발하며 새해맞이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하늘은 맑고 바람도 잔잔해졌지만, 도로 위 눈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았기에 장흥의 다른 여러 명소를 방문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다음을 또 기약하고, 키조개마을에서 10여㎞ 떨어진 장흥군 용산면 상발리 남포로 이동했다. 이 작은 바닷가 포구는 영화 '축제'의 주 촬영지였던 곳이다. 마을 앞에 있는 소의 등을 닮은 '소등섬'은 소나무 몇 그루를 품고 있다. 바닷물이 밀리면 섬까지 걸어갈 수 있으며, 소등섬을 배경으로 떠오르는 해 또한 장관이라고 한다.특히 이 마을은 자연산 석화(石花?굴)의 산지로 일명 돌꽃마을이라고 불린다. 겨울철이면 맛이 더 깊어진다는 싱싱한 굴을 먹기 위해 찾는 이가 많다고 한다. 석화구이 집 비닐하우스 안에 들어갔다. 나무 탄 매운 내와 '바다의 우유'인 굴 내가 자욱했다. 바다에 띄우는 스티로폼 부표에 앉아 화덕에 장작을 지피고 석쇠 위에 굴을 올렸다. 곧 강한 불을 쐰 굴들이 '탁탁' 소리를 내며 익어갔다. 면장갑을 끼고 조새(굴 까는 갈고리)를 이용해 껍데기를 벌린 뒤 도톰한 속살을 맛보았다. 굴 육수로 끓인 떡국도 한 그릇씩 먹었다.여행정보에 따르면 장흥은 한반도에서 겨울에도 봄빛이 가득하고 봄이 가장 먼저 오는 곳이라고 한다. 새 봄이 오기 전, 봄을 먼저 만나기 위해 한 번 가볼만한 곳이라고 생각하며 정남진을 뒤로 했다.

  • 주말
  • 전오열
  • 2011.01.28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