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100세 시대] 대상포진 - 고령일수록 발병 빈도 높아…초기치료로 효과
대상포진은 평생 5명 중 1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몸의 한쪽 편으로 심한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나타난다. 두통, 숨쉬기가 곤란하거나, 배가 아프다든지, 팔다리가 저리며 근육통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전주병원 신경과 김지성 과장의 도움말로 대상포진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젊은층 발병도 증가 추세
대상포진은 인구의 20%가 생애 한 번 경험하며, 한 해에 1000명 당 3-5명 꼴로 발생하는 흔한 신경계의 감염질환이다. 대개는 면역성이 떨어지는 5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발병하지만 요즘 들어 20~40대 젊은 층의 발병도 증가 추세이며 2016년도 대상포진에 따른 진료환자는 약 70만명으로 2012년에 비해 20%이상 증가하였다.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 환자, 악성 종양, 면역 억제제의 투여, 척수 방사선 조사 등으로 면역기능이 떨어진 환자에서 주로 발생하고 과도한 업무, 불규칙한 생활, 스트레스, 수술, 외상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되는 경우에도 발생한다. 또한, 대상포진은 드물지만 재발하기도 하며, 면역력이 저하된 경우 재발률은 높아진다. △잠복 수두 바이러스가 주된 원인
대상포진은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이는 어린이가 흔히 걸리는 수두의 원인체인 수두 바이러스와 같다. 소아기에 수두 바이러스에 한 번 감염되면 수두가 치료된 후에도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고 우리 몸속의 신경을 따라 이동하며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 이러한 잠복기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병적인 증상은 없다. 하지만, 신체의 면역력이 저하되면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재활성화된 경우의 수두 바이러스를 대상포진 바이러스 또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라고 묶어서 부른다. 재활성화된 바이러스가 피부의 말초 신경에 미치면서 발병 수일 사이에 편측의 피부 발진과 특징적인 물집 형태의 병적인 증상이 나타나고 해당 부위에 통증이 동반된다. △증상
이 질환의 첫 증상은 몸의 한쪽 편으로 심한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나타난다. 즉 두통, 숨쉬기가 곤란하거나, 배가 아프다든지, 팔다리가 저리며 근육통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그러나 이때는 수포 병변이 없이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심한 통증 때문에 흉막염, 충수돌기염, 추간판탈출증, 담낭염 등의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여 진단 및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통증 및 감각 이상 증상 발생 수일 후에 붉은 반점이 신경을 따라 나타난 후 여러 개의 물집이 무리를 지어 나타난다. 수포는 고름이 차면서 탁해지다가 5일에서 10일이 지나면 딱지가 되어 비늘처럼 벗겨진다. 환자 대부분에서 통증과 이상감각은 1주에서 4주 정도 지속된다. 주로 발병하는 부위는 흉부가 가장 흔하여 환자의 약 2/3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두경부가 흔하며 그 외에도 신경이 있는 부위는 어디든지 발생할 수 있다. 두경부에서 발생하는 대상포진 중에 눈 대상포진(ophthalmic herpes)과 무릎 신경절 대상포진(geniculate herpes)이 특징적이다. 눈 대상포진으로 각막과 결막이 침범되어 후유증으로 각막에 감각이 없어지고 흉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무릎신경절 대상포진은 안면마비, 얼굴의 심한 통증, 외이도에 발생하는 수포성 발진이 특징이며 때로는 이명, 현훈, 및 청력소실이 동반되기도 한다. △진단 및 치료
대상포진은 피부에 나타나는 병적인 변화가 특징적이므로 증상을 관찰하여 임상적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으나 증상이 특징적이지 않는 경우에는 바이러스 배양 검사나 도말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를 직접 관찰하는 검사가 있지만 검사 비용에 비해 그 유용성이 적기 때문에 잘 시행하지는 않는다.
대상포진 환자의 초기 치료에는 항바이러스제 약물치료가 필요하며 피부 병변에 대해 이차적인 감염 예방과 진통제와 바르는 연고 등을 이용하여 통증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항바이러스제를 수포가 생긴 다음 48시간 내에 사용하면 아픈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수포도 빨리 없어진다. 면역력이 약한 환자나 넓은 부위에 피부병변이 있는 경우에는 항바이러스제 정맥주사치료가 필요하다. 스테로이드 약물치료를 항바이러스제와 병행하기도 하는데 대상포진후 신경통의 발생을 줄인다는 보고가 있으나 확실하지는 않다. 치료를 시작하면 병의 경과는 양호하나 노인이나 면역력이 크게 저하된 환자는 피부의 이상 증상이 모두 좋아져도 통증이 남는 경우가 있으며 면역 기능이 정상인 환자의 경우에도 대상포진후 신경통이 나타날 수 있다. △발병 초기 치료로 후유증 최소화
대상포진 발병환자의 대표적인 후유증인 신경통은 50대 미만의 환자에게는 10% 미만, 고령으로 갈수록 30% 가량 피부 병변이 치유된 후에도 지속적인 통증이 남아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 이행하게 되고 통증과 함께 감각이상, 우울증, 불면증 및 식욕부진 등이 동반되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신경통은 대상포진 발병 나이가 가장 중요하며 고령일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그 외에 눈에 침범한 눈 대상포진, 피부병변 이전에 나타나는 전구증상이 있는 경우, 면역 기능이 크게 저하되어 있는 경우, 급성 대상포진의 증상이 심한 경우에도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대상포진후 신경통은 보통 98% 이상은 5년 이내에 소실되나 평생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통증의 평균 지속기간은 약 6개월 가량이다. 치료는 항우울제, 항경련제, 아편유사제 등의 약물치료가 가장 우선으로 선택되며, 국소마취제나 고추의 활성성분 등을 통증이 심한 부위에 국소적으로 도포하여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약물치료에도 통증이 지속하는 경우에는 신경 차단 요법이나 레이저 치료, 척수 자극용법 등도 약물치료와 병행 할 수 있다. 하지만, 최선의 치료는 대상포진 발병 초기에 항바이러스제 복용 등 적극적인 치료를 함으로써 신경통으로 이환되는 것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