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피해자들의 증언을 통해, 동네를 발칵 뒤집은 칠곡 집단 감금 폭행 사건의 전말을 추적한다.
한 통의 전화와 함께 사라진 아이들
청소년 월드컵 결승전이 있던 날, 경상북도의 한 소도시에서 친구들과 거리응원에 나선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밤사이 잇따라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다. 다음날 참혹한 모습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한 빌라에 감금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날 밤 203호라 불리는 그 빌라에 감금된 남학생은 십여 명. 그 집에서 흉기까지 휘두르며 피해자들을 폭행하고 물고문하고 끔찍한 성추행을 일삼았던 가해자도 열 명이 넘는다. 그들은 누구고 무슨 목적으로 그 많은 남학생을 불러 이런 짓을 벌인 걸까.
"그냥... 다 무서웠어요. 다시는 기억하기 싫은 죽음의 시간인 것 같아요."
-피해자 학생
그 날, 가장 먼저 불려갔던 고등학생 영석(가명)이는 이들에게 미션 하나를 받았다. 바로 인근 A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연락처를 알아내라는 것이었다. 그는 급히 연락처를 수소문해 중학생들의 번호를 넘겼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이 전화를 받지 않는단 이유로 폭행을 당했다. 그 후 그들은 영석이의 친구들 네 명을 203호로 불러들였다. 가해자들이 이들을 끌고 온 이유는 단지 이들이 친구를 잘못 두어서였다.
그렇게 날이 밝고 아침 8시가 되자, 가해자들은 A중학교 3학년 남학생들을 줄줄이 203호로 데려와 감금했다. 이들은 모두 A중학교 축구부원들이었는데. 평균 나이 20세의 가해자들이 중학교 축구부 학생들을 이토록 집요하게 찾아 나설 일은 대체 무엇이었던 걸까?
이날의 참극은 어디에서 시작됐나
빌라 203호에 감금된 12시간 동안 어떤 아이는 온몸이 피멍으로 물들고 어떤 아이는 고막이 터졌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흉기를 들이민 것도 모자라 아이들끼리 서로 싸우라고 협박하거나 성추행을 강요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가해자들은 자신들이 한 그 모든 행위가 아이들의 ‘버릇을 고쳐주기 위한 일’이었다 주장하고 있었다. 전날 A중학교 축구부원들이 모인 식당에서 벌어진 일이 그 계기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왜 그 자리와 상관없는 고등학생들까지 같이 감금하고 폭행한 걸까. 그날 그 음식점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
"지금 불구속된 친구 하나가 만나서 얘기를 하자 접근을 한 거예요.. 접근금지인데."
- 피해자 어머니
열 명이 넘는 가해자와 일곱 명의 주범. 그 중 구속된 사람은 스무 살이 넘은 주범 두 명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불구속으로 풀려났다. 그런데 취재 도중 들려온 소식은 당혹스러웠다. 가해자의 지인들이 가해자들을 두둔하는 글을 SNS에 올리는 동시에 피해자들의 위치 등을 캐묻는 등 신고자 색출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들은 누구며 대체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이번 주 '궁금한 이야기 Y'에서 확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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