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열악한 상황이다 보니까 아이가 문제 행동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더 많이 표출할 수도 있는 거거든요.”
지어진 지 40년도 넘는 낡은 집에 둥지를 틀고 있는 두 식구. 송동분(85세) 할머니와 손자 혁진이(13세)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워낙 집이 낡은 데다... 화장실에 세면대가 없어서 부엌에서 씻는 걸 해결해야 하는 등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번 끓인 찌개를 며칠씩 데워먹어야 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워 집을 고치지도 이사를 가지도 못하고 있는데요. 열악한 환경에서 어떡하든 어린 손자를 잘 돌보고 싶은 할머니. 하지만 어려서부터 지적장애와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ADHD)를 지니고 있는 혁진이를 제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엄마에 대한 분노 뒤에 숨겨진 깊은 그리움
“엄마가 없어서, 스트레스가 쌓여서 다 찢고 던진 대요. 엄마 얼굴을 1년이면 잘해야 두서너 번밖에 못 봐요.”
온갖 사진을 다 찢고 던지기 일쑤! 집안 곳곳 멀쩡한 벽지가 하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을 찢고 부수며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혁진이! 사진 중에서도 엄마를 비롯해 가족의 얼굴이 있는 사진을 모조리 찢어 밖으로 던지곤 하는데요. 사실 엄마를 향한 분노 뒤에는 깊은 그리움이 숨겨져 있습니다. 찢어진 엄마의 사진 조각을 몰래 가슴에 품고 다니는 혁진이. 엄마가 너무 보고 싶은데... 그 마음을 풀 길이 없습니다. 미혼모로 홀로 아이를 키우며 심각한 알코올중독에 빠진 엄마는 술을 마시러 나가 행방불명이 되고... 그러다 발견돼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를 끝없이 반복하고 있는데요. 점점 더 시퍼렇게 멍들어만 가는 혁진이의 가슴. 아흔을 바라보는 연로한 할머니는 손자를 도와줄 힘이 없어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우리 혁진이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우리 혁진이 갈 곳이 없는 거예요. 제가 죽고 나면 갈 곳이 없어요.”
엄마 품에서 컸으면 좋았을 텐데... 귀한 손자가 어쩌다 이리되었을까... 가슴에 한이 되어버린 할머니. 넓고 좋은 세상에 할머니 말고는 의지할 곳 없는 손자가 너무 가엾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오래도록 그 곁을 지켜주고 싶은데요.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걱정입니다. 다리가 불편해 수술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병원비를 구할 수 없는 데다 혼자 집에 있을 혁진이 생각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요. 바쁘게 흘러가는 세월만 야속할 뿐... 할머니의 생에 마지막 소원은 부디 혁진이가 건강하게 혼자서도 잘 사는 모습을 눈에 담고 떠나는 것입니다. 과연 할머니의 소원은 이뤄질 수 있을까요?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