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으로 진안에 정착, 인삼·수박·고추·상추 등 한국 농산물 재배의 달인이 된 한 이주 여성이 올해부터는 ‘아열대 채소’를 재배하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진안 백운면 김수빈 씨다. 베트남 출신 김수빈 씨는 13년 전 백운면 농부와 결혼, 귀화해 이름까지 한국 명으로 바꿨다.
‘베트남 댁’ 김 씨는 수확 마무리 철인 10월 말을 맞았지만 일손을 쉬지 않고 있다.
김 씨가 남편과 농사짓는 시설하우스는 5개동, 3000㎡가량이다. 재배하는 아열대 품목은 ‘공심채’다.
공심채는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아열대 지역) 사람들이 즐겨먹는 길쭉한 채소로 화살촉 모양이다. 서식지 동남아시아에서 2000년 전부터 식자재와 약재로 재배했으며 골다공증, 살균, 피부건강, 피로해소,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전한다.
베테랑 농사꾼으로 인정받는 김 씨는 하우스 안에서 공심채 말고도 여주, 줄기 콩, 파파야, 베트남 고추, 구아바 등 다소 생소한 아열대 작물 20가지가량을 튼실하게 키우고 있다.
김 씨는 국제결혼으로 백운에 왔을 때부터 인삼, 수박, 고추, 상추 등의 농사 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다가 고향 베트남을 원산지로 하는 아열대 농산물의 경제성에 관심을 갖던 중 진안군농업기술센터의 권유로 공심채 등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군 농업기술센터가 평소 영농에 최선을 다하는 이주 여성 김 씨를 눈 여겨 봤다가 ‘기후온난화 대응 적응작물 발굴 시범사업’의 대상자로 선정한 것.
수박 재배에 이용해 오던 3000㎡가량의 비닐하우스에 공심채를 비롯한 각종 아열대 작물을 전격적으로 심게 된 이유다.
군은 김 씨 농가에 난방장치(수막시설)는 물론 다겹 보온커튼, 구아바 묘목 등 6000만원 상당의 사업자금을 지원했다.
김 씨 가족이 수확한 아열대 채소들은 서울, 수원, 대구, 광주 등에 자리 잡은 ‘아시안마트’에 납품되고 있다. 주로 외국인들이 이용하는 아시안마트는 이주민이 급증하고, 해외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김 씨 가족은 올 해에만 3000만원을 웃도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빈 씨는 “재배가 불가능할 것 같던 고향의 채소들을 하우스를 이용해 이렇게 직접 재배를 할 수 있다니 신기하고, 또 수익률이 높아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고 말했다.
고경식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 환경 변화는 거부할 수 없는 문제”라며 “적극적인 대처를 통해 보다 나은 재배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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