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 강연을 위해 진안을 찾은 정운천 한식재단 이사장(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점심시간대를 넘기는 열강을 펼쳐 촌로((村老)들의'배꼽시계'가 탈(?)이 난 일이 벌어졌다.
최근 진안군 초청으로 군청 대강당에서'한식의 우수성과 세계화'란 주제로 강연을 펼친 정 이사장이 밥 때(정오)를 넘겨 강연을 끝낸 게 화근이 됐다.
예정된 강연 시간은 1시간 30분으로, 계획상으로는 늦어도 낮 12시에 끝나야 했다.
그러나 정 이사장의 강연은 점심 때를 15분 가량 넘기면서까지 강연을 했다.
강연을 듣다 못한 일부 참석자들은 도중에 배를 움켜쥐고 하나 둘씩 자리를 떳다. 체면상 자리를 뜨지 못한 이들은 점심 약속 때문에 속을 태워야 했다.
부득이 한 약속에 핸드폰 문자로'조금만 기다려라'는 양해를 구하는 일까지 속출했고, 강연장 밖에서는"대체 강연은 언제 끝나냐. 강연장으로 자장면이라도 보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등의 불만이 쏟아졌다.
'나이들면 밥심으로 산다'라는 말이 있듯이 밥 때 만큼은 놓치지 않는 촌로들의 정서를 감안하면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촌로들이 '뿔'이 난 이유가 이해된다.
결국 이 같은 시골 노인들의 정서를 읽지 못한 주최측에 원망의 화살이 돌아갔다.
강연을 듣고 나온 한 촌로는"강연도 중요하지만 밥은 먹고 해야 하는 것 아녀. 그러다 배꼽시계 고장나면 어떡헌다냐"라며 주최측을 원망했다.
이날 강연에는 농업인단체 대표, 품목단체 대표, 읍·면지역 대표, 요식업 대표, 농·축·산림·인삼농협 임직원, 행정, 농협 관계자,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 이사장은 국가농정방향, 농산물유통사례, 국가식품클러스터사업과 관련 우리 전통 음식의 역사, 한식의 우수성과 세계화에 대한 필요성 등에 대해 열띤 강연을 했다.
/ 이재문(제2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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