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비상대책위원장 선출이 오는 9일로 예정된 가운데 당내에서 관리형 비대위 구성과 3월 조기 전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 당이 제대로 역할하기 위해서는 전당대회를 가급적 빨리 치러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비주류측에서 주장해온 조기 전대론은 당의 상임고문은 물론 시·도당 위원장들도 공감의 뜻을 밝히고 있으며 일부 주류측에서도 수용하는 분위기다. 조기 전대가 실시되면 시·도당도 개편될 가능성이 높아 전북지역 정치권에도 격변이 예상되고 있다.
△3월말 전대론 확산= 민주당 차기 지도부는 이해찬 전 대표가 사퇴한 지난해 11월18일부터 6개월이 되는 시점인 5월18일까지 선출하도록 돼있다. 그동안 당내에서는 전대 시기로 3월말과 5월 중순 주장이 엇갈렸지만 최근 들어 3월 전대론이 힘을 얻고 있다.
5월 전대론을 주장하는 측은 대선 평가와 당의 혁신을 위해서는 비대위의 충분한 활동 기간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왔으며, 3월 전대론을 요구하는 측은 힘없는 비대위보다는 새 지도부를 빨리 선출해 당을 수습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그러나 5월 전대론을 주장해온 주류측 일부에서도 최근들어 "비대위 체제가 길어지면 당의 리더십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들어 3월 전대론에 공감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여기에 당의 원로인 상임고문단과 시·도당 위원장단도 지난 3일과 4일 박기춘 원내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조기 전대 개최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들은 또 비대위원장 선출은 경선보다는 합의 추대돼야 하며, 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추천하면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모았다.
특히 시·도당 위원장 대부분은 빠른 시간 안에 당의 수습과정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오는 9일로 예정된 당무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박 원내대표가 새 비대위원장을 추천할 것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현재 당내에서는 김한길·원혜영·이종걸·이낙연·박영선 의원 등이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본인이 고사하거나 계파간 이견으로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계파색이 옅은 박병석 국회 부의장도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부영 상임고문 등 '민주헌정포럼' 소속 전직 의원 80여명은 지난 4일 비대위원장에 정대철 상임고문을 추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서울 중구에서만 5선을 지낸 정 상임고문은 지난 2003년 새천년민주당 대표를 역임했다.
△전북 정치권 격변 오나= 3월말에 조기 전대가 개최되면 새 지도부와 함께 시·도당 개편도 불가피해 전북 정치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당 대표를 지낸 정세균-정동영 상임고문에 이어 재선 이상 의원(최규성·김춘진·이춘석·유성엽) 4명 가운데 중앙 정치권에서 전북을 대변할 정치인이 탄생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유성엽 의원(정읍)이 최고위원 도전 여부를 신중히 고민하고 있을 뿐 나머지 의원들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이들 의원측은 한결같이 "지도부 진출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유 의원도 "대선 패배후 허탈감에 빠져있는 도민들을 위해 나라도 나서야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결심을 굳힌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새로운 변화에 대한 믿음과 기대를 줄 수 있어야 한다"며 계파와 세력 다툼에서 벗어난 민주당의 환골탈태를 선결 과제로 꼽았다.
3월말 조기 전대가 치러질 경우 전북도당을 이끌 선장이 바뀔 것인지도 관심사다.
이춘석 현 도당위원장이 취임한 지 1년도 안됐지만 전대를 앞두고 시·도당 개편이 함께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위원장의 연임 가능성과 초선 의원들의 도전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있다. 중앙 정치권 진출을 고민중인 유성엽 의원은 "지금은 도당위원장에는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조기 전대와 시·도당 개편 상황에 따라 전북 정치권에도 격변이 예상돼 향후 정치 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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