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전북의 신성장 전략사업인 탄소와 농업, 전통문화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그동안 성장잠재력에 비해 산업화가 더뎠던 전북 지역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신성장 전략사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전북연구개발특구 지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이와 연계한 전북과학기술원 설립 문제도 여전히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등 굵직한 현안은 풀리지 않고 있다. 이에 전북일보는 전북도 신성장 동력사업의 현재 상황과 남아 있는 과제를 진단해본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하면서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탄소 산업 육성이다. 전북도와 효성이 각각 50억원을 투자해 탄소특화창업보육센터를 건설하고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20개의 유망기업을 발굴해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탄소소재를 이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후방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효성탄소섬유 전주공장은 후방 산업 육성 정책에 맞춰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생산규모를 7배까지 늘릴 예정이다. 전북도도 ‘버스용 CNG 연료탱크 상용화 시범 사업’ 등을 통해 탄소소재 시장을 넓힌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탄소산업 전 분야에 대한 제품 인증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으면 이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탄소 관련 기업들과 연구소들은 인증기관이 해외에 있어 제품 인증에 어려움을 겪어 왔고, 판로 확보도 쉽지 않았다. 안정성을 담보하지 못한 제품은 시장에서 유통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전북도가 ‘나노탄소소재 실용화 및 신뢰성 기반구축사업(탄소소재 기술표준 인증)’에 모두 23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지만, 이 사업을 통해 인증을 받을 수 있는 탄소 제품은 극히 일부분이다. 탄소소재-중간재-완성품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 인증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한 이유다.
탄소산업의 기술력 향상도 풀어야할 숙제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된 탄소섬유의 활용도는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항공기 부품 등에 사용돼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력은 아직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전북도는 앞으로 자동차, 조선, 신재생에너지, 농생명 분야에서 탄소가 활용될 수 있다며 장밋빛 청사진을 내놨지만 기술력 향상이 담보되지 않으면 이는 이웃 나라 이야기에 불과하다.
정부와 전북도가 탄소산업을 미래성장 동력산업으로 부르고 있지만 이를 전담할 정부출연 탄소전문 연구기관이 부재한 것도 문제다.
전북지역에서는 지난 2002년부터 탄소산업 육성을 위해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 설립됐고, 집중투자가 이뤄져 지난해 탄소섬유 양산체제를 구축했다. 이 기간 도내 탄소관련 기업이 33개(종업원 1124명)까지 늘어나는 등 약진을 거듭했다.
그러나 탄소섬유 등 소재별로 기술개발이 분산 추진되면서 탄소산업의 전반적인 발전을 저해해왔다. 이를 통합한 국가적 개발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며,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 정부출연 탄소전문 연구기관으로 전환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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