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2시 익산예술의전당 대공연장. 익산시의 하반기 시정설명회를 듣기 위해 29개 읍면동의 통리장과 유관단체, 공무원 등 시민 1200여명이 모여들었다.광역상수도 전환의 필요성을 알리고자 급조된 자리다.
먼저 시장 비서실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례적으로 대중들 앞에 선 그는 광역상수도 전환을 반대하는 시의원과 찬성하는 시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4차례나 관련 예산을 부결한 시의회 비판으로 목에 핏대를 세웠다.
이어 박경철 시장이 연단에 올랐다.
박 시장은 “상수도과장이 시장과 부시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금강 물 일부를 섞어 시민에게 공급했다. 경위야 어떻든 시민들께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박 시장의 이날 대시민 사과가 진심어린 사과였는지는 많은 의구심을 갖게했다.
짧은 사과 뒤에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이날 전북일보가 단독보도에서 시장도 사전에 금강 물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서에 친필 서명했다는 내부 서류를 폭로했으나 전혀 인정할수 없다는 사실상의 속내를 드러낸 박시장도 광역상수도 전환의 필요성에 열변을 토했다.
그는 “영등동 임모 의원이 반대해 상임위와 예결위를 통과한 광역상수도 전환이 뒤집혀서 이모양 이꼴이 됐다”며 임 의원을 더욱 거세게 몰아 세웠다.
광역상수도 전환 예산을 시의회에서 부결시키지 않았다면 식수로 부적합한 금강 물을 시민들에게 공급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가뭄으로 지금처럼 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며 모든 책임을 시의회에 떠넘긴 그는 중간에 뜬금없이 상수도과장과 상하수도단장을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
“(식수로 부적합한 금강 물을 공급해) 시의회와 도의원들이 비난하고 있다. 시장이 광역상수도로 바꾸지 못해 저대신 욕을 먹고 있다”며 박수까지 유도했다.
부적합한 식수 공급으로 시민들의 불안과 비난이 갈수록 고조되고,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지역사회 여론이 들끓고 있는 이 때에 그 중심에 선 이들이 박수 받을 일을 했고, 박수 받을 때인지 고개가 절로 갸우뚱거려졌다.
도대체 시민의 의식수준을 어떻게 보고 있기에 이런 코미디 같은 행동을 계속하는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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