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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했던 전주시 '설(雪)' 핑계만

▲ 김세희 사회부 기자

‘설마’했던 전주시가 결국 ‘설마(雪魔)’에 당했다. 퇴근길 걱정은 제쳐둔 채 출근길 제설대책에만 몰두했다가 정작 ‘퇴근 대란’을 불렀기 때문이다.

 

지난 이틀간 전주에는 많은 눈과 한파가 엄습했다. 18일 오후 5시부터 19일 오전 4시까지 전주지역 적설량은 6.3㎝였다. 기온은 영하 5도에서 7도 사이를 유지했다.

 

전주기상지청은 18일 오후 4시30분 전주지역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통상적으로 대설주의보는 적설량 5㎝가 예상될 경우, 대설 경보는 적설량 20㎝가 예상될 경우 발표한다.

 

이와 함께 전북도청이나 시청 등에 눈으로 인한 보행자 안전과 교통안전, 비닐하우스 축사 등 시설물 피해에 주의하라는 연락을 돌린다.

 

그러나 전주기상지청의 예보에도 불구하고 전주시는 뒤늦은 대응을 했다. 전주시에 따르면 제설인원이 시가지 주요 노선의 제설작업에 투입된 시간은 오후 7시였다.

 

늦은 대응은 퇴근길 교통대란을 불러왔다. 차량은 도로에 멈춰서 움직이질 않았고,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차량 정체현상은 이튿날인 19일까지 계속됐다.

 

이튿날 전주시청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시민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전주시장님! 지금 편안하신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남긴 고모 씨는 “도로는 아수라장인데 제설차는 다 어디 갔느냐. 차가 10분에 10m씩 앞으로 가고 있다. 시장님은 지금 시민들의 애타는 원망소리가 들리지 않느냐”고 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후 많은 눈이 내리질 않아 이런 상황을 예상치 못했다”며 “1시간여 정도 늦게 제설차량을 투입했는데 도심지에 많은 차량이 몰려있어 신속하게 처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전주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제설작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해당 발표에는 제설대책기간동안 영하의 기온으로 떨어질 경우에는 도로제설대책반을 편성해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하고 적설량에 따라 단계별로 제설작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나 전주시의 다짐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란 옛 말이 있다. 사람이 죽은 뒤에 약을 짓는다는 뜻으로 일을 그르친 뒤에 아무리 뉘우쳐야 이미 늦었다는 말이다. 전주시의 때늦은 제설대책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김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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