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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유·무형 자산 '전국 넘어 세계로'] 국제사회 '한지' 관심 글로벌 리더십 성과

루브르박물관 문화재 복원팀 전주시 초청받고 다녀간 뒤 한지 활용 가능성 높아져 / 바티칸 교황청·유네스코 방문…해외 슬로시티 네트워크 구축 / 김 시장 프로젝트 결실 잇따라

▲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서 열린 한지 관련 국제학술회의 모습. (위) 김승수 전주시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복본한 고종황제 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아래 왼쪽) 루브르박물관 국제학술회의장에 전시된 전주한지. (아래 오른쪽)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세계 각국의 전통종이를 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리기까지는 전주시의 노력이 컸다. 실제로 루브르박물관 복원팀을 이끄는 아리안 드 라 샤펠은 “지난해 전주방문이 없었더라면 한지에 대한 평가와 연구는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교황청에서 김승수 전주시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한 고종황제 서한 복본도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주가 보유한 유무형 자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가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전주한지 세계화 프로젝트 뿐 아니라 도시경쟁력을 위한 세계 슬로시티와의 네트워크 구축도 눈여겨 볼 움직임이다. 혁신도시 이전기관 지역인재 의무채용과 부영주택 임대료 인하 요구 등 전주에서 시작된 전국 의제도 잇따라 결실을 얻는 등 전주시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 세계가 눈여겨보는 전주한지

 

지난 5월 세계 3대 박물관인 루브르박물관 문화재 복원에 전주한지가 사용됐다는 소식에 문화계는 놀랐다. 문화재 복원 시장은 일본 화지가 선점한 상황. 심지어 우리나라의 박물관이나 미술관도 화지를 쓰는게 일반적이다.

 

지난해 전주시는 루브르박물관 복원팀을 초청해 전주한지 생산과정을 보여주며 우수성을 알렸다. 이후 전주한지로 만든 ‘외규장각 의궤 반차도 재현 닥인형’과 한지공예 900여점을 프랑스 국제문화유산박람회와 파리7대학, 루브르 박물관에서 전시하기도 했다 결국 루브르박물관은 올해 5월 ‘바이에른의 막시밀리앙 2세 책상’을 복원하는 데 전주한지를 사용했다. 당시 책상을 복원한 프레드릭 레블랑 복원사는 “전주한지의 강도와 치수안전성, 투명성, 가벼움, 접착력 등이 복원에 적합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열린 전통종이 조명 국제학술회의는 루브르박물관에 대한 전주시의 꾸준한 제안에 대한 화답이며, 루브르가 소장하고 있는 유물이나 문화재 복원에 전주한지 활용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신호로 보여진다.

 

세계 천주교회의 중심인 바티칸에서도 전주한지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김 시장과 세계종교평화협의회 김혜봉 의장이 지난 8일과 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비밀문서 책임자인 장 루이 브뤼게 대주교에게 전주한지로 복본(複本, 원본을 그대로 베낀 것)한 고종황제 서한을 전달했다. 이 복본은 교황청 비밀문서고에 원본과 함께 소장됐다.

 

이번 교황청 방문도 1년여의 노력 끝에 이뤄졌다. 세계종교평화협의회가 지난해 종교문화축제를 열면서 바티칸 관계자를 초청했고, 당시 전주한지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비밀문서고 의 엔리코 플라이안 박사에게 대한민국 관련 문서 한지 복본화를 제안했다.

 

이렇게 전달받은 것이 고종황제가 1903년 즉위한 교황 비오 10세에게 1904년에 보낸 즉위 축하 서한이다. 김 시장은 장 루이 브뤼게 대주교에게 천년을 버티는 전주한지의 우수성에 대해 소개했고, 지속적인 교류도 요청했다. 대주교도 바티칸이 소장하고 있는 대한민국 관련 문서 DB구축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전주한지를 매개로 한 유네스코(UNESCO)와의 공동프로젝트 추진도 지난해부터 공들인 결과다. 전주시는 지난해 전주한지로 만든 노트 500권을 유네스코 회원국인 아프리카 분쟁지역 청소년에게 전달했다.

 

한지 노트에는 전쟁 등으로 파괴되고 있는 세계문화유산과 이를 보호하자는 문구가 담겨있다.

 

올해는 한 발 더 나아가 유네스코와 전주한지를 활용해 세계문화유산 보존과 교육 등을 하는 공동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의향서(LOI, Letter of Intents)를 체결했다.

 

김 시장은 지난 7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엔기다 게타츄 부사무총장 등과 각종 분쟁으로 파괴되고 있는 아프리카 지역의 세계문화유산 지킴이 활동과 청소년 교육 등을 위한 홍보자료를 전주한지로 제작해 배포하기로 했다. 또 문화유산 보존 기금 마련을 위한 전주한지 상품을 공동 개발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루브르박물관과 바티칸, 유네스코 등 세계 유수의 기관 단체가 특정 국가 지방정부와 교류하거나 공동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전주시의 글로벌 리더십이 발현되는 분야가 또 있다. 세계 유명 슬로시티와의 네트워크 구축이다. 슬로시티 가치 확산 등을 위해 세계 슬로시티 전문가를 초청해 올해 처음 ‘전주세계슬로포럼 & 슬로어워드’를 개최했다. 포럼에는 슬로운동의 창시자인 파올로 사투르니니 국제슬로시티연맹 명예회장(이탈리아)과 세계슬로운동의 대부인 칼 오너리(영국)와 차없는 도시 만들기에 성공한 미구엘 로어스 스페인 폰테베드라 시장 등이 참석해 전주가 지닌 유무형자산과 슬로시티 기반조성에 주목했다.

 

△ 전국 이슈도 이끌어

 

김 시장이 강조하는 것은 도시경쟁력이다. 국가 간 경계는 이미 무너졌고, 앞으로는 도시의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지역의 문화유산 가치를 키우는 한편 공동체문화를 되살리는데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전주 시민들이 전주를 떠나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일자리나 주거 복지 문화환경 구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정부가 법제화 방침을 밝힌 혁신도시 공공기관 지역인재 30% 의무채용도 전주에서 시작됐다. 김 시장 민선 6기 공약이기도 지역인재 의무채용은 지역 청년들의 일자리문제 해결과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제안했다. 꾸준히 공론화한 덕에 다른 지자체와 정치권의 지원을 얻었다.

 

지난 6월부터 전국의 지자체와 공동 대응하고 있는 부영주택의 임대료 인하 요구도 성과가 있다. 국토부는 임대료 실태조사에 나섰고, 매년 상한선인 5%까지 임대료를 인상했던 부영은 전주시에 종전보다 소폭 내린 3.8% 인상을 제안한 상태이다. 부영주택에 대한 임대료 인하 요구는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전주국제영화제 기조도 영화계는 물론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제작에 투자한 ‘노무현입니다’가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최단기간 100만명이 관람하면서 전주영화제가 재조명됐고, ‘자백’ ‘7년-그들이 없는 언론’ ‘천안함 프로젝트’ 등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영화가 소개되면서 신뢰받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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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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