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가동 중단된 군산조선소 내 유휴 부지를 임대해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그동안 현대중공업은 선박블록 물량 배정을 요구하는 등 전북도의 지속적인 면담 요청에 “군산조선소 재가동과 관련해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면담시일을 미뤄왔던 터라 지역 내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18일 전북도와 군산시 등에 따르면 한국동서발전은 군산조선소 내 유휴 부지 16만㎡(약 5만평)를 임대해 15.2㎿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발전사업 허가신청을 했고, 산업부는 지난 14일 군산시와 한국전력공사에 발전사업 허가심의를 위한 의견을 오는 28일까지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군산시는 “군산조선소 내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고, 전북도는 “현행법 상 군산조선소 내 유휴 부지에 대한 임대는 불가하다. 태양광 발전시설이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영향을 미치면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산집법)에는 산업단지 내 발전 사업은 부지 소유자(현대중공업)만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다. 토지만 임대해 발전 사업을 할 경우에는 관련법에 저촉된다.
전북도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 사업 인·허가의 경우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심사기준을 통과해야 한다”며 “산업부에 발전허가 신청이 접수돼 절차 상 군산시와 한전에 의견을 조회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집법 상 산단 내 토지만 임대해 발전 사업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군산 등 전북에서는 군산조선소의 조속한 재가동을 기대해왔고, 현대중공업도 재가동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쳐왔다.
지난 2017년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가동을 중단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전북을 방문해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약속했고,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도 2019년 이후 재가동을 시사했다. 이에 전북도도 올해부터 선박 블록 물량을 확보해 무너진 조선산업의 생태계를 재건한 뒤 재가동 시점을 2020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전북도는 지난해 12월 물류비 지원을 내세우며 현대중공업에 선박블록 물량 배정을 요구하는 등 면담을 요청했고,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구체적·생산적·효율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간을 달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 지역 내에서는 조속한 재가동을 기대해왔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의 이 같은 행위가 알려지면서 지역 내에서는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기대하고 있는 군산시는 물론 전북도를 기만하는 행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북도 관계자는 “재가동에 영향을 미치면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는 있을 수 없다”면서 “현대중공업에 지역의 정서를 충분히 전달했고, 산업부, 현대중공업과 소통하면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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