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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사각지대 해소에 사회복무요원제도 활용을

곽유석 전북지방병무청장
곽유석 전북지방병무청장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발표한 ‘실업률 상승 요인 분석 보고’에 따르면 실업률 상승의 주요원인으로 “산업 간 미스매치(mismatch)”를 꼽았다. 특정 산업에는 일자리가 많고 다른 산업에는 실업자가 많지만 실업자들의 이동이 원활하지 않아 실업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업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경직된 노동시장 환경을 개선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작금의 사회복무요원 소집대기기간 장기화의 원인에도 미스매치가 존재한다. 소집대기기간의 장기화 문제는 병역자원의 일시적 증가로 인해 2015년부터 시작되었다. 사회복무요원은 사회복지, 보건의료, 교육문화 등 다양한 사회서비스 분야에 배치하여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기관에서 인건비와 복무관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증가하는 소집대기인원을 해소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서비스, 생애주기별 맞춤형복지 제공 등 공공부문의 사회서비스 수요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필자가 다녀 본 도내 사회복지시설에서는 배치된 사회복무요원들이 어려운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고 더 많은 사회복무요원의 배치를 희망하고 있다. 인력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바로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스매치 해결을 위해 사회복지분야 인력을 충원하는데 사회복무요원제도의 적극적인 활용을 제안한다. 군 대체복무자를 활용하여 저비용-고효율로 비용은 줄이고 사회서비스는 향상하는 Win-Win 효과를 거두자는 것이다. 전북지역에는 923개의 복지시설이 있으나 안타깝게도 사회복무요원이 배치된 곳은 절반도 안 되는 385개 시설에 불과하다.

필자가 만나본 복지시설에 배치된 사회복무요원들은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과 장애아동들의 운동보조와 생활보조 등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물론 복지분야에 전문자격이나 경험이 없는 사회복무요원들이 처음부터 모두 적응을 잘하고 임무수행을 잘 한 것은 아니다. 병역의무이행자로서의 본분과 눈앞에 도움이 필요한 상황들을 목격하면서 스스로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차츰 역할을 해야겠다는 변화를 겪게 된다고 한다. 또한 사회복무를 하면서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과 장애아동들에 대한 생각도 크게 달라졌다고도 한다. 매우 대견하고 고마운 일이다.

미스매치 해결을 위해 지역기관이 적극 나서면서 성과가 나타난 사례도 있다. ‘학생보호지킴이’가 그것이다. ‘학생보호지킴이’는 전북교육청과 병무청이 협업하여 발굴한 사회복무요원 신규 배치분야다. 사회복무요원들이 학생 등하교 시간뿐만 아니라 보호활동을 책임지는 임무를 수행한다. 올해 80명 배치를 시작으로 점차 인원을 늘려가며 우리지역 학생들의 안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회복무소집 대기기간 장기화 현상은 병역의무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복지서비스 개선을 위한 기회다. 사회복무요원들을 통해 그동안 손길이 미치지 못했던 도내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서비스를 좀 더 촘촘히 하자. 이를 통해 젊은이들이 병역이행을 제 때 하지 못해 학업과 사회진출이 늦어져 생애주기 설계에 차질을 초래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병무청도 다양한 분야에 배치된 사회복무요원들이 성실하게 복무하여 수요확대의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복무자에 대한 양질의 교육을 통해 자질향상에 힘쓸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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