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날씨가 야속하기만 하네요”
설 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모습이 극과 극의 대조를 보이고 있다.
웃음꽃과 설렘이 가득해야 할 설날이지만 전통시장은 내리는 빗속에서 제대로 된 천막하나 없이 파라솔 하나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추위로부터 피할 수 있고 주차걱정도 없이 다양한 물품을 구입 가능한 대형마트 내에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난 22일 오후 점차 빗줄기가 두꺼워지는 남부시장 도로변 노점상 밀집지역에는 손님보다 상인이 2배 이상 더 많았다.
난로를 쬐면서 무료하게 앉아있거나 몸을 움크린 채 지나가는 손님들만 바라만 보는 상인들도 찾아 볼 수 있었다.
일부 상인들은 점심도 거른 채 비를 맞으면서 물품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지만 역부족했다.
남부시장 내 한 노점 상인은 “추석 때와 다르게 젊은 사람들은 고사하고 손님들을 찾아보기가 너무 어렵다”면서 “추운 날 사람 없이 빈 시장이 더욱 냉랭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비교적 비라도 피할 수 있는 중앙시장도 고객들을 쥐어잡으면서 유치를 하지만 전반적인 상황은 별반 차이 없었다.
시장 곳곳에서는 두 손 가득히 물건을 구매한 손님들은 드물었으며 상인들은 양손에 입김을 불면서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채소가게 주인 김모(58·여)씨는 “연휴동안 쉬지 않고 가게를 운영할 계획인데 즐겁고 반가운 설날을 보내기는 힘들 것 같다”면서 “날씨라도 좋아지기만을 학수고대 중이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 마트는 다양한 연령대들이 제수용품 뿐만 아니라 문구세트와 아동 한복 등을 구매하려는 고객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전통시장과는 큰 대조를 이뤘다.
이마트 전주점에는 출구로 빠져나가려는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10여 개의 계산대에서는 설레는 표정으로 가득한 손님들로 줄을 이었다.
조카 선물을 사러 온 강모(30)씨는 “설 명절을 맞이했지만 전통시장에 발길이 쉽게 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며 “아무래도 대형마트는 식재료와 과일 뿐만 아니라 문구세트와 옷들도 구매가 가능한 것이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롯데마트 전주점에서도 알바생들을 이용해 선물세트를 홍보하고 빈 곳에 새로운 물품으로 채워 넣으려는 점원들도 보였다.
대형 마트를 찾은 주부 김수정(47)씨는 “추운 날씨와 비를 피하고 카드사나 통신사 같은 여러 가지 혜택이 많은 대형마트를 찾게 됐다”면서 “설 연휴 동안 다량의 물건을 사야 되는데 전통시장 같은 경우 주차 문제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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