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8일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에 대해 “북한 비핵화에 대한 협상주체로 남한이 주도적으로 나서지 못했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연락사무소 폭파를 두고 “참담한 일이다. 남북관계에 대해 북한이 가지고 있었던 실망감이 배신감으로, 그리고 이것이 적개심으로 변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2018년 9.19 합의를 할 때 남북정상이 백두산에 가서 두 손을 잡았는데, 여기엔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열강을 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북한의 영변핵 포기 등의 일은 한반도인이 결정한다는 자주적·주체적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후 남한이 미국에서 제안해 온 한미 워킹그룹을 제안해온 것을 덥석 받았는데 패착이다”며 “남북 관계는 기본적으로 주권사항인데, 미국과 마주 앉아서 한미 워킹그룹에서 결재 받는 구조가 돼 버렸다”고 분석했다.
남북관계가 경색될 만한 신호는 당초부터 있었다고 진단했다. 정 전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7월 남측의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군사연습을 중단하라고 했다”며 “남한 측이 앞에선 평화를 연출하면서 뒤돌아서는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합동 군사연습 강행 같은 행태를 보이는 같아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은 “당분간 냉각기를 가지면서 반전을 모색해야 한다”며“일단 8월로 예정된 한미 군사연습 중단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한반도 문제 주도권을 우리가 행사하겠다는 자세와 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남북관계를 언제까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머릿 속에 맡겨둘 수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재선이 생명줄인데 북핵 문제나 한반도 문제는 그중에 여러 가지 중 1/N에 불과하다. 이제 우리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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