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치권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선이 싸늘하다. 유례없는 폭우 피해에 이어 코로나19 재확산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제대로 된 대응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팀을 구성해 전북 현안에 하나된 목소리로 정부와 중앙정치권에 전북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전북 국회의원들의 선언과는 달리 수해 피해 확산의 진상규명에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전북의 중대 현안은 폭우에 따른 수해 피해 복구와 보상이다. 세부적으로는 한국수자원공사(K-water)의 용담·섬진강댐 방류 조절 실패에 따른 피해 확산에 대한 원인규명 및 피해가 큰 소규모 읍면동 마을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지정 등이다.
하지만 원팀으로 구성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북 국회의원들(9명)은 별다른 입장 표명없이 나서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수해복구 현장 방문 및 특별교부세 확보 등의 홍보성 자료내기에 그치고 있다. 다만 국무총리나 당대표, 차기 전당대회 후보자들이 방문한 수해현장을 찾아 복구 봉사를 벌이긴 했지만 얼굴 비추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다만 남원임실순창의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추진한 무소속 이용호 의원의 행보에는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들과 달리 전북도의회를 비롯한 시군의회 광역·기초의원과 해당 지자체는 하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조사특위나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거나 환경부장관 및 수공 사장과의 면담, 수공 본사 앞에서의 1인 시위 등을 통해 수해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국회의원과 기초의원의 상반된 행보가 여실히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원팀을 강조했던 전북 국회의원들이 각각 각자도생의 길을 가면서 무기력한 지역 정치권을 대변하는 한편 전남과 천안 등 타시도 국회의원들의 활약과는 대조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기력한 전북 정치권이 된 데 대해서는 사안을 제때 끌어갈 수 있는 ‘큰 어른’이 없기 때문이라는 자성적 얘기도 나온다. 전북 현안을 하나의 목소리로 모을 수 있는 맏형이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전북에는 3선 이상 중진의원은 전무한 가운데 재선의원은 5명인데 이들마저 대부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윤덕(전주갑) 의원은 새만금잼버리 준비에 전력을 쏟고 있고, 이상직(전주을) 의원은 이스타항공 문제, 김성주(전주갑) 의원은 도당위원장 선출과정의 갈등 봉합, 한병도 의원은 최고위원 출마, 안호영 의원은 친형의 선거 후보매수 사건 등으로 제때 사안을 두루 살피지 못한다는 평가다. 민주당 도당의 미흡한 역할론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물론 국회의원들 개개인별로 노력은 하고 있겠지만 지역 내 광역·기초의원과 비교해보면 서로 해야 할 역할이 뒤바뀌어 있는 듯 하다”며 “지금 이상태라면 구태정치의 전철을 밟는 기존의 정치인들과 다를게 뭐가 있겠냐”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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