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이 고유가 시대에 화물차로 군산과 부산을 왕래하면서 무거운 철강 제품을 싣고 다니다 보니 오히려 손해가 많아져서 주변에서도 차라리 쉬는 편이 낫다고들 하네요.”
군산지역에서 25톤급 카고 트럭을 운행하는 대형 화물차 기사 오모(52)씨는 운전석 옆에 놓인 주유소 영수증을 손에 쥐고는 “요사이 유류비로만 500만원을 썼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유류비로 약 250만원을 썼는데 몇 달 사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오씨는 “기름 값에 차량 할부금, 고속도로 통행료, 식대는 물론 타이어 교환비 등 매달 지출되는 유지비를 합하면 한 달에 700만원 넘게 들어 손에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북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77원으로 리터당 1887원인 경유 가격 비교해 차이가 90원대로 크게 좁혀졌다.
최근 전주의 한 주유소에는 휘발유가 리터당 1898원인 반면에 경유는 리터당 1928원으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하는 기이한 현상까지 벌어졌다.
지역 내 화물차 기사들은 “지난해 3월 평균 경유가격이 리터당 1300원대였는데 최근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1년 사이 평균 경유가격이 리터당 1920원으로 46% 급등했다”며 “전체 지출의 절반 이상을 유류비로 쓰는 형편이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실제로 물류업계에서는 화물차 기사들이 기름 값 폭등에 운행을 할수록 적자가 생겨나 매달 순수입이 급감하자 운송을 포기하겠다는 사례도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상철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전북지역본부 사무국장은 “화물차를 운행하는 기사들은 직업의 특성상 기름 값 인상으로 심각한 생계 위협에 내몰려 있다”며 “차종이나 월 운송거리, 평균 연비 등을 고려한 유류비가 적게는 60만원부터 많게는 월 300만원까지 폭등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가 급등으로 화물운송 비용이 급격히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화물 운송료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현실에 유류비가 급증한 화물 기사들의 소득이 대폭 줄어들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문제가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서민의 발인 택시 등에 쓰이는 차량용 LPG 가격도 국제 환율과 운임비 인상 요인으로 지난달 보다 이달 들어 리터당 68원 오르며 리터당 평균 가격이 1125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반 년 사이 등유 가격도 급등했다.
이에 등유를 난방용으로 사용해야 하는 저소득층도 곤란을 겪어 민생을 크게 위협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통계청이 조사한 전북지역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전년 동월대비 등유가 32.7%, 경유 21.6%, 휘발유 18.0% 각각 상승하면서 그야말로 서민 연료가 급등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한편 정부는 5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5월부터 7월까지 20%로 설정한 유류세 인하 폭을 30%로 확대하고 화물차 등 생계형 운전자를 대상으로 유가보조금 지급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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