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구도가 민주당 대 무소속 후보 간 결집구도로 재편됐다. 경선과정에서 비롯된 갈등을 봉합하고, 각자의 명분과 이익에 따른 합종연횡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총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주축으로 지선 후보들의 연대가 이뤄지고 있다. 전북의 경우 김관영 도지사 후보가 선대위의 중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재편됐다. 사실상 전북의 권력지도가 상당부분 옮겨간 셈이다.
민주당은 전북지역에서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감행한 후보들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은 만큼 ‘선당후사’를 강조하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의 앙금을 씻고, 우선 급한 불부터 끄자는 의미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적지 않은 후보들이 상대후보를 범법자로 규정하는 등 사생결단식 승부를 벌여왔으나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게 중앙선대위의 메시지다.
부정 대리투표 논란을 제기해 민주당 최훈식 장수군수 후보와 재경선까지 벌인 양성빈 전 전북도의원은 지난 16일 최 후보를 공식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전북지사 경선 후보였던 김윤덕·안호영 국회의원도 김관영 후보와 연대하며 민주당의 승리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송하진 지사의 캠프 그룹은 경선 기간 김 후보의 조직으로 편입된 상황이다.
문제는 겉으로는 화합을 외치고 있지만, 경쟁했던 민주당 선거캠프 관계자들의 감정은 곪을 대로 곪아있다는 점이다. 민주당과 후보들은 화해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지역사회가 좁은 만큼 선후배, 동료였던 이들이 적으로 돌아서면서 생긴 갈등 때문이다.
상대 후보를 기회주의자를 넘어 범법자 또는 절대 단체장을 해선 안 되는 인물로 규정한 게 엊그제 일인데 갑자기 지지를 선언한다고 하니 유권자들 입장에서도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이다. 겉으로는 연대를 외치지만, 내부에선 서로가 서로를 믿지 않고 경계하는 것이 지역정가의 분위기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구밀복검(口蜜腹劍·겉으로는 절친한 척하지만, 속내에선 음해할 생각을 하거나, 돌아서서 헐뜯는 것을 비유한 말)’이 전북정치를 대표하는 키워드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부 단체장 캠프 내부도 여러 계파로 갈려있고, 주류와 비주류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선거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각 그룹 간 자리다툼은 심화될 전망이다. 선거과정에서 갈등이 심했던 지역은 이미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이들은 민주당의 공공의 적이 됐다.
18일 출범할 무소속 연대 역시 민주당의 조직력에 맞서 힘을 합친다는 계획이지만, 이들의 합종연횡은 더욱 공통분모가 적다. 선거구가 서로 판이하게 다른데다 구심점이 될 인물이 마땅치 않아서다. 일부 무소속 후보들은 승리 후 복당을 염두, 민주당과 각을 세우는 데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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