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꽃을 비싸고 어렵게 여기더라고요. 물가가 워낙 오르고 삶도 예전보다 팍팍해지다 보니, 필수품이 아닌 꽃은 먹지도 못하고 구경만 할 수 있는 고가의 사치품이 돼버린거죠. 그래서 꽃 나눔을 시작하게 됐어요"
전주 삼천남초등학교 뒤에는 꽃을 나눠주는 여인이 있다. 바로 혜향플라워카페의 강태경(32) 대표다.
강태경 대표가 삼천동에 터를 잡은 지는 1년째. 본래도 이 일대에서 나고 자란 전주 사람이다. 요즘 지역 청년들이 그렇듯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떠났고, 전주보다 수요가 많은 도시들에서 플로리스트 수업과 활동을 왕성히 했다.
"다른 도시에서 가게를 차릴까 준비했는데 나고 자란 터전, 한 곳에 오래 살면서 느낀 이웃간 정있던 동네문화가 그립더라고요. 지금은 침체된 구도심이 됐지만, 공동체 구성원이 돼 이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로 조금이라도 동네에 활기를 주고 싶다 생각했어요"
꽃이 주는 치유, 행복을 강조하는 강 대표. 그는 "우리 어릴 땐 시장이나 트럭에서 꽃을 내놓고 포장 없이 신문지에 한 다발씩 싸서 저렴하게 팔지 않았나. 용돈을 모아 1500원에 후리지아 한 다발을 사 식탁 위에 꽃아둔 추억이 있다"며, "이곳도 작은 공간이지만 초등학생, 어르신 등 동네 주민들이 오가며 진열된 꽃과 화분을 보며 기분이 좋아졌으면 했다"고 했다.
이에 '혜향'을 꽃 판매와 함께 커피와 차를 마시면서 꽃을 구경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지만, 아쉬움이 생겼다.
계절마다 제철 꽃이 나오거나 5월 가정의달, 요즘같은 장마철 등 사람들에게 힐링이 필요하겠다고 싶은 날들마다 가게 앞에 꽃을 진열했다. '예쁜 꽃 보면서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마음에 드시는 걸로 하나씩 가져가세요' 등의 문구와 함께 꽃을 20여 송이를 개별 포장해 두면 하루이틀새 동이 났다.
특히 바로 가게 옆 초등학교 학생들과 손자손녀 등하교를 돕는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컸다. 강 대표는 "꽃 잘 받았다고 먹을 것을 나눠주시기도 한다"며 "화사한 꽃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다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가정의 달처럼 꽃이 인기인 달에는 초등학생을 겨냥해 카네이션을 3000원대로 할인해 판매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플로리스트들은 작품비와 포장, 인건비 등을 포함해 가격을 매기는데, 그러다보니 꽃 선물의 퀄리티는 높아져도 어렵게 느끼는 게 아니가 싶었다. 어버이날과 같은 기념일엔 카네이션 생화를 선물하는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특별 이벤트식으로 진행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꽃나눔, 원데이 클래스 등으로 꽃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고, '혜향'을 꽃을 매개로 주민들이 소식 나누는 사랑방처럼 운영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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