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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많았던 새만금잼버리 히스토리

개최지 선정부터 쉽지 않았던 새만금 잼버리
잼버리를 통한 새만금 개발은 본말전도
예상됐던 문제, 늦장 대응 나선 정부·중앙부처
영국을 시작으로 전북 떠나는 잼버리 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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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최를 사흘 앞둔 29일 잼버리 현장 모습/조현욱 기자

새만금에서의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막을 내렸다. 잼버리는 원래 '즐거운 놀이', '유쾌한 잔치'의 뜻을 가진 북아메리카 인디언 언어인 시바리어에서 유래됐다. 그러나 1991년 고성 잼버리 이후 32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열린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는 '최악의 잼버리'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사전에 예고됐던 폭염과 태풍에 대비하지 못한 열악한 환경과 조직위의 운영 부실이 큰 요인으로 꼽힌다. 우여곡절 많았던 새만금 잼버리. 그 일련의 과정들을 되짚어 봤다.

△ 개최지 선정부터 쉽지 않았던 새만금 잼버리

1992년에 창립된 한국스카우트연맹은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2011년 4월부터 한국에서의 두 번째 잼버리 개최를 위한 예비후보지 공모에 나섰다. 이에 전북도는 2012년부터 새만금에 잼버리 유치에 뛰어들어 첫 번째 개최지인 강원도 고성과 경합을 벌였다. 연맹은 2015년 현지 시찰을 통해 새만금이 광활한 단일 부지를 제공할 수 있는 지역으로 판단, 국내 후보지로 정했다. 잼버리 유치에는 더 큰 산을 넘어야 했다. 한국과 더불어 잼버리 유치전에 뛰어든 폴란드는 전·현직 대통령과 EU 상임의장이 명예 후원자로 적극 나섰고 40여 개국에 달하는 유럽 회원국이 지지한 것이다. 이에 반해 새만금을 지지하는 아시아·태평양 회원국은 26개국에 불과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정부와 연맹은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은 나라들을 방문하며 표심을 얻었다. 그 결과 2017년 8월 16일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연맹 총회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폴란드가 일찌감치 점찍어 놓은 그단스크시(市)를 꺾는 대이변을 만들어 냈다.

△ 잼버리 통한 새만금 개발은 본말전도

전북도는 새만금 일대를 '기회의 땅'으로 표현하고 잼버리 개최로 새만금 개발의 조속한 추진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2010년 새만금방조제 완공 이후 국제공항 건설 및 SCO 구축 등 새만금 내부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었다. 잼버리 유치와 관련 예산 증액을 치적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잼버리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새만금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좋은 기억이 아닌 악몽의 장소로 전락해 버린 것. 새만금이 잼버리 개최지로 선정된 후 무려 6년의 준비기간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애초부터 새만금은 잼버리 부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대회 준비 미숙함을 새만금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 예상됐던 문제, 늦장 대응 나선 정부·중앙부처

'반쪽짜리 축제', '총체적 난국', '생존게임' 등 이번 새만금 잼버리와 관련해 연일 쏟아지는 평가다. 잼버리가 8월에 열리면서 폭염과 폭우 등의 자연 재난은 일찌감치 예상됐었다. 전 세계 158개국 4만 3000여명의 대규모 대원들의 의식주를 보장하는 기반시설도 조성됐어야 했다. 반면 현장은 조직위의 오락가락한 행정과 부재한 컨트롤 타워에 비난이 쏟아졌다. 미흡한 대책과 대응으로 이미 1년 전부터 정치권 등에서 호소하던 목소리는 잊혔졌다. 정부와 중앙부처는 계속해서 발생하는 온열질환자와 부실 운영 등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가 쏟아지자 뒤늦게 예산 투입과 구호 물품 등을 지원했다. 그러나 현재 새만금에는 대원들이 남아있지 않다. 잼버리 대회를 둘러싼 이번 파행 사태가 무책임한 정부와 조직위, 권한 없는 전북도의 무력함이 부른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 영국을 시작으로 전북 떠나는 잼버리 대원들

영국이 처음으로 지난 5일 12일간의 일정을 반도 소화하지 못한 채 조기 퇴영을 결정했다. 영국은 이번 새만금 잼버리에 4600여 명의 가장 많은 대원이 참가한 나라다. 이어 미국도 참가 청소년과 운영요원들의 안전을 위해 새만금을 떠났다. 같은 날 싱가포르도 폭염 등으로 캠프장에서 조기 퇴영했다. 8일에는 태풍 '카눈' 북상으로 모든 참가국의 조기 철수가 결정됐다. 156개국 3만 6000여명의 대원들은 새만금을 떠나 경기, 충남, 서울 등 전국 8개 지역으로 흩어졌다. 전북에는 10개국 나라 5720명의 대원들이 체류하게 된다. 이들은 도내 대학교 등지에서 머물며 지자체에서 마련한 프로그램들을 체험한다. 새만금 잼버리의 의미가 퇴색된 채 대한민국 잼버리가 되어버린 현시점에서 분명한 책임 규명이 요구된다.

김선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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