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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건강할때 더 내야지"… '모교 사랑' 88세 졸업생 미리 장학금 10억 원 내놨다

전주제일고 졸업 김태술 씨, 11년째 장학금 이어 추가로 10억 기부
9일 '사은장학금' 전달식… "장학금 끊겨질 것 우려 건강할 때 더 내"
따뜻했던 스승의 뜻 기억 '김태술 장학금'서 '사은 장학금'으로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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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사은 장학금' 전달식이 전주제일고에서 열린 가운데 제13회 졸업생인 김태술 선배님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후배들이 감사를 전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주제일고 제공

해마다 모교에 장학금을 기부해 온 88세의 어르신이 미리 발전기금으로 10억 원을 내놔 귀감이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주 제일고등학교(옛 전주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김태술(1956년 졸업) 씨.

김 씨는 최근 고령으로 인한 장학금 지급 중단을 우려해 학교 측에 추가로 발전기금을 기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까지 14년 동안 140명의 후배들에게 1인당 300만원씩 총 4억 2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해왔다.

전주제일고는 지난 9일  '사은 장학금' 전달식을 갖고 재학생 10명에게 1인당 300만 원씩, 총 30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지난 2010년부터 '김태술 장학금'으로 행사를 이어오다가 최근 김 씨가 ‘김태술 장학금’이 아닌 고등학교 재학 시절 제자들에게 따뜻했던 스승님의 뜻을 기억하는 의미로 ‘사은 장학금’으로 변경을 요청해 이름이 바뀌었다.

이번 장학금 전달식은 김 씨가 추가로 기부한 발전기금 10억 원에 대한 이자수입으로 지급한 첫 행사다. 김 씨는 본인이 알려지거나 내세워지는걸 원치 않아 이날 전달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부안출신인 김 씨는 서울대를 나와 한국은행 고위공무원으로 퇴직했고 이후 사업가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모교 사랑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가난한 학창시절 모교에 진 '마음의 빚' 때문이다.

제13회 졸업생인 김 씨는 고등학교 재학시절 선생님들께 받았던 도움과 어려웠던 가정환경에 좌절하지 않고 노력했던 자신을 되돌아보며 비슷한 처지에 있는 후배들에게 학업에 대한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매년 3000만 원의 장학금을 기부해왔다.

이후 고령으로 인한 장학금 지급 중단을 우려하며 사재를 털어 올해 10억 원을 기부하고, 이를 재원으로 장학기금을 조성해 본인 사후에도 장학금이 지속적으로 지급되기를 희망했다.

이외에도 완주의 한 요양시설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등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류병귀 교감은 "김태술 어르신은 나이가 들어 몸이 불편해지자 장학금이 끊겨질 것을 우려해 최근 사재를 털어 거액의 장학금을 추가로 기부했다"며 "후배들에게 사용해달라며 기부한 금액이 무려 10억 원이라는 사실에 학교 직원들도 놀랐다"고 밝혔다.

한문수 교장은 “김태술 동문의 후배를 사랑하는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기억하기 위해 사은 장학금 전달식을 갖게 됐다”면서 “김태술 동문의 뜻에 따라 가정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도 자기의 꿈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장학금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육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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