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앞둔 교육현장이 교권침해로 멍들고 있다.
지난해 서울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교권강화를 외치는 교사들의 요구가 거세졌지만 학생과 학부모에 의해 교권을 침해당했다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특히 현직 교사 10명 중 8명이 "다시 태어나면 교사를 선택하지 않겠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5년간 도내 학교현장에서 발생한 교육활동 침해는 554건으로 집계됐다. 유형은 모욕·명예훼손, 상해·폭행, 협박, 의도적 수업 방해 등이다.
코로나19로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어려웠던 2020년에는 47건에 불과했지만 이후 2021년 108건, 2022년 117건, 2023년 251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현재(4월 30일 기준) 교육활동 침해로 3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교직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가운데 '다시 태어나도 교사를 하겠다'는 응답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스승의 날을 앞두고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1만 13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시 태어나면 교직을 선택하겠다'는 답이 19.7%에 그쳤다. 교사 10명 중 2명 정도만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여기에 교사 10명 중 6명 가까이는 최근 1년간 교권 침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지난달 15∼26일 전국 유·초·중등, 특수교원 1만 13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6.9%가 학생에게 교권 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교사의 53.7%는 학생의 보호자에게 교권침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교권강화 법안이 통과됐지만 교사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설문조사에서 '지난해 교권 회복 4법 개정이후 학교 근무 여건이 좋아지고 있냐'는 질문에 교사 78.0%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지난해 7월 서울 서이초에서 신규 교사가 사망한 후 교권 강화를 외치는 교사들의 요구가 커지자 교권 보호 4법(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이 통과됐다.
전북교육청 역시 학교단위 자동 녹음시스템·학부모 민원상담 예약 시스템 도입, 민원처리 학교장 책임제 시행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현장에서 개선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전북교총 오준영 회장은 "교총이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해마다 설문조사를 해왔지만 현직 교사들이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나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며 "서울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교권법안이 강화됐지만 현장 교사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입법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육활동을 보호할 수 있는 관련 법안 개정과 제도 개선이 끊임없이 진행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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