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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기사

전북과 광주·전남 7년만에 재회…묵은 감정 치유될까?

4일 정읍서 전북·광주·전남 호남권 정책협의회 개최
김관영 지사 '전라권 광역 경제동맹체, 광역교통망' 강조
광주·전남·전북 3개 광역단체 발전 전략 동상이몽
새만금 개발, 새만금 국제공항 등 지역 간 쌓인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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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광주·전남 3개 광역단체가 참여하는 호남권 정책협의회가 오는 4일 정읍에서 7년 만에 재개된다. 2017년 이후 중단됐던 이 협의체의 부활은 호남권 협력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그간 전북이 호남으로 묶인 광주·전남 이중대로 전락했다는 비판아래 광주·전남의 새만금국제공항 신설에 대한 회의적 시각, 남원공공의대 설립 반대 등 전북의 주요 현안에 대치해온 점으로 미뤄 세 광역자치단체의 메가시티 연대는 전북의 광주·전남 예속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호남권 정책협의회가 광역도시간 갈등과 각 지역의 상이한 발전 전략으로 인해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김관영 지사는 지난 1일 민선 8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전라권 광역 경제동맹체 구성과 함께 광역교통망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세종에서 전주를 잇고 전주에서 광주를 이으면서 또 밑으로 내려가는 그런 세종시와 연결되는 도로가 필요하다"며 "호남권, 전라권에 있는 3개 지자체가 같이 연합을 한다면 훨씬 성과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김 지사가 호남이란 표현대신 전라로 세도시를 총칭한점으로 미뤄 특별자치도가 된 전북의 독자권역을 에둘러 강조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또한 속내를 보면 3개 시·도의 호남권 경제동맹 또는 전라권 광역경제 공동체 구상은 행정통합을 의미하는 메가시티와는 차별화된 접근이다. 표면적으로 협력 관계를 내세우고 있으나, 실상 각자의 발전 전략은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

광주는 메가시티 구상에 집중하고 있고, 전남은 특별자치도 지정을 추진 중이다. 전북은 특별자치도와 광역경제권 협력이라는 '이원화 전략'을 지향하고 있다.

호남권 내부의 갈등 구조도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무안국제공항 이전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현안을 두고 광주와 전남 두 지자체는 종종 대립각을 세워왔다.

전북은 호남권의 일원으로서 공동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면서도, 지역 간 자원 분배와 발전 기회에서 상대적 소외감을 경험해 왔다. 김관영 지사도 취임 2주년 자리에서 "과거 호남권으로 전북이 묶여 있어 호남권 내에서도 차별을 받았다는 의견을 굉장히 도민들이 많이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새만금 개발을 둘러싼 갈등도 여전히 앙금으로 남아 있다. 새만금 개발 당시 광주·전남에서는 남해안 관광개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새만금특별법과 남해안 개발 특별법 처리 문제를 두고 정치권과 지역 간 마찰을 빚기도 했다.

아울러 새만금 국제공항이 무안공항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지 우려했다. 지난 2018년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가까운 전남 무안공항을 이용하면 된다'는 새만금 국제공항 대신 무안국제공항에 힘을 실어주면서 지역적 소외감과 박탈감이 깊어졌다.

실제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21일 무안군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조만간 달빛철도가 개통하고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부산 가덕도공항, 새만금국제공항이 개항하면 광주,전남 항공수요를 빼앗길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던 전북혁신도시 제3금융중심지 지정도 견제가 거셌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을 반발한 것.

전남 나주의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는 정부와 여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지난 2022년에 개교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논의된 전북의 연기금전문대학원이나 남원 공공의대는 현재까지도 표류하고 있다.

KTX 호남고속철도 운행 노선 관련해서도 호남권의 이해관계 충돌이 반복됐었다.

일각에서는 호남권 메가시티 구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교통망이 구축되면 오히려 전북의 인구가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하나의 그림을 가지고 전북과 광주, 전남 각각 하고 싶은 사업은 따로다"며 "전체적인 노선 하나를 가지고 이야기해야 되는데, 분결화되서 하나의 커다란 사업으로 국가의 인식이 되기보다는 개별 지역의 민원처럼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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