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뜻밖입니다. 전주극장사의 산증인이었는데….”
전북극장협회장 고(故) 김경철씨(57)의 주검 앞에서 지인들은 한결같이 머리를 숙이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유서 한장 남기지 않은 채 텅빈 객석의 극장 계단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선후배를 떠났기에 이들의 마음은 더욱 애달펐다.
"돈 때문에 허망하게 삶을 마감할 사람이 아닌데”라며 고인의 자살에 대해 의문을 갖지만 영사기 안의 필름과는 달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경찰과 극장협회 관계자는 고인이 최근 극장(CGV 전주) 개보수 등에 무리하게 투자해 자금압박을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전주국제영화제가 시작될 무렵 부터 전북극장협회장을 맡았던 고인은 지난 3일 오후 4시30분께 자신이 15년 이상 맡아왔지만 상영을 중단한 명화극장 안에서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올 해 영화제는 더없이 쓸쓸할 것 같다는 주위 걱정이 괜한 소리가 아닐 정도로 고인은 지난해까지 4번의 국제영화제를 성공작으로 이끈 장본인이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전주를 찾는 관객들에게 영화의 도시다운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고인. 트레이드마크였던 '까치머리'를 휘날리며 6개 상영관을 앞세운 'CGV 전주'까지 지난해 공동으로 개관, 한차원 높은 관람분위기를 만들었던 고인.
지난해 '영화의 거리'에서 "전주 영화제는 영화팬 모두의 잔치이고, 시민들은 잔치를 여는 주인이다”고 밝혔던 고인의 목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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