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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거리로 나온 예술가들 - 도휘정

도휘정 기자(문화교육부)

"조금더 일찍 움직였어야 하는데, 부끄럽다."

 

예술가들이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오거리 문화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촛불문화제. 10여일 가까이 촛불문화제 현장을 지키고 있는 김종균 전북도립국악원 노조위원장은 "노조원들이 돌아가면서 촛불문화제에 나오고 있다"며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미술가들도 나섰다. 민족미술인협회 전북지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지회 미술분과 등 전북지역 작가들 100여명은 촛불문화제 현장에 90m 길이의 천을 깔아놓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쓸 수 있도록 했다. 광우병 쇠고기를 반대하며 한 초등학생이 남긴 메세지는 섬뜩할 정도로 사납다. "과격한 게 아니라 바로 이렇게 민심이 흐르고 있다"는 한 미술가의 날선 답변이 귓가를 맴돈다.

 

촛불문화제 기간 사용했던 걸개, 포스터, 피켓 등 현장에서 나오는 폐품들로 조형물도 만들고, 현장의 모습들을 크로키로 담아 전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매일 가족들과 촛불문화제에 동참하고 있는 박진희 숨조형연구소 대표는 "시민들의 의견을 가감없이 담아내고 미술인들도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문제의식을 함께 느끼고 있다"고 했다.

 

촛불문화제 현장에서 만난 예술가들은 반독재 민주화운동 현장에서 '검은띠 그림'을 찍어내고 걸게그림을 내걸고 풍물을 치며 서로를 격려했던 선배 예술가들을 닮아있다. 예술의 힘을 믿는 그들. 때로는 백 마디 구호보다 한 장의 그림이 심장을 더욱 뜨겁게 만들기도 한다.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는 아직도 '공공의 적'을 향해 싸우고 있다. 작업실에서 창작에만 몰두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현실. 이들이 밖으로 나온 건 '분노'가 아니라 시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화합'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그들이 있어 든든하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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