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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독선 행정의 폐해 - 신기철

신기철 기자(남원주재)

남원시의 상수도 민간위탁 철회는 독선 행정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상수도 민간위탁은 물 관리 전문기관에 상수도 운영을 맡김으로써 맑은 물을 공급하고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불필요한 인력을 감축할 수 있어 '작은 정부'라는 시대 흐름에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런 명분에도 불구하고 시의 상수도 민간위탁은 시민사회단체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쳤고 결국 2년여만에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시민들의 반대는 민간위탁이 수도료 급등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근저에 깔려 있었지만 궁극적으로는 밀어붙이기식 사업 추진에 대한 저항의 측면이 컸다.

 

시는 반대 대책위가 만들어지고 본격적인 반대투쟁이 전개됐지만 "민간위탁은 상수도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재정부담을 줄이고 시민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그 흔한 주민설명회나 공청회 등의 주민수렴 절차도 무시되다시피 했다. 반대 서명운동이 확산하자 '반대 서명보다 많은 찬성 서명을 받아내라'며 행정력을 동원하는 구태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행정의 주인은 시민'이라는 행정의 기본 가치마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오만함으로 비춰졌고 민간위탁에 긍정적이던 시의회마저도 등을 돌리는 결과를 낳았다.

 

이번 일은 시의 독선 행정과 이로 인한 시민과의 갈등이 고쳐지지 않고 또 다시 반복됐다는 점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시는 무차별적인 주차단속과 기초질서 위반행위 단속 등으로 여러 차례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논란을 빚었으나 교훈을 얻지 못했다.

 

시민들을 시정의 주인이 아닌 '대상'으로 여기는 의식이 변하지 않는 한 남원 민선자치의 성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신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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