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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주보기] 나이 먹어서 뭐하고 놀지? - 정명희

정명희(전북발전硏 연구원)

97년 IMF보다 더한 경제적 위기가 닥칠지도 모른다고 아침 저녁으로 떠들어대는 뉴스를 보면 이런 고민은 정말 사치스럽게 들릴지 모른다. "어떻게 하면 직장에서 살아남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인생의 이모작, 삼모작 열풍은 샐러던트(Salary man +Student)라는 말을 탄생시키며 끊임없는 자기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자기개발의 많은 목표들은 노후 대비를 위한 재테크에 맞추어져 있으며, 정작 노후에 무얼 하고 놀지에 대한 고민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2008년 문화향수실태조사 결과 국내 60세 이상의 약 63%가 여가활동의 걸림돌로 경제적인 이유를 꼽은걸 보면, 경제적인 대비가 노후준비의 최선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여가를 어떻게 보내느냐 하는 것은 노년생활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고령화사회가 심화되면서 노인여가는 사회적 중요성이 커져가고 있으며, 여가를 적극적으로 즐기려는 노인층 스스로의 노력들도 가시화되고 있다. 봉사활동 등 사회참여가 노년층의 새로운 여가활동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황혼로멘스와 노인 동아리도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의 한 노인복지센터에서 성 특강후 무료로 나눠준 500개의 콘돔이 바닥날 정도로 성에 대해서도 매우 개방적으로 변하고 있다. '실버페스티발' 이란 이름의 다양한 노년층들의 놀이 문화도 시도되고 있다. 지난 10월 전주에서는 전국의 노인들이 참석한 실버페스티발이 열렸다. 다양한 장르의 행사들로 무대의 열기는 뜨거웠지만 정작 객석의 반응은 썰렁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적극적인 여가활동을 축제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이 관중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는 평가이다. 그러나 이런 적극적인 여가를 즐기는 노년층을 아직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 60세 이상 노인(60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을지 모르나)의 약52%는 텔레비전을 보거나 집에서 그냥 쉬는 것으로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나, 실제로 노년층이 가장 원하는 여가활동은 여행 등 적극적인 여가활동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관광시장은 지난 20년간 관광산업에서 가장 빠른 신장을 보이는 세분시장으로 급성장하면서 산업적으로도 중요성이 커져가고 있다.

 

나이 먹어서 잘 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전문가들은 젊었을때부터 "잘 노는 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노인여가의 핵심 중 하나가 "경제력"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잘 노는 법"을 알지 못하면 단순한 소비활동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노년층의 여가는 노인복지나 공공복지 측면에서만 다루어져 왔으나 노인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활동이나 레포츠 활동을 개발함과 동시에 노인 놀이문화를 확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들면 디지털콘텐츠를 이용한 게임도 노인 놀이문화 중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노년에 어떻게 편안하게 쉬어야 할 것인가 만큼이나 노년에 무엇을 하고 놀아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정명희(전북발전硏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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