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우리고장 명인명물] 나창기 호원대 야구부 감독

故 최관수 감독 이어 군산상 맡아 승승장구 / 제자들 프로서 맹활약

 

지난 9월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에 이어 지난 24일 군산상고의 전국체전 우승소식이 들려오자 야구의 도시 군산이 다시 한번 들썩였다.

 

전국대회 2연패 소식에 나창기(63) 호원대학교 야구부 감독은 "내가(호원대가) 우승한 것도 아닌데 전국에서 축하전화가 계속 걸려 온다"며 "군산 야구를 이끌고 있는 후배와 제자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나 감독은 군산상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71년 제52회 전국체육대회 우승으로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신화의 탄생을 예고한 장본인이다.

 

지난 2011년 7월 군산상고와 경남고 출신 스타 선수들이 겨루는 2011 레전드 리매치에서 군산상고 감독을 맡을만큼, 자타가 공인하는 군산 야구의 대부이다.

 

학창 시절 육상과 축구 등 운동에 남다른 소질을 보이던 나 감독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야구와 인연을 맺었다.

 

1969년 신생팀인 군산상고로 진학한 나 감독은 이듬해 평생 스승인 故 최관수 감독을 만났다.

 

나 감독이 기억하는 최관수 감독은 선수들에게 욕설은 물론 거친 말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던 덕장이었다.

 

"최 감독님이 정말 화가 나시면 '이 녀석이...'라고 하시는 게 전부였다"며 "선수 개인별 특성을 파악해 적재적소에 배치하시는 능력이 뛰어나셨다"고 기억했다.

 

이런 최관수 감독의 모습은 훗날 나 감독을 군산상고 감독직 제의가 들어왔을 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수락하도록 만들었다.

 

졸업 후 실업팀인 제일은행에 입사해 20년 가까이 현역 선수로 활약했던 나 감독은 1991년 해체 위기에 놓여 있던 군산상고 감독직을 제의받았다.

 

군산상고 야구부를 직접 창단하고 본인을 스카웃했던 이용일 전 KBO 총재대행이 군산상고 야구를 부활시킬 사람은 나창기 뿐이라고 추천했기 때문이다.

 

나 감독은 "91년에 군산지점으로 발령이 나 은행에 근무하면서 선수들을 지도했다"며 "무엇보다 편견없이 선수들을 대하자고 마음먹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나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전국대회 3위를 시작으로 준우승을 3차례 연거푸 차지하더니 1996년 봉황기, 1998년 전국체육대회, 1999년 황금사자기 우승으로 전통의 강호 자리를 기어이 되찾았다.

 

당시 제자들이었던 이진영, 정대현, 이승호, 김상현, 신경현, 이대수, 문규현 등 프로야구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석수철 현 군산상고 감독, 이경태 군산중 감독 등 나 감독과 함께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나 감독은 "제자들이 허튼 유혹을 받지 않고 오직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힘과 울타리가 돼 주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고 강조했다.

 

2003년부터 호원대 야구부 감독 겸 스포츠레저학부 전임교수로 재직해 온 나 감독은 "야구밖에 모르고 살아온 인생이지만 너무 멋진 인생이었다"며 "9회를 치르는 동안 반드시 기회가 오는 것이 야구로, 우리네 삶도 슬기롭게 위기를 넘기며 오는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는 것 아니겠느냐"고 자신의 야구 철학을 이야기했다.

이일권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부尹대통령, 6시간만에 계엄 해제 선언…"계엄군 철수"

정부尹대통령 "국무회의 통해 계엄 해제할 것"

국회·정당우의장 "국회가 최후의 보루임을 확인…헌정질서 지켜낼 것"

국회·정당추경호 "일련의 사태 유감…계엄선포, 뉴스 보고 알았다"

국회·정당비상계엄 선포→계엄군 포고령→국회 해제요구…긴박했던 15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