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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대한 자부심

▲ 정희현 1% 지식나눔 대표

우리 지역을 연고로 하는 전북현대 축구단이 10년 만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전북을 찾는 이들이 관광 코스로 전북현대 경기를 관람할 만큼 전북현대 축구단은 전북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다. 실제로 필자가 운영하는 호스텔을 방문한 여행객들이 전북현대 경기 전날 전주에 와서 한옥마을을 둘러보고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이동하는 여행경로를 준비 하곤 한다.

 

우리지역의 자화상, 전북현대

 

필자는 전북현대 광팬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프로스포츠 팀으로서 갖춰야 할 성적이 좋아서 그렇다. 그리고 유니폼이 친환경적인 녹색이기도 하다.그러나 무엇보다도 전북현대가 좋은 이유는 지역에 대한 전북도민들의 자부심을 높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전북은 그 어떤 프로 축구 선수도 가고 싶지 않은 구단이었다. 기존 선수들에겐 기회만 되면 떠나고 싶은 구단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제일인 선수들이 꼭 함께하고 싶은 팀이 됐다. 선수들의 평균 연봉도 12개 팀 중 가장 높고 세계적인 축구 구단들과 견줘도 모자람 없는 클럽하우스도 갖췄다. 자본주의와 지역사회가 충돌할 때 지역사회는 적지 않게 고군분투해야 한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 울타리에서 전북현대 축구단이 자본에 앞서는 수도권 지역의 팀들을 넘어 성적과 흥행 선두에 서 있는 일은 그래서 대단한 일이다. 축구단에 대한 모기업의 투자가 훌륭한 성적으로 이어졌고 그 성적이 다시 좋은 선수들 유입과 기업의 투자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전북현대가 걸어가고 있는 길을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돈도 힘도 없고 경기만 했다하면 이길 때보다 질 때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전북현대의 모습은 우리 지역의 자화상이기도 했다. 힘 있는 기업들은 경제 기반이 약한 전북에 투자하기를 꺼렸고 유능한 젊은 청년들과 지식인들은 전북을 등지기 일쑤였다. 맛있는 음식 말고는 내놓을 게 없다는 지역 열등감이 팽배해 있을 때 전북현대 축구단이 바닥까지 꺼져가던 지역민들의 자부심을 다시 세워주고 있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 마이클 샌들 교수가 그의 책 ‘왜 도덕인가’에서 역설한 것처럼 스포츠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건강하고 끈끈한 지역공동체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 전북현대는 지금까지 정치와 행정이 할 수 없었던 전북도민들의 사회적 유대감과 자존심을 강화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필자를 비롯한 소수의 청년들이 지역에 대한 지역민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데 나름 일조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바로 ‘1%지식나눔’이다. 지식나눔의 가장 큰 목적은 우리 지역 안에서 나만의 길을 걸으며 멋지고 근사하게 사는 사람들의 삶을 공유해 지역민들에게 자부심을 나누는 데에 있다. 늘 그렇듯 자부심과 같은 열정은 예기치 않은 사소한 계기로 점화 된다.

 

열정이 지역 자부심 지켜줄 것

 

어느새 2016년 끝자락이다. 지난 12일. 2016년 마지막 지식나눔이 진행됐다.

 

이날 금융전문가인 35세 청년의 이야기를 서서 듣고 계단에 앉아 경청할 만큼 많은 참여자들이 함께 했다. 매월 지식나눔을 준비하는 데에 많은 부담이 든다. 연사를 섭외하고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해 나가는 이유는 나고 태어난 이 지역에서 청년으로 살아간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지식나눔 초창기의 뜨거웠던 열정보다 다소 차가워졌지만 지속가능한 열정이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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