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내부에서 ‘제3지대에서 주도권을 누가 잡을 것이냐’를 두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제3지대에서 국민의당 중심의 세력 확장을 모색하는 반면 호남 중진의원들은 주도권을 내려놓고 다양한 세력들과 연대를 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호남중진 의원의 승리로 끝난 원내대표 경선 이후 안 전 대표가 칩거에 들어간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조기 대선을 앞두고 안 전 대표가 당과 거리를 두고 대선캠프를 꾸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이 제3지대의 중심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이는 당의 대주주로서 대권을 주도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개혁보수신당에 “대선 후보를 낼 자격 없다”면서 공세를 펼치고 있으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리를 두고 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지율이 높은 반 총장보다 지지율이 낮은 손 전 대표와 대선 경선에서 경쟁을 벌이는 게 덜 부담스럽고, 이길 경우 손 전 대표의 지지율까지 흡수할 수도 있다는 계산을 저변에 깔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전북 등 호남 중진의원들은 제3지대에서 연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전 대표만으로는 조기 대선에서 승리가 어렵다는 계산에서 비롯된 결정이다. 최근 탄핵정국을 거치며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만 보일 뿐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이에 따라 당내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지만, 향후 당내 지도부를 중심으로 반 총장에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낮은 당 지지율과도 관련이 깊다. 전북일보 등 한국지방신문협회 8곳의 회원사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정당지지율을 조사한 결과에서 국민의당은 9.1%로 새누리당(14.3%)과 개혁보수신당(가칭, 11.7%)에 비해서도 열세였다.
전북의 한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당 중심으로 하면 누가 연대하려고 하겠느냐”며 “주도권을 내려놓고 연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와 관련 안 전 대표와 연대관계에 있었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원내대표 경선이후 칩거에 들어간 상황도 자신과 입장차가 큰 호남 중진의원들에 대한 반발로 비춰진다. 안 전 대표는 경선과정에서 막판까지 호남 초선 의원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려 김성식 의원을 지지해줄 것으로 요청했지만, 호남 중진 의원들은 주승용 의원을 택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안 전 대표가 복귀 한 후 당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대선을 준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자신이 만든 국민의당이 사실상 ‘호남파’에 기울어진 상황에서 당으로는 대선을 준비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탈당을 하진 않고 당내에서 독자적으로 대선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며 “초선의원과 원외조직을 중심으로 선거캠프를 꾸릴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당내부에서 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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