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검찰과 법원에서 정의의 여신 디케(Dike)를 표현하는 방식은 약간 다르다.
검찰은 이 여신에게 눈을 가린 띠와 한 손엔 공평함의 저울, 다른 손엔 칼을 들게 한 모습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로비에 동상을 세워 놨다.
반면 법원의 디케는 눈을 뜨고 한 손엔 저울, 다른 쪽엔 법전을 쥐고 있는 모습으로 바로 옆 대법원 청사에 있다.
검찰의 디케는 원칙에 따라 지위고하, 재력 등을 보지 않고 공정한 법 집행을 하는 여신을 묘사한 것이라는 게 검찰 내부의 이야기다.
반면, 법원의 디케는 자세히 살펴보고 실체적 진실만을 밝히겠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최근 2400원을 횡령한 버스 기사에 대한 광주고법 전주재판부의 판결과 불과 3년 전의 3000원 버스 기사에 대한 정반대의 판결, 그리고 서울중앙지법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제3자 뇌물공여, 횡령 혐의) 기각 현실을 놓고 우리나라 법원의 디케 표현에 대해 생각해보면 과연 그 표현이 올바르고 정확하게 된 것일까 하는 회의감이 든다.
법원은 최근 일련의 논란에 대해 “재판이나 영장심사에서 재판장과 배석판사, 담당 판사들이 각기 다르고 판사들은 하나의 독립된 법관으로 다른 판결이나 결정이 나올 수 있다”고 해명할 수 있겠다.
서울중앙지법처럼 논란이 계속되자 “재판 독립 훼손 우려”를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은 판사에 따라 판결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쉽게 납득하지 못한다. 단순 “똑같은 사안인데 왜 다르냐”며 재판의 일관성 문제를 지적할 수 있고 “2400원 버스 기사는 해고가 정당하다면서 거대 재벌은 왜 풀어주느냐”고 분노할 수 있다. 모두 보편적인 상식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법원이 수시로 외치는 재판부, 사법부의 독립은 대다수가 인정하지 않는다면 ‘독선’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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