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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변해야만 한다면

▲ 권화담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2학년
탄핵이 되었다. 선고요지를 침착하게 읽던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그러나’를 말할 때마다 얼마나 심장이 내려 앉았는지 모른다. ‘탄핵을 인용한다’는 말에는 나도 모르게 우와! 하고 소리 지르며 붕붕 뛰었다. 결과적으로 탄핵은 되었고, 그 사람은 내려왔다. 이번 탄핵이 매우 만족스러웠던 것만은 아니다. 우병우를 구속시키지 못했고, 그 사람은 세월호의 책임자로서 탄핵되지 못했다. 하지만 역시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번 탄핵과 특검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고생하셨다는 박수를 치고 싶다.

 

탄핵됐다고 모든게 변하는 건 아냐

 

‘12345678’이라는 기가 막힌 숫자(퇴장 1명, 찬성 234명, 반대 56명, 무효 7표, 8명의 헌법 재판관 인용)를 이야기하면 웃을 수 있지만, 그 웃음은 한바탕 신나게 웃을 수 많은 없는 웃음이었다. ‘과연 탄핵으로 우리의 삶이 변할 수 있을까?’, ‘정말 이제는 바뀔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드는 한편 분명 ‘이제는 분명 바뀌어야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웃음이 나다가도 멎고, 나다가도 멎고를 반복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 이제는 바뀌어야한다.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의 문제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었다고 해서 나의 삶이, 모든 사람의 삶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은 여전히 최저임금 6470원에 허덕이고, 장애인들을 위한 학교는 설립되지 못하고, 성소수자는 지정성별 이성애자라고 말해야하고, 출산휴가를 낸 선배는 출산휴가가 끝나고 복직할 수 있을 지 걱정한다. 우리의 삶이 바로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대선이 다가온다. 많은 정당에서 후보를 내세우고 있고 이미 여러 정치인들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지 꽤 시간이 흘렀다. 누군가가 말했다. 선거는 ‘최선을 뽑는 것이 아니라 최악을 피하는 것이다’고.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우리는 최선을 뽑아야 한다. 그리고 최선의 후보가 나와야한다. 최악이 아닌 차악을 뽑는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는가? 차악은 차’악’이지, 선이 아니다. 대선후보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그동안 우리나라의 문제를 민주적이고 윤리적으로 풀어나아가야한다. 부끄럽게도 그동안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최악’이었다. 최악에서 벗어나는 길은 차악이 아니라 ‘선’이다. 같은 악이라면 우리는 변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더욱 확실히 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대통령을 잘 뽑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변해야한다. 대통령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그의 감수성이지만 어쨌든 우리의 삶은 우리가 선택해야만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그 감수성이 우리의 분위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각 개인이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야하는가. 어떤 삶을 만들어야하는가. 우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려왔다는 것에 안도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부지런히 움직여야한다.

 

우리 스스로도 변해야 한다

 

한창 백남기 농민께서 돌아가시고 나서, 평화시위와 관련해 한창 논쟁이 뜨겁던 와중 인터넷에서 한 시를 보게 되었다. 송경동 시인의 ‘우리 안의 폴리스라인’이라는 시로, 마지막 구절을 인용하며 마친다. ‘위만 나쁘다고/위만 바뀌면 된다고도 말하지 말아주세요/나도 바꿔야할 게 많아요/그렇게 내가 비로소 말할 수 있을 때/내가 나로부터 변할 때/그 때가 진짜 혁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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