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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지역 곳곳 하트세이버 맹활약

오늘 제55주년 소방의 날 / 수영장·영화관 등서 심폐소생술로 목숨 구해 / 올 3분기 91명 인증서 수여…현재까지 766명

▲ 8일 오전 11시 전북도청 3층 회의실에서 열린 하트세이버 인증서 수여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1. 정안순 씨(55)는 잠에서 깨 깜짝 놀랐다. 지난 7월 13일 새벽 1시 김제시 집에서 남편이 숨을 쉬지 않았고 손이 꼬이고 얼굴은 파랗게 질려 있었기 때문. 평소 코를 골며 잠을 자던 남편의 입에서는 “컥컥” 숨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바로 119에 전화를 걸었다. 직원의 안내가 끝나자 ‘똑딱똑딱’ 소리가 일정한 간격으로 들렸다. 깍지를 낀 정 씨는 박자에 맞춰 남편의 가슴을 눌렀다.

 

#2. 하완석 씨(39)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생명을 살렸다. 지난 8월 6일 오후 2시 전주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50대 남성을 목격했다. 군대와 직장에서 교육받은 심폐소생술법을 떠올린 하 씨는 키 180㎝에 몸무게 100㎏이 넘는 이 남성의 가슴을 힘껏 눌렀다. 그의 아내는 옆에서 휴대전화 불빛을 비춰 하 씨를 도왔다. 병원으로 이송된 남성은 이틀 뒤 의식이 돌아왔다.

 

응급상황시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하트세이버(Heart Saver)’가 늘고 있다. ‘생명을 소생시킨 사람’이란 뜻인 하트세이버는 심정지환자가 적정한 응급처치를 받고 병원퇴원 후 완벽히 일상생활까지 가능할 경우 인정한다. 최근에는 119구급대원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하트세이버로 인정받고 있다.

 

전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2008년부터 최근까지 도내 하트세이버는 총 76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상별로는 구급대원이 59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반인 118명, 의무소방 47명, 사회복무요원 9명 순이었다.

 

도내 하트세이버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트세이버 제도가 도입된 지난 2008년 구급대원 5명을 시작으로 2009년 5명, 2010년 4명, 2011년 16명, 2012년 34명, 2013년 76명, 2014년 110명, 2015년 133명, 2016년 178명, 올해 11월 기준 205명 등이다.

 

하트세이버로 선정되면 순금 1돈짜리 금배지와 인증서를 받는다. 그러나 지난 2012년부터 대상자들이 많아져 방식이 바뀌었다. 첫 수상자는 순은 1돈짜리 은배지를 받고, 다섯 번째 하트세이버가 되면 비로소 금배지를 받을 수 있다.

 

도내에서 하트세이버가 증가하는 이유는 일상에서 심폐소생술 교육이 활발히 진행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북은 소방서별로 소방안전 강사를 두고, 요청이 들어오는 기관·단체를 대상으로 교육을 나가고 있다. 도내 심폐소생술 교육생은 매년 6만여 명에 이른다.

 

소방의 날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11시 전북도청 3층 회의실에서 올해 3분기 하트세이버 인증서 수여식이 열렸다. 이날 수상자는 남편을 살린 정완순 씨와 영화관에서 50대 남성을 구한 하완석 씨 등 총 91명이다.

 

이들은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비닐하우스와 수영장, 스크린 야구장, 노인복지관, 식당, 교통사고 현장 등 생활 곳곳에서 도민의 목숨을 구했다.

 

행사장에는 생존자가 참석해 감사를 전하면서 수상의 의미를 더했다.

 

잠을 자다 의식을 잃은 뒤 부인의 손길로 살아난 최정규 씨(55)는 “응급조치가 조금만 늦었다면 결과가 좋지 않았을 것이다. 새 생명을 얻은 데 감사하고, 더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식당에서 쓰러졌다가 주변의 도움으로 깨어난 이한석 씨(62)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희생·봉사하는 우리 주변의 소방관, 그리고 이웃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남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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