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F)니까 청춘이다.’ ‘교수님은 농부도 아닌데, 성적표에 씨(C)를 뿌리나.’
국제 협동조합의 날인 지난 7일 오후 익산시 예술의전당 1층에서 이같이 재밌는 문구들이 행인들을 유혹했다. 입구에 천막을 친 남성들은 이번 학기 성적 C~F를 받은 대학생에게 머그잔을 나눠주고 있었다. A·B 학점을 받은 학생은 발길을 돌려야 한다. 익산시가 주최한 ‘사회적 경제 한마당’ 행사에 참여한 비영리단체 ‘익산광역시 청년모임(이하 익청모)’의 이벤트 풍경이다.
익청모 회장 이준형 씨(23)는 “낮은 성적을 받은 학생들도 아름다운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이벤트를 열었다”며 “대학생들의 관심이 온·오프라인에서 뜨겁다”고 말했다.
성적표를 보여주면 받을 수 있는 머그잔에는 책을 펼쳐 놓은 학생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런 씨플(C+)”을 외치는 요즘 대학생들의 세태를 유희로 반격했다는 게 익청모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들은 궁극적으로 성적의 높고 낮음을 넘어서 지역 청년들의 유출을 걱정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가볍지만은 않다
지난 2014년 3월 지역 청년 10명은 인구 29만 명이 사는 익산시에서 비영리단체 ‘익산광역시 청년모임’을 결성했다.
“익산지역 청년들이 뭉치면 ‘익산광역시’의 승격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기치를 내걸고 출발한 익청모는 최근에는 주거 문제 해소를 위해 ‘셰어하우스’ 사업을 시작했다.
고향을 지키는 대학생들에게 공동 주택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역의 인구 유출 문제를 청년 문제로 접근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지역 청년실업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인 9.3%로 기록됐고, 도내 15~34세 인구 순유출은 8656명에 달했다.
익청모 회원 함성범 씨(29)는 “전북 청년들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모습을 주변에서 많이 보고 있다”며 “미래의 익산을 이끌어 나갈 대학생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는 익산시를 만들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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