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되자 전북지역 노동계와 경영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이 10.9% 올랐지만, 각종 꼼수로 실제 임금 인상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대체로 이 정도의 인상안을 놓고 보면,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인 최저임금 1만 원의 목표가 실현되기 어려울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러나 영세 소상공인 등 재계는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면서 “올해에도 최저임금이 대폭 올라 폐업한 업체가 많은데, 내년은 더 걱정”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도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취업준비생 최모 씨(27)= 최 씨는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은 분명히 필요하다”며 “최저임금이 1만 원 정도는 돼야 생활하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봉이 많은 사람은 모르겠지만, 이제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오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최근 근로시간이 단축되고 임금은 올라가는 상황에서 취준생 입장에서는 혹시나 기업들이 채용을 줄일까 염려되는 것도 사실이다”고 토로했다.
△아파트 경비원 정모 씨(63)= 정 씨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월급이 오를 것 같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다”면서 “아파트 관리비가 올라야 하는데,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다 보니 근무시간 중 일부가 휴식시간으로 바뀌며 보수를 받지 못했다”며 “올해도 휴식시간이 더 늘어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강문식 교육선전국장= 강 국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시급 1만 원 공약이 파기돼 유감스럽다”면서 “인상률 10.9%는 올해 최저임금법 산입범위가 확대돼 실제 인상률은 5% 남짓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영세 자영업자는 고용원이 없는 경우가 훨씬 많다. 오히려 자영업자의 높은 임대료 및 카드 수수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대기업을 대변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의 반대 목소리는 정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편의점 업주 김모 씨(53)= 전북대 주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 씨는 “이번에도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졌는데, 폭이 너무 큰 것 같다”며 “이는 자영업자들만 죽으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해 최저시급이 올랐을 때부터 친척 언니와 가족들이 나와서 편의점을 대신 해주고 있다”며 “전에는 아르바이트 학생을 풀로 썼었는데, 지난해부터는 야간이나 주말을 제외하고는 가족들이 나와서 돕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자 박모 씨(56)= 전주에서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박 씨는 “정부의 사후 대책은 대증요법 수준에도 못 미칠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현재 직원 수 10명에서 몇 명을 줄일지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그는 “건설과 인테리어 업계는 인건비 상승으로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개인은 물론 사업자들이 인부 인건비 상승에 큰 부담을 느끼고 리모델링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완정 전북소상공인연합회장= 두 회장은 “중소 상공인들이 최저시급 인상을 준비할 시간이 짧다”며 “올해에 사업자 상당수가 최저시급 인상의 여파로 폐업했는데, 내년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저시급 인상으로 고통받는 사업장의 경우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또한 대기업과 하도급 간의 부당한 납품 단가에 대한 근본적 해결 없이 임금만 올랐을 경우 영세한 가게는 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승현·김윤정·천경석 기자>남승현·김윤정·천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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