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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가뭄에 운일암반일암도 말랐다

7월 강수량 191mm
평년의 66.9% 수준

▲ 계속된 폭염과 가뭄에 2일 진안 운일암 반일암 계곡의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오른쪽). 왼쪽 사진은 지난 2005년 7월 운일암반일암을 찾은 피서객들이 시원한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 박형민 기자

“올해는 유독 물이 없네요. 손님들이 실망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어요. 기우제라도 지내야 하나….”

2일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 계곡 ‘운일암 반일암’에서 만난 식당 직원 김모 씨(34)는 “개장하고 나서 비가 한 차례도 내리지 않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달 7일 개장한 운일암 반일암은 곳곳에 바닥이 드러난 상태다. 텐트 안에서 음식을 먹다가 겨우 발을 적시는 이들이 많았다. 물이 줄어든 탓에 수온도 높았다.

물이 고인 곳에서 몸을 적시던 이모 씨(29)는 “예전에는 성인 남성 키만큼 수심이 깊었는데, 올해는 물이 없어 재미가 없다”며 “튜브를 가져왔는데, 쓸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곳곳에 자리잡은 ‘위험구역 안내 표지판’이 눈에 띈다. 여름철 수심이 깊다 보니 수난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자체가 설치한 것이지만, 올해는 물 구경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 무더위 속에 비가 적게 내리면서 계곡이나 하천 쪽은 상황이 더 안좋다. 계곡 바닥이 드러나거나, 물이 줄면서 유속이 느려져 침전물이 쌓이는 하천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

진안군 관계자는 “운일암 반일암처럼 대체로 계곡과 하천의 물이 줄어든 상황이다”면서 “바닥이 드러난 모습을 보고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완주 동상계곡과 부안 와룡소 계곡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무주군 관계자는 “비가 안 와서 하천 정화도 안 된다”면서 “해마다 시냇물이 흐르던 곳에 물놀이하는 풍경이 있었지만, 올해는 발이라도 담그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계곡이나 하천의 수심이 낮아진 건 기록적인 폭염과 마른 장마 때문이다.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 7월 도내에 내린 비의 양은 총 191㎜다. 평년(285.1㎜) 대비 66.9% 수준이다.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이같은 이유는 1974년 이래 가장 심한 ‘마른 장마’가 내렸기 때문”이라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밀어 올리면서 장마가 14일 만에 끝났다. 당분간 비 소식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가뭄지수(SPI1, 1개월 누적 강수량)는 전주·익산·김제·정읍·남원·완주·무주·진안·순창·고창·임실·부안이 ‘보통 가뭄’, 군산·장수가 ‘약한 가뭄’ 상태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가뭄 때문에 전북지역의 저수율도 65.7%로 ‘주의’ 단계로 이어지면서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전북도에 따르면 햇볕 데임 등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250농가 141.5㏊에 달한다. 축구장(0.73㏊ 기준) 193개 크기와 맞먹는다. 품종별로는 인삼이 50.6㏊(51농가), 고추 32.1㏊(68농가), 사과 15.3㏊(55농가) 등이다.

남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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