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명절인 설. 가족들이 모여 세배를 하고 세뱃돈을 주는 모습은 우리에게 흔한 풍경이다. 이런 설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명절 풍속도가 실용적으로 변하면서 차례를 지내지 않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또 ‘고향에는 짧게, 돌아와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더 길게’가 요즘의 추세라고 한다.
신기근(41)씨는 이번 명절에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 조금이라도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해 회사에는 ‘연차’를 사용했다. 총 7박 8일 일정이다. 2일 출국해 오는 9일날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신 씨는 “휴가를 7일과 8일 낼 경우 총 9일의 시간이 생긴다”면서 “아이들도 매우 들뜬 상태”라고 말했다.
설 연휴기간 귀성 대신 여행을 선택하는 도민도 늘어나고 있다.
31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2월 1~5일 사이 해외로 출발할 예정인 여행객은 약 4만1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10.5% 증가한 수치다.
국가별로는 동남아나 일본으로 향하는 여행객이 87.0%로 가장 많았다. 이중에서도 동남아를 택한 이들이 51.4%다. 베트남 35.7%, 일본 24.2%, 태국 22.5% 등이 뒤를 이었다.
전주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최모대표(57)는 “설 연휴기간 해외여행 문의는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면서 “가까운 국내여행을 가려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현금으로 전해주던 세뱃돈을 상품권으로도 주는 사례도 늘고 있다.
김모씨(39)는 이번 설, 조카들에게 줄 세뱃돈을 온누리상품권으로 준비했다. 1만원짜리 상품권을 9000원에 구입할 수 있고 상품권은 연중 언제든지 살 수 있다. 또 상품권을 일부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현금화도 가능하다. 그야말로 1석 2조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정부는 설을 앞두고 민생 안정 대책 일환으로 이 상품권을 10% 할인 판매하고 있다.
김씨는 “그동안 세뱃돈으로 나가는 돈이 상당히 많아 부담스러웠는데 상품권은 저렴하게 구입하고 현금과도 같아 당당히 줄 수 있다”면서 “현금화도 가능해 모두가 만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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